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3/13 10:25:31 ID : 6jg1yK6i2oE 0
수년 전 남동생에게 성폭행 당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해 아무곳에도 말 못하고 혼자 담고 있으려니 답답해서... 어느 판에 써야할지 몰라서 잡담판으로 왔는데 괜찮을까? 스레딕이 전체이용가인만큼 자세한 행위묘사같은건 당연히 하지 않을거야 괜찮다고하면 한 번 써볼게
2 이름없음 2019/03/13 10:26:54 ID : 9s04K6jhaqY 0
지금은 괜찮은거임? 남동생하고 사이는 어떰 이야기 듣기전에 물어봐서 미안하지만 넘나 궁금
3 이름없음 2019/03/13 10:28:55 ID : 6jg1yK6i2oE 0
남남처럼 지내. 실제로 남이기도 하고.. 썰 풀어봐도 되겠니?
4 이름없음 2019/03/13 10:36:03 ID : rAo2IJO8nWl 0
ㅂㄱㅇㅇ 일단 스레주 힘내.. 나도 친아빠한테 성추행당했던 사람이라 어떤 마음인지 알거같아
5 이름없음 2019/03/13 10:38:59 ID : 6jg1yK6i2oE 0
고마워! 레스주도 힘내 나는 어렸을 적 지금 부모님께 입양되었어. 내 친부모님이 7살 때 사고로 돌아가신 후, 친부모님과 친분이 있던 현재 부모님이 입양해서 키워주셨어. 친부모님과 다름없으니까 앞으로 그냥 부모님이라고 할게. 부모님께는 나랑 두살 차이나는 남동생과 다섯살 차이나는 언니가 있었는데 부모님도 언니도 정말 나를 친자식 친자매처럼 잘 대해주셨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언니나 남동생과 나를 차별하신적이 없어서 부모없는 설움은 느끼지 못하고 자랐어. 문제는 두살 터울의 남동생이었어.
6 이름없음 2019/03/13 10:44:05 ID : 6jg1yK6i2oE 0
언니와 나이터울이 크기도 하고 장남이라고 부모님이 오냐오냐 키우기도 했어서인지 남동생은 질투도 많고 이기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어. 부모님과 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내가 나타나서 부모님과 언니의 관심을 받으니 질투가 났었나봐. 아침에 눈 뜨고부터 밤에 잠들기까지 남동생은 나를 괴롭히는데에만 열중했어. 니가 뭔데 우리 부모님한테 엄마아빠라고 부르냐면서 때리기도 하고 욕도 하고 내 장난감을 망가뜨리기도 했지. 학교를 다니게 되고 나서는 내 숙제를 망치기도 했어. 근데 어릴적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당시엔 힘들었지만...
7 이름없음 2019/03/13 10:48:19 ID : 6jg1yK6i2oE 0
나도 가만히 당하고 있는 성격은 못되서 매일같이 동생과 싸우고 부모님께 혼나기 일쑤였어. 동생이 누나한테 그러면 되겠니, 누나가 되서 동생이랑 싸우면 되겠니 소리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었던 것 같아. 아무튼 그렇게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사이로 동생과 나 모두 고등학생이 되었어.
8 이름없음 2019/03/13 11:00:49 ID : 6jg1yK6i2oE 0
겨울이라 해가 일찍 저물었던 어느날이었어. 그날은 무엇때문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부모님의 귀가도 늦던 날이었어. 성인이 된 언니는 자취를 시작해서 집엔 나와 남동생 둘 뿐이었지. 나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있었는데 제 방에 틀어박혀 있던 남동생이 갑자기 나를 불렀어. 왜, 라고 대답하면서 남동생 방으로 갔는데 들어서기가 무섭게 남동생이 나를 침대에 눕히고 몸을 결박했어. 고등학생 남자애의 힘은 성인 남자와 다를게 없더라.
9 이름없음 2019/03/13 11:05:03 ID : 6jg1yK6i2oE 0
그날 처음으로 남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어. 사람이 순간 너무 겁에 질리니까 눈물도 비명도 안질러지더라. 애초에 힘으로는 이길 수도 없었고 당황스럽고 무서운 마음에 계속해서 하지말라고 했는데 들을리가 없지. 들을 것 같으면 처음부터 시도도 안했겠지.
10 이름없음 2019/03/13 11:06:20 ID : 6jg1yK6i2oE 0
혹시 읽기 불편하면 얘기해줘, 지울게.
11 이름없음 2019/03/13 11:08:26 ID : E66pats60k5 0
아니야 계속해 나도 누구에게 딱히 말하지 않고 산 성폭력 피해자라서, 말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알아.
12 이름없음 2019/03/13 11:10:54 ID : 6jg1yK6i2oE 0
들어줘서 고마워. 레스주도 성폭력 피해자구나, 같이 힘내서 이겨내자
13 이름없음 2019/03/13 11:16:06 ID : 6jg1yK6i2oE 0
그 순간이 지나고나서야 눈물이 터지더라. 방문 걸어잠그고 밤새 울다 부들부들 떨다를 반복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어. 그리고 다음날 몸이 아프다고 학교를 조퇴한 후에 산부인과를 갔어. 그때 당시 우리학교가 성교육 시범학교였어서 사후피임약에 대해 알고있었거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갔을 때, 처방전을 확인한 약국 직원이 나를 쳐다보던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그 상황에 사후피임약을 생각해낸 내 자신이 대견스러워.
14 이름없음 2019/03/13 11:21:14 ID : E66pats60k5 0
고마워 스레주도 이겨냈으면 좋겠어. 터놓는 과정이 치유의 과정이 되길 빌게.
15 이름없음 2019/03/13 11:23:29 ID : rAo2IJO8nWl 0
아 너무 마음아프다...
16 이름없음 2019/03/13 11:32:47 ID : 6jg1yK6i2oE 0
그날 이후 난 동생과는 최대한 마주치지 않으려했어. 동생이 무서웠고 그런 일을 당한 내 자신이 너무 서러웠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더럽게 느껴지기도 했어. 부모님께 말씀릴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가족을 잃게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에 그럴 수 없었어. 동생과 다를바 없이 나를 키워주셨지만 그래도 나는 입양아고 동생은 친아들이니까... 어쩐지 친아들 편을 들어 나를 나무라실 것만 같았거든.
17 이름없음 2019/03/13 11:37:02 ID : 1jumpO5TPij 0
마음아프다 나도 아직 친족한테 성추행당한거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있어
18 이름없음 2019/03/13 11:38:21 ID : 6jg1yK6i2oE 0
결국 나는 나 하나만 조용히 입다물면 아무일 없을거라 생각하고 잊기로 마음먹었어. 그 달 생리 날짜만 기다리며 때로는 집에 동생 혼자 있는 날이면 최대한 집에 늦게 들어가고 잦은 악몽에 시달리긴 했지만 말해봤자 아무도 내 편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았고 가족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는 그저 참을 수 밖에 없었어.
19 이름없음 2019/03/13 11:44:39 ID : 6jg1yK6i2oE 0
그런데 참... 뭐든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부턴 쉽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은 또 내게 그짓을 하려하더라. 밤에 자다깨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동생이 방에 따라들어왔어. 소리지르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고 다짜고짜 옷을 벗겨냈어. 입이 틀어막혀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발버둥을 치자 제발... 제발 한 번만... 이라면서 애원까지 하더라. 간신히 입을 틀어막은 손이 풀리고서도 나는 소리는 지르지 못했어. 대신 나도 똑같이 애원했어.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소리지르겠다고. 나 너때문에 산부인과까지 다녀왔다고 제발 이러지말라고, 그래도 내가 니 누나지 않냐고.
20 이름없음 2019/03/13 13:07:51 ID : 6jg1yK6i2oE 0
근데 소용없었어. 동생은 이미 알았나봐, 내가 소리지르지 못할것을. 결국 그렇게 두번째로 성폭행을 당했어. 두번이나 당하고 나니 정말 미치겠더라. 소리지를거라고 했는데도 무시당하고 성폭행 당하고 나니 치욕, 수치, 분노...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에 정신을 가다듬기가 힘들었어. 그리고 이번에도 그냥 넘어갔다가는 계속해서 이런일이 생길것 같다는 생각에 무서워졌어. 그래서 결국 언니에게 털어놓기로 마음먹었어. 그때가 이제 막 20살이 되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때였어.
21 이름없음 2019/03/13 13:15:08 ID : 6jg1yK6i2oE 0
칸막이가 쳐진 동네 술집에서 언니한테 어렵게 어렵게 말을 꺼냈어. 사실 나 이런일이 있었다구, 너무 힘들다구.... 언니는 내 얘길 듣자마자 어찌할줄을 몰라하며 울었어. 울면서 몸부림을 치더라. 그 모습을 보는데 너무 미안했어. 난 잘못한것도 없는데... 그냥 언니가 그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언니가 어떻게든 나를 도와줄거란 기대감이 들었어. 그런데 다음날 아침, 나와 함께 우리집에서 자고 출근준비를 하면서 자는척 하는 내게 언니가 말하더라. 어제 얘기 못들은걸로 하겠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22 이름없음 2019/03/13 13:28:29 ID : 6jg1yK6i2oE 0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는데, 그 지푸라기마저 손에서 빠져나가버리는 것 같은 그 허탈감. 그럴수밖에 없는 언니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역시나, 부모님께 말씀드렸어도 다를게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서러웠어. 친언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삐딱한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 그 뒤로 언니도 나도 그 일에 대해 일절 꺼내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도 이 얘길 하지 않았어. 다만 빨리 동생과 떨어져 지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진학 포기하고 기숙사 있는 회사로 취직해서 집을 나왔지.
23 이름없음 2019/03/13 13:34:59 ID : 6jg1yK6i2oE 0
티내지 않으려했지만 동생에 대한 적개심은 어쩔 방법이 없더라. 동생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떨고 동생과 말한마디 섞으려하지 않고, 시간이 흐른 뒤 동생이 결혼할 때에도 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어. 누나가 오지 않아서 섭섭했다는 동생의 문자도 씹어버렸어. 어떻게 섭섭하다고 할 수 있는지, 나는 보란듯이 동생 아이의 돌잔치에도 가지 않았어. 그저 어릴때 동생이 너무 괴롭혀서 그 감정이 쌓여있는줄로만 아시는 부모님은 자꾸만 내게 동생과 잘 지내기를 강요하셔. 부모님이 연세가 드셔서인지 요즘 그 강요가 부쩍 심해져서 심적으로 많이 피곤해. 이제라도 내가 이러는 이유를 말씀드리면 아마 놀라쓰러지시겠지? 하지만 난 평생 말씀드리지 않을 생각이야. 그렇다고 동생과 잘 지낼 생각은 더더욱 없지만... 부모님이 동생과의 불화문제로 다그치실때마다 욱하고 올라올때도 있지만 잘 참아야겠지. 오늘도 그런 이유에서 답답한 마음에 스레딕에 끄적여봤네. 읽어준 스레더들 고마워.
24 이름없음 2019/03/13 15:28:44 ID : Be7s1dva5O8 0
그런짓을 하고도 멀쩡히 결혼해선 섭섭하다는 말이나 하는구나.. 진짜 악질이다. 스레주가 그런 일 당한게 너무 애통하고.. 무어라 위로해줘야 할지 모르겠어 그냥 마음이 너무 아프다.
25 이름없음 2019/03/13 16:13:59 ID : 6jg1yK6i2oE 0
그 문자 받고 나도 기가 막혔어. 지금도 잘 살고있는 동생 볼때마다 그때 일이 떠올라서 괴롭고 너무 미워서 괴롭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고나니 처음보단 무덤덤해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 괜찮아. 위로해줘서 고마워
26 이름없음 2019/03/13 16:30:07 ID : f9bjyY4E2rb 0
스레주 힘들었겠다 아무한테도 말 못했는데 이렇게 혼자 버틴것만으로도 엄청 대단해 앞으로 너가 쭉 행복했으면 좋겠어
27 이름없음 2019/03/13 17:37:56 ID : 6jg1yK6i2oE 0
고마워!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할거야, 레스주도 쭉 행복하길 바랄게!
28 이름없음 2019/03/13 17:54:44 ID : 6jg1yK6i2oE 0
위로해주고 들어준 레더들 다 고마워! 힘내서 잘살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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