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루 2019/08/27 00:37:17 ID : eJRAY7e6ry0 1
옛날 옛적에 커다랗고 새하얀.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고래가 살았습니다. 하얀 고래는, 다들 푸른 색을 띄고 있는 고래들 사이에서 무척이나 눈에 띄는 고래였지요. 몇몇 고래는 그 고래를 동경했고. 몇몇은 혐오했습니다. 하얀 고래는 다소 까칠했지만. 소외되는 바다 생물들에게 다가가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약한 고래를 보고 주위를 조심스레 감싸주는 것. 그것은 그 고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였고, 하얀 고래의 가장 큰 기쁨이였습니다. 물론 평탄하진 않았습니다. 하얀 고래를 괴롭히는 거센 파도가 있었거든요. 거센 파도는 하얀 고래에게, "너는 다른 고래와 다르잖아? 하얗고. 짜증나게 빛이 반사되는 고래는 너밖에 없어. 그러니까 고래들이 너를 싫어하는거야. 파란색이 되려는 노력이라도 해 보는게 어때?" 하며 하얀 고래를 비웃었습니다. 하얀 고래는 큰 상처를 받았지만. 내심 파도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일을 그만두지 않은 하얀 고래는. 1년의 시간동안 거센 파도의 괴롭힘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1년이 지났어요. 하얀 고래는 파도에서 벗어났지만. 벗어나지 못했어요. 언제 어디서든 파도가 쫓아올 것 같았거든요. 슬픈 고래는 노래를 부르며 해변가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파도의 끊임없는 괴롭힘에도 지치지 않고 자신을 파란색으로 물들이지 않은 것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그러던 어느 날. 고래는 파란 나비를 만났습니다. 자신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작은. 파란 나비를 말입니다. 팔랑거리며 하늘을 나는 그런 존재를. 고래는 미쳐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을 느꼈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죠. 파란 나비는 고래에겐 무척 신비롭고. 아름다운 존재였습니다. 휴식을 취하는 고래에게 다가와선. 말을 걸어주는 착한. 하지만 거센 파도와 친한 나비였기 때문이였습니다. 파도가 쓸고 간 자리엔. 수많은 파란색의 형태들이 생겨났으니, 어쩌면 나비가 파란 것은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였습니다. 고래는 파란색이 싫었지만. 휴식을 취할 때 자신을 발견하고 주위를 돌아다니는 나비가 좋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건낸 고래에게. 나비는 친근하고 쉽게 굴어주었습니다. 틱틱거리고, 서로 맞지 않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 부분이 오히려 고래에겐 나비를 좋아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 주었습니다. 고래와 나비는 우정을 다지며 너무 가깝지 않게. 또 너무 멀지 않게 지냈습니다. 고래는 이 감정이, 나비도 가지고 있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란걸 알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고래는 자신에게 찾아와준 나비가 참 고맙고. 사랑스러웠거든요. 어느날. 나비가 이야기했습니다. "고래야. 나 저번에 파도가 가져다 준 산호라는 것을 보았어. 영롱한 빛깔이 참 예쁘더라. 바다에는 그런 것들이 많니?" 고래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좋아하는 나비를 위해 매일매일 산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해변을 덮을 정도로. 그렇지만 나비는 고래와의 관계에 진전을 두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하얀 고래는 역시. 육지에서도 눈에 튀는 존재였거든요. 고래는 크게 상심했습니다. 그리고 사흘 밤낮을 생각하고 생각해. 파도의 말을 생각해냈습니다. 어쩌면 내가 푸른 색이 아니라서 나비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라. 고래는 자신을 푸르게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산호 가루를 만들어 몸에 칠도 해 보았고. 상처를 내 염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온 몸이 얼룩덜룩해진 고래는. 웃으며 나비를 찾아갔습니다. 해안가가 보이기 시작하고. 고래는 희망에 휩쓸렸습니다. 얼룩덜룩한 몸이였지만 꽤 푸른 빛이 돌았고. 등이 무척 쓰라렸지만 만족스러웠거든요. 자신의 자존심이였던. 그 파도의 말에 뒤늦게 속아넘어가 하얗고 아름답던 등을 지저분한 푸른 색으로 염색한 고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고래는 나비를 만나 해피엔딩을 이루었을 수도 있고. 파도의 꾐에 넘어가 나비를 잃었을수도 있고. 뒤늦은 파도에 휩쓸려 영영 가라앉아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장은 당신이 채워야겠죠. 고래와 나비는.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주위에도 흰 고래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아름다운 고래에게. 너는 그 하얀 빛깔로 이미 자신의 푸르름을 다하고 있다고.
2 이루 2019/08/27 00:42:57 ID : eJRAY7e6ry0 0
엄........레준데 이거 진짜 별말 아니야.....! 짝사랑 앓이 할 때 이런거 쓰는 버릇이 있어서 썼는데 생각나서 올려봤어. 해석은 각자 자유니까 그냥 가볍게.... 읽어줬음 좋겠어. 뜬금일순 있겠지만 그냥..... 나도 내가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봐줘...!!
3 이름없음 2019/08/27 00:45:21 ID : TWlxzWjg6kr 0
잘봤어 이입돼서 본 것 같아 고마워
4 이름없음 2019/08/27 00:54:58 ID : QmnwsnRA2Mm 0
잘 읽었어 내 이야기 같네...
5 이름없음 2019/08/27 01:07:59 ID : ctwJWp89Bza 0
정말 좋다 동화책으로 내고싶어
6 이름없음 2019/08/27 01:12:47 ID : r9cnxBcMnTU 0
좋네
7 이름없음 2019/08/27 02:31:47 ID : uoJXy7s5U3V 0
책 읽는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진짜 내용 간편하고 좋고 따로 간직하고싶다고 느꼈어 진짜 몰입감이나 표현이라던지 정말 잘 썼네
8 이름없음 2019/08/27 19:50:30 ID : Nz83DAo0tte 0
우와 진짜진짜 잘썼다..혹시 필사해서 간직해도 괜찮을까?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야ㅠㅜ
9 이루 2019/08/27 23:36:47 ID : eJRAY7e6ry0 0
헉 나 원래 접률이 낮아서 인제 봤는데...! 다들 내 글 좋아해줘서 고마워! 선생님들이 다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글을 쓰래서 시작한거거든.... 초짜지만 가끔 이런 글 이 닉네임으로 올릴게! 좋아해줘서 너무 고마워♡
10 이루 2019/08/27 23:38:45 ID : eJRAY7e6ry0 0
앗 글은 다 내가 써 놓은거고 이런 글들 올릴려구 개인 SNS도 새로 팠거든...! 공유는 모르겠지만 필사해서 개인 소장 한다면 괜찮을 것 같아! 글 좋아해줘서 너무 고마워...!!
11 이름없음 2019/08/28 02:18:33 ID : r9cnxBcMnTU 0
글 쓰는 방법이라도 있어? 아니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쓴 거야?
12 이름없음 2019/08/28 05:04:43 ID : Nz83DAo0tte 0
엉ㅇ 알겠어!! 개인 계정도 궁금하네.. 언젠가 볼 수 있음 좋겠다!ㅎㅎ 스레딕은 고정닉 금지여서 이 스레에다가 쭉 올리면 될것 같어! 내가 올라와있음 꼭 보고 레스 달게. 너무너무 좋은 글을 만나 기뻤어ㅎㅎ
13 이름없음 2019/08/28 20:16:25 ID : eJRAY7e6ry0 0
딱히 방법은 없어. 다만 이 글들은 모두 내가 실제 내 주위나 내게 일어나는 일들을 바탕으로 내 시각에서 소설처럼 각색해서 쓰는거라.. 쓰기에 앞서 이야기를 간단하게 다듬고 거기에 맞춰서 인물들을 캐릭터에 대입하는 방법을 거치기는 해. 쓰는데 큰 방식은 없는것같아.
14 이름없음 2019/08/28 22:20:40 ID : a1eL9cso3Xz 0
이거 책판이나 도서판에 올리면 좋을 것 같아.. 여러의미로 해석되니까 논란도 없을 것 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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