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학기 초에 금방 친해졌어 자리가 가깝지도 않고 난 낯을 좀 가려서 아마 걔가 먼저 말걸고 그랬던 것 같아 그러다가 자리 바꾸던 날에 난 너랑 옆자리 되면 여한이 없겠다~ 이런말을 했고 신기하게 앞뒤자리가 돼서 그 후로는 더 많이 친해졌어

그 후로도 많이 친해졌는데 걔가 남자친구가 생겼더라고 물론 그때까지 나는 내 정체성 뭐 이런거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남친얘기 듣고 오..? 하면서 뭔가 구린 기분을 뒤로하고 그런가보다 했어

남친이랑은 언제 깨졌는지 모르겠어 별로 진지하게 만났던 것 같지는 않아 중학교때 커플이 대부분 그렇잖아ㅋㅋ 그러고 언젠가부터 우리 둘 사이의 스킨십같은게 되게 많아졌당

예를 들자면 자꾸 손을 잡으면서 웃으면서 눈 마주치고 가까이 오더니 스윽- 안아주고 입술 손으로 톡톡 치고 눈 빤히 쳐다보면서 웃고 얘가 자꾸 이러니까 내가 어떻게 안좋아하고 베기냐ㅠㅠ

그리고 한창 5-6년 전 쯤에 유행했던건데 이런거 알아? -나 사실 널.. -뛰기 선수야 -너 진짜 시름 -선수같아(씨름선수 얘기하는거얌) 이런 것들 나한테 써먹고

또 어떤 날은 영어문제 내준다고 four ear ruler 보내는거 알아? 지금 보니까 넘 유치... 쓰면서도 민망허네 근데 바보같은 나는 저걸 못 알아듣ㄱ고 막 내가 영어단어 문제내고 앉아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썅.

커플링 맞추자고 자기가 반지사와서 끼워준적도 있었어!

대충 기억나는건 이 정도? 물론 지금은 완전히 지나버린 감정이지만 그냥 그때 나 혼자만 좋았던건지 아니면 둘 다 좋았던 때로 기억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