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5/19 10:20:29 ID : Gk2mtz9a61z 0
우리 아빠가 연세가 많으신데 요즘 자꾸 아프다고 하셔 곧 돌아가실 것 같기도 해. 작년에 수술을 한번 받으셨거든. 근데 생각해보면 인간은 매일 나이 먹으면서 죽어가는 거잖아. 그래도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어려운 것 같아.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내가 살아있는 이 땅에 누군가 사라져가는 걸 느끼게되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야 할지 준비하고 싶어. 아빠가 돌아가시면 나는 가족이 아무도 없거든. 너네는 어떻게 하면 이런 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2 이름없음 2020/05/19 11:50:55 ID : bg1xCi60nxu 0
무덤덤하게가 아니라 원없이 슬퍼하고 추스르는게 맞아 이걸 도와줄 사람은 무경험자가 아니라 가족을 잃어본 사람들이니까 유가족들 관련된곳 검색해봐
3 이름없음 2020/05/19 11:59:18 ID : BxRyJO2txWl 0
시간. 대부분 시간이 약. 시간이 지나면 돌아가신 분이 잊혀진다 뭐 그런건 아니고, 생각은 계속 나지만 감정이 변하는거 같아. 나는 아빠 돌아가신지 15년 됐는데 아직도 생각이나. 아침에 면도를 할 때, 출근길에 넥타이 맨 어르신들을 볼 때, 직장에서 일을 할 때, 친구들 만나서 술 한 잔 마실 때, 엄마 얼굴을 볼 때... 문득 문득 생각이나. 돌아가시고 얼마간은 시간 지나면 생각이 안나겠지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생각은 계속해서 나. 다만 그것에 익숙해지는거고, 익숙해지다보니 감정이 변하게 되더라. 슬픔이 애틋함으로, 애틋함이 그리움으로, 그리움이 고마움으로. 지금은 그냥 아버지도 언젠가는 돌아가시겠구나 ..하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 나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야지, 슬퍼하지 말하야지 하는 다짐들도 직접 겪어보면 무의미해질 수 있거든. 내가 그랬어.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 돌아가시는 걸 많이 봐서 나름 죽음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음의 준비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빠의 죽음을 마주하게 되니 참을 수가 없더라. 살면서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었어. 그러니 지금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계획하지 말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행복하고 즐겁게 보낼까 계획하는게 어떨까 싶어. 그리고 시간이 됐을 때.. 그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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