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5/23 06:07:20 ID : xxveHzRBbyK 0
혼자 감성에 빠져 쓰는 스레니까 욕은 하지 말아주라! (갬성충으로 보일수 있음 주의) 우선 나는 연애에 대해 상당히 무지한 사람이야. 그렇다고 연애 무지 = 모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TMI로 하나 얘기하자면 나는 연애 경험은 두 번 있고, 모두 연상을 만났어. 한번은 내가 먼저, 한번은 상대가 먼저 고백해서 만났어. 나는 눈치도 정말 느리다고 나랑 만난 사람들이 그러더라. 상대는 내게 시그널을 보내는데 나는 그걸 못 알아채는 경우가 많았다더라. 자랑은 아니고 그래도 딴눈 팔진 않고 계속 바라봐서 좋다는 얘기도 들었어. 과거 얘기는 여기까지 할게! 내가 좋아한 이 사람은 한 5년 됐나? 꽤 오래 알았지. 나보다 연하니까 동생이고, 나는 친동생이 있었어서 그 사람을 대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 그렇게 금방 친해졌어. 한창 술 많이 먹을 시절이라 둘이 술도 엄청 자주 먹었고....... 아아, 뭐 하면서 지내왔는지는 뺼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어느날 그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데 내가 갑자기 당황하게 되더라. 그 당시엔 왜 당황했는지도 몰라서 그거 숨기느라 급급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거야. 좀 웃기지? 나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단 말이니까ㅋㅋ 근데 나는 감정이 얼굴에 정말 잘 드러나는 사람이라서, 그 후로 그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더라고. 그 사람은 날 보고 어땠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낮에는 각자 일이 있으니 만나지 못하지만, 저녁은 종종 같이 먹었어. 그러다가 그 사람과 내가 사는 곳이 달라지게 되었어. 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그 사람을 본 날, 내게 물어봤어. 집에 가냐고. 나는 다음을 기약하자며, 나를 설득하며 그 사람을 보냈어. 그리고 그게 마지막이 돼.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기 쉽다. 이 쉬운 사실을 나는 이전 연애에서 깨달았으면서도 오랜 공백기 동안 그걸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유지하던 연락도 뭔가 쎄한 느낌이 들더라. 나만 연락하려고 애쓰는 것 같고, 뭔가 냉랭한 느낌이 들고. 나는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하는데. 어느 날 친구들과 술을 먹었어. 이 친구들은 나와 그 사람을 모두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어. 술을 먹다가 얘기가 나왔어. 요즘 그 사람이랑 잘 지내냐, 요즘도 만나냐. 이런 질문들이었지. 그 친구들도 그 사람을 많이 봐왔지만, 어느새 나와 친구들 중 그 사람을 만나는 건 나뿐이었거든. 그래서 나는 망한 느낌이 팍 든다고 했지. 그랬더니 한 친구가 말하기를 '그 사람이 네가 자길 좋아한다는 것 정도는 200% 알고 있겠지만, 니가 말을 한 게 아니니까 확신은 안 하고 있을 거다' 라더라. 그 정도는 나도 생각했던 거라 별 느낌이 없었지만 그 다음 말들을 듣고 뚝배기가 울리는 기분이었어. '근데, 내가 너희들을 봤을 때, 그 사람이 너를 마음에 들어했던 적이 있었다. 한 일년 전? 지금은 너랑 상황이 반대가 된 것 같은데.' 그래서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어봤더니 '생각이고 자시고 직접 물어봤다. 너 어떠냐고' 다른 친구가 거들어 말하길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은 너만 찾고 장난을 쳐도 너한테만 쳤지' 이런 얘길 듣고 나니 내가 타이밍을 놓친 것 같은 충격이 왔어. 그 후로 많은 생각을 했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 사람만 알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나는 그것도 몰라준 거니까. 잘못이 아닐지라도 한편으론 잘못인 그런 복잡한 게 되는 거니까.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혼자 끙끙댔어. 연락은 이전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유지하면서. 그러다가 이대론 내 할 일 못하고 망치겠다 싶어서 결심을 하게 됐어. 절대적인 판단의 척도는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으로 일주일만 참아보자. 그 사람이 내게 관심이 있다면 그 안에 연락은 오겠지. 기다려 봤는데 오지 않더라. 참 기분이 묘하더라. 만에 하나란 생각도 많이 했지만, 상황을 봤을 때 그럴 확률은 매우 드물었거든. 그래서 슬픔을 씹으며 조금씩 접어가려고 했어. 어느덧 벚꽃의 계절이 왔고, 우리 집 앞엔 벚꽃 길이 예쁘게 나 있어서 혼자 산책을 나갔어. 꽃길을 보니 그 사람 생각이 났어. 그 사람은 뭘 하고 있을까, 그 사람도 꽃을 보고 있을까? 만약 보고 있다면 혼자일까, 아니면 새 애인이 생겨서 같이 보고 있을까. 그 순간 거짓말처럼 연락이 왔어. 그 사람이었어. 뭐 하냐도 아니고 꽃 보냐고. 순간 나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헛된 수고라는 걸 깨닫고, 꽃이 예뻐서 혼자 잠깐 보고 있다고 답장했어. 그 사람도 보고 있다더라. 순간 누구랑? 혼자? 아니면 애인이 생겼나? 등의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갔지만, 물어보진 않았어. 조금씩 접어가기로 마음먹은 마당에 그 얘길 꺼내면 허사가 되는거니까. 벚꽃이 지고, 내 마음도 조금씩 접어지고 있는 듯하지만, 소설처럼 갑자기 그 사람이 내게 고백한다면 나는 흔들릴 것 같아. 아직 완전히 접지 못했거든. 짝사랑 접는 건 짝사랑을 몇 번 해봤어도 잘 되질 않는 것 같아. 이중에 짝사랑하고 있는 레주들도 잘 알고 있겠지만 말야. 만약 접으려는 레주가 있다면, 격려는 못해주더라도 힘내라고 해주고 싶어. 너를 좋아해주는, 니 마음을 알아주는 그런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테니까. ps. 혼자 감성에 빠져 쓴 글이지만 궁금한 게 있다면 레스로 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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