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9/27 04:21:10 ID : GmoHClvbeJV 0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기분이 어떻냐 하면 행복하다고, 후련하다고 하겠다. 하루하루 불안정한 삶 속에서 이미 내 마음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다. 우울이 나를 찾아와 속에서부터 좀먹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어떻게 고쳐 나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통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애초에 배우지도 않았으니 모르는 게 당연해. 가슴 한 켠이 무너져 내린 듯한 공허함과,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우울, 그리고 저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느낌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가 너무 역겨웠다. 저 끝으로 한없이 추락하는 기분이 너무나 싫었다. 그럴수록 나는 나를 더 탓했다. 나를 더 미워했다. 다 내가 나약해서, 의지가 부족해서야.
2 이름없음 2019/09/27 04:21:28 ID : GmoHClvbeJV 0
내 정신이 나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웠다. 내 완벽이 강박이 되어 내 의지를 갉아먹었다. 더 잘해야 하는데,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내가 싫었다. 살고 싶은데, 이렇게 살긴 싫었다. 근데 또 이렇게 안 살면 어떻게 사나 싶다. 불안하고 공허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나는 왜 태어나서 주변 사람들만 힘들게 할까. 자존감 낮은 것, 사람들 눈치 보는 소심한 성격, 우울감에 무기력에 꼼짝하지 못하고 결국 숙제를 베끼는 게 일상이 되어 버린 것, 의지가 약해서 수업 시간에 졸고 잔 것, 교정기 안 끼고 돈 낭비한 것, 나아지지도 않을 피부 때문에 피부과 다니느라 돈 낭비한 것, 숙제를 베끼기만 하면서 학원비 낭비한 것, 거짓말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 속이는 것도 다 내 탓이야.
3 이름없음 2019/09/27 04:21:51 ID : GmoHClvbeJV 0
이제 죽을 이유는 충분해. 용기만 있으면 모든 게 끝이야. 내 사람들도, 이 세상도. 난 아직 어리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어쩔 수 없나 봐요. 세상을 살아가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참 바보 같지. 어쩌면 당신들은 왜 말 안 해 줬냐며 날 탓할 거야. 근데 이미 말해 줬잖아, 두 번이나.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하긴, 당신들은 언제나 내 감정보다는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겼잖아. 차라리 그냥 말하지 말걸 그랬나 보다. 정확히 세 번이었다. 쓸데없이 그걸 왜 말했냐니,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기엔 당신은 너무나 진심이었다. 이왕이면 그냥 더 모질게 굴지 그랬어. 더 우울하게 만들지 그랬어. 똘똘하고 성실하던 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당신들의 어여쁘던 딸은 이미 2년 전 죽고 없다.
4 이름없음 2019/09/27 04:22:06 ID : GmoHClvbeJV 0
참 웃겨. 입원 한 번 해 본 적도, 뼈 한 번 부러져 본 적도 없는 애가 온몸이 으스러지고 관절이 뒤틀리는 상상을 해. 만약 내가 숨이 붙어 있더라도, 제발 날 살리지 말아요. 막대한 돈을 이까짓 나한테 투자하는 것도 아깝고, 난 그런 치료를 받을 자격도, 이 세상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갈 용기도 없으니까.
5 이름없음 2019/09/27 04:22:18 ID : GmoHClvbeJV 0
이제 내가 없으니까 돈이 금방 모이겠지? 내 학원비 때문에 못 갚는다는 6억, 어서 갚고 편히 살아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놀고 싶은 거 다 놀아요. 그리고 일 년에 한 번은 꼭 여행도 가면서 재미있게 사세요. 나는 하늘에서 지켜보면서 무슨 일 없게 기도하고 있을 테니까. 나 없이 아프지 않고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면 난 그걸로 족할 것 같아.
6 이름없음 2019/09/27 04:22:25 ID : GmoHClvbeJV 0
제발 이 세상에서 날 놓아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해 줘. 웃으며 보내진 못하더라도 탓하진 말아 줘. 많이 미안했고, 고마웠고, 사랑했습니다. 이젠 정말 안녕, 내 사람들
7 이름없음 2019/09/27 07:20:47 ID : 2pVgrxTSFh8 0
죽지마요
8 이름없음 2019/09/27 12:54:04 ID : jzhwGpWqp9a 0
사랑하는 자식이 죽으면 부모님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같아? 너는 지금 너만 없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거라 생각하는것같지만 남은 사람들은 그게 트라우마가 될수도 있고 평생 자책을 하면서 살게될거야. 우울증도 올 수 있고, 널 따라서 가겠다고 하실수도 있겠지. 넌 아직 어리잖아. 네 부모님들이 네게 주는것들은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더라도 네가 정당히 누릴 수 있는것들이야.
9 이름없음 2019/09/27 13:32:00 ID : FgY63SMja5Q 0
죽으면 지켜보지도 못해
10 이름없음 2019/09/27 21:45:49 ID : BBuoMnTXwMm 0
조금만 더 있어보면 안 될까?
11 이름없음 2019/09/28 00:02:55 ID : tummpO8qnRy 0
가지마
12 이름없음 2019/09/28 09:25:35 ID : 45dU5dVhzht 0
스레주 돌아와줘
13 이름없음 2019/10/01 21:56:15 ID : pPdA3Xy3Qml 0
내 손 잡고 가
14 이름없음 2019/10/01 23:40:11 ID : wrcIE61yJVd 0
레주야 레주가 다시 여기로 돌아온다면 꼭 읽어 줘. 나도 지금껏 레주랑 꼭 같은 생각을 하면서 어둡고 힘든 시기를 보냈어. 내 몸에 스스로 상처를 내고 매일 죽는 상상을 하고 그런 일로 엄마에게도 큰 상처를 줬어. 내가 공부도 못하고 예쁘지도 않고 성격도 더러워서 내가 너무 싫었어. 할 줄 아는 게 공부밖에 없어서 그거에 목을 멨는데 안되더라고. 약도 먹어보고 투신장소도 정하고 별 짓을 다 했는데 결국 엄마가 내 유서를 읽었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어. 엄마도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몇 달 동안은 분위기 장난 아니였지. 근데 차라리 그렇게 정면돌파하니까 엄마도 받아들이더라. 내가 하고싶은 말은 그러니까 레주가 스스로한테 거는 기대를 조금만 줄였으면 좋겠다는 거야. 지금 레주 너무 잘 해왔어.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아이였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이였고 완벽하고 싶은 욕심도 있는 당찬 사람이였잖아. 그 어느것 하나 잃지 않으면서 레주의 행복을 목표로 살아가 줘. 레주가 미래에 행복할 수 있는 길을 걸어가 줘. 지금의 나는 의사였던 꿈을 접고 취직해서 혼자 사는 게 꿈이 되었어. 욕심을 버리니까 좀 나아지더라. 물론 여전히 우울하고 정신병 때문에 괴로워. 그래도 견딜만 해 지더라. 그러니까 다시 돌아온다면 지금까지 너무 잘 살아와준 레주를 안고 보듬어서 폐허가 된 들판에 풀 하나씩 심어가자. 그렇게 조그맣게 가꾸다 보면 울창한 숲은 못 되도 햇살을 가득 받는 푸른 들판이 될 수 있잖아. 너무 늦었는지 모르겠다. 다시 레주를 볼 수 있길 바라면서 적고 갈게.
15 이름없음 2019/10/06 01:53:26 ID : cmk2rfcHDul 0
걱정시켜서 미안해. 시험 기간만 되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우울증도 심해져서 몇 자 써 본 걸 올린 거였어. 사실 아직까지도 자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 중이긴 한데 노력해 볼게.
16 이름없음 2019/10/06 01:54:40 ID : O3vjwMlu5Ru 0
유서는 자필만 인정된다
17 이름없음 2019/10/06 01:59:40 ID : cmk2rfcHDul 0
걱정시켜서 미안해. 시험 끝나고 오느라 좀 늦었네. 위 레스 보면 알겠지만 내가 시험 기간만 되면 스트레스랑 우울증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거든... 레스주가 쓴 글 시험 첫날 밤에 봤는데 눈물밖에 안 나더라. 너무 고맙기도 하고 정말 많이 위로가 됐던 것 같아. 사실 나한테 하는 기대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 모르겠어.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엄마랑 수면 클리닉 받으려고 정신과 가서 상담 몇 번 받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의사쌤이 하시는 말씀이 천천히 하라고,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하시더라. 난 그걸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 내가 이기적인 걸지도 모르겠어. 아니면 습관적으로 드는 생각이 강박이 되어버린 걸지도. 그냥 엄마 아빠가 계속 하라고 하시고 나도 지금 당장 급하고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누가 그렇게 말한들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 것 같더라. 레스에 고맙다고 답만 간단하게 하려고 했는데 더 구구절절하게 하소연 하는 것 같다. 미안해.
18 이름없음 2019/10/06 02:00:12 ID : cmk2rfcHDul 0
똑같은 내용으로 자필도 쓸 예정이야. 편지지는 사 놨어
19 이름없음 2019/10/06 17:17:09 ID : 4GmoFg47tii 0
하... 레주야.. 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왔는데 와줘서 너무 고맙고 잘왔다는 말 해주고 싶다. 나14 레스주야. 우리 레주 시험기간이라 더 힘들었구나 그래그래 시험보느라고 너무 수고 많았어 성적 나오기 전까지는 좀 쉬고 잠도 푹 자고. 나도 급한 마음에 무책임하게 기대를 줄이라는 말밖에 못했다.. 미안해 그거 힘든거 나도 알지... 하소연해 여기 하소연판이고 나 레주 하소연 들어주려고 온거야. 아.. 그냥 일단 한 고비 넘겨줘서 고마워 레주야 우린 어리니까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살아야돼. 맞아. 근데 어리니까 더 부족하고 더 잘 무너지고 의지도 약하고 실수도 많이 하는 것 아닐까? 대신 난 어리니까 기회도 더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좀 마음어 안들면 어때. 실패든 성공이든 모든 것이 경험이 되어서 미래의 레주에게 큰 재산이 되어 돌아올거야. 내가 넘어지면 분해서 울고, 벌떡 일어나서 뒤쳐진 거 따라잡겠다고 뛰지말고 앉아서 쉬었다가 다시 원래처럼 걸어. 다른 애들도 다 넘어지거든. 그놈들 넘어질 때 나는 더 걸으면 돼. 그렇게 울면서 뛰면 더 지치고 힘들어서 언젠가 탈진하거든. 난 한 번 탈진해서 지금은 남들보다 뒤쳐졌지만 실패해도 좋다, 최선을 다하자 라는 생각으로 걸어가고 있어. 넘어지는 친구의 손도 잡아주고 우는 친구들, 우리 레주같은 내 친구들이랑 함께 울어주고 그러면서 걷고 있어. 비록 내가 의사처럼 돈 못벌고 인정 못받아도 의사보다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난 레주가 행복한 미래를 꿈꿨으면 하는 바람이야. 원대한 목표를 이룬 미래보다는 내가 행복한 미래. 내가 좀 덜 힘들게 닿을 수 있을 미래. 난 우리 반에서 꿈이 없는 유일한 학생이야. 진로시간에는 아무것도 할게 없어서 손을 들고 꿈이 없다고 말해야 해. 그래도 난 부끄럽지 않고 싶어. 내가 쪽팔리다고 생각해 봤자 아무도 날 깔보지 않거든. 그건 이상한 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레주도 잘 생각해봐. 어떤게 레주를 웃게 만들어줄지를 말이야.
20 이름없음 2019/10/06 19:54:11 ID : GmoHClvbeJV 0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 우선 정말 고마워 진심으로. 사실 수고했다고, 푹 쉬라는 말도 정말 오랜만에 들은 것 같아서 괜히 눈물이 나네. 레스주도 내 걱정 해 줘서 기대를 줄이라는 말을 했을 텐데 내가 너무 이기적이게 반응한 것 같아서 미안해.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많이 고마워. 괜찮다면 레스주 글 복사해서 폰에 저장해 놔도 될까? 힘들 때 보면 많이 위로가 될 것 같아서...
21 이름없음 2019/10/08 15:53:50 ID : wrcIE61yJVd 0
응응 그래줄래? 내가 레주의ㅣ 인생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글로라도 토닥토닥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 또 힘들고 나쁜 마음이 들면 여기로 와 줘. 미안할거 없어 또 넘어질 때까지는 열심히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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