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 2019/12/16 21:08:48 ID : 04IFa0646mF 1
진짜 이게, 딱 뭐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데 나는 그냥 기적 같은 거라고 생각해 나하고 내 남자친구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서로를 안 적이 없었고 내가 그 애와 같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대 + 듣는 사람 없어도 계속해서 쓸게 + + 나는 고정닉 그대로 P/남자친구는 C로 갈게
2 P 2019/12/16 21:12:12 ID : 04IFa0646mF 0
나 역시 마찬가지로 C를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알게 되었고.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어딘가에서 서로를 만나왔고, 그 일이 아주 옛날부터 이어져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3 P 2019/12/16 21:22:15 ID : 04IFa0646mF 0
7살의 봄날이었던 것 같아.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서 유치원을 가려고 옷을 입고 창 밖을 내다보는데, 갑자기 해가 뜨는 방향으로 뛰쳐나가고 싶어져서 엄마한테 오늘은 유치원에 조금만 늦게 가도 되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당연하게도 안 된다 였지. 그 날 이후로 나는 매일 동쪽을 바라보면서 지냈어. 우리 집의 동쪽에는 모 대학의 캠퍼스가 위치해 있는데, 엄마는 유치원을 가지 않는 일요일마다 나를 데리고 캠퍼스를 거닐곤 하셨어. 그럴 때마다 알 수 없는 만족감에 휩싸여서, 7살의 일요일은 항상 행복했던 것 같아.
4 이름없음 2019/12/16 21:24:01 ID : pdTPbjz9ip9 0
ㅂㄱㅇㅇ
5 P 2019/12/16 21:30:48 ID : 04IFa0646mF 0
내가 점점 더 크면 클 수록 동쪽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커져가기 시작했고,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로 학교가 끝나면 캠퍼스와 그 너머를 돌아다니며 지내곤 했어. 그런데도 여전히 그리움은 마음에 남아서 더더욱 캠퍼스의 너머를 향해 나를 나아가게 했고. 그렇게 몇 달간 캠퍼스를 돌아다니던 어느 날이었어. 나는 하도 캠퍼스를 돌아다니다보니 캠퍼스의 구조나 길을 전부 외우고 있었고, 어디가 공사중인 지도 알고 있었어. 늘 가던 길로 돌아다녀볼까 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오늘은 공사중인 길로 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오는거야.
6 P 2019/12/16 21:42:52 ID : 04IFa0646mF 0
분명히 그 길은 공사중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발을 옮겼어. 길은 놀랍게도 이미 공사가 전부 끝난 상태였어. 아스팔트도 잘 깔려있었고, 인도와 그 주위 포석까지 모두 정비가 끝나있었지. 나는 길을 따라서 올라갔어. 그런데 길의 끝에는 한 남자애가 앉아있었어. 마치 솜사탕 같은 머리카락의 진녹색 옷을 입은 그 애가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어. 그 순간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몇 년간 찾아왔던 그 그리움이 저 애일 거라는 확신이 생겼어. 그래서 그 애에게 다가가서 말했어. 너야? 거의 반 쯤 울먹이면서 말하다보니 발음도 전부 뭉개지고 얼굴도 쭈글쭈글했을 텐데, 그 애는 살짝 웃으면서 너도 계속 찾았구나 하고 말하더라고. 그 순간 나는 심장을 실로 꿰어서 강하게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고 그 자리에 쭈그려앉아서 울었어. 그 애가 내 어깨를 살짝 잡아서 일으켜세운 다음 나를 안아주자 더 크게 소리내어 울었던 것 같아.
7 이름없음 2019/12/16 21:54:28 ID : 04IFa0646mF 0
정말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울음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꺽꺽대면서 그 애에게 안겼어. 그 애는 담담하게 바보 같은 나를 안아주고 달랬어. 나 계속 여기를 찾아왔는데, 항상 네가 없어서 너무 외로웠어. 그래도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야.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일생 동안의 선물을 한번에 다 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행복했어. 잠시 뒤 내가 진정하자, 그 애는 자기의 폰 번호와 집 주소를 적어주었어. 모르는 사람인데 이렇게 함부로 개인정보를 알려줘도 되는 거냐고 묻자 너라면 괜찮다면서 나에게 쪽지를 주고는 돌아섰어. 나는 핸드폰이 없었기에 연락은 하지 못한다고 말했어. (왕따를 당해서 친구가 없다보니 친구의 폰을 빌릴 수도 없고, 엄마나 아빠는 늘 바쁘셔서 핸드폰을 빌려주시지 않을테니까.) 그 애는 잠자코 있다가 그럼 다음 주 이 시간에 또 여기서 보자고 했어.
8 이름없음 2019/12/16 22:03:39 ID : 04IFa0646mF 0
나는 그것만으로도 좋았어. 그래서 가기 싫었던 학교도 그 주만큼은 웃으면서 밝게 지내고 학원도 열심히 다녔어.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지만 그리움이 계속 괴롭히는 것보다는 덜 지루해서 좋았어. 그리고 그 애를 만나는 바로 그날이 되자,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예쁘게 꾸미고 집을 나섰어. 직접 구운 쿠키와 편지를 들고, 언 손을 핫팩으로 녹여가며 걸어갔어. 그런데 그 애는 오지 않았어. 1시간을 기다리고 30분을 더 기다려도 오지 않았어. 결국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어. 다음 날부터 나는 감기에 걸려서 몸이 아팠지만 매일 그 곳에서 그 애를 기다리기로 했어. 그건 바보같은 짓이었어. 6학년의 졸업식 날 까지도 그 애는 오지 않았어. 나는 그렇게 그 애를 잊기로 했어.
9 이름없음 2019/12/16 22:14:52 ID : 7atvA2GldxA 0
헐 나 보고있어
10 이름없음 2019/12/16 22:26:01 ID : 04IFa0646mF 0
그리고 몇 년 후 중학교 2학년이 되었어. 여전히 왕따신세였지만 선배들과 함께하는 동아리에서만큼은 누구보다도 행복했어. 좋아하는 선배도 있었고, 여기서는 누구도 나를 얕잡아보지 않고 존중해주었어.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 교외행사프로젝트 하나를 제안하셨어. 대학 페스티벌에서 부스를 운영하는 일이었어. 나와 친구들, 그리고 대부분의 선배들은 신청서에 이름을 작성했고, 열심히 활동에 참여했어. 그리고 시간이 흘러 페스티벌이 열리는 10월이 되었어. 우리 집 옆에 있는 바로 그 대학에서 페스티벌이 열렸고, 우리 동아리는 부스에서 그간의 성과와 체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었어. 나름 화장도 신경써서 가을 분위기에 맞춰 하고(내 인생 몇 안되는 예쁜 순간 중 하나야) 부스를 운영하다 힘이 부치면 인파 사이로 빠져나와 동아리 친구들과 먹을 걸 사고 돌아다니는 등 정말 재밌게 지냈어!
11 이름없음 2019/12/16 22:34:19 ID : 04IFa0646mF 0
페스티벌은 총 이틀간 진행되었고, 둘쨋날의 일정이 전부 마무리되었을 때의 일이야. 가을 햇살과 함께 은행나무가 노랗게 빛나는 오후 5시쯤이었어. 한산해져버린 대학교의 교정 속에서 나는 쓰레기를 줍거나 의자를 옮기며 선배들을 도왔고, 친구들과 다 같이 집에 가기로 했어. 그런데 멀리서 누군가가 우리 부스를 향해서 걸어왔어.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이미 축제도 부스도 전부 끝났으니 돌아가달라고 말했어. 그런데 그 사람은 그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발을 움직이지 않은 채로 서 있는 거야. 뭔가 이상해서 고개를 들자, 그 곳에는 그 애가 서 있었어.
12 이름없음 2019/12/16 22:40:24 ID : 04IFa0646mF 0
순간 화가 났어. 그렇게나 기다렸는데 이제서야 날 찾아와? 왜? 그런데 그 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자 그냥 그 모든 서러움과 분노가 전부 사라졌어. 동시에 혼란스러워졌어. 그냥 그 애와 닮은 사람은 아닐까? 그냥 길을 물으려고 step의 목걸이를 건 나를 찾은 것은 아닐까? 무수한 그냥이 머릿속을 지나가는게 느껴졌어. 침묵이 지나간 후, 그 애가 입을 열었어. 잘 지냈어?
13 이름없음 2019/12/16 22:48:09 ID : 04IFa0646mF 0
내가 미안해.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가서 더 이상 널 찾아올 수도 없었고, 연락할 수 있는 다른 수단도 알려주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며 그 애가 조금 울었어. 나는 그 애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안아주고 눈물을 닦아주었어. 그래도 다시 만나서 다행이야. 그런데 어떻게 찾아온 거야? 라고 말하자 그냥 느낌대로? 네가 있을 것 같아서 왔어. 라면서 빙긋 웃는데 정말... 너무 행복했어. 또 다시 심장이 실에 꿰여서 강하게 당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14 이름없음 2019/12/18 22:10:26 ID : NBvA0oIE2k1 0
소설쓰니..
15 이름없음 2019/12/19 15:49:37 ID : E03Ds2snXy1 0
ㅇㅈ..
16 이름없음 2019/12/19 21:30:38 ID : heZcpU7Aqrz 0
ㅇㅈㅇㅈ..
17 이름없음 2019/12/29 18:20:03 ID : Pdwsphuq3RC 0
여기서 끝이야,,?
18 이름없음 2019/12/29 19:25:07 ID : V89xSIGlijd 0
아 그래도 재밌잖어 걍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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