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6/10 20:51:15 ID : koFctBwLfcJ 0
어느 판에 쓸지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 잡담판에 세웠어. 얼마 전까지, 아니, 몇 시간 전까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온 학생이야
2 이름없음 2019/06/10 20:53:10 ID : koFctBwLfcJ 0
몇 개월 뒤에 수학능력시험글 보는 수험생이야 학업 스트레스와 자존감 하락은 당연히 덮쳐왔고 사실은 그 전부터 우울증과 분노에 시달렸었어 내가 저지른 죄들, 내가 그보다 더하게 겪어온 상처와 고통들, 삶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린 채 방황하고 있었단다.
3 이름없음 2019/06/10 20:57:51 ID : koFctBwLfcJ 0
초등학교 저학년, 고등학교 때 다른 평범한 애들처럼 다른 친구한테 잘못도 했었고 그에 더 가혹한 상처를 받기도 했었어 한 아이한테 집요하게 미움과 폭력을 당했는데 지금은 그게 트라우마로 마음 속 한 일부로 남겨져있는 것 같아 죽지 전까지, 평생을 그 기억이 조금씩 나와서 나를 깊은 심해 속으로 잠기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단다.
4 이름없음 2019/06/10 21:00:22 ID : koFctBwLfcJ 0
사실 가정환경도 관계적으로 좋지 않았어. 다른 집들처럼 부모님이 저지른 폭력들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로웠어. 오늘 부모님이 화내지 않을까, 오늘 하루만 조용히 넘어가면 안될까 등등 다른 친구들도 이런식으로 살아왔을꺼라 생각해. 나만 그런 줄 알았어, 하지만 세상이 나한테만 각박하진 않더라. 나랑 비슷한, 나보다 더한 가정환경에서 버티면서 살아오는 친구들도 적지 않았어.
5 이름없음 2019/06/10 21:03:17 ID : koFctBwLfcJ 0
학원에서도 폭력을 당하진 않았어. 가정환경과 학업적인 환경에서도 스트레스와 폭력을 당하니까 어렸을 때부터 분노에 시달린 것 같아. 어쩌다가 한번씩 트라우마에 잠길 때면 분노로 시작해서 분노로 끝났어. 이게 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시절이야. 자그마한 스트레스에도 그 상처가 아물지 못한 채, 가족이나 친구들한테도 쉽게 털어놓지 못했어. 이유는 다 똑같겠지. 해결할 수 없거나, 되려 야유를 받을까봐 등등
6 이름없음 2019/06/10 21:05:45 ID : koFctBwLfcJ 0
그것 때문에 자연스레 내 언어생활도 나빠진 것 같아. 게임하다가 흔히 속된 말로 패드립이라고 하지. 그걸 중학생 때 좀 즐겼던것 같아. 가장 후회되는 순간 중에 한손가락에 꼽는 것 같아. 내가 상처받았다고 남까지 상처 받을 권리가 없는 건 당연한거잖아. 성숙해진 다음에야 그 모습이 굉장히 수치스럽고 부끄러워서 미칠 것같아.
7 이름없음 2019/06/10 21:10:06 ID : koFctBwLfcJ 0
그렇게 하나의 위로도 없이 우울증과 분노, 자살생각에 시달리면서 살다가 우연찮게 자살한 사람이 쓰는 유서들 읽어주는 영상을 봤는데 그 유서의 내용과 죽어서 사라지고 싶다는 내 생각과 너무 똑같아서 일치했어. 공감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그 상처에 따른 고통을 긍정해주니까, 처음으로 마음이 붕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어. 이런게 위로구나.... 하면서.
8 이름없음 2019/06/10 21:14:02 ID : koFctBwLfcJ 0
위로를 받으면서 지금껏 내가 저지른 잘못들을 하나씩 돌아봤어. 인터넷 너머라고 함부로 말하고 다니거나, 나를 비난 했다는 이유로 몹쓸 욕설을 섞어가면서 욕한 내가 너무 밉고 싫더라. 심지어 여기 스레딕에서도 그런 것 같아. 함부로 말하는 게 생각보다 못된 짓인지, 그걸 본 피해자들은 그거에 얼마나 괴로워할지.
9 이름없음 2019/06/10 22:10:07 ID : AY5Ph9irwHx 0
ㅇㅇ그럼 이제 하지마 잘 깨달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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