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하 2020/03/06 21:36:36 ID : 7th9iqrxV89 0
12월 20일, 너는 내게 속으로는 엄청 긴장했으면서 안한 척 덤덤하게 다가와 고백했던 날이었어. 그때 나도 너를 좋아했기에 놀랐고 나도 좋아한다는 말 대신 안아주며 울었지. 그때 밤의 달빛은 우리를 축하하는 듯 밝게 우릴 비췄어. 12월 31일, 밤 10시에 우리는 만나 같이 1월 1일을 맞이하기로 했던 날이었어. 하늘도 우리를 도우고 있는 건지 딱 12시가 되자 눈이 내렸어. 그때 너는 내 손을 잡고선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이렇게 있어주라고 했지. 그때 주변의 공기는 멈춘 듯 너 밖에 안보였어. 1월 3일, 너와 밤에 전화하면서 많은 것을 알아갔던 날이었어. 나에게 고백하기 전 나로 인해 있었던 일들, 나의 첫인상, 나를 우연히 만나기 위해 했던 노력들. 어찌 나와 그리 똑같은지 서로 웃으며 공감하며 통화하느라 새벽 3시까지 전화를 했지. 시간이 얼마나 밉던지 너랑 있으면 빨리 지나갔어. 1월 6일, 너는 감기에 걸렸고 나에게 옮기면 안된다며 뽀뽀도 안해줬던 날이었어. 내가 해달라고 해도 단호한 목소리로 안된다고 했지. 솔직히 좀 웃겼어. 내가 감기 걸기면 바로 죽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혼자서 절제하던지. 1월 12일, 하루도 못본 날이었어. 정말 우울했지. 너가 얼마나 나에게 중요한지 알려준 날이었어. 1월 18일, 같이 술을 마신 날이었지. 너는 스쳐갔던 전 여자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었어. 술을 마시고 울며 나에게 떠나가지 말아달라며 울었지. 나도 마음이 너무 아팠어. 항상 나를 챙겨주고 지켜준다면서 정작 자신을 안챙기고 안지키니까. 2월 2일, 같이 찜질방 데이트한 날이었어. 너도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라 일분, 일초가 신기하고 설렜지. 그때는 정말 행복했던 거 같아. 2월 6일, 이 날은 너가 너무 힘들어하던 날이었어. 나와 전화하던 도중에 나에게 미안하다며 오늘은 너무 힘들다고 전화를 그만하자고 했지. 그때 내가 얼마나 당황했던지 목소리도 안나왔어. 2월 10일, 곧 있음 발렌타인이어서 초콜릿을 왕창 샀던 날이었어. 얼마나 많이 샀던지 진짜 카드값이 많이 나왔지...발렌타인 데이는 나와 영원히 관계가 없을 줄 알았지.. 2월 17일, 술집을 갔는데 너의 전여친이 왔던 날이었어. 너의 전여친은 너를 자꾸 불렀고 너도 그게 신경 쓰였는지 무시하다가 나중엔 욕을 했어. 그리고 나에게 미안하다며 술집에서 나왔지. 나는 이렇게 불편했는데 너는 얼마나 불편했을까. 2월 19일, 내가 마법에 걸린 날이었어. 내가 기분이 안좋은 걸 너는 처음봤는지 어쩔 줄 몰라했지. 처음엔 띄어줄려고 하다가 내가 계속 기분이 안좋으니까 너가 눈물이 고이면서 내가 너 기분 못띄어줘서 미안하다고 했어. 그때 너가 얼마나 나를 아끼는 지 알 수 있었어. 2월 21일, 이 날은 너가 조금 밉던 날이었어. 나에게 연락을 내가 먼저 안하니 하루동안 안했어. 나는 조금 미웠는데 그걸 제대로 표현을 못하니까 너가 엄청 답답해 했어. 우린 이때 처음으로 싸우게 됐었어. 2월 24일, 너가 자격증 딴 날이었어. 이때 내가 얼마나 기도했는지. 너도 시험 끝나자 나에게 전화를 걸어 엄청 기뻐했지. 나도 너무 기뻐서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러버렸어. 2월 29일, 나에게 찝쩍대던 남자를 너가 본 날이었어. 너는 그 남자를 눈에 불이 나듯이 보고 엄청 화를 냈었지. 심통난 너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 3월 1일, 처음으로 피시방 데이트를 했던 날이었어. 정말 서로 게임하다가 지면 화 대신 서로를 껴안았지. 진짜 그러면 화가 다 사라지는 기분이었어. 내가 원래 게임에 목숨을 거는 성격이었거든. 그리고 오늘 3월 6일, 술에 취해 나에게 전화를 건 날이야. 진짜 사랑한다고 했지. 주변 친구들에게 내 자랑을 어찌나 하던지 듣는 내가 괜히 민망했어.
2 아하 2020/03/06 21:38:12 ID : 7th9iqrxV89 0
나는 항상 그냥 그때 안만났더라면 남이고 서로 몰랐을 다른 사람에게 왜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어. 어차피 서로 남남이고 딱히 그런 감정들을 느끼지 못해봤거든. 근데 너를 만나니 달라졌어. 너는 왠지 눈길이 갔고 너는 왠지 내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어.
3 아하 2020/03/06 21:39:29 ID : 7th9iqrxV89 0
진짜 웃기지. 한 사람으로 내가 이렇게 바뀌니 말이야. 나도 내가 참 신기해. 항상 내가 우선이었던 내 인생에서 너가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4 아하 2020/03/06 21:44:25 ID : 7th9iqrxV89 0
너는 항상 나에게 묻는 질문이 있었어.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냐는 질문. 너는 전 여자들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고 많은 상처들을 받았지. 그래서 나를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는게 무서운 거 알아. 근데 나는 달라. 나는 너를 평생 아껴 줄 자신있고 너를 사랑으로 가득찬 세상에 살아가게 해줄 자신있어.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지만 너가 자기 사랑하냐는 질문엔 항상 네 글자로 답을 했어. 응, 사랑해.
5 아하 2020/03/06 21:47:11 ID : 7th9iqrxV89 0
나는 내 팔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어. 더 길어서 너를 상처받게 한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주고 싶어. 나는 내 손이 좀 더 컸으면 좋겠어. 그래서 펑펑 우는 너의 얼굴을 감싸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어. 이제 괜찮으니까 나에게 기대달라고 말이야. 너는 사람을 믿었고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게 쉽지 않겠지. 근데 이제 괜찮아. 내가 있잖아.
6 아하 2020/03/06 21:49:29 ID : 7th9iqrxV89 0
그러니까 우리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덜 사랑하는 건 그만하자. 소주잔에 가득 담긴 소주처럼 지금 우리의 청춘을 아끼지 않으며 후회없는 사랑을 해보자.
7 아하 2020/03/06 21:51:34 ID : 7th9iqrxV89 0
사랑해, 진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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