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6o2HyGtByZ 2020/03/11 14:06:43 ID : tdxDtjzcK3Q 0
제목을 뭐라고 해야할 지 고민이 되네. 이건 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연애 스토리인데 이걸 본 사람들은 나처럼 바보같은 짓 하지 않았으면 해서 고민끝에 써보려고 해! 중2때 시작해서 고등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 돼서 끝난 2년 좀 덜 되는 연애고, 현재의 나는 고2가 되었어. 헤어지고서 내가 염치도 없이 많이 힘들어 했는데 이제 내 마음이 조금 정리가 돼서 우리의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 편하게 읽어주라 (*´꒳`*)
2 ◆o6o2HyGtByZ 2020/03/11 14:57:32 ID : tdxDtjzcK3Q 0
아직 보는 사람이 없는 거 같긴 한데 첫만남 썰부터 풀어볼게! 약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해서 여기로 와 본 건데 내가 규칙을 어겼거나 하면 바로 알려주라 맨날 눈팅만 하고 직접 써 보는 건 처음이라서 ㅋㅋ
3 ◆o6o2HyGtByZ 2020/03/11 15:01:11 ID : tdxDtjzcK3Q 0
내가 살고 있는 리는 (@@리라고 할게) 이 읍에서 좀 구석? 안 쪽으로 들어와야 있는 곳이야. 막 시골은 아닌데 역이나 시내에서는 버스타고 한 10분~15분 걸리는 곳! 근데 내가 초등학교를 @@리에서 다니다가 중간에 시내 쪽 학교로 전학을 갔었고, 중학교는 다시 집이랑 가까운 @@리 쪽으로 와서 학교에 친한 사람이 별로 없었어.
4 이름없음 2020/03/11 15:01:58 ID : 2leLhtdyFbj 0
ㅂㄱㅇㅅ
5 ◆o6o2HyGtByZ 2020/03/11 15:04:36 ID : tdxDtjzcK3Q 0
그래서 1학년 때는 같은 초등학교 였던 애들이랑 거의 붙어 있었고, 반에서만 놀았는데 2학년이 되면서 친했던 애들이랑 뿔뿔이 흩어지고 좀 걱정이었지. 근데 새로 만난 친구 한 명(이제 콩이라고 할게)이랑 엄청나게 친해지게 됐어! 그리고 그 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랑도 처음 만난 거야 (걔 이름은 이제 토끼라고 할게. 걔가 토끼 닮아서 내가 엄청 놀렸거든ㅋㅋ)
6 ◆o6o2HyGtByZ 2020/03/11 15:06:57 ID : tdxDtjzcK3Q 0
헉 고마웡 토끼는 그때 콩이랑 짝꿍이었는데, 말수도 없고 쉬는시간엔 맨날 엎드려 있길래 첫인상은 엄청 조용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애구나 싶었어. 근데 학기 초반에는 짝꿍이랑 하는 활동이 되게 많잖아? 그래서 둘이 활동하는 걸 봤는데 되게 재밌게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생각한 거랑은 다른 애구나 하고 좀 관심이 생겼던 거 같아.
7 ◆o6o2HyGtByZ 2020/03/11 15:09:52 ID : tdxDtjzcK3Q 0
한 번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뭘 해도 계속 걔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남자애한테 먼저 들이댔어. 내가 낯을 좀 가려서 얼굴 보고는 말을 잘 못 하는데 먼저 페메도 보내고, 가끔 학교에서 먼저 말도 걸고 하면서 엄청 티를 냈지.
8 ◆o6o2HyGtByZ 2020/03/11 15:12:21 ID : tdxDtjzcK3Q 0
얘기가 좀 늘어지는 거 같아서 빨리 할게 미안 ㅜㅜ 그래서 내가 계속 관심을 표현했는데도 토끼는 별로 반응이 없는 거 같고, 나만 속이 타는 거야... 그때 토끼가 약간 쑥맥이었어서;; 나중에 얘기 듣기로는 자기도 나랑 비슷한 시기부터 나를 좋아하긴 했었다더라
9 ◆o6o2HyGtByZ 2020/03/11 15:16:19 ID : tdxDtjzcK3Q 0
그러던 어느날 ㅋㅋㅋ 내가 반에서 친한 남자애랑 유독 장난을 많이 쳤던 날이 있어. 그 남자애가 키도 크고 내가 작은 키에 비해 손, 발이 좀 큰 편인데 걔는 다 나보다 커서 막 슬리퍼 바꿔 신으면서 장난 치고 있었는데 방과 후에 콩이가 나보고 오늘 토끼 기분이 안 좋았던 거 같다면서 뭘 사다주면서 얘기 해보래. (토끼는 방과 후에도 학교에서 남아서 자주 놀았어)
10 ◆o6o2HyGtByZ 2020/03/11 15:18:10 ID : tdxDtjzcK3Q 0
콩이 말로는 내가 남자애랑 장난 친 거 때문에 토끼 기분이 안 좋은 거 같다고 자기 남친한테 음료수 사다 줄거니까 너도 뭐 하나 사다주래서 토끼가 좋아하는 초코우유를 사서 학교로 다시 갔지. 그리고 토끼한테 가서 기분 안 좋냐, 왜 그러냐 했는데 토끼는 또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거야. 그러다 내가 학원 갈 시간이 돼서 초코우유 주면서 이거 먹고 기분 풀어! 하고 콩이랑 같이 버스타러 가고 있었는데 토끼한테 전화가 왔어!
11 ◆o6o2HyGtByZ 2020/03/11 15:23:59 ID : tdxDtjzcK3Q 0
원래 페메만 하지 전화는 잘 안 하던 사이라 깜짝 놀랐는데 일단 받았더니 우유 고맙다고, 잘 마시겠다고 하는 거야. 그때 왜 그렇게 심장이 떨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나 진짜 바보같이 어.. 어.. 이러고만 있었어 ㅋㅋ 근데 옆에서 콩이가 지금이 기회라면서 자꾸 고백하라고 부추기는 거야. 내가 진짜 밑도끝도 없이 좋아한다고 했다... 전화 내용은 정확하진 않은데 대충 이랬어 - 나 할 말 있는데... 뭔데? - ... 여보세요?? 뭔데 말해봐 - ... 좋아해! 어?? 뭐라고? - 좋아해..!!
12 ◆o6o2HyGtByZ 2020/03/11 15:26:38 ID : tdxDtjzcK3Q 0
저랬더니 토끼가 몇초동안 말이 없더니 웃으면서 사실 자기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나는 또 당황해서 어? 어?? 이랬는데 나도 알고 있었어, 왜 이제야 말했어 이러더라. 그때는 아무 말도 못하고 아.. ㅋㅋ 이러면서 웃기만 했더니 걔가 그럼 나랑 사귀자, 이러더라. 내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었어
13 ◆o6o2HyGtByZ 2020/03/11 15:29:48 ID : tdxDtjzcK3Q 0
일단 첫만남 얘기는 여기까지야! 혹시 보는 사람들 생기면 연애 스토리 살짝 하고 어떻게 끝나게 됐는지 마저 얘기할게 읽어주는 사람 있으면 고맙구 이야기가 너무 루즈하다 싶으면 편하게 말해줘 짧게 고쳐볼게 ㅜㅜ!!
14 이름없음 2020/03/11 16:34:52 ID : s8ktwE4Lak0 0
아냐ㅑ 보고있어!!
15 ◆o6o2HyGtByZ 2020/03/11 18:06:01 ID : tdxDtjzcK3Q 0
고마워 ㅎㅎ 잠깐 짬이 났는데 얼만큼 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써 볼게! 그 후로는 그냥 보통 학생 커플처럼 연애했던 거 같아. 내 입장에선 진짜 매일매일이 영화 같았어 ㅋㅋ 친구들이 보기에도 예쁘다고 할만큼 예쁘게 사귀었고, 정말 내 온 세상이 걔였어. 롤러코스터 탄 것처럼 하루에도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말이 이해가 될 만큼 걔 때문에 울고 웃었어. 둘 다 자존심이 세서 항상 기 싸움? 엄청 했는데 항상 걔가 져줬지 ㅋㅋ 음 사건 몇 개만 얘기해볼까 하는데 좀 지루하려나?
16 ◆o6o2HyGtByZ 2020/03/11 18:10:03 ID : tdxDtjzcK3Q 0
지루해도 그냥 쓸래!!!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 내가 콩이랑 진짜 어이없는 이유로 싸우면서 같이 다니던 무리 전체랑 멀어졌었어. 근데 그 무리가 학교에서 꽤 영향력있던 애들이라 무리 애들이랑 다니면서 친해졌던 다른 애들도 조금씩 날 무시하더라. 그래서 약간 왕따?까진 아니더라도 은따 라고 봐야하나... 그런 게 됐던 거 같아. 그래서 내가 수업시간에 아프다고 보건실 가서 누워있고, 점심시간에도 밥 안 먹고 교실에 있고 그랬어. 빨리 방학하기만을 바라면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 그때 토끼가 진짜 힘이 많이 돼 줬다. 뭘 캐묻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계속 내 옆에 있어줬어. 자기도 급식 안 먹고 나랑 교실에 있어주고, 내 인생 최대로 우울했던 시간이었는데 토끼 아니었음 못 버텼을거야.
17 ◆o6o2HyGtByZ 2020/03/11 18:15:38 ID : tdxDtjzcK3Q 0
그리고 우리가 100일 때가 화요일인가? 그래서 평일이어서 제대로 못 놀고, 그 주 토요일에 놀러갔는데 그때 첫 뽀뽀도 하고 진짜 풋풋했어. 같이 영화도 진짜 많이 보고 (내 생에 가장 영화 많이 보던 시기) 아, 신과함께는 두 편 다 걔랑 봐서 볼 때마다 생각나더라. 토끼 주변에 있는 모든 여자란 여자는 다 신경 쓰이고... 싸우기도 진짜 많이 싸웠고, 서로 잘못한 거도 되게 많았지. 그래도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걔가 진짜 나한테 잘해주고, 맞춰주려고 노력했어.
18 ◆o6o2HyGtByZ 2020/03/11 18:20:55 ID : tdxDtjzcK3Q 0
다른 달달한 얘기들도 많은데 궁금한 사람 있으면 나중에 또 말해줄게! 그리고 문제는 고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시작해. 걔는 공부를 진짜 안 하는 편이어서 내신이 맞는 학교를 겨우겨우 찾아서 가야 했고, 나는 내신이 어느정도 돼서, 다른 지역의 학구열 높은?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가기로 했거든. 물론 여기서부터 모든 문제는 내 탓이고, 이 얘기를 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네 ㅋㅋ 보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 이따가 다시 올게!
19 이름없음 2020/03/11 18:47:01 ID : AmGk5WkoIL9 0
헐 ㅂㄱㅇㅇ!!
20 ◆o6o2HyGtByZ 2020/03/11 22:29:11 ID : tdxDtjzcK3Q 0
고마워! 힘이 난당 얼른 마저 끝내볼게!!! 그렇게 진짜 예쁘게 사귀고 있다가, 중3 끝과 고1 시작 사이의 겨울방학이 됐어. 알다시피 진짜진짜 중요한 시기잖아? 나는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까지 학구열 높은 학교를 택했고. 그래서 방학 때 한 달동안 매일 10시부터 10시까지 학원에 있느라 엄청 바빴고, 학원에선 쉬는 시간 말고는 폰 사용을 못 하게 하니까 당연히 토끼랑 연락도 뜸해지고, 얼굴도 자주 못 보게 되었어
21 ◆o6o2HyGtByZ 2020/03/11 22:33:04 ID : tdxDtjzcK3Q 0
근데 나는 오랫동안 얼굴 못 보면 권태가 오는 스타일이라... 이건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모든 주변 지인들 다 그래. 그래도 얼굴 보면 바로 풀린다 ㅋㅋ 특히 토끼는 내 이상형은 아닌데 진짜 보면 볼수록 너무 좋아서 화가 엄청 나도 얼굴만 보면 풀리고 그랬어 ㅋㅋㅋ 걔는 내가 그랬다는 거 모르겠지만.. 여튼 그래서 권태가 좀 오고 위태롭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토끼가 나 학원 끝나면 학원차 내리는 곳으로 데리러 와서 집 앞까지 5분?도 안 걸리는데 잠깐 얼굴 보려고 데려다주고 그랬당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진짜 고맙고 미안하네
22 ◆o6o2HyGtByZ 2020/03/11 22:35:59 ID : tdxDtjzcK3Q 0
그렇게 그때는 대충 풀리는 듯 했어! 그리고 시간은 입학식 때로 흘러간당 우리 학교에서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로 진학 한 애가 나 포함 딱 2명인데 남자애고 나랑 하나도 안 친한데다 반도 달라서 난 모르는 애들 사이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떨고 있었지... 폰 내기 전까지 토끼한테 무섭다고 어떡하냐고 그래도 나 커플링 잘 끼고 왔다면서 막 폭풍카톡 하고... 우리 반에 여자보다 남자애들이 더 많고 나 사는 지역 애들이랑 다르게 엄청 커다랬어...
23 ◆o6o2HyGtByZ 2020/03/11 22:41:58 ID : tdxDtjzcK3Q 0
선생님이 오시고, 새로운 자리를 정해주셔서 그 자리대로 앉았을 때였어. 그때 내 짝꿍이었던 남자애와, 내 앞 대각선? 이었던 남자애가 있는데 걔네는 그냥 짝꿍과 안경이라고 할게! 나는 친해지면 털털한데 그 전까지 파워 낯가림 인간이라 애들이 그땐 나 되게 착하고 조용한 애인줄 알았대. 그래서 진짜 낯 많이 가리는 동안 짝꿍이랑 안경이가 나를 되게 잘 챙겨줬었어. 특히 짝꿍이가! 계속 말 걸어주고, 필기구 빌리고, 심지어 입학 첫 날부터 낯가리는 나한테 페메 하면서 친해지려고 했었어. 중학교 때 애들과는 성향이 완전 달라서 그냥 신기하고, 챙겨주니까 고마웠던 거 같아. 지금은 그게 다 어장치는 거였구나 싶지만 ㅋㅋㅋ 그땐 몰랐어...
24 ◆o6o2HyGtByZ 2020/03/11 23:13:44 ID : tdxDtjzcK3Q 0
그리고 토끼는 방과 후에 알바를 다니게 되고, 나는 학교에서 집까지 오는데 버스로 1시간 정도가 걸리니까 서로 시간이 안 맞아서 얼굴 못보는 날이 계속 되었고, 바보같은 나는 또 권태가 왔지... 그러다 완전 학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가 수련회를 가게 되었어! 첫 수련회고 2박 3일이니까 얼마나 떨렸는지!!! 근데 거기 가면 폰을 걷는다고 하더라. 나는 어떡하면 폰을 안 내지 하면서도 토끼한테는 수련회에서 폰을 걷는다고 미리 말 해놨었어.
25 ◆o6o2HyGtByZ 2020/03/11 23:16:51 ID : tdxDtjzcK3Q 0
이때까지 짝꿍은 나에게 폭풍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안경이도 약간 츤데레? 식으로 챙겨주고 있었어. (나 남친 있는 건 애들이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수련회 가서 일이 터졌지! 짝꿍이 자기 친구들한테 날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다녔다는 얘기가 내 친구들한테 들렸나봐. 그래서 내 친구들이 짝꿍이랑 안경이가 너한테 관심이 있는 거 같다면서 엄청 부추겼어. 그때 나는 폰을 안 냈음에도 토끼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수련회니까 당연히 반끼리 협업하는 게 많은데 짝꿍이가 진짜 엄청 치댔?었던 거 같아
26 ◆o6o2HyGtByZ 2020/03/11 23:20:27 ID : tdxDtjzcK3Q 0
내가 그런 관심이 새롭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나봐. 토끼랑 지금 사이는 편안하고 미지근한 딱 좋은 온도였다면 짝꿍은 완전 뜨겁고 막 톡톡 터지는 느낌? 엄청 자극적인 그런 거였어. 이때 내가 진짜 바보같은 선택을 했지. 며칠 째 얼굴도 못 본 토끼가 귀찮게 느껴지고, 자꾸 내 눈 앞에서 알짱대고 관심 주는 짝꿍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야. 내가 진짜 가끔 충동적이게 일을 저지를 때가 많은데, 이때 완전 충동적으로 토끼한테 헤어지자고 했어. 이제 너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27 ◆o6o2HyGtByZ 2020/03/11 23:22:55 ID : tdxDtjzcK3Q 0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어. 토끼는 엄청 당황했지. 갑자기 왜 그러냐고. 난 거기다 대고 요즘 내가 소홀해 진 거 처럼 느껴지지 않았냐, 내가 미안하다면서 헤어지는 게 맞는 거 같다고 개소리를 지껄였고 ㅋㅋ 토끼는 잘난 것도 없는 내가 널 잡아서 뭐하겠냐고, 허탈한 듯이 말하더라. 사실 한 번쯤은 잡아줄 줄 알았는데, 내가 그런 마음이면 자기가 할 말이 없다면서 바로 놔주니까 나도 놀랐다. 나 진짜 쓰레기같지...
28 ◆o6o2HyGtByZ 2020/03/11 23:26:03 ID : tdxDtjzcK3Q 0
헤어지고 나서 처음은 좀 후련한 것 같더라. 나중에서야 그게 허한 느낌이라는 걸 깨달았어. 매일매일 연락하던 사람이 사라지니까 너무 어색하고 뭘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 그럴수록 더 잘 지내는 거처럼 행동했어. 애들 앞에서는 항상 웃고 카톡 프사, 배경음악도 발랄한 거로 해놓고. 근데 그것도 진짜 잠깐이었어. 좀 정신차리고서 본 짝꿍은 나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성격인 애였고, 안경이는 깊은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할 것도 없지. 2~3주 지나고 나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가 싶었어.
29 ◆o6o2HyGtByZ 2020/03/11 23:29:41 ID : tdxDtjzcK3Q 0
아, 잡아야 하는구나. 그제서야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근데 때는 이미 너무 늦었지. 처음엔 살짝 잡혀주긴 했는데, 내가 아직 마음도 머리도 정리가 덜 된 엉망인 상태로 무턱대고 잡기도 했고, 미안한 마음에 좀 망설이니까 그냥 떠나버렸어. 새 학교에서 잘 지내는 것 같더라. 사실 염치없지만 한 번 잡은 것도 아니고, 여러 번 연락 했다? 그래도 안 잡혀주더라. 그러다 마지막으로 연락 했을 떄, 그때 이미 새로운 사람과 만나던 단계이지 않았나 싶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더라. 아무것도 모르고 한 짧은 첫번째 연애 이후, 내가 두번째 연애였던 애였는데, 한 살 연상이더라고.
30 ◆o6o2HyGtByZ 2020/03/11 23:33:49 ID : tdxDtjzcK3Q 0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알고도 마음이 바로 정리되지는 않았어.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더라. 금방 헤어지겠지, 헤어질거야, 하며 토끼의 SNS를 염탐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하소연 하기도 하고. 마음 정리하려고 애쓰면서 몇 번 눈에 들어오던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나도 제대로 된 연애는 걔가 처음인지라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한다는게 상상이 안 가더라고. 살짝 가던 눈길들이 자연스럽게 토끼 생각으로 이어져서 다 시작도 전에 끝이 났어. 이게 내 행동에 대한 대가이고 벌인가, 하는 생각도 진짜 많이 했고 잠잠하다가도 훅 생각이 나며 후회가 밀려오는 시기를 일년 가까이 보냈어
31 ◆o6o2HyGtByZ 2020/03/11 23:37:17 ID : tdxDtjzcK3Q 0
그러다 얼마 전에, 집 근처에서 토끼를 마주쳤어. 서로 모르는 척했지. 토끼랑 나랑 집도 가까워서 내가 한참 잡을 땐 그렇게 보였으면 해서 밖에 나가면 일부러 토끼 집 주변 쪽으로 돌아서 가기까지 했는데 한 번을 안 보이더니, 마음 다잡으려니까 나타나는 게 밉기도 하더라. 보자마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고,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겠더라. 그리고 집에 들어오니 내 머릿 속은 어김없이 토끼 생각이 물 밀듯 밀려오면서 후회로 가득찼어.
32 ◆o6o2HyGtByZ 2020/03/11 23:38:57 ID : tdxDtjzcK3Q 0
예전엔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엄청 많이 하고, 재결합 하는 꿈도 엄청 많이 꿨는데 지금 여자친구랑 예쁘게 잘 사귀고 있는 거 아니까 그런 생각하는 것도 미안하더라. 걔만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여자친구는 나처럼 좋아하지 않았으면, 나보단 덜했으면, 나보다 오래가지 않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가득했거든. 나중에는 그냥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 뿐이었어.
33 ◆o6o2HyGtByZ 2020/03/11 23:41:33 ID : tdxDtjzcK3Q 0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어차피 이렇게 있어봤자 못 돌아간다, 돌아갈 수 없다, 다 내 잘못이다 하는 생각을 거의 날 세뇌시키는 것 처럼 계속 되새겼어. 그리고 개한테 보내지지 못할 편지를 썼지. 내가 이별을 말하게 된 이유와, 그 전후의 상황, 그리고 미안하다는 뭐 구구절절한 내용이지. 쓰다보니 A4용지로 한 장 넘게 나오더라 ㅋㅋ 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니까 속이 좀 개운해지더라.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 안 믿었는데 이제 좀 믿겼어.
34 ◆o6o2HyGtByZ 2020/03/11 23:46:24 ID : tdxDtjzcK3Q 0
원래 토끼랑 관련된 얘기를 하면 항상 가슴 한 쪽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안 그런 걸 보니 내가 진짜로 무뎌지고 있긴 한가봐! 아마 평생 토끼를 잊지는 못할 거 같아. 내가 진짜 잘못하기도 했고, 진짜 좋아하기도 했으니까. 토끼는 지금 그때 만난 새 여자친구와 잘 지내고 있는 거 같아. 몇 달 뒤면 그 애랑 일주년이 되겠네. 내 바보같은 연애 스토리는 여기서 끝이야! 만약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 있다면 정말 고맙다는 말 하고 싶고, 날 쓰레기라고 욕해도 좋고, 뭐라고 말해도 좋아. 그리고 혹시나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봐 줘!!! 마지막으로, 이걸 읽은 너희들은 나처럼 바보같은 실수하지 말고, 지금 소중한 사람한테 온 마음을 다해 잘 해줘. 숨기지 말고, 밀당 이런 거 하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온 마음을 다해서!
35 이름없음 2020/03/11 23:50:52 ID : AmGk5WkoIL9 0
헐 레주 많이 힘들었겠다 ㅠ
36 이름없음 2020/03/11 23:53:08 ID : 2leLhtdyFbj 0
힘들었겠다...수고해썽
37 ◆o6o2HyGtByZ 2020/03/12 01:19:07 ID : tdxDtjzcK3Q 0
고마워 ㅠㅠ 사실 욕 먹어도 싸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말 들으니 위로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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