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23 20:59:23 ID : alhatvA7uk8 0
다른 스레에 쓰려니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아서 그냥 스레를 한 번 세워봐. 문제 되면 펑할게. 나는 지금도 이 때의 일을 떠올리면 이까짓것 오해 때문에 내가 왜 불안에 떨었지 싶어. 그리고 이 일은 나한테 트라우마가 되었지만 이제는 조금 괜찮아졌기에 풀어 보는 거야.
2 ◆dO5U1CmMqi0 2020/03/23 21:02:57 ID : alhatvA7uk8 0
인코 달고 시작할게. 인코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야. 음... 사실 5학년 1학기 때까진 반 애들과 나름 잘 어울렸어. 소속된 무리 없이 이곳저곳 잘 끼어서 잘 놀았었지. 뭐... 나름 생일파티도 초대 받고 당시에 폰도 없었던 나한테 친구들이 게임 하라고 폰도 흔쾌히 빌려주고 그랬었으니까. 아, 혹시 보는 사람이 있다면 편하게 흔적 남겨줘! 더 열심히 써볼게ㅎㅎ
3 ◆dO5U1CmMqi0 2020/03/23 21:06:36 ID : alhatvA7uk8 0
그래, 이 일은 5학년 2학기 때 일어났어. 난 당시 손톱 물어 뜯는 버릇이 굉장히 심했어. 지금도 그렇지만 많이 나아진 편이고. 종례 시간에 손톱을 한창 물어 뜯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는 거야. 그래. 옆 분단의 남자애가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 편의상 얘를 S라고 할게. 내가 쳐다보니까 깜짝 놀라더니 딴 데 보는 척 하더라. 나는 뭔가 싶었어. 그리고 다음날 부터 내 별명은 '코파'가 되었어.
4 ◆dO5U1CmMqi0 2020/03/23 21:10:43 ID : alhatvA7uk8 0
왜 그런 별명이 붙었냐고? 내가 코딱지 팠다고 S가 학급 전체에 소문을 낸거야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어이 없었다. 나는 당시에 손톱 물어 뜯은 거라고 해명했지만 애들이 그걸 들을 리가 있겠니? 한 술 더 떠서 내가 코딱지 파서 먹었다는 말도 붙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아직도 생각하면 억울하다. 난 손톱 물어 뜯은 거라고 개갞끼들아~~~
5 ◆dO5U1CmMqi0 2020/03/23 21:15:09 ID : alhatvA7uk8 0
아무튼... 이 소문이 나고 나의 수난시대가 시작 되었어. 사실 다음날에 바로 안 건 아니고, 5교시 쉬는시간 쯤 되어서 알았어. 정보 시간(컴퓨터 수업)에서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교실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교실에 가보니 내 패딩 조끼가 바닥에 있는 거야. 검은 먼지도 조금 묻어 있었고. 주위에 있는 애들한테 이게 뭐냐고 했더니 자기들도 모른대.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서 그 조끼를 터는데 조그만한 종이 뭉치들이 떨어지는 거야. 난 이게 뭔가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자기들 딴에 코딱지라고 만들고 뿌려놨던 거 같네ㅋㅋㅋㅋ ㅈ같아...
6 ◆dO5U1CmMqi0 2020/03/23 21:25:16 ID : alhatvA7uk8 0
그리고 날이 갈 수록 놀리는 게 심해졌어. 칠판에 'COPA 코파'라고 적어 놓고 당시 유행했던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 패러디 해서 '코파는 자유다' 이러고... 나는 그때 어린 나이에 자퇴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 초등학교는 자퇴가 안 되긴 하지만서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생각을 했나 싶어. 심지어 종이 쪼가리 뭉쳐 놓은 걸 코딱지랍시고 나한테 던지는 애들도 있었다니까? 아... 쓰다보니까 열 뻗치네. 그리고 우리 반에 일진 행세 하고 다니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얜 뭐라고 부르냐... 노X페이스 빨간 패딩 입고 다닌 기억 밖에 없는데 노딩이라고 불러야겠다. 아무튼 노딩이가 앉아 있는 나를 갑자기 뒤에서 꽉 끌어 앉는 거야. 뭐지 싶어서 어어 그래 하고 받아줬는데 알고 보니까 코파라고 써놓은 포스트잇을 등에 붙여 놓은 거 있지?
7 이름없음 2020/03/23 21:35:41 ID : 2Ns02tuoHCr 0
??? ㅂㄱㅇㅇ
8 ◆dO5U1CmMqi0 2020/03/23 21:54:34 ID : alhatvA7uk8 0
미안, 동생 공부 좀 도와주고 왔어. 계속할게. 난... 노딩이가 했던 행동 때문에 대학생이 된 아직까지도 내 친구가 뒤에서 끌어 안아도 '얘가 등에 포스트잇 붙이려고 하나?'라는 생각을 해. 물론 그런 적은 전혀 없었지만 트라우마가 된 거 같더라고. 소문 퍼뜨린 S는 어떻게 됐냐고? 걔도 당연히 놀리는 거에 동참 했었지. 난 그 새끼만 생각나면 아직도 치가 떨려. 6학년 반 배정 받는데 걔랑 같은 반 안 된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그 교실 안에서 울 뻔했어.
9 ◆dO5U1CmMqi0 2020/03/23 21:59:42 ID : alhatvA7uk8 0
그리고 6학년 때엔 1, 2, 3반이 3층이고 4, 5, 6반이 4층이었어. 걘 3층에 있는 반이었고 난 4층에 있는 반이었는데 너무 좋더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나의 5학년 2학기는 정말 쓰레기 같았어. 잘못 퍼진 소문 때문에 그렇게 따돌림 당하고... 나는 그때부터 반 애들에게 아침부터 놀림 당하기 싫어서 지각하지 않을 만큼으로 아슬아슬 시간 지켜서 등교하고 쉬는 시간마다 도서실에 가서 책을 읽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그 소문을 몰랐던 마이웨이인 친구 두 명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나랑 취미도 비슷해서 셋이서 같이 어울려 놀았었어. 비록 이 둘은 지금 사이가 안 좋아서 따로 만나서 놀지만 아직까지도 인연을 이어주고 있는 고마운 친구들이야.
10 ◆dO5U1CmMqi0 2020/03/23 22:05:09 ID : alhatvA7uk8 0
뭐... 이런 일도 있었어. 반 애들이 날 코파라고 부르는데 어울려 노는 두명의 친구 중 한 명(그림이라고 부를게)이 코파가 뭐냐는 거야. 근데 난 이 친구들에게서도 버림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그냥 나도 모른다고 대답을 했어. 그림이에게는 최근에 들어서야 사정을 설명했는데 얘는 내가 그런 건지 전혀 몰랐다는 거야. 미안하다면서 울더라.
11 ◆dO5U1CmMqi0 2020/03/23 22:11:19 ID : alhatvA7uk8 0
지금 봤다, 미안해. 고마워ㅎㅎ 5학년 때엔 안 그래도 담임도 쓰레기 같았어. 자기가 좋아하는 학생 외에는 관심이 엄청 없었거든. 자기 자랑 하는 것만 좋아하고. 쉬는 시간에 나 놀림 당하는 거 분명 알았을 텐데 아무 언급이 없더라. 그리고 그림이가 공부를 잘했거든. 근데 그림이랑 그림이 부모님 동의 없이 자기 멋대로 걜 영재과학반인가 어디에 넣은 거야ㅋㅋㅋㅋㅋㅋ 난 걔가 자진해서 들어간 건 줄 알았는데 어이가 없어짐... 어처구니 없는 건 동생이 나랑 같은 초등학교 다녔었는데 2학년 땐가 3학년 때 이 선생이 담임이었대. 나한테는 정작 관심 없었는데 우리 동생은 아껴주고 잘 대해줬다더라. 그럼 나는 왜 그랬던 거야? 왜 내가 애들에게 괴롭힘 당할 땐 모른 척 한 거야?
12 ◆dO5U1CmMqi0 2020/03/23 22:17:36 ID : alhatvA7uk8 0
솔직히 5학년 때 담임과 같은 반이었던 애들 대부분에게 원한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구성원을 까먹었네. 지금은 몇몇 애들만 기억나고. 일단 내 친구가 되어줬던 그림이와 고앵. 그림이는 그림을 잘 그려서이고 고앵이는 얘가 좋아했던 캐릭터가 고양이었어ㅎㅎ 아무튼, 익명을 빌려서 말할게. 고마워, 너희가 없었더라면 난 그 지옥 같았던 2학기를 견딜 수 없었을 거야. 물론 너희는 지금 시점으로 사이가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둘 다 내 친구인 건 변함 없어. 고마워. 그리고 지금부터 따돌림을 주도했던 새끼들과 담임 깐다.
13 ◆dO5U1CmMqi0 2020/03/23 22:24:45 ID : alhatvA7uk8 0
일단 S를 깐다. 얘 이름에 ㅅ이 들어가거든. 야, 이 새끼야. 네가 제일 악질이야. 너 진짜 그 소문 왜 퍼뜨렸어? 어떻게 하면 손톱 물어 뜯는 게 코 파는 걸로 돼? 혹시 나한테 악감정 가지고 있었어? 나는 너 때문에 2학기가 엉망진창이 되었어. 그리고, 설령 내가 진짜 코를 팠다고 쳐도 그걸 처 얘기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너 진짜 입 가볍다ㅋㅋ 혹니 물에 들어 가면 입만 동동 뜨지 않을까? 나는 네가 정말 원망스럽고 길에서 만나면 한 대 줘패고 싶어. 너 진짜 왜 그랬어? 내가 6학년 때엔 5학년 때의 일 싹 다 잊으려고 노력해서 신경 안 쓰고 살아서 네 근황은 중학교 입학할 때 쯤에 끊겼는데 존나 하는 일 마다 안 풀리고 배배 꼬인 인생 살기를 바랄게. 솔직히 너 나보다 몸집도 작고 키도 작고 얼굴도 희멀건한 안경잡이였잖아. 만약 내가 5학년 때 너 한 번 줘팼으면 어떻게 됐을까?
14 ◆dO5U1CmMqi0 2020/03/23 22:37:21 ID : alhatvA7uk8 0
노딩아, 안녕? 난 네가 했던 행동 때문에 아직도 누가 포옹하려는 걸 의심하는 성격이 되었어ㅎㅎ 그리고 너 초딩 때 자칭 일진이라면서 노X페이스 빨간 패딩 입고 다녔는데 솔직히 그거 존나 안 어울렸어ㅋㅋㅋㅋㅋ 진짜 대박 싼티 나고 구려 보였어. 게다가 너... 그 때 염색하고 다녔지? 그거 진짜 촌스러웠어... 너 그리고 6학년 때 다른 지역으로 전학 갔다가 중2 때에 다시 우리 지역, 내가 다니는 중학교로 전학 왔더라. 애들이 너 전학 온 이유 몰랐다고 생각했지? 너 초6 때 전학 갔던 곳에서 사람 하나 패서 이 학교 저 학교 전학 다니다가 우리 학교 오기 전에 있던 학교에서도 사고 거하게 쳐서 우리 학교 온 거라며? 이 새끼를 받아 준 우리 학교도 똘추다, 진짜... 사실 나 중학생 때 국어 교사 싫어했는데 네가 하도 그 선생한테 싸가지 없이 대하니까 그 선생 화나서 너보고 강전 왔냐고 했던 거, 솔직히 통쾌하고 시원했어ㅎㅎ 노딩아, 내가 다른 할 말은 없고... 너도 인생 존나 꼬였으면 좋겠다. 중학교 졸업하고 간간히 네 소식 들렸는데 그 때도 일진 행세 다닌다고 들었을 때 얼마나 한심해 보이던지...
15 ◆dO5U1CmMqi0 2020/03/23 22:42:56 ID : alhatvA7uk8 0
그리고 여기 거론 안 된 K도 깐다. 얘 이름 영문 변환하면 K가 들어가서 말이야. K야, 너도 S처럼 존나 삐리했던 새끼였는데... 진짜 존나 나댔어, 너... 나한테 막 울으라고 하고... 미친 새끼 진짜ㅎㅎ 뭐... 넌 아는 근황 딱히 없으니까 길게는 안 적겠는데 너도 인생 한 번 될대로 꼬였으면 좋겠어~ 안 그래도 질 나쁜 남초 커뮤니티 엄청 한다는 소식을 고앵이한테 들었는데 가관이더라. 그래... 계속 해라... 인생이 좆 되어봐야 정신 차리지. 안 그러니?
16 ◆dO5U1CmMqi0 2020/03/23 22:47:02 ID : alhatvA7uk8 0
그리고 5학년 때 담임이었던 E 선생님! 난 네가 존나 싫었어요... 학생 편애하고 관심 없는 학생은 찬 밥 신세였고... 사실 그림이도 너 존나 싫어했어. 그림이가 너 좋아한 줄 알았지? 그림이는 자기 감정 표현 잘 안 하니까! 내가 따돌림 당했을 땐 모른 척 하더니 우리 동생 담임 되니까 동생한테 존나 잘해주더라? 뭐지? 난 그거 듣고 기가 막혔다. 그럴 거면 나는 왜 신경 안 써줬냐고...
17 ◆dO5U1CmMqi0 2020/03/23 22:50:35 ID : alhatvA7uk8 0
내 얘기는 여기서 끝이야. 5학년 때 일은 아직도 내게 상처고, 트라우마야. 이 일을 기점으로 해서 내 성격은 소심해지고, 사람을 잘 못 믿게 되었으니까. 그래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무 짧네... 근데 기억나는 이야기는 이것 밖에 없는 걸. 기억 나는 거 있으면 일단 이 스레에 적겠지만... 당장은 기억나는 이야기가 없어. 여기까지 봐줘서 고마워. 이 스레 읽고, 질문은 언제든지 해도 좋아. 난 스레딕에 자주 있으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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