스레딕

나는 부모님한테 많이 맞고 자랐어 사랑이라곤 1도 못받고 자랐지

집에서 너무 많이 맞다보니가 밖에 나가서 누가 손을 들기만 하면 혼자 움찔하는 정도였어

부모님 두분다 전문직에 돈을 많이 버시는데, 그분들의 마인드는 돈 줬으면 됐지 뭘 또 바래? 야

난 불평 불만을 하면 안됐고 눈치를 보며 부모님 기분에 맞춰 살았어

ㄷㄱㅇㅇ

나는 부모님 기대에 부응해야해서 내가 하고싶은 걸 고민할 틈도 없이 변호사를 꿈꾸기 됐고 초4부터 고2까지 대치동에서 6시간 안팎을 살았어

그렇게 살다가 고2때 교통사고가 크게났어

학원가다가 숙제 두고온걸 잊어서 집에 막 급하게 뛰어갔는데, 학원 늦는거 생각한다고 앞뒤옆을 안보고 그냥 뛰어간거야

집앞 횡단보도에서 택배차에 치였는데 재수 없게 머리를 나중에 박아서 온몸이 부러지는 고통을 다 느꼈어

택배기사가 내려서 날 확인하고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119 전화하고 막 구급대원이 날 옮기는걸 다 듣고 느끼고 진짜 ㅈ같았어

눈앞이 뿌옇고 흐릿하고 귀가 멍멍했는데, 그 순간에도 나는 아 학원 어떡하지 그 생각을 햇엇어ㅋㅋㅋ 엄마한테 혼날까봐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 뼈 맞추고 수술하고 안정취하다가 내가 깼는데

깨자마자 그때 사고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느낌이 기억나는거야

한동안 그 충격으로 말을 못했어

처음 몇일은 소리만 질렀어 자다가 벌떡일어나서 소리지르고 가만히 있다가 소리지르고 ,,

그때 부모님은 여전히 일하러 나가셨어

내 옆에는 간병인 아줌마랑 심리치료사가 있었어

한 달쯤 지나니가 많이 괜찮아지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

그 생사를 오갔던 순간에 학원 생각이나 햇던 병신같은 내 모습, 학원 늦을까봐 앞뒤 옆도 안보고 쳐 뛰어가다 차에 치인 또 병신같은 내모습, 그동안 부모님 눈치만 봣던 내모습 .. 막 이런게 하나둘 생각나고 겹쳐보이니까 내가 그렇게 한심하고 바보 같을수가 없더라

진짜 별거 아닌데, 그깟 학원이랑 공부랑 부모가 뭐라고 그렇게 살앗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다고 공부를 다 놓아버리기엔 그간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까웟고 실패자가 될 것만 같았어

공부고 나발이고 나 하고싶은걸 하고 살까 하는 충동이랑, 예전의 병신같은 내모습이랑 부딪히고 갈등하다가

그냥 내가 공부를 하고싶으면 하고, 어떻게 무엇을 공부할지는 내가 정해야지라는 간단한 생각이 들엇어

너무 어이없어서 한참을 혼자 웃었어 ㅋㅋㅋㅋㅋㅋ

몸이 완전히 회복 될때꺼지는 8개월 좀 넘게 걸렸어

8개월 동안 공부하라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보고싶었던 책이랑 영화들만 봤어

그러다 몸이 완전히 괜찮어지고 나서 집에 왓는데

엄마가 "너 학원 내일부터야" 라고 하는거야

순간 무슨기분이엇는지 모르겟는데 그냥 심정이 쿵하고 내려앉는것 같앗어

그냥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건가 싶어서

근데 그날 미쳣엇는지 엄마한테 학원가기 싫고 앞으로 집에서 공뷰할거라고, 수학만 과외 붙여달라고 했어

엄마가 어디서 대드냐부터 시작해서 다치더니 간댕이가 부었구나, 미친년, 뭐 아런저런 욕을 다 가만히 들었어

엄마가 욕하다 지쳤는지 ㅋㅋ 그래 너 알아서해 그러곤 과외선생님도 나보고 알아서 구하라고 했어

ㅈㄴ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해내고 말거나 그지랄을 햇는데 난 자신이 없엇어

방에 들어가서 에이포 종이 하나꺼내고 뭐 부터 해야되나 적었어

적다보니 일단 과외쌤을 구해야겠더라고

다른과목은 그래도 해볼만 한데 수학은 도움없이 안될것 같았거든

과외 구하는 사이트,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 다 뒤져서 선생님 후보 5명을 골랐고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엄머랑 과외 선생님들을 보러 다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