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같은 반인데 걍 고백하고 연끊어?.. (5)
2.너희는 말이야 (6)
3.그 스레 어디갔지 (1)
4.짝사랑이 처음이라 너무 힘들어 (2)
5.너희들의상형을 적고가자 (25)
6.혜룽이 여친일었어???? (4)
7.오늘 스퀸십 엄청 해서 기분좋다 (15)
8.아 좋아해 아냐 안좋아해 ㅠㅠㅠㅠㅠㅠㅠㅠ (3)
9.목소리만 듣고 반했어 (15)
10.보고싶을 때 쓰는 스레 (335)
11.10살 연상 좋아하는 미친 고딩의 짝사랑 포기를 위한 스레 (15)
12.고민좀 들어줘 (5)
13.이게 뭔뜻이야 (2)
14.짝녀가 친구랑 연애해 (3)
15.너가 점점 흐릿해져서 (82)
16.1 (8)
17.펑 (6)
18.고백은 못할것 같아 (4)
19.나 원래 이상형 긴생머리였는데 (6)
20.다들 머짧 부치에 치이는 포인트 있어? (9)
1
◆O2mpPdBbzQk
2020/06/03 08:11:43
ID : JTRwnvcspap
0
제곧내. 난 고딩이고 현재 나랑 10살 차이나는 언니를 좋아하고 있어. 학생들이 선생님 가볍게 덕질하고 좋아하듯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엄청 진지하게 짝사랑 중이야... 내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좋아해본적이 없었을 정도로.
물론 그 언니는 나를 연애적인 의미로 좋아하지 않고 좋아해서도 안되는 위치지.
그렇기 때문에 조금씩 포기하려고 노력중인데 그 과정이나...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을 좀 정리할까 싶어서.
2
◆O2mpPdBbzQk
2020/06/03 08:13:18
ID : JTRwnvcspap
0
자세하게 말하면 인증감이 되니 조금 두루뭉술하게 말해야지. 언니는 그냥 A 언니라고 해둘게.
언니랑은 가족끼리 좀 건너건너 연이 닿아 알게 된 경우였어. 가족이었다는 건 아니고, 가족의 지인분들의... 여차저차해서 알게 됐고, 가족 일...? 이라할까 그런 일들을 자주 만나게 되면서 조금 친해졌어.
3
◆O2mpPdBbzQk
2020/06/03 08:16:00
ID : JTRwnvcspap
0
처음에는 호칭이 문제가 됐어. 언니는 나를 그냥 이름으로 부르면 됐지만 나는 언니를 뭐라 불러야 할지 감이 안잡혔거든.
A씨? 라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모 소리 들을 나이도 아니잖아? 그래서 난 처음부터 언니라고 부르려고 했는데 언니가 그걸 싫어했었어.
"이 나이 먹고 10살이나 어린 고등학생한테 언니 소리 들으면... 양심이 좀 아파..."
그렇게 말하면서 쓰게 웃길래 언니 아직 충분히 젊다고, 언니 소리 들어도 손색 없다고, 그리고 언니라고 안 하면 따로 부를 호칭도 없다고 하면서 거의 반강제로 호칭을 밀어붙였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난 언니말고 다른 호칭이 더 어색할 것 같았으니까.
4
◆O2mpPdBbzQk
2020/06/03 08:18:27
ID : JTRwnvcspap
0
언니는 키도 크고, 피부고 하얗고, 예쁘고, 번듯한 직업도 있고, 학벌 좋고, 착하고, 아무튼 내가 보기엔 완벽한 사람이었어.
처음에는 좋아하는 것 까지는 아니고... 그냥 미성년자들이 어른 보면 느끼는 그런 동경이었어. 뭔지 말할수는 없지만 언니는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돈도 꽤 잘 벌고 엄청 지적이었거든. 물론 단순히 내가 어려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5
◆O2mpPdBbzQk
2020/06/03 08:20:37
ID : JTRwnvcspap
0
왜 다들 이런 상상 많이 해보잖아? 난 크면 어떻게 살거다~같은 ㅋㅋㅋ 나도 그런 이상이 있었고 A 언니는 나의 그런 이상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만 같은 사람이었어. 그래서 더더욱 언니에게 관심이 갔고 호감이 갔어. 아, 물론 이때는 그냥 단순히 어린애가 언니를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고 올려다보는? 그런 정도였어. 그래서 난 언니가 날 귀찮아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자주 연락도 하려고 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때마다 달려갔어. 언니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내 꿈과 목표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희망이 생겼거든.
6
◆O2mpPdBbzQk
2020/06/03 08:22:49
ID : JTRwnvcspap
0
언니는 내가 어려서 그랬는지 날 엄청 귀여워했어. 처음엔 안 그랬는데 조금 친해지니까 막 머리 쓰다듬고, 가끔 볼 찌르고 늘리는 장난도 하고 하면서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
같이 밥 먹고 있는데 내가 밥 먹는 걸 보길래 왜 그러느냐 물으면,
"레주야. 너 햄스터 같아서 귀여워."
대화하다가 내가 의욕적으로 신나서 얘기하면 갑자기 머리 쓰다듬으면서,
"어른스러운 줄 알았는데 역시 아직 애네. 귀엽다."
연락하다가 이모티콘 쓰면 갑자기 웃으면서,
"그 이모티콘 너랑 닮았다. 귀여워."
7
◆O2mpPdBbzQk
2020/06/03 08:24:40
ID : JTRwnvcspap
0
언니는 진짜 틈만 나면 나한테 귀엽다고 했어. 그런 칭찬을 아예 안 들어본 건 아니었지만 A 언니가 하듯이 시도때도 없이 그러는 건 들어보질 못해서... 부끄럽기도 하고 좋기도 했어.
귀엽다는 칭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언니가 예뻐서? 그도 아니면 언니가 내 목표와도 같은 사람이어서?
이유나 시기는 모르겠지만 정신 차려보니 난 이미 언니한테 동경을 넘어선 마음을 품고 있었어. 그냥 서서히 좋아졌는데, 어느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이건 단순한 동경 같은 게 아닌 것 같다고.
8
◆O2mpPdBbzQk
2020/06/03 08:26:26
ID : JTRwnvcspap
0
언니를 좋아한다고 자각하게 된 뒤로는 매일이 행복함과 동시에 지옥이었어. 언니랑 연락하고, 만나고, 언니를 생각만해도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데, 그와 동시에 언니의 나이를 떠올리면 갑자기 침울해졌거든. 난 언니랑 사귈 수 있으면 정말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고 느꼈지만 머리로는 알아. 그래선 어차피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언니는 날 연애적인 의미로 좋아하지 않고 무엇보다 그러해서도 안된다는 걸 머리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괴로웠어. 사실 지금도 그래.
9
◆O2mpPdBbzQk
2020/06/03 08:29:01
ID : JTRwnvcspap
0
언니는 틈만나면 나한테 귀엽다고 했는데, 그 말이 설레임.. 같은 감정에서 비롯된 게 아닌 정말 어린아이나 소동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너무나도 잘 느껴졌어. 왜냐면 내가 길가다 귀여운 강아지를 봤을 때 아마 언니가 날 볼때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 것 같거든.
10
◆O2mpPdBbzQk
2020/06/03 08:30:05
ID : JTRwnvcspap
0
하루는 A 언니가 내게 말했어. 본인이 외동이라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물론이고 가정사는 더더욱 말해주지 않는 사람이라 조금 놀랐어.
그 날 A 언니는 말했어. 어릴때는 동생을 가지고 싶었다고.
그리고 A 언니는 또 말했어. 내가 동생 같다고.
언니는 그 말을 들었을때의 내 기분을 알까.
11
◆O2mpPdBbzQk
2020/06/03 08:32:17
ID : JTRwnvcspap
0
A 언니가 말해줬어. 본인은 엄한 집에서 자랐대. 많이 맞았대. 대들기라도 하면 그날이 제삿날이라고 할 정도였어.
언니가 그랬어. 어릴때는 혼자 그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게 무서워서 형제나 자매를 원했다고.
그런데 커서 보니까 그런 시간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고 나 혼자만 견디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고 그랬어.
그리고 그 시간을 넘어선 지금은 마치 내가 동생 같이 느껴진다 그랬어. 어릴때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고 그랬어.
12
◆O2mpPdBbzQk
2020/06/03 08:33:48
ID : JTRwnvcspap
0
이게 조금 친해졌을 때 들은 얘기였어.
좀 더 지나서는 뭐랬는지 알아? ㅋㅋㅋㅋ
내가 언니의 자식 같이 느껴진대. 말 잘 안 듣는 웬수새끼가 하나 생긴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어.
그래서 내가 말했어. 언니 아직 서른살도 안되지 않았느냐고.
그랬더니 A 언니가 말했어. 그만큼 내가 어려보이는 거라고.
가슴이 아팠어.
13
◆O2mpPdBbzQk
2020/06/03 08:36:03
ID : JTRwnvcspap
0
나는 늘 언니의 말이 마음에 안 들어서 반항했어. 늘 툴툴거렸어.
"나도 이제 고등학생인데. 애 아니야."
내가 아무리 투정을 부려도 언니는 그것마저 귀엽다는 듯이 웃었어.
"고등학생이면 애지. 레주도 내 나이 돼 봐. 20대 초반도 막 애기처럼 보여."
14
◆O2mpPdBbzQk
2020/06/03 08:36:37
ID : JTRwnvcspap
0
한국사람들은 1인칭을 자주 쓰잖아? 언니가~ 오빠가~ 하는 식으로. 언니는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지 않았어. 맨 처음 만났을 때 언니라는 호칭이 양심에 찔린다더니, 아직도 그렇게 느끼나 봐.
15
◆O2mpPdBbzQk
2020/06/03 08:39:13
ID : JTRwnvcspap
0
A 언니가 자꾸 나보고 고등학생이면 아직 애라길래 내가 그랬어. 나도 이제 몇 년만 있으면 성인이라고. 얼마 안 남았다고.
그랬더니 언니가 말했어. 내가 성인이 되면, 언니는 서른살이 넘어버린다고 말이야.
"난 그때쯤이면 서른도 넘어~ 언니한테 넌 평생 어린애야."
그제야 눈치챘어. 내가 성인이 된다 해도 언니와의 나이차이가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아니, 눈치챘다는 말은 조금 어울리지 않으려나? 알고 있었지만 열심히 부정해 온 사실을 직면했어.
그래도. 아무리 10살 차이가 적은 차이는 아니라고 해도, 너무 애기 보듯이 보는 거 같아서 조금 서글퍼졌어. 그야 언니는 날 귀엽고 어린 동생 정도로만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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