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자들 많은 과는 상대적으로 (3)
2.펑 (1)
3.그냥 여사친이던 짝녀한테 (4)
4.. (1)
5.취중에 고백해버렸는데 (4)
6.. (5)
7.연락이 안돼 (7)
8.우리 아빠는 개방적인 줄 알았어 (21)
9.마음 거의 식었는데 (4)
10.짝사랑 (2)
11.여자친구를 처음 사귀어보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혀 (6)
12.짝녀 있는데 다른 애가 좀 신경쓰인다 (3)
13.끝 (2)
14.신경쓰이는 애가 있어 (2)
15.궁금한게 있어 (6)
16.. (127)
17.오늘부로 짝녀 짝사랑 접었다 (2)
18.여친한테 편지 쓰려고 하는데 (1)
19.나 아무것도 안하는데 트젠 소리들어 (1)
20.. (2)
1
이름없음
2020/01/04 01:13:54
ID : BwJQpVe7uk5
0
평소에 결혼도 애를 낳는 것도 당사자의 자유라거나 소수자 인권에 관해 자주 얘기했거든. 주변 친인척들이 꽉 막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아빠는 좀 다른 것 같아서 오늘 내 배우자가 여자면 어떨 것 같냐고 떠봤어
2
이름없음
2020/01/04 01:14:15
ID : BwJQpVe7uk5
0
그랬더니 그런 사람들 다 살아가는 건 자유지만 자신과 개인적인 친분은 맺기 싫다고 하더라
3
이름없음
2020/01/04 01:16:35
ID : BwJQpVe7uk5
0
차별하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인정하지 않는 거라 답했어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그동안 여남이 서로 사랑하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자라와서 평생 이해는 못 할 것 같대
4
이름없음
2020/01/04 01:16:53
ID : BwJQpVe7uk5
0
무슨 소리야 그게 차별이지.
5
이름없음
2020/01/04 01:18:08
ID : BwJQpVe7uk5
0
그렇게 말해도 자기는 절대 인정 안 해
생각 깊고 뚫린 사람은 되고 싶은데 그럴만한 위인이 아니니까 핑계대는 거지 뭐
6
이름없음
2020/01/04 01:18:48
ID : BwJQpVe7uk5
0
그리고 정말 그런 거라면 호적에서 파버릴 거라더라
7
이름없음
2020/01/04 01:20:45
ID : BwJQpVe7uk5
0
거기서 웃고 말았어 큭큭 너무한 거 아냐 말꼬리도 늘이면서. 내 애인이 여자인 걸 들킬까 봐 올라가지도 않는 광대를 붙들고 아빠가 아니 아버지가 담배 피러 나갈 때까지 시덥잖은 농담을 늘어놓곤 손을 숨겼어
8
이름없음
2020/01/04 01:23:03
ID : BwJQpVe7uk5
0
방금 매니큐어를 발라서 공중에서 말려야만 했는데 도저히 손을 위에 둘 수가 없더라 맨스플레인이 심한 사람이었지만 이러나 저러나 좋은 부분이 더 많아서 나는 아버지가 내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사람이라고 어느정도 믿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손이 떨렸거든
9
이름없음
2020/01/04 01:25:14
ID : BwJQpVe7uk5
0
그 와중에 지문이 묻을까, 찍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손을 숨겼어 지금도 아주 반짝거리고 예쁘다. 그 사실에 화가 난다 왜 나는 아버지가 나를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불안하기보다 손톱의 안위를 더 고려했는가. 이런 거.
어쩌면 예상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0
이름없음
2020/01/04 01:26:58
ID : BwJQpVe7uk5
0
내가 범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몇 없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그동안 이끌어냈던지라 호적에서 파버린다. 라는 말을 들으니까 현재 한국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압축해서 내게 꽂아넣은 듯했어
11
이름없음
2020/01/04 01:27:45
ID : BwJQpVe7uk5
0
여지껏 나는 운이 좋았다. 대부분 아버지와 같지. 조심해야겠다.
12
이름없음
2020/01/04 01:27:55
ID : BwJQpVe7uk5
0
근데 왜 내가 조심해야하지
13
이름없음
2020/01/04 01:30:57
ID : BwJQpVe7uk5
0
아버지의 반응을 듣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성별에 상관없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이건 아무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어. 아무도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듯이. 그래서 말하는 데에도 점점 거리낌이 없어졌고 이대로 누굴 만날 때마다 내가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굳이 애인이라고 바꾸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겠다 싶었어
14
이름없음
2020/01/04 01:34:35
ID : BwJQpVe7uk5
0
근데 아버지의 말이 날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아버지에게도 내게도 실망하는 순간이었어. 나는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소중한 누군가의 한마디에 너무 쉽게 무너지고 또 휘둘린다. 앞으로 아버지를 대할 때 오늘의 대화를 지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이럴 거라는 예상을 했어야 했어. 좀 더 단단해지고 나서, 호적이든 뭐든 아버지의 말을 흘려 넘길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나서 떠 봤어야 했어
15
이름없음
2020/01/04 01:35:04
ID : BwJQpVe7uk5
0
그 상태는 언제 올까. 지금으로써는 가늠이 안 된다.
16
이름없음
2020/01/04 01:36:24
ID : BwJQpVe7uk5
0
이래도 아버지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다 말만큼 나를 바로 내다버릴 수 있는 딸로 여기는 것 같지도 않고 나만 숨기면 좋은 부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텐데
17
이름없음
2020/01/04 01:37:35
ID : BwJQpVe7uk5
0
자주 얘기하는 그 애가, 친구가 아니라 애인이라고 말하고 싶어 정말 몹시 너무너무 말하고 싶어
18
이름없음
2020/01/04 01:38:55
ID : BwJQpVe7uk5
0
우리는 그런 비밀을 늘어놓는 사이가 아니잖아 아버지. (갈수록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라기엔 거창하고 편지와 엽서 사이 그쯤 되는 무언가를 쓰는 것 같은 기분이다)
19
이름없음
2020/01/04 01:41:17
ID : BwJQpVe7uk5
0
쓰다보니 머리가 차가워진다. 분명 아까는 울고 싶었다 그때의 나는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스위치를 끄고 켜듯 태세를 전환하는 나를 보면서 가끔 꺼림칙해. 나는 얼마나 삭혀왔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나보다 남 슬픈 일에 더 눈물을 잘 보이나 싶고,
20
이름없음
2020/01/04 01:41:43
ID : BwJQpVe7uk5
0
독립하고 싶다.
21
이름없음
2020/01/04 01:47:11
ID : BwJQpVe7uk5
0
다들 주변에서 이런 얘기 들으면 어떻게 대처해? 난 여기다가 쓰면서 생각 정리한 건데 아직도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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