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K0rhxWkpRB 2019/09/03 15:24:48 ID : BzbwrcLf89w 0
참고로 방금 전까지의, 그리고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임 우리학교는 산과 함께 있는 높이라 꽤 많이 높음. 학교에서 시내가 다 보인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바로 뒤가 산이라 벌레도 많고 뭔놈의 동물들도 막 튀어나옴. 시내까지 가려면 빠른 내 걸음으로도 20분은 걸리는 그런 거리임.
2 ◆wK0rhxWkpRB 2019/09/03 15:26:38 ID : BzbwrcLf89w 0
발단은 대충 5교시가 끝나가는 2시 25분이었음. 딴짓 반 자습 반을 실천하고 있던 나는 슬슬 방광과 대장에서 빨리 배출하라고 난리를 치길래 이제 때가 됐나부다 싶어서 쌤한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향함.
3 ◆wK0rhxWkpRB 2019/09/03 15:28:07 ID : BzbwrcLf89w 0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화장실에 갔는데 친구가 보였음. 그래서 존나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문득 친구 표정이 안 좋은거임. 전체적으로 당황+황당이길래 뭔가 싶어서 물어보니 화장실 물이 안 내려간대.
4 ◆wK0rhxWkpRB 2019/09/03 15:29:20 ID : BzbwrcLf89w 0
그 말을 듣자마자 치솟고 있었던 내 기분은 급하강했고 존나 다급하게 다른 칸 화장실 변기를 다 눌러봤어. 결과는 알다시피 다 먹통이었고... 세면대도 안 나오더라. 심지어 옆옆칸에는 다른 친구 1이 있었음. 걔도 작은 거 배출했는데 물이 안 나와서 당황하던 참이었지...
5 ◆wK0rhxWkpRB 2019/09/03 15:31:54 ID : BzbwrcLf89w 0
다른 친구들처럼 작은 것도 아니고 작은 거+큰 거인 나는 약간의 패닉에 잠겼음. 이 학교가 산이랑 같은 높이라서 밖으로 나가려면(?) 꽤 걸어야 함. 그 걷는 시간동안 내 대장과 방광이 참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버렸지. 전에 한번 야자 끝나고 내려가다가 인간의 존엄을 잃어버릴 뻔한 적 이후로 내 직감은 존엄성이 아닌 대장의 상태를 신속히 파악해야 했음.
6 ◆wK0rhxWkpRB 2019/09/03 15:34:25 ID : BzbwrcLf89w 0
내가 3층에 있어서 일단 아메바같은 희망을 되살려서 2층이랑 1층 화장실 다 가봤어. 그리고 결과는 뭐다? 다 절수임 ㅅㄱ였다... 이쯤되니까 내 머릿속에 적색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음. 일단 신속하게 교무실 가서 화장실이 왜 저러냐고 물어보니까 쌤이 존나 침착하게 상수도관 파열됐다고 친절하게 말해주심. 오 갓...
7 ◆wK0rhxWkpRB 2019/09/03 15:38:03 ID : BzbwrcLf89w 0
그래서 본관에 위치한 본 교무실을 갔음. 마침 다음 수업 담당 쌤이 거기 계시기도 하고 대체 수리에 얼마나 걸리나 싶어서 그냥 가봤지... 가서 여쭤보니 옆학교들도 다 마비됐대. 이 상황에서 나는 그냥 해탈을 했지. 이제 답은 내부가 아니라 외부 화장실이겠구나 싶어서 과목쌤한테 양해를 구했지. 학교 밑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그러니까 쌤들도 화장실을 못 가서 그런지 공감하는 표정으로 다녀오라고 하셨음.
8 ◆wK0rhxWkpRB 2019/09/03 15:40:49 ID : BzbwrcLf89w 0
그래서 존나 비장한 걸음으로 10분 걸릴 거리를 5분만에 가서 병원에 도착했음. 내리막길 내려가는데 다리 겁나 후들거렸... (방금 방송으로 화장실 잠시 사용 가능하다고 떴네... 갔다온 친구 말로는 암모니아 냄새+오지는 눈뽕 개쩐다던데) 병원 건물 안에 들어가려는데 존나 그쳤다고 생각했던 비가 내리기 시작함. 우산도 없는 상태라 이대로 비가 계속 오면 ㅈ된다 싶어서 하늘을 원망하기 시작했고...
9 ◆wK0rhxWkpRB 2019/09/03 15:44:00 ID : BzbwrcLf89w 0
하여튼 병원 5층에 도착해서(이 병원도 지형 때문에 좀 높게 지어진 상태)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비가 그치질 않....ㅇㅏ.... 존나 우산도 없고 돈도 없고 가진 건 폰밖에 없어서 존나 절망하고 있었음...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1층에 위치한 편의점에 갔지.
10 ◆wK0rhxWkpRB 2019/09/03 15:46:17 ID : BzbwrcLf89w 0
존나 비까지 내려준 신이 아직은 날 버리지 않았는지 다행히도 수년간 이 편의점을 들락날락거리면서 친해진 직원분이 계셨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산 계좌이체로 되냐고 물었지만 역시나 안된다는 답이 나와서 신을 저주하고 있었는데 문득 직원분이 우산을 빌려주신 거임!!! 와 나 그때 진짜 천사를 만난 줄 알았다 진심 크흐흑거리는 얼굴로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이러고 우산을 꼭 쥐고 나왔음.
11 ◆wK0rhxWkpRB 2019/09/03 15:48:43 ID : BzbwrcLf89w 0
엘베가 꽉 찬 상황이라 비상계단을 열심히 올라서 1층에서 5층으로 올라갔고 그 길로 학교로 직행함. 학교 오르막길 올라가기 넘모 힘들었다... 내리막은 쉬웠는데 오르막 뭐냐... 하여튼 학교 간신히 도착해서 우산 꽂고 교실 들어가니까 과목쌤의 대단하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었음...
12 ◆wK0rhxWkpRB 2019/09/03 15:51:08 ID : BzbwrcLf89w 0
근데 재밌는 건 아직까지도 상수도가 고쳐지지 않았다는 거고... 잠시 열어놨던 화장실은 암모니아 냄새가 오지는지 애들이 못 가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학교가 과연 학생들을 보내줄지가 의문임. 혹시라도 이걸 읽는 레스주들이 있다면 항상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현금 혹은 돈이 든 카드는 꼭 항상 지니고 다니도록 해... 그럼 20000!
13 ◆wK0rhxWkpRB 2019/09/03 18:06:13 ID : nxzXvCo2Ny2 0
추가로 지금 학교 정전됐는데 컴터랑 에어컨은 멀쩡히 작동함... 대체 뭘까...
14 ◆wK0rhxWkpRB 2019/09/03 18:06:27 ID : nxzXvCo2Ny2 0
학교가...... 너무 후졌나봐....
15 이름없음 2019/09/03 20:16:37 ID : Ci5Wi3CqrwL 0
헠.... 진짜 긴박한 상황이었네 ㄷㄷㄷ 직원분 천사시다
16 이름없음 2019/09/03 21:17:59 ID : 7uk1beFeLdP 0
미친...?? 정전됬는데 컴터랑 에어컨이 멀쩡하다구....????? 헐....무섭다 만약에 진짜 정전됬을때 스피커로 방송하면 듣지마 귀신이 하는거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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