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7/28 12:03:57 ID : 9ikmmk8jeNz 0
2017년 겨울의 이야기다. 우린 4살이나 차이가 났었고 그 아인 막 성인이 되는 친구였다. 그 아이가 헤어지자 말했을 때 당연하게 붙잡았다. 그 아이가 고백하면서 했던 말을 기억하니까. 둘 중 누군가가 헤어지자고 말해도 절대 헤어지지 말자고 했으니까.
2 이름없음 2019/07/28 12:04:53 ID : 9ikmmk8jeNz 0
안 된다며 붙잡자 내게 이렇게 말했다. 형이 나를 책임질 수 없잖아요. 나도 내 인생을 살아야 하잖아요. 듣자마자 멍했다. 정말 멍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 아이는 대학에 갈 수 있었다.
3 이름없음 2019/07/28 12:07:28 ID : 9ikmmk8jeNz 0
그러나 나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 했다. 면접 당일 나에게 사고가 났었다. 면접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 뻔했다. 내가 그 아이를 망친 것이었다. 내가 책임질 수는 없을까? 불가능했다. 나 먹고 살기도 힘들어 벅찬 대학생이 무슨 능력이 있다고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일 붙잡을까.
4 이름없음 2019/07/28 12:12:23 ID : 9ikmmk8jeNz 0
그렇게 보내줬다. 울먹이는 목소리에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한참을 그리워했다. 아마 1년 가까이를 너만 생각하며 살았다. 그 아이와 함께한 모든 것들이 생생했다.
5 이름없음 2019/07/28 12:14:40 ID : 9ikmmk8jeNz 0
이별한 지 2주 정도 되었을 때, 그 아이에게 연락이 왔었다.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널 붙잡았을 텐데.
6 이름없음 2019/07/28 12:16:36 ID : 9ikmmk8jeNz 0
술에 취한 듯 맨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전화를 걸었다. 그 아이는 울었다. 우리가 어떻게 헤어지냐고. 아직 많이 좋아한다고. 보고 싶다고 이야길 했다.
7 이름없음 2019/07/28 12:19:27 ID : 9ikmmk8jeNz 0
그 아이는 술만 마시면 내게 진심을 말했었다. 그게 생각나 괜히 웃음이 나왔다. 통화가 끝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그 후엔 연락이 되질 않았다.
8 이름없음 2019/07/28 12:23:44 ID : 9ikmmk8jeNz 0
지금은 그 아이가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인연을 쌓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이가 나에게 했던 말들이 아직도 내 귀에서 맴돌고 있다.
9 이름없음 2019/07/28 12:25:26 ID : 9ikmmk8jeNz 0
조카에게 주라고 너에게 사탕을 쥐어주었을 때, 조카는 사탕 안 좋아한다고 형이나 먹으라며 포장을 뜯어 내 입에 물려주었던 것도.
10 이름없음 2019/07/28 12:29:25 ID : 9ikmmk8jeNz 0
대만에서 돌아오자마자 좋아한다고 빨개진 귀로 고백하던 것도.
11 이름없음 2019/07/28 12:30:43 ID : 9ikmmk8jeNz 0
너의 이상형은 원래 내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로 바뀌었다는 것도 늘 생각이 난다.
12 이름없음 2019/07/28 12:39:24 ID : 9ikmmk8jeNz 0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보고 싶지만 만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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