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11/08 22:42:51 ID : vyE5Qq1B83A 0
1. 벤자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약간의 안전을 위해, 약간의 자유를 포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어떤 것도 가질 자격이 없으며,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를 말한다. 자유는 당연히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한다는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자유의 이름을 외친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다.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은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인격적으로 쉽게 공격당했고, 그러한 이유로 인해 그들의 주장 역시 부정되곤 했다.
2 이름없음 2019/11/08 22:43:21 ID : vyE5Qq1B83A 0
그 이유 중 하나가 “안전”이었다. 안전이라는 불확실한 공포 앞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유를 포기하곤 했다. 실제로 이렇게 자유를 포기한 이들은 이를 통해서 약간의 안전을 얻긴 했지만, 곧 더 큰 위협에 놓이곤 했다. 이를 알아차린 우리의 현명한 선조들은 자유란 얼마나 미약한 토대 위에 있는지, 그리고 안전이라는 핑계로 자유가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 경고했다.
3 이름없음 2019/11/08 22:43:41 ID : vyE5Qq1B83A 0
그렇지만 시간이 그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리고 있다. 아니면 안전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도 커져서, 그들의 생각이 헛된 망상으로 치부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의 말을 여전히 믿고 있는 나는, 다시 한번 자유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4 이름없음 2019/11/08 22:44:20 ID : vyE5Qq1B83A 0
2. 앞서 말한 것처럼, 자유에 대한 가장 흔한 공격 중 하나는 자유가 안전과 상반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제기하는 이들에 따르면, 공공의 안녕과 평온을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자유든 불가피하게 희생될 수 있으며(또는 안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자유의 희생 외에 다른 방식은 없으며), 이러한 희생은 그다지 큰 게 아니고, 공공의 안녕과 평온함이 회복된 이후에는 다른 방식으로 희생에 대한 보상(예를 들어 우리가 희생한 자유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약속처럼)이 있을 것이다.
5 이름없음 2019/11/08 22:44:43 ID : vyE5Qq1B83A 0
그렇지만 과연 그런가? 자유는 지고의 가치라고 주장하던 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안전을 위해서는 자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쉽게 “안전을 위협하는 자들”로 매도되었고, 무리에 섞이고 싶지 않아 하는 “아웃사이더”로 비난받았다.
6 이름없음 2019/11/08 22:45:31 ID : vyE5Qq1B83A 0
2. 그러니 이제 우리는 불령선인,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자. 첫 번째 문제는, 안전을 위해서는 자유의 희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가 하는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우선 안전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하게 안전은 위협의 반대라고 정의한다면, 대체 위협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일상에서 항상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포크를 사용해서 고기를 입에 넣을 때, 우리는 실수로 자신의 혀를 포크로 찌를지도 모른다. 종이를 자르고자 칼을 사용할 때 종이 대신 손가락을 자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위협 속에서도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위협은 위협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7 이름없음 2019/11/08 22:45:44 ID : vyE5Qq1B83A 0
그렇다면 타인이 날 향해 외친 욕설은 어떠한가? 칼을 든 괴한의 협박은? 이건 위협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그 욕설을 듣지 못한다면, 또는 그 괴한보다 분명하게 신체적 능력이 강하다면 이는 큰 위협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다. 위협이란 상대적인 개념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머리에 겨눠진 총보다 종교적 계율의 위반이 더 큰 위협일 수 있다.
8 이름없음 2019/11/08 22:46:11 ID : vyE5Qq1B83A 0
물론 사람들은 무엇이 위협인지에 대해 합의를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합의는 느슨할 것이고, 합의에 따른 대응 역시 합의에 참여한 모두가 꼭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9 이름없음 2019/11/08 22:46:30 ID : vyE5Qq1B83A 0
예를 들어, 한 집단의 사람들은 어떤 집단 외부의 사람들이 내 집단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것에 대해 위협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욕적 언사(최근엔 ‘어그로’라는 인터넷 용어로도 자주 묘사된다)란 무엇인가? 어떤 용어(행동)이? 얼마나 자주? 이 모든 것을 규정하려고 할수록 합의에 이르는 것은 어려워질 것이고, 종국에는 불가능해 질 것이다.
10 이름없음 2019/11/08 22:47:02 ID : vyE5Qq1B83A 0
또, 그런 위협을 정의했다고 해도 그 대응 방식에는 합의하지 않았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든 여행을 가자고 친구들과 합의할 수 있지만, 여행을 떠나는 방식에는 합의하지 않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모욕적 언사를 위협으로 규정한 후에도 그 대응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상대를 죽이자고 할지도 모르고, 그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도, 집단의 합의 내용에 대한 전문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일반적인 학문의 소양이 높을수록 극단성이 심해진다고 한다.)
11 이름없음 2019/11/08 22:47:44 ID : vyE5Qq1B83A 0
위협이라는 개념이 모호하므로, 위협에 대한 대처라는 개념으로서의 안전 역시 모호한 개념으로 남는다. 그런데 이러한 모호한 개념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12 이름없음 2019/11/08 22:48:01 ID : vyE5Qq1B83A 0
4. 두 번째 문제는, 그들의 주장처럼 자유를 희생하는 것이 과연 안전 그 자체와 비교할 때 작은 희생인가 하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자유든 일부 자유만 포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자유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3 이름없음 2019/11/08 22:48:36 ID : vyE5Qq1B83A 0
그렇지만 자유는 분할이 불가능하다. 일부 자유의 포기는 다른 자유에 대한 포기로 이어진다. 신체에 자유가 없다면 결사의 자유도 없다. 결사의 자유가 없다면 정치의 자유도 없다. 이런 식으로 자유의 포기는 눈덩이처럼 이자를 불린다.
14 이름없음 2019/11/08 22:48:55 ID : vyE5Qq1B83A 0
자유의 크기를 규정하는 것 역시 곤란하다. 얼마나 자유가 있어야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 한 칸 방에서 사는 사람은 그 방만큼만 자유롭다고 해야 하나? 자유는 있거나, 아니면 없다.
15 이름없음 2019/11/08 22:49:06 ID : vyE5Qq1B83A 0
5. 마지막으로, 공공의 안녕과 평온함이 회복된 이후 다른 방식의 보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16 이름없음 2019/11/08 22:49:38 ID : vyE5Qq1B83A 0
자유의 포기가 안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건 강제와 억압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강제와 억압은 보통 규칙이나 법의 형태를 띈다. 즉, 자유의 희생은 약속이 아니라 법을 만들어낸다. 법은 그 본질상 강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호자를 요구하고, 수호자들은 그 법 자체를 통해 권력을 만들어낼 것이다. 법이 복잡할수록 그 법을 지배하는 이는 더 큰 힘을 가질 것이다.
17 이름없음 2019/11/08 22:49:51 ID : vyE5Qq1B83A 0
모든 법이 그 자체로 이성적 지배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법의 정신은 변하지 않을지라도, 그 형식은 언제든 변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법의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18 이름없음 2019/11/08 22:50:09 ID : vyE5Qq1B83A 0
한 번 생겨난 법이 사라질 수 있을까? 그건 권력을 가진 이들이 생겨난 한, 그리고 그 법이 존재하는 한 불가능하다. 누군가는 강제만 없다면 법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유란 “강제 없는 상태”가 아니라 “예속이 없는 상태”고, 더 나아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위로 표현될 수 있는 상태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19 이름없음 2019/11/08 22:50:30 ID : vyE5Qq1B83A 0
6. 이 글이 학술적인 글은 아니므로, 자유를 공격하는 다른 수많은 원인에 대해 여기서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을 교묘하게 사용하는 이들이 우리에게 자유를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20 이름없음 2019/11/08 22:51:36 ID : vyE5Qq1B83A 0
진리는 없고, 우리는 자유롭다. 하지만 누군가는 진리가 없다는 말을 극단적으로 사용하여 “한 명이 사람들을 이끌든 다수가 이끌든, 악인이 이끌든 선인이 이끌든 그 결과는 같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진리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진리를 포기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유롭게 진리를 찾아 나설 수 있다.
21 이름없음 2019/11/08 22:51:57 ID : vyE5Qq1B83A 0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길을 잃은 수많은 불한당들과 거짓말쟁이들, 어그로들을 볼 것이다. 그렇지만 뭐 어떤가?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는 시간을 가리키고, 미친 사람도 한 번쯤은 맞는 말을 하는 법인데. 우리는 어디서든, 우리가 바란다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
22 이름없음 2019/11/08 22:58:52 ID : vyE5Qq1B83A 0
그래서 나는, 안전을 위해서 익명의 자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주장에 반대한다. 시위 중 복면의 착용을 금지할 수 없는 것처럼, 안전이나 편리함을 위해 몇몇 "수호자들"에게 더 많은 권력을 준다는 것은 곧 모든 것에 대한 포기가 될 것이다. 어딘가에서 절그럭거리는 쇠사슬의 소리가 바람에 실려 들릴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서곤 했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롭지 않기에, 어둠 속에서 빛을 희고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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