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 짝녀랑 통화하고 싶어 (9)
2.양성애자들 취향 말해봐 (30)
3.내가 좋아하는애가 결혼한대 (7)
4.. (1)
5.하 나 미칠거 같아 (1)
6.혹시 이 레스 아는 사람 (7)
7.제가 양성애자인 걸까요? 보통 어떻게 구분짓나요...? (13)
8.첫사랑을 떠나보냈어요. (4)
9.맨날 사귀냐? 사겨라(짝)했는데 이미 사귀고있었음 (6)
10.내 성정체성은 뭘까?? (2)
11.좀 속상한 것 (6)
12.짝녀/짝남한테 플러팅 어떻게 쳐?? (2)
13.연애 시발 (6)
14.레즈는 바이 싫어해..ㅠ? (30)
15.친구한테 커밍아웃 어떻게 하지 (2)
16.본인이 퀴어인걸 언제확신했어?? (19)
17.자꾸 뭐만하면 삐치고 화내고 잠수타는 사람있으면 나만 빡치냐? (6)
18.. (9)
19.친구가 18인데 26연상이 자꾸 만나자고 막 둘이 좋아죽는데 진짜 어떡해? (8)
20.여친한테 전남친 집에서 잔다고 말해야해..? (10)
1
이름없음
2020/10/01 05:50:40
ID : 8koK3TRxyNB
0
안녕하세요, 처음 글 올려봅니다.
저는...글쎄요. 스스로 확실한 마음을 지닌 건 아니지만, 제가 좋아한 친구가 여자라는 건 확실해요. 혼란스러웠지만 이 감정은 도저히 친구를 위해 생길 수 있는 호감이 아니더라구요. 그 친구를 만난 건 2018년의 봄이었습니다. 여고에 입학해서 친구를 만들고, 그러다가 제 중학교 친구 반을 놀러가 이 아이를 보게 된 거예요. 처음엔 솔직히 호감은 아니었어요. 초면인데 너무 무뚝뚝하고 까칠해서 예의 없다고 생각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같은 취향을 가졌다는-성적 취향이 아닙니다- 것을 알게 되어 그 것을 계기로 굉장히 친해졌어요. 그 아이는 제가 깊은 얘기를 하는, 유일한 상대였어요. 겉으로는 밝았지만, 속은 문드러지고 썩어있던 저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그 애밖에 없었을 거라고 믿어요. 그러다가 한 번 이 아이와 싸운 적이 있어요.
계기는 하잘것 없었어요. 아니, 적어도 그 애에겐 하잘 것 없었겠죠.
그 아이가 저와 공유하는 취향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다른 친구들에 대한 얘기를 하던 그 아이는, 제가 "그래도 그 아이들은 그게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며 말을 꺼내자마자 휙 노려보며 말하는 거였어요.
"너도 그 애들이랑 다를 바 없어."
가슴이 무너지는 거 같았어요. 우리가 지금껏 보냈던, 소중한 시간들이 점심 시간에나 어울려 밥 같이 먹는 애들과 보낸 시간과 마찬가지의 것이었다니. 소중하게 품고 있던 시간이 짓밟히는 게 끔찍해서 저는 저도 모르게 그만하자고 중얼거리고 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서로 화해했어요. 그 아이는 울며 사과를 했고, 저는 받아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애는 울기만 했고 저는 차분히 제가 왜 속상했는지를 설명해주었어요. 그리고 얼렁뚱땅 끝났습니다. 그 날 이후부터 그 애는 차가워졌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다정다감하게,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친구처럼 대해주면서도, 제가 말을 걸면 모두 단답으로 응수하기 일쑤였습니다. 응, 아니, 또는 눈길 한 번. 그걸 견딜 수 없던 저는 그 애에게 온갖 다정한 말들, 행동들을 했어요. 부끄럽지만 여보라고 부른 적도 있습니다. 괴로웠습니다.
인격적 모독감은 호감과는 별개였습니다. 저는 마치 개 목줄에 스스로의 목을 걸어 그 애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기분이었거든요. 어째서 그렇게 차갑게 하냐고 물은 날에는,
"난 원래 친해질 수록 좀 무심하게 굴어." 란 대답을 듣고 힘없이 기뻐했습니다. 내게 너무도 차가우니, 그럼 나를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겠구나, 라고 스스로 위안했거든요. 그렇게 위태로운 짝사랑, 아니 '친구관계'는 한 2년동안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저는 한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2주 전 저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저에게 차가워야 했느냐고요. 얼굴을 보지 않게 되니 부담감이 없어진 건지, 그 아이는 4일 전 덜컥 답을 주었습니다.
그 내용이 얼마나 가관이던지요. '친해질 수록 무심하게 군다는 건 거짓말이었다','그래도 난 널 위했다', '난 너에게 진심이었다', '날 바라보는 네 눈빛을 견딜 수 없었다'... 하나같이 정말 더럽기 짝이 없는 거짓말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말하기를, 이렇게 차갑고 못되게 굴면서도 늘 자책감이 들 정도로 저를 아꼈다는 군요. 표현하진 않았지만 늘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였다구요. 표현하지 않으면 도대체 뭘 알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는 추하고 싶지 않아 끝까지 미안하다, 고맙다 라는 말로 그 아이를 떠나보냈습니다. 잔뜩 헤어진 걸레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이렇게 긴 글을 쓰는 것은 도중에 멈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너무도 슬프고 화가 나고, 그럼에도 사랑스러운 혼란한 마음을요.
그렇게 저는 2년동안의 짝사랑, 호모포빅인 친구를 좋아한 마음을 단단히 접어야 했습니다. 첫사랑은 절대 안 이뤄진다더니 그 말이 맞나봐요.
2
이름없음
2020/10/01 05:52:08
ID : 8koK3TRxyNB
0
+2시간동안의 차가움을 2년의 차가움으로 돌려받았습니다. 제 짝녀는 어디가서 되로 받고 말로 줄 사람인 것같아요.
3
이름없음
2020/10/01 18:54:22
ID : k5O2lfQlbfX
0
수고했어요
4
이름없음
2020/10/03 00:56:48
ID : cpWpgo7xW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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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고생 많았어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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