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10/07 20:14:10 ID : Ny0sqo6mLcF 0
안녕. 중 3 고입을 앞두고 적어봐, 앞으로는 맨날 적지 않을까 싶네. 이건 너에 대한 길을 가는 것을 포기하는 일종의 유예.
2 이름없음 2019/10/07 20:16:21 ID : Ny0sqo6mLcF 0
언제부터였을까?우리의 그 시선이. 중 3, 봄이었어. 나는 그때 반배정에 절망하고 있었지. 구남친.. 싫어하는 애들..나 왕따 시킨 애들이랑 무색하게도 한 반이 된 거야. 그 속에, 초 3때 같은 반이었던 네 이름 석자가 박힌 것을 보고 아, 얘도 올라왔구나 하는 미미한 관심을 툭 던지고 그렇게 3월은 있는 듯 없는듯 흘러왔지.
3 이름없음 2019/10/07 20:19:05 ID : Ny0sqo6mLcF 0
그러다가 널 인식한게, 4월이었어. 너는 평소에 여자애들에게 관심을 전혀 두지 않아. 항상 무표정으로 묻는 말에는 과하지 않게 대답할 뿐이지. 애초에 말 거는 여자애도 없었지만.. 그런 네가 인기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도 나는 아 그렇구나..생각만 했던 봄까지, 너는 유독 나에게 무뚝뚝했어. 아니, 나에게 틱틱댔단 표현이 옳으려나? 너는 항상 무뚝뚝했지만 친절했잖아. 적어도 예의는 갖추던 네가 나한테만은 유독 까칠하더라. 항상 내 말만 무시하고, 화낸 후 겨우 답했지.
4 이름없음 2019/10/07 20:21:05 ID : Ny0sqo6mLcF 0
네가 왜 그랬는지를 안 것은 조금 나중의 일. 그냥 단순히 쟤가 왜 이럴까 하고 지나쳤던 일들이, 4월의 초입 학교 복도에서 내가 너에게 무언가를 물어본 날, 너는 무시하고 앞질러 가다 내가 화를 내자 너도 화를 내며 대답했어. 난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널 인식하는 계기였어.
5 이름없음 2019/10/07 20:24:20 ID : Ny0sqo6mLcF 0
그 뒤로 너를 지켜보기 시작했어. 괜한 오기가 들어 질문도 던져보고, 일부러 꾸미기도 했어. 항상 네 앞에서 얼쩡대고, 일부러 네 친구인 남자애와 말도 섞었지.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항상 널 지켜보니, 자연스레 너에게 물들어갔나봐. 너는 항상 나를 보며 꾸짖는, 조용히 지켜보며 관찰하면서도 책망하는 눈을 보였어. 그 일에 연관되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예상 못하고 나는 네 눈동자를 볼 때마다 움츠러들며 한편으로는 그 눈동자에 실린 조금은 거칠고 불편한 감정이 가라앉기를 바랬어.
6 이름없음 2019/10/07 20:27:27 ID : Ny0sqo6mLcF 0
그러다가 역시 5월 봄날의 일. 이건 너에게도 큰 계기가 되었을까. 5월 우리는 졸업사진을 찍으러 갔어. 그날 학교는 우리에게 무더운 날씨에 간복을 입고 오라고 했고 그날은 28도였지. 더운 나머지 1차 졸업사진을 찍고 팩 아이스크림을 샀어. 왜일까. 나는 평소에 팩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아. 또 먹는다면 남의 것을 까줄 정도로 잘 까. 그런 내가, 유독 그날은 안 까지는 아이스크림에 낑낑댔어.
7 이름없음 2019/10/07 20:31:45 ID : Ny0sqo6mLcF 0
그런데 그때, 조용히 나를 지켜보는 네가 내 눈에 들어왔어. 그때 너의 눈동자는 나를 지켜보던 무언가의 불쾌하고 사나운 감정이 아닌, 조금은 나에 대해 궁금하지만 나와 교류를 시작하기 무서운 듯한 눈을 띄고 있었어.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되짚어보니 그렇네. 평소라면 나는 너에게 부탁하지 않았을 거야. 또 너도 내 부탁을 매몰차게 무시하고 갔을 거야. 평소라면..... 너와 내가 봄날 햇살에 홀렸을까. 너는 나를 잠깐의 뜸을 들이며 지켜보다가 받아들고 까 줬어. 그게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너에게 물들어 가던 나를 그때 눈치챘던 순간이었거든.
8 이름없음 2019/10/07 20:35:58 ID : Ny0sqo6mLcF 0
네가 까 주자 나는 기쁜 마음에 진심을 다해 미소지으며 고맙다고 했어. 너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흠칫하더라고. 놀란 네 모습에 나도 괜히 쑥스러워지고 얼굴이 빨개져 먼저 고개를 숙이고 나와버렸어. 이게 전환점일거야. 내가 미소를 지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한 나의 착각일까. 너는 그 뒤로 나에게 더 이상 그런 불쾌한 감정이 담긴 눈을 보내오지 않았어. 오히려 호기심, 관찰하는 듯한 눈을 보내며 지금까지는 다른 여자애들과 달리 대우를 안 해줬다면 그때부터는 오히려 특별 대우를 해줬으려나. 항상 그 궁금증이 돋는 시선은 나를 향해 있었지. 문제는 나였어. 나는 그날 너에 대한 마음의 기폭제로 잠을 설치고 그만 인정했어. 아, 내가 그 애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말이야.
9 이름없음 2019/10/07 20:38:26 ID : Ny0sqo6mLcF 0
좋아하게 되자, 당황스러운 현실의 상황들이 몰아닥쳤지. 나는 전 연애들이 안 좋았어. 전남친은 바람을 피웠고 나를 개만도 못한 취급에, 구남친은 나를 성희롱해서 헤어졌지. 그때 생긴 마음의 벽과 너의 몰아닥치는 인기, 또 나의 친구가 없는 반 상황 등등...암담한 나머지 표현하지 않기로 결정했어. 나의 감정이 너는 필시 불편할거고, 이번에는 조용히 묻어가기로 했으니.
10 이름없음 2019/10/07 20:40:53 ID : Ny0sqo6mLcF 0
그런데 사람은 참 뜻대로 되지 않아. 그렇지 않아? 나는 항상 시선이 너로 향했고 너도 그걸 눈치 챘나봐. 그리고 그걸 결코 싫어하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 조용히 지켜보는 나의 눈길을 너는 그저 모르는 척 배려해주는 한편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나를 지켜보는 너의 눈길도 끊이지 않았어. 너는 뭐가 그렇게 궁금했을까? 아직도 어렴풋 알면서 모르겠네.
11 이름없음 2019/10/15 18:42:09 ID : sjdBbyK2E2m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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