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9/10 00:58:19 ID : ts1dwlhattc 1
하소연판에 가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짝사랑 관련 글들도 많이 올라오길래 여기 적어봐. 먼저 나부터 소개할게.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냥 비실비실한 아싸였는데 혼자 공부하는걸 즐기다보니 과학고를 목표로 했었어. 과고에 들어가진 못했지만ㅎㅎ. 남중남고 나오다보니 여자랑 만날일이라고는 집에서 엄마, 친누나들 보는일이 끝. 거기다 공부만 해댔으니 뭘 아는게 없는 사람이 되었지. 목표했던 서울대 공대는 끝내 못갔지만 의대에 합격했어. 근데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인간관계에 미숙하다보니 선후배관계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휴학을 1년간 했어. 빠른 년생인데다 의대에 현역으로 들어갔으니 그냥 자리찾아간다는 느낌으로 여행도 다니고 그냥 여유롭게 지내면서 내면적으로 좀 성숙해진채로 돌아왔지.
2 ◆g47xTXBAmIJ 2019/09/10 00:58:59 ID : ts1dwlhattc 0
아 인코달아야겠다 여튼 처음 후배랄지 새동기랄지 18학번들이랑(난 17인데 1달만에 휴학해서 동기 취급해주는 사람도있고 일부는 그냥 18취급) 개강파티를 했을 때 술 안마시는 테이블에 앉아서 적당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3 ◆g47xTXBAmIJ 2019/09/10 01:02:33 ID : ts1dwlhattc 0
그때 한참 뒤에 내가 짝사랑하게될 A가 나타났어. 첫인상부터 계속 눈길이 갔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당연히 서로 친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서먹하진 않은 관계가 되어서 서로 노는 그룹은 다른데 접점이 좀 있어서 그 친구 중심으로 꾸준히 보게 되었어
4 ◆g47xTXBAmIJ 2019/09/10 01:05:58 ID : ts1dwlhattc 0
같이 밥먹고 카페 가고(4명 정도) xx지역 야시장도 놀러가고 그랬는데 여름방학 때 야시장에 갔을 때 좀 의식했던거 같다. 이 사람에게 내가 관심이 있구나하고. 그렇게 2학기가 시작되었어.
5 ◆g47xTXBAmIJ 2019/09/10 01:08:27 ID : ts1dwlhattc 0
의대 중에 우리학교는 학생수가 적다보니 축제에는 1학년 신입생들은 무조건 동원되어야해. 나는 주점을 맡아서 아침 9시에 출근해서 5시까지 닭손질부터 각종 채소 준비까지 마쳐놓고 6시부터는 서빙하고 그랬어. 하필 비오는 날이라 우비입고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6 ◆g47xTXBAmIJ 2019/09/10 01:11:26 ID : ts1dwlhattc 0
축제는 새벽 4시에 끝났어. 쓰레기까지 버리고 천막 철거하고 의자, 책상 원위치까지 하고 나니까 아무생각이 안들고 그냥 자고 싶더라ㅋㅋㅋ. 실제로 18동기 몇은 휴게실에서 자고 갔다더라. 그때 간신히 서서 17 형이 끝났다고 하길 기다리는데 갑자기 A가 나한테 왔어. 내 이름을 부르면서 'XX아 나 힘들어'라고 하더니 머리를 내 팔에 기대더라. 이게 내 관심을 증폭시켰어.
7 ◆g47xTXBAmIJ 2019/09/10 01:13:33 ID : ts1dwlhattc 0
그렇지만 9월 10월은 되게 힘들었던게 어딜가나 A랑 과대 형이랑 엮고 다녔어. A가 총무라 다른 대학 과대 출신인 친구는 그냥 친한거겠지라고 위로해줬지만 과대 형이 좀 엄친아에 가까워서... 되게 혼자 마음고생했던거 같아.
8 ◆g47xTXBAmIJ 2019/09/10 01:15:57 ID : ts1dwlhattc 0
그때 여럿이 놀다가 A가 미술관 가는걸 좋아한다는걸 떠올렸어. 그래서 같이 미술관 가자고 이야기를 꺼냈지. 자연스레 요새 전시 별로니까 대신 영화 보자고 이야기가 흘렀어.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때 핫해서 같이 갔지. 이미 부를만한 사람들 물어보니까 다 봤대ㅠㅠ 이러고 둘이 가게 되었지.
9 ◆g47xTXBAmIJ 2019/09/10 01:17:31 ID : ts1dwlhattc 0
마침 빼빼로데이였는데 저녁을 같이 먹진 못했어. 동아리 선배가 A를 반강제로 소개팅시킨다고 했던게 하필 그날이어서... 물론 다른 관점에선 그 날짜를 괜찮다고 한게 A다보니 나한테 관심 1도 없었다도 되겠네.
10 ◆g47xTXBAmIJ 2019/09/10 01:18:16 ID : ts1dwlhattc 0
그래도 난 뭔가 진전된거 같아서 바로 술팟을 짰어. 이게 비극의 서막인지도 몰랐지. 여기부턴 내일 쓸게.
11 이름없음 2019/09/10 02:20:45 ID : lh9g0lcq2E6 0
ㅂㄱㅇㅇ
12 이름없음 2019/09/10 08:24:22 ID : la5Qq3RBdTT 0
기다릴게
13 ◆g47xTXBAmIJ 2019/09/10 17:41:09 ID : Dvu65cMlDuq 0
기다려줘서 고맙다
14 ◆g47xTXBAmIJ 2019/09/10 17:43:42 ID : Dvu65cMlDuq 0
다시 이야기를 시작할게 내가 팟을 짤 때 A가 술 좋아하는걸 알았고 학교 근처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자골목이 있어서 그걸 핑계로 멤버를 짰어. 나랑 친하면서 A랑도 친한 여자동기 B를 넣고 그담에 나랑 놀던 남자 동기 중에 1학기 과대였던 C를 넣었어. 앞에 언급한 과대형은 2학기 과대니까 다른인물이야.
15 ◆g47xTXBAmIJ 2019/09/10 17:46:05 ID : Dvu65cMlDuq 0
그 팟은 3번인가 모였었고 그때마다 되게 재밌었던 기억이 나. 특히 A는 나랑 케미가 잘맞았고 B도 되게 잘맞았는데 술 기운에 나보고 내 옷입는 스타일에 심쿵한다 같은 말들을 많이 해서 A가 너네 뭐야뭐야 이러는 상황들이 나왔지. C는 이야기거리가 많은 친구고 과대답게 내 술템포를 맞춰줄 수 있어서 되게 좋았어.
16 이름없음 2019/09/10 17:55:43 ID : SMo1xwty40n 0
ㅂㄱㅇㅇ
17 ◆g47xTXBAmIJ 2019/09/10 21:44:44 ID : ts1dwlhattc 0
문제는 C도 A를 좋아했다는거고 B는 C를 좋아했다가 마음을 접은 상태였다는거야. 결국 B는 내가 A한테 좀 해보겠다고 자길 이용한거 아니냐며 따졌어. 되게 어색한 사이가 되고는 B는 그룹에서 나갔지.
18 ◆g47xTXBAmIJ 2019/09/10 21:47:15 ID : ts1dwlhattc 0
D가 여기서 들어오게 되는데 이친구는 공부만하는 남자애야. C랑 나랑 친하게 지냈고 계기는 몰라도 A랑 친해져서 4명이서 자주 다녔어. A는 나랑 CD가 교실에서 이야기하고 있으면 항상 내 옆에 왔어. 그리고는 대화에 참여했는데 서로 팔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옆에 있으니까 되게 행복했어.
19 ◆g47xTXBAmIJ 2019/09/10 21:49:10 ID : ts1dwlhattc 0
항상 4명이 모여서 술집을 가면 A가 인스타에서 본 곳을 가는데 내가 지도본다는 명목으로 A랑 앞에서 길 안내하고 나머지 둘이 따라오는 식이었는데 하루는 C가 나를 밀어내고 나랑 A 사이로 들어오려고 기를 쓰더라고ㅋㅋ 그때 얘도 A한테 빠진걸 알았어
20 ◆g47xTXBAmIJ 2019/09/10 23:49:39 ID : ts1dwlhattc 0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 단 둘이 뭘 하진 못해도 A가 영화보고 싶은게 있다고 C랑 나보고 같이 보러가자고 할 정도로 친해지긴 했지. 그렇게 해가 바뀌어서 2학년이 되었어.
21 ◆g47xTXBAmIJ 2019/09/10 23:51:28 ID : ts1dwlhattc 0
의대는 예과 2년 본과 4년이니까 나는 예과 2학년이 된거지. 대부분 본1부터 빡세다던데 우리 학교는 예2 부터 굴리는 곳이었어. 겨울방학 때 4일동안 집에 못가고 학교에서 뼈모형 붙잡고 뼈 이름, 근육 이름, 뇌신경 12가지의 역할과 주행경로 등을 달달외우기도 했어.
22 ◆g47xTXBAmIJ 2019/09/10 23:55:38 ID : ts1dwlhattc 0
그 직전에 좀 미리 예습하자고 A랑 카페에서 둘이 공부를 했어. 그 때 시험치고 술마시자고 약속을 했지. 학기가 시작되고 얼마안되어서 토요일에 등교했어. 집가고 싶으면 교수님 상대로 뼈를 들고 구두시험을 통과해야했지. 이름순으로 조가 짜여져서 조별로 시험을 치러 갔는데 A랑 내가 성이 같다보니 같은 조였어.
23 ◆g47xTXBAmIJ 2019/09/10 23:58:31 ID : ts1dwlhattc 0
마침 C랑 D는 동아리 회식 때문에 같이 마시자고 했지만 못오고 A랑 나만 가게 되었어. 군대에서 복학한 형이 중간에 합류하긴 했는데 되게 재밌게 놀았어. 형 먼저 보내고 집에 가다가 A가 베라를 가자고 했어. 나는 당연히 수락했고 같이 베라를 향해 걷기 시작했지. 그때 술기운 때문인지 손을 잡고 걸었어.
24 ◆g47xTXBAmIJ 2019/09/11 00:01:14 ID : ts1dwlhattc 0
베라에 도착했을 때 동아리 회식이 끝나고 온 동기들이 있었어.난 놀라서 손을 놨지. 어쨌건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소문이 나면 그러니까. 그때 시간이 11시라 오더를 안받는다길래 A는 편의점에 가자고 했어.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A를 택시에 태워서 보내주려고 길을 건넜지. 지하도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 때 내 어깨에 기대서 조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25 ◆g47xTXBAmIJ 2019/09/11 00:04:49 ID : ts1dwlhattc 0
그 뒤로 나는 A와 더 친해졌어. B랑 C와의 관계는 파탄났지만 어쩔 수 없었지. 내 잘못이 있다고 생각되진 않으니까. 그리고 A랑은 매일 점심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가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벚꽃이 피었을 때 시험공부도 같이 하고. 그러다가 둘이서 벚꽃구경도 갔었어. 그때까지만해도 달달했는데 갑자기 나에게 쌀쌀맞게 굴기 시작했어.
26 ◆g47xTXBAmIJ 2019/09/11 00:06:58 ID : ts1dwlhattc 0
내가 A랑 친한 동기들 중에서 친해지고 싶은 동기들 이야기를 했는데 A가 도와주겠다고 자리만들자고 먼저 그랬었는데 갑자기 거절한다든지. 점점 말이 줄다가 결국 서로 소통이 없어졌어.
27 ◆g47xTXBAmIJ 2019/09/11 00:08:48 ID : ts1dwlhattc 0
내 추측은 2가지야. 1번은 A랑 손을 잡았을 때 이후로 내가 떠보기만해서 마음이 떠났다. 2번은 첨부터 관심 없었는데 내가 좋아하는거 같아서 선을 그었다. 내가 실패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서 올려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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