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12/03 05:36:40 ID : 9BwNAnXvwmp 0
자꾸 생각나는 사람 그만 생각하고 싶지만 잘 안 되네 돌아가고 싶어 혼자 좀 추억팔이 해볼게
2 이름없음 2019/12/03 05:49:02 ID : 9BwNAnXvwmp 0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었는데 첫날이라 수업 없이 일찍 끝났고 나는 다른 반에 있는 몇 년동안 알고 지낸 내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어. 근데 내 옆에 있던 아이들이 어떤 아이를 바라보면서 수군수군 이야기 하더라. 엿들은 건 아니고,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서 걔네들이 가리키는 그 아이를 바라봤어. 우리 반 앞에 서 있었고 새학기라 아직 잘 모르겠는 우리 반 아이였어. 난 평소에 걱정도 많고, 친구관계에 두려움도 꽤 많은 편이여서 순간적으로 혹시 무서운 애인게 아닐까.. 그래서 쟤네들이 수군거리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ㅋㅋ 물론 생각은 생각으로 끝났고 그 뒤로 딱히 안 좋게 보거나 하지는 않았어. 그냥 평범한 우리 반 친구, 근데 다른 아이들보다는 유독 눈에 들어오는 아이.
3 이름없음 2019/12/03 06:01:37 ID : 9BwNAnXvwmp 0
진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자꾸 관찰하게 되더라고. 친하지도 않고, 나랑은 반대로 많이 외향적이라 새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도 많고, 성격도 많이 다른 편이었거든. 특별히 애정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별 생각 없이 바라보게 됐어ㅋㅋㅋ 그 아이는 반에서 가장 눈에 띄고 활발한 무리, 그냥 말하자면 흔히 노는 아이들의 무리에 속해있는 아이였는데 어느 날 걔한테서 의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거야. 나는 걔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을 성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른 아이에게 대할때 나오는 너무나 상냥한 말투 때문에 좀 놀랐던 것 같아. 저런 면이 있구나 하고.
4 이름없음 2019/12/03 06:06:27 ID : 9BwNAnXvwmp 0
그 뒤로도 유심히 관찰했어 ㅋㅋㅋㅋ... 이러니까 좀 이상하다. 그때마다 그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됐고,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기 시작했어. 그때의 나는 좀 생각이 편협했고.. 선입견이 많았던지라..(지금은 아니야) 저렇게 다정할 수가 있구나, 의외로 섬세한 면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5 이름없음 2019/12/03 06:09:33 ID : 9BwNAnXvwmp 0
또 어쩔때는 반에서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직접 앞으로 나와서 자기 나름대로 의견을 말하는데 적극적인 면도 있구나.. 오..착하구나 ....ㅋㅋㅋㅋㅋ하는 생각도 들었어. 호감이 올라가는 순간이었지... 물론 그냥 반의 친구로써!!
6 이름없음 2019/12/03 06:15:24 ID : 9BwNAnXvwmp 0
그렇게 평범하게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이 나.. 그냥 넋 놓고 칠판 바라보면서 입술을 뜯고 있었는데 시선이 느껴져서 보니까 걔인거야. 순간 진짜 철렁했어... 두근거린게 아니고 그냥 진심으로 놀랐어 .. 뭐지 왜 쳐다보는거지 저거 나보는거 맞는데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 걔랑 갑자기 당황스럽고 꽤 긴 아이컨텍을 하게 됐어 ㅋㅋㅋ 걔가 먼저 고개 돌려서 끝나고.. 이때도 정말 다른 느낌은 없었는데...
7 이름없음 2019/12/03 06:18:59 ID : 9BwNAnXvwmp 0
난 분명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걔랑 자꾸 눈이 마주치는거야.. 내가 걔를 바라봐서 마주치는 것보다는 그 애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느껴져서 마주치는 날이 많았어. 어떤 때는 시선이 느껴져도 안 볼때도 있었고.. 마주칠때마다 뭔가 뻘쭘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거든 ㅠ
8 이름없음 2019/12/03 06:28:31 ID : 9BwNAnXvwmp 0
그리고 결정적으로 걔한테 우정이라는 조금 다른 느낌의 호감이 들기 시작했던 날.. 나는 소심하기도 하고 그렇게 활발하지 않아서 나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끼리 그럭저럭 무난하게 학교생활 하는 아이였고 걔랑 눈이 마주치는 것 빼고는 접점이 없었어. 어느 날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같은 구역 맡고 있는 애들은 죄다 각자 다른거 하면서 놀고 있는거야. 왜 나만 하지? 싶다가도 쟤네랑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어서 난 그냥 신경 끄고 내 할 일 했거든. 걔가 반에 들어오면서 날 보고는 왜 너만 청소하냐면서 내가 들고 있던 청소도구를 확 뺐어가더니 하지 말라며 진심으로 화를 내는데 진짜 ㅋㅋ ㅋ ㅋ ㅋ 완전 심쿵
9 이름없음 2019/12/03 06:33:38 ID : 9BwNAnXvwmp 0
물론 큰 착각은 안 했어. 걔는 유독 배려심이 많았고 나 같은 애들 곧잘 도와줬으니까. 나에 대한 호감의 표시로 착각한 순간이 아니라 내가 걔를 좋아하게 되버린거지. 그때 순간적으로 정말 두근거리고 설렜는데 ㅋㅋㅋ 설레다가도 지금 드는 이 감정이 뭔지 이해가 안되더라.
10 이름없음 2019/12/03 06:41:08 ID : 9BwNAnXvwmp 0
그 이 후로부터 그냥 별 생각없이 그 아이를 봐왔던 나는 조금 다른 감정으로 그 아이를 보기 시작했어. 보기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정도는 아니었고 조용히 두근두근한 마음이었달까 ㅋㅋ 그 순간이 이어져갔고 나는 내 감정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어. 분명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고.. 내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확실히 다른데 그럼 정말 연애감정? 말도 안돼~.~~~아니 그럼 이 기분은 대체 뭔데???? 이런 생각이 잦아진 날이 정말 많았어 ㅋㅋ
11 이름없음 2019/12/03 06:46:35 ID : 9BwNAnXvwmp 0
그러던 어느 날 내 감정에 조금 확신이 들기 시작한 건 시험이 끝나고 얼마 안 되서 선생님이 영화를 보여줬던 날이었던 것 같아. 그 영화에 김우빈이 나왔었는데 ㅋㅋㅋ 김우빈이 좀 멋있는 역할로 나왔거든. 근데 걔가 그 장면을 보고 설레발 치면서 진짜 존나 잘생겼어 존나 잘생겼어!! 심쿵한 얼굴로 보고 있는걸 봤는데 기분이 별로 안 좋은거야.. ㅋㅋ 질투였던거지.
12 이름없음 2019/12/03 06:50:41 ID : 9BwNAnXvwmp 0
남자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금 내려 앉는 느낌이었어. 나는 연애감정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 날이 조금씩 반복되면서 집에만 돌아오면 혼자 고민을 많이 했어. 얘를 좋아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 막상 연애하고 꽁냥거리는 모습 상상하면 그건 또 싫은거야. 마음이 많이 복잡했어. 그래도 학교가서 얼굴 보면 또 두근거리니까..
13 이름없음 2019/12/03 06:54:18 ID : 9BwNAnXvwmp 0
이 복잡한 마음을 갖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 애를 향한 감정은 식어지지 않고 갈수록커지더라고. 또 다시 그 애랑 연애하며 꼬옥 붙어서 지내는 상상을 해보니까 이젠 그게 싧지가 않은거야. 그때 딱 확신이 들었어. 아 나 얘 좋아하는거 맞구나 하고.
14 이름없음 2019/12/03 06:57:54 ID : 9BwNAnXvwmp 0
확신이 든 순간부터는 부정할 생각 전혀 없었고, 그냥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바로 인정했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냥 이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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