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tillbuticant 2020/01/12 20:38:16 ID : s9tbcpO3zWq 1
만나기 시작하기부터 헤어지기까지, 그리고 뒤에 힘들어했던 얘기랑 그 후까지 다 말할 예정이라 조금 길 수도 있어. 전남친한테 스레딕을 아냐고 물었을 때 안다고 했으니까 이걸 쓰는걸 들킬 위험이 없는건 아닌데 그래도 한 번 써볼게
2 이름없음 2020/01/12 20:40:22 ID : s9tbcpO3zWq 0
다들 모바일 배틀 그라운드 라는 게임을 알아? 줄여서 모배라고 부를게. 나는 모배를 엄청 많이하고 좋아했어. 카톡 오픈채팅 모배방을 여러개 들어가있을 정도로. 우리는 거기서 만났어
3 이름없음 2020/01/12 20:43:24 ID : s9tbcpO3zWq 0
친해지면 또라이지만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그런 성격이었던 나는 톡방 사람들하고 친해지기가 힘들었어. 그냥 '배그하실분 있나요' 정도의 간단한 말들만 했었는데, 전남친 파티에 자리가 있다는거야. 4명이서 하는걸 스쿼드 라고 해. 전남친이랑 나 말고도 두 명이 더 있었는데, 나는 이 사람들이랑 빠르게 친해졌어.
4 이름없음 2020/01/12 20:47:36 ID : s9tbcpO3zWq 0
그 파티는 전남친, 나, 친구1(남자), 친구2(여자)이렇게 있었는데, 친구1을 일친이, 친구 2를 이친이라고 부를게. 일친이와 이친이는 나랑 멀리 살았고, 전남친이랑 나는 두시간 정도 거리에 살았어.
5 이름없음 2020/01/12 20:52:18 ID : s9tbcpO3zWq 0
어느날 일친이가 우리쪽으로 내려온거야. 그래서 나하고 전남친은 일친이를 보러 갔어. 우리집이랑 일친이가 놀러온 곳은 1시간 40분 정도의 거리였어. 꽤 걸리는 시간이지. 일친이는 친구랑 밥을 먹는 중이었고, 나랑 전남친은 거기에 같은 껴서 밥을 먹고 일친이랑은 헤어졌어.
6 이름없음 2020/01/12 20:53:47 ID : gmGoMjfU0nB 0
보고있어!
7 이름없음 2020/01/12 20:55:42 ID : s9tbcpO3zWq 0
전남친이랑 내 쪽으로 친구 두 명이 더 오기로 해서 우리는 카페에 가서 얘기를 하는데, 그 때 엄청 친해졌어! 얘기도하고 장난을 치다가 내가 얼마 전에 서울에 놀러가서 산 반지가 있는데, 전남친이 그걸 장난으로 뺏아갔어. 나는 그냥 집갈 때 챙겨가면 되겠지 생각하고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어.
8 이름없음 2020/01/12 20:57:34 ID : s9tbcpO3zWq 0
기다리니까 친구 두 명이 더 오고 우리는 동전 노래방으로 갔어. 그렇게 놀다가 내가 버스 막차 시간 때문에 급하게 먼저 가야되는 상황이 됐어. 그래서 내가 전남친한테 있는 내 물건들 서둘러 챙겨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반지를 안 챙겨온거야!
9 이름없음 2020/01/12 21:01:23 ID : s9tbcpO3zWq 0
그렇게 반지 덕분에 연락을 계속 하게 됐어. 그 날부터 반지 사진을 하루에 2~3개씩 매일매일 보내주더라고 니 반지 잘 있다면서. 그렇게 연락을 하다가 일주일쯤 뒤에 새벽에 전화를 했어. 새벽 3시쯤이었는데, 나도 편의점에 가고싶었고 걔도 편의점에 간다길래 전화를 시작했지. 편의점에 갔다오고서도 아침까지 전화를 계속 했어. 졸기도하고 깨우고 하면서. 그 때 자기 속 얘기랑 그런 심각한 얘기들도 많이 했는데, 이 때부터 나한테 마음이 생겼었대
10 이름없음 2020/01/12 21:03:04 ID : s9tbcpO3zWq 0
새벽 전화 이후로 자주 전화도 하고 모닝콜도 하는 사이가 됐어. 그러다가 곧 사귀게 됐지! 사귀고나서 알면 알수록 나랑 비슷한 부분들이나 힘들어하는 포인트가 비슷하다는걸 알게됐어
11 이름없음 2020/01/12 21:04:44 ID : s9tbcpO3zWq 0
지금은 괜찮은데 그 때는 내가 부모님이랑도 정말 사이가 안 좋았고, 친구들이랑도 다퉜었고, 무엇보다 내가 문과에서 이과로 넘어가는 바람에 적응이나 친구 관계 등이 진짜 힘들었거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전남친한테 엄청나게 의지를 하고 있었던거야
12 이름없음 2020/01/12 21:05:53 ID : s9tbcpO3zWq 0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두 시간 거리에 살았으니까 일주일에 딱 한번 주말에만 볼 수 있었어. 우리한테는 그 하루가 너무 소중했고, 다른 일주일동안 그 하루만 기다리게 됐지
13 이름없음 2020/01/12 21:08:21 ID : s9tbcpO3zWq 0
일주일에 한 번씩 보니까 보고싶은 마음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계속 커져갔고, 그래서 더 사랑했던 것 같아. 우리가 연애를 길게한 건 아니야. 80일정도? 짧은 연애였지만, 그 동안 나는 정말 '더이상 이것보다는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정말 좋아했어.
14 이름없음 2020/01/12 21:10:45 ID : s9tbcpO3zWq 0
전남친은 몸이 좀 자잘자잘하게 아팠어. 만성 두통이나 손목이 안 좋다던가 등등 자잘하게. 정말 비슷하게 나도 그랬어. 나는 아토피가 있었고, 뼈나 관절들이 남들보다 많이 약하다고 해야하나. 맞아. 나는 얘는 자잘자잘하게 아픈데가 많구나. 그렇게 알고 있었어. 정말로.
15 이름없음 2020/01/12 21:13:10 ID : s9tbcpO3zWq 0
헤어지기 일주일정도 전에 불꽃놀이를 갔다왔어. 둘만 간건 아니고 저번에 일친이랑 헤어지고 만난 친구 두 명중 한 명(고남친이라고 할게. 나한테는 아주 고마운 사람이거든), 고남친 여자친구 고여친(얘도 나한테 진짜 고마운 사람이야), 그리고 친구 두 명 더 해서 총 6명이서 불꽃 놀이를 갔어. 6명은 다 모배톡방에서 만난 사람들인데, 우리끼리도 꽤 친했어.
16 이름없음 2020/01/12 21:17:30 ID : s9tbcpO3zWq 0
그 날은 불꽃 축제잖아? 사람도 많고, 분위기 좋고, 커플들도 많고 그래서 우리는 서슴없이 스킨쉽을 했어. 내가 내숭같은 거 없고, 좋아하면 내가 먼저하기도 하는 적극적인 성격이라 부끄러워서 빼고 이런건 없었어. 이렇게 놀다가 이제 집에 가야하는 시간이 된거야. 그날따라 이상하게 얘랑 떨어지는 게 죽을만큼 싫고 왜인지 눈물도 나고 그러는거야.
17 이름없음 2020/01/12 21:20:13 ID : s9tbcpO3zWq 0
그런데 사람도 많고 길도 멀고 하니까 지하철 막차를 놓쳐버린거야.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나를 데리러 와야 하는 상황이 됐어. 친구 두 명은 집에 갔고, 나, 전남친, 고남친, 고여친 이렇게 넷이서 우리 부모님을 기다렸어. 차타고 오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신대서 기다렸지. 나는 부모님한테 전화로 혼나면서도 너무 좋은거야
18 이름없음 2020/01/12 21:22:33 ID : s9tbcpO3zWq 0
아 너랑 한 시간이나 더 붙어있을 수 있구나. 밤에 이렇게 붙어있는 게 엄청 먼 미래 얘기는 아니었구나 하면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얘기를 되게 많이 했어. (전남친은 나보다 한 살 많은 오빠였는데, 그냥 이름 부르거나 여보야 하면서 오빠 소리는 잘 안 했던거 같아) 나중에 나도 취직하고 너도 성인되면 꼭 같이 살자고. 그러면서 그 일상에 대해서 못해도 50번은 얘기한 것 같아
19 이름없음 2020/01/12 21:24:35 ID : s9tbcpO3zWq 0
내가 집에 들어오면 니가 기다리고 있는거야. 같이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니 얼굴일거야. 집을 나서서 너랑 헤어져도 집에 오면 니가 있고. 가끔 니가 술을 마시고 너무 취해서 못 들어오는 날이면, 내가 너를 데리러 가고. 니가 먼저 잠들면 나는 너를 지켜보다가 잠에 들게
20 이름없음 2020/01/12 21:25:05 ID : s9tbcpO3zWq 0
이런 얘기들? 듣기만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말들.
21 이름없음 2020/01/12 21:26:32 ID : s9tbcpO3zWq 0
불꽃 놀이는 토요일이었고, 일주일 좀 안되게 지나서 목요일이 됐어. 근데 애가 좀 이상한거야. 우린는 하루의 마무리를 꼭 3시간씩 전화를 하면서 마무리했고, 연락도 할 수 있는 모든 시간에 다 했어. 학교 쉬는 시간, 밥 먹을 때, 심심할 때
22 이름없음 2020/01/12 21:29:00 ID : s9tbcpO3zWq 0
그런데 얘가 연락도 안 받고 4시간에 한 번씩 받는 연락에는 다 이런것들 밖에 없었어.'...'웅ㅎㅎ..'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얘가 문제가 생겼거나 기분이 좀 안 좋다고 생각했어. 이 날 내가 생리통이 진짜 너무 심해서 조퇴를 한 날이었고, 나는 내가 아픈 와중에도 전남친 생각밖에 없었어
23 이름없음 2020/01/12 21:31:09 ID : s9tbcpO3zWq 0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 6시 42분에 비트윈 알람이 울렸어. 나는 원래 무음으로 해놓는 사람인데 그날따라 소리로 해놓고 싶었고, 아침 잠이 많아서 알람소리도 못 듣고 엄마가 진짜 힘들게 깨우는 사람인데 그 작은 알람 하나에 깼어
24 이름없음 2020/01/12 21:32:31 ID : s9tbcpO3zWq 0
내가 촉이나 감이 좀 좋은 편이라 내용을 읽기 전에 직감을 했어. 아 설마... 아니겠지... 속으로 끝없는 부정을 하면서, 손을 벌벌 떨면서 폰을 켰어. 맞더라고. 우리 헤어지자
25 이름없음 2020/01/12 21:34:05 ID : s9tbcpO3zWq 0
나는 왜그러냐고 무슨 일 있냐고 우리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계속 톡을 보냈고, 전화를 했고, 실감이 안 났어. 엄마가 나를 50분에 깨우러 오는데 그 때까지 계속 전화하고 톡 보내고 생각하고 그러고 있었어.
26 이름없음 2020/01/12 21:35:47 ID : s9tbcpO3zWq 0
그 때 내 상태가 정말 안 좋았어. 숨이 안 쉬어지고 숨을 크게 쉬면 가슴 중간에 뭐가 있는 것 처럼 아프고 손이 떨리고.. 내가 엄마랑 사이가 좀 안 좋았다고 한 거 기억나? 엄마는 나를 보고 아침부터 왜그러냐고 화를 냈어. 엄마 눈에는 내가 아침에 바쁜데 준비 안 하고 이불 속에 있는걸로 보였을거야
27 이름없음 2020/01/12 21:39:48 ID : s9tbcpO3zWq 0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 학교 마치고 너를 찾아가서 힘든 일을 들어주고, 우리 사이를 되돌려 놓겠다고. 우리가 이렇게 헤어질리가 없잖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발걸음이 너무 무겁고 머리가 너무 아픈거야. 결국 나는 지각을 했어. 아침에 그 톡이 오고 고남친한테 연락을 했어. 얘가 나한테 헤어지재. 이게 뭘까. 이게 뭐야?
28 이름없음 2020/01/12 21:41:56 ID : s9tbcpO3zWq 0
학교 가는 길에 고남친이랑 계속 연락을 했어. 나 어떡하냐 뭐 들은거 있냐. 고남친은 전남친한테 연락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나한테 말해주면서 나를 안심시키려고 했어. 그렇게 전화하다가 학교에 도착해서 끊고 수업을 들어갔어.
29 이름없음 2020/01/12 21:43:13 ID : s9tbcpO3zWq 0
나는 학교에서 이런 생각들을 하곤 했어. 우리가 같은 학교 였다면 쉬는시간마다 계단에서 만났을거고. 집에 같이 갔을거고, 식수대를 보면 니가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면 내가 너한테 이런 장난을 치겠지.
30 이름없음 2020/01/12 21:45:46 ID : s9tbcpO3zWq 0
여전히 그런 생각들이 나는거야. 나는 수업시간에 화장실로 뛰쳐가서 울고 쉬는 시간에는 숨죽여서 울고 다시 수업시간이 되면 고남친이랑 전화하면서 울고 고남친은 나를 계속 달래줬어. 애들은 내가 계속 화장실가서 40분씩 안 나오니까 내가 변비인줄 알았대;
31 이름없음 2020/01/12 21:48:21 ID : s9tbcpO3zWq 0
3교시가 컴퓨터실로 가야해서 가고 있는데, 나는 전과를 했으니까 반이 두 개 였잖아. 전 반 애들을 만난거야. 문과랑 이과랑 분위기가 너무 달랐거든. 나는 걔네랑 정말 친했고 의지를 많이 했고. 그래서 걔네를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났어. 그래서 복도에서 진짜 펑펑 울었어. 화장실에서 소리 죽여서 울다가 진짜 목이 아플정도로 엉엉 울었어. 애들한테 안겨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봐고 눈물이 계속 나니까 부끄러운줄 모르고 계속 울었어
32 이름없음 2020/01/12 21:50:45 ID : s9tbcpO3zWq 0
캄퓨터실에서 나는 우리가 했던 대화들을 백업하고, 우리 비트윈 로비, 니 프로필, 카톡 상메, 배경 꾸며놓은 거, 배그 소울메이트 연결돼있는거, 우리 친밀도 이런걸 전부 캡쳐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비트윈에서 갑자기 튕기는거야
33 이름없음 2020/01/12 21:52:34 ID : s9tbcpO3zWq 0
비트윈 연결을 끊은거야.나는 그걸 보고 진짜 눈물이 미친듯이 나서 또 화장실로 달려갔어. 미친듯이 울었지. 쉬는 시간이 됐고, 나는 정말 생각도 안하고 자연스럽게 전 반 애들을 찾아갔어. 그리고 또 울었어. 나 어떡하냐고. 내가 찾아가사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다 사라지고 있다고. 무섭다고
34 이름없음 2020/01/12 21:54:12 ID : s9tbcpO3zWq 0
고남친한테도 말했어. 그랬더니 조퇴하고 걔한테 가라. 이러는거야. 자기같으면 그랬다고. 어차피 자기도 조퇴할거니까 니 하면 자기도 하겠다고. 그래서 나는 쌤한테 갔어. 쌤은 어제도 생리통으로 조퇴해서 오늘은 안된다고 하셨어. 그란데 내 상태가 많이 안 좋아보였는지 상담실에서 조 쉬라고 하는거야
35 이름없음 2020/01/12 21:56:14 ID : s9tbcpO3zWq 0
그래서 상담실로 가서 선생님을 붙잡고 또 미친듯이 울었어. 나는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자기혐오가 너무 심했어. 그래서 힘들어하고 상담받고 하다가 이 학교에서도 상담을 받고 있었거든. 여러차례 받았어서 상담쌤이랑은 꽤 친했어. 쌤이 계속 들어주고 휴지로 눈믈 닦아주고 그러면서 나도 조금씩 진정을 했어.
36 이름없음 2020/01/12 21:58:01 ID : s9tbcpO3zWq 0
나는 그 전날인 목요일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그 때가 다섯끼 째 굶은 때였어. 물도 안 마시고 먹을 것듀 안 먹고 하다보니까 선생님은 탈수가 올까봐 걱정하셨는지 계속 물을 마시라고 하시더라고. 나는 물도 안 마시고 싶을 만큼 정신이 나가있어서 끝까지 안 마셨어
37 이름없음 2020/01/12 22:00:11 ID : s9tbcpO3zWq 0
선생님이 조금 자는건 어떻냐고 하셔서 자려고 하는데, 전 반 친구들이 내가 걱정된다면서 찾아왔어. 나는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조금씩 진정을 했지.그렇게 학교가 끝나고 나는 전남친을 찾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어. 내가 조금 심각한 길치라 처음보는 곳에서는 길을 정말 잘 못 찾아.
38 이름없음 2020/01/12 22:02:34 ID : s9tbcpO3zWq 0
그래도 지도에 코를 박고 어째어째 찾아갔다? 가는 길에 고여친이랑 전화하면서 고여친이 나를 계속 달래줬어. 자기도 고남친이랑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지내지 않느냐. 그리고 전남친이 너를 니가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장담하는데 절대 안 헤어진다. 이러면서. 이렇게 계속 확인하고 전화하도 페메하고 하는 바람에 배터리는 얼마 안 남아 있었어
39 이름없음 2020/01/12 22:05:22 ID : s9tbcpO3zWq 0
나는 절전모드를 켜고 어째어째 전남친이 사는 동네로 갔어. 그런데 얘가 전화도 안 받고 카톡 문자 페메. 정말 하나도 안 읽는거야. 그래서 나는 전남친 친구들한테 연락을 했어. 혹시 얘 집 어딘지 아시냐고. 그러니까 그분이 무슨 일 있냐 그래서 말씀을 드렸어. 그런데 하시는 말이 학교에서 회식을 해서 지금 이동네랑 조금 먼 곳에 계시대.
40 이름없음 2020/01/12 22:07:52 ID : s9tbcpO3zWq 0
나는 배터리가 정말 얼마 안 남아있는 상황이었고, 초절전모드는 지도를 지원하지 않는거야. 그래서 고여친이랑 전화를 하면서 고여친이 지도를 보고 나한테 길을 알려주고 나는 피시방에 들어갔어. 그 때는 너무 추웠거든. 피시방에서 배터리 충전을 하면서 컴퓨터로 여러 사람들이랑 연락을 했어
41 이름없음 2020/01/12 22:08:07 ID : U2FhgmL9ba9 0
보고있어!
42 이름없음 2020/01/12 22:09:12 ID : s9tbcpO3zWq 0
그 때 고여친이 전남친이랑 연락이 돼서 전남친이 지금 여기로 오겠다고 했대. 나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하나씩 정리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어.
43 이름없음 2020/01/12 22:11:28 ID : s9tbcpO3zWq 0
곧 전남친이 뛰어왔고, 오자마자 나한테 핫팩을 쥐어줬어.그리고 나를 데리고 나가서 얘기를 하기 위해서 카페로 들어갔어. 나는 걔 앞에서는 절대 안 울거라고 다짐을 한 상태였어. 오히려 밝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전남친을 대하고 우리 같이 버티자는 말을 계속 하면서 마음을 돌리려고 했어
44 이름없음 2020/01/12 22:13:26 ID : s9tbcpO3zWq 0
그런데 전남친은 그 때 너무 확고했던거야. 나는 나를 그렇게 차갑게 보는 눈이 너무 낯설고 무서워서 속으로 너무 불안했어.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손을 잡아도 손을 빼고, 마스크를 쓰고, 나를 보지도 않고.. 그렇기 얘기를 하다가 전남친이 카페에서 나가길래 나도 따라 나갔어
45 이름없음 2020/01/12 22:14:45 ID : s9tbcpO3zWq 0
전남친이 어디론가 가길래 나도 따라갔어. 같이 걷는다는 느낌은 절대 아니었고, 내가 따라가는 느낌. 그게 다였어. 얘는 나를 버스 정류장으로 데려가서 버스를 기다려줬어. 나는 절대 버스에 안 타겠다고 계속 말을 했고, 전남친은 대답이 없었어
46 이름없음 2020/01/12 22:17:16 ID : s9tbcpO3zWq 0
그렇게 기다리다가 버스가 안 오길래 확인해보니 막차가 끊긴거야. 전남친은 또 어디론가 걷길래 나도 따라 걸었어. 나는 얘가 나를 지하철로 데려가는 줄 알고 따라가다가 멈춰섰어. 내가 전남친을 부르면서 멈추라고 계속 말했어. 얘는 뒤로 돌아보더니 그냥 가더라고. 나는 또 뛰어서 따라갔지...
47 이름없음 2020/01/12 22:19:01 ID : s9tbcpO3zWq 0
그렇게 걷고 멈추고 전남친은 거리가 너무 많이 벌어지면 나를 기다렸어. 나는 마음이 너무 아픈거야..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그리고 니가 이렇게 힘들어할 때 내가 옆에 있어줄 수 없다는 게 거짓말같고 그런거야. 정말 모든 생각을 하다가 또 멈췄어. 그리고 말했어
48 이름없음 2020/01/12 22:20:41 ID : s9tbcpO3zWq 0
야! 나 여기 길 몰라. 너 놓치면 나 여기서 길 잃는거야. 폰 배터리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 그래도 상관없어? 그랬는데 얘가 또 뒤돌아서 가더라고. 나는 일부터 발소리가 쎄게 나도록 쿵쾅거리면서 반대로 뛰었어. 그렇게 뛰다가 뒤로 돌아보니까 아무도 없었어. 나는 얘가 따라올거라고 믿고 있었던거야 멍청하게도
49 이름없음 2020/01/12 22:24:28 ID : s9tbcpO3zWq 0
멍청하게 니 마음을 테스트 한 결과는 이랬어. 니가 나를 정말로 버렸구나. 나는 그 때 눈물이 터졌어. 12시가 다 되가는 시간에, 배터리는 없고 모르는 길 한 가운데 어둡고 추운 길에... 그리고 니가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그 때부터 나더라고 정말 길 한복판에서 쪼그려 앉아서 무릎을 감싸고 울었어. 미친듯이.
50 이름없음 2020/01/12 22:26:13 ID : vvcslClu2mp 0
ㅂㄱㅇㅇ ㅠㅠ
51 이름없음 2020/01/12 22:27:29 ID : s9tbcpO3zWq 0
나는 고남친한테 연락을 했어. 고남친은 얘네 집에 가본적이 있거든. 고남친은 나를 달래주면서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서 얘네집 위치를 대충 표시해줬어. 그런데 문제는 걔네집이랑 내가 있는 곳이 다른 동네인거야. ㅇㅇ1동 ㅇㅇ2동 이런데가 있잖아. 나는 ㅇㅇ2동에 있었고, 걔네집은 ㅇㅇ1동이었어.
52 이름없음 2020/01/12 22:28:26 ID : vvcslClu2mp 0
빨리써줘 ㅠㅠㅠㅠㅠ
53 이름없음 2020/01/12 22:29:40 ID : s9tbcpO3zWq 0
걸어서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 지도를 보면서. 위에는 후드집업하나에 아래는 치마를 입고 있어서 그 당시 바람이 너무 추웠어. 무릎이 빨개지고 내가 수족냉증이 있는데 손 끝이 아릴정도로 시렸어.
54 이름없음 2020/01/12 22:29:54 ID : s9tbcpO3zWq 0
모바일이라 좀 느려 미안해ㅠㅜㅠㅠ
55 이름없음 2020/01/12 22:30:15 ID : vvcslClu2mp 0
계속 새로고침할께 ..
56 이름없음 2020/01/12 22:32:21 ID : s9tbcpO3zWq 0
나는 걔가 준 핫팩 하나에 의지해서 무릎에도 대고 손도 녹이고 하는데 그 핫팩에 엄청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 평소에 걔는 귀여운걸 좋아했고 키가 좀 컸거든. 내가 귀엽다 그러면 아 절대 아니라고 니가 더 귀엽다고 하면서 정말 싫어했어
57 이름없음 2020/01/12 22:33:38 ID : s9tbcpO3zWq 0
그런데 이 귀여운 핫팩을 골랐울 생각을 하니까 진짜 역시 너는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피식 웃음이 났어. 하루종일 우울해서 절대 못 웃던 니가 나를 겨우 이 조그마한 핫팩 하나로 웃게 만든거야
58 이름없음 2020/01/12 22:34:03 ID : s9tbcpO3zWq 0
그렇게 웃다가 울다가 걷다보니 어느새 도착했더라고. 시간도 제법 지나가있었고.
59 이름없음 2020/01/12 22:35:40 ID : s9tbcpO3zWq 0
그래서 전남친한테 전화를 했어. 나 지금 니네집쪽이야. 그러니까 말도 안 된다고 안 볼거라고 안 나갈거라고 그러더라고. 나는 장난치는것 처럼 음~ 니네집이 여긴가? 아니면 저긴가? 56-1,56-X 오 어디지?? 이러면서 내가 여기 있다고 제발 나와달라는 마음을 담아서 얘기했어
60 이름없음 2020/01/12 22:37:15 ID : s9tbcpO3zWq 0
그렇게 10분정도 걷다보니까 타닥타닥 걷는 소리가 들렸어. 거기는 주택가여서 엄청 복잡했고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는 몰랐지
61 Stillbuticant 2020/01/12 22:39:35 ID : s9tbcpO3zWq 0
그 걷는 소리를 쫓아서 계속 걸어갔어.
62 Stillbuticant 2020/01/12 22:41:12 ID : s9tbcpO3zWq 0
맞더라고. 전남친. 고남친이랑 전화를 하면서 나를 찾아오고 있었어. 나는 혹시라고 고남친한테 불통이 튈까봐. 고남친한테 내가 알려달라고 졸랐다 그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가 고남친한테 화를 왜 내.. 이러더라고. 전남친은 급하게 나왔는지 롱패딩도 안 입고 맨투맨 하나만 입고 있는 상태였고 발목을 삐었나봐. 다리를 절고 있었어
63 Stillbuticant 2020/01/12 22:43:06 ID : s9tbcpO3zWq 0
내가 다리 왜그래..? 오다가 다쳤어? 안 아파? 괜찮아? 이렇게 말 하니까 안 아프다고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빨리 집으로 가라고 그랬어. 나는 가기 싫다고 계속 말했지. 그렇게 밖에서 1시간정도 같이 있었어. 전남친은 나한테 내가 어떻게 말할지 알잖아. 집에 가자. 응? 니가 아무리 그래도 내 결정은 안 바뀔거야. 이런 말을 계속 했고 나는 그 말들을 할 때 마다 고개를 숙였어
64 Stillbuticant 2020/01/12 22:44:52 ID : s9tbcpO3zWq 0
시간이 더 지나자 전남친은 기다리라고 말하고 집으로 잠시 들어갔어. 롱패딩을 들고 우유랑 초코파이를 주더라고. 나는 그걸 안 받았어. 먹고싶지 않았거든. 그리고 롱패딩을 나한테 덮어주려고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그것도 싫다그랬어. 너는 지금 맨투맨 하나만 입고 있는데 너 진짜 추워보인다. 니가 입어라 라는 말을 하면서
65 Stillbuticant 2020/01/12 22:46:35 ID : s9tbcpO3zWq 0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다가 전남친이 나한테 반지를 돌려주더라고. 우리가 사귈 때 맞춘 반지를 내 손에 쥐어주고 고개를 푹 숙였어. 나는 절대 싫다고 그 반지를 다시 전남친 주머니에 넣었고.
66 Stillbuticant 2020/01/12 22:48:35 ID : s9tbcpO3zWq 0
그 후에도 전남친은 나한테 집에 가자 그랬고, 나는 싫다 그랬어. 그러다 갑자기 '부모님이 와도 집에 안 갈거야?'이러더라고 나는 당연히 안 간다고 그랬지. 그러니까 그러더라고 '이미 오셨는데?'
67 Stillbuticant 2020/01/12 22:49:57 ID : s9tbcpO3zWq 0
전남친이 부모님한테 연락을 한거야. 내가 도저히 집으로 안 가려고 한다고. 죄송하지만 이까지 데리로 오셔야할 것 같다고. 그래서 부모님이 이리로 오고 계시대. 나는 부모님이랑 사이가 안 좋았고. 그 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배신감을 느꼈어. 너는 내가 이런 상황인걸 알면서도 어떻게 부모님한테 연락을 해
68 이름없음 2020/01/12 22:52:27 ID : s9tbcpO3zWq 0
나는 주택가를 달리듯이 빠져나가서 가방이랑 전남친 생일 때 커플로 맞춘 후드집업, 휴대폰을 길바닥에 내팽개치고 달렸어. 전남친이 갑자기 너무 밉기도 했고 부모님이 너무 무서웠거든. 나는 내가 그 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 그냥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거 같아
69 이름없음 2020/01/12 22:53:50 ID : s9tbcpO3zWq 0
그렇게 상가에 들어가서 쪼그려서 울고 있었는데, 너무 외로운거야. 혼자 우는 것도 힘들고 지금 너무 기대고 싶은거야. 나는 전남친이 나를 놔두고 간 걸 생각해서 이번에도 집에 갔겠지 싶었어. 그래서 울면서 휴대폰을 찾으려고 다시 돌아갔어. 그랬더니 전남친이 내 옷을 들고 달려오는거야
70 이름없음 2020/01/12 22:56:27 ID : s9tbcpO3zWq 0
너무 고맙고 너한테 달려가서 안기고 싶고 그런데 못된말부터 튀어나가더라고. 여기서는 대화 형식으로 써줄게 나 : 니가 뭔상관인데 내가 얼어 죽든말든. 이제는 상관 없는거 아니가 전남친 : 원래 지나가는 사람이 오들오들 떨고있어도 걱정되고 한다. 그래서 그런거다. 나 : 니가 언제부터 그렇게 다른 사람한테 친절했는데? 그리고 니도 진짜 추워보이니까 빨리 옷 입으라고 전남친 : 그러는 니는 왜 내 걱정을 하는데? 나 : 나는 니를 좋아하니까.
71 이름없음 2020/01/12 22:58:12 ID : s9tbcpO3zWq 0
그러니까 아무말도 안 하더라고. 그 말을 하고 나니까 감정이 북받혀서 나 안 사랑해..? 물어봤어. 전남친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을 못 했어. '내가 이제는 싫어? 그거 아니잖아. 그렇게 말해야지. 내가 기가 뭔 상관이냐고 물었을 때 그렇게 대답해야지...' 라고 울먹이니까 전남친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어
72 이름없음 2020/01/12 22:59:57 ID : s9tbcpO3zWq 0
내 옷을 챙기러 다시 주택가로 들어가니까 부모님이 계시더라고. 전남친은 계속해서 부모님한테 제가 돌려보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는거야. 나는 울면서 왜 니가 죄송하냐고 이건 내가 잘못한거라고
73 이름없음 2020/01/12 23:00:52 ID : s9tbcpO3zWq 0
그러다가 아빠가 화를 냈어. 나는 딱 5분만 시간을 달라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집으로 가겠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엄마가 아빠를 데리고 차 쪽으로 가셨어
74 이름없음 2020/01/12 23:03:46 ID : s9tbcpO3zWq 0
나는 전남친한테 이제 진짜 간다고. 80일동안 니 덕분에 진짜 행복했다고. 내가 지금까지 살던 것 중에 가장 행복했다고 고맙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전남친이 너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아. 그리고 니 인생에 첫 번째는 항상 너야 기억해. 이제는 내가 아니라 너라고. 스스로 행복해져야돼. 이러더라고. 우리 둘 다 진짜 눈물 줄줄 흘리면서 나도 말했어. 니 선택에 후회하지말라고.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너는 지금 최고의 선택을 한 거고 절대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고. 너무 많이 울지말고 힘들어하지마.
75 이름없음 2020/01/12 23:05:05 ID : s9tbcpO3zWq 0
그렇게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울면서 꼭 껴안았어. 다시는 못 보니까 그걸 다 기억해두려고 정말 꽉 안았어. 둘다 너무 많이 울었고. 엄마랑 약속한 시간이 지나서 이제 인사를 했어. 안녕. 잘지내 고마웠어
76 이름없음 2020/01/12 23:05:42 ID : s9tbcpO3zWq 0
와 두 달이나 지났고 다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눈물이 난다..
77 이름없음 2020/01/12 23:06:50 ID : s9tbcpO3zWq 0
그러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미친듯이 울었어. 그렇게 울다 잠들었는데 엄마가 말해주더라고. 내일이 아빠 생신이라 전남친 데리고 밥 한 번 사주려고 했다고. 원래 헤어진 다음 날인 토요일은 우리집에 놀러와서 같이 놀기로 한 날이었거든..
78 이름없음 2020/01/12 23:07:38 ID : s9tbcpO3zWq 0
나는 그 날 밤 세 시간동안 미친듯이 울었어. 이틀동안 밥을 단 한 끼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울기만 한거야.
79 이름없음 2020/01/12 23:08:51 ID : s9tbcpO3zWq 0
그렇게 울다가 고남친한테 전화를 했어. 그리고 위에 있는걸 그대로 얘기해주고 울면서 전화를 끊었어. 고여친한테도 카톡으로 같은 내용을 보냈어. 둘 다 내가 힘들 때 계속 전화해주고 위로해주고 했으니까 제일 먼제 알려야한다고 생각했거든
80 이름없음 2020/01/12 23:12:03 ID : s9tbcpO3zWq 0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한 시간 동안 또 울었어. 그랬더니 엄마가 말하더라고 적당히 하라고... 나는 진짜 이 집에서는 못 있겠다 싶어서 고여친한테 너한테 가도 되냐고 물었어. 고여친이랑 고남친도 장거리 연애였는데, 매주 고남친이 고여친을 보러 갔어. 그 날이 토요일이었고, 둘이 만나는 날이었어. 고여친이 당연히 오라고, 너 지금 혼자 있으면 절대 안 될거 같으니까 꼭 오라고 그러는거야. 너무 감동받아서 당장 갈 준비를 했지. 고여친은 나랑 세 시간이 넘는 거리에 살았고, 고속버스를 타야했어. 왕복 3만원이 넘는 교통비였지
81 이름없음 2020/01/12 23:13:56 ID : s9tbcpO3zWq 0
그렇게 나는 고여친한테 갔어. 터미널에서 내리니까 고남친이랑 고여친이 택시를 타고 가고 있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라는거야. 아무 생각 없이 또 기다리고 있는데 또 눈물이 나더라고. 전남친 사진을 보면서 또 펑펑 울었어.
82 이름없음 2020/01/12 23:15:10 ID : s9tbcpO3zWq 0
우리는 같이 찍은 사진이 정말 없었거든. 전남친이 손이 참 예뻤는데, 전남친이 보내준 손 사진이 대부분이고 우리 둘이 찍은 사진이 다섯 장도 안 되는거야. 그 몇 장 안 되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훑어보고 전에 백업해둔 대화내용도 다시 보면서 울었어.
83 이름없음 2020/01/12 23:17:26 ID : s9tbcpO3zWq 0
그렇게 고남친이랑 고여친이 도착했어. 걔네는 일부러 어두운 분위기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나도 계속 웃으려고 노력했어
84 이름없음 2020/01/12 23:19:06 ID : s9tbcpO3zWq 0
그런데 전남친 흔적일 수도 있는 것들을 보는데 웃을 수가 없더라. 나도 모르게 그때마다 눈물을 흘렸어. 거기 있던 시간에 반은 우는 데 썼던 것 같아. 정말 오랜만에 밥다운 밥을 먹고, 술이랑 이것저것을 사들고 고여친 집으로 갔어.
85 이름없음 2020/01/12 23:20:53 ID : s9tbcpO3zWq 0
내가 술을 정말 잘 못 마시거든. 얼굴도 잘 빨개지고 피부도 예민해서 술을 절대 마시면 안 된단 말이야ㅠㅠㅠ근데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몇 잔 마시다보니 취해버린거야. 내 주사가 전화번호부 순서대로 전화하는 거야;; 당연히 전남친은 즐겨찾기니까 제일 위에 뜨지. 나는 이건 순서대로 꼭 해야한다라는 뭔가의 철칙이 있었기 때문에 전화를 했어.
86 이름없음 2020/01/12 23:22:51 ID : s9tbcpO3zWq 0
안 받더라고? 나는 안 받는다는 사실에 울면서 한 명 씩 전화를 이어갔어. 그러다보니 전남친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받아서 울 다 막 울었어. 전남친도 술을 마시는 중이었고, 잔뜩 취해서 울고 있었어. 전남친이 고남친을 바꿔달라길래 바꿔줬지. 나는 고남친한테 스피커 폰으로 해달라고 한 다음 녹음을 해달라고 했어
87 이름없음 2020/01/12 23:24:48 ID : s9tbcpO3zWq 0
둘이서 얘기하는걸 들으면서 나는 계속 숨죽여서 울었어. 스피커 폰이고 운다고 광고하고 싶지 않았거든. 그런데 전남친이 하는 말이 (내 이름)랑 자기 전에 전화하는 게 일상이고 습관이 됐는데, 이제는 할 수가 없어... 엄청 울먹이면서 말했어. 이 말을 나도 얘네한테 했거든.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거야... 고남친이 바꿔줄까? 마지막으로 들을래? 라고 물었는데 아니라고 하더라
88 이름없음 2020/01/12 23:25:52 ID : s9tbcpO3zWq 0
나는 그 녹음을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울다가 잠에 들었어. 그렇게 하루가 지났어.
89 이름없음 2020/01/12 23:29:27 ID : s9tbcpO3zWq 0
저녁이 되고 고남친이랑 나는 집 갈 시간이 돼서 터미널에서 고여친이랑 인사를 하고 버스에 탔어. 나는 버스에 있는 3시간 중 두 시간 정도를 울었어. 처음 갈 때 여행용 휴지를 하나 샀었는데, 그걸 거의 다 써가더라고. 이틀만에. 고남친은 계속 등을 두드려줬어. 진짜 너무 고마웠어. 너희들도 알거야. 울 때 남이 위로해주면 더 왈칵 쏟아지는거. 그래서 더 울었을 수도 있고
90 이름없음 2020/01/12 23:33:12 ID : s9tbcpO3zWq 0
터미널에서 고남친이랑도 헤어지고 집을 왔어. 그런데 갑자기 내가 사는 이유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훅 드는거야. 나는 자기혐오가 굉장히 심했거든. 정말로 심했단 말이지? 사람들이랑 있다가 또 혼자가 되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내 전부를 잃었다고. 나는 지금 너 하나만 보고 살고 있었는데 내 세상이 무너졌다고.. 나한테 있는건 너 하나 였는데 니가 없으니까 내가 무너지는건 당연해
91 이름없음 2020/01/13 21:28:50 ID : jBs8nTQmnvg 0
근데 그 걔는 왜 니를 찬거야..?? 아직 좋아하는거 같은데??
92 이름없음 2020/01/14 03:42:29 ID : byFg5bDxSFd 0
으어어어ㅠㅠㅠㅠ 보고있어 보는데 눈물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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