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0/27 23:36:12 ID : xxu2oE1cmnz 1
말도 몇 마디 나눠 보지 않았지만 나는 그 선배를 정말 좋아했어. 좀 웃기지만 고등학교 자퇴를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미루고 또 미룬 것도 그 선배 때문이었어. 한 살 차이라서 선배 졸업하기 전까지라도 얼굴 보고 지내고 싶었거든. 그리고 현재 시점으로 보자면 나는 결국 학교를 나오게 됐다.
2 이름없음 2020/10/27 23:45:40 ID : xxu2oE1cmnz 0
오늘 있었던 일.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 놓고 독서실에 잠시 들러야 했어. 별 생각없이 메뉴 고르고 독서실 가려고 나오는데 그 선배랑 정말 닮은 사람이 그 카페에 앉아 있더라. 선배 못 본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어. 나는 일행이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 선배를 보려면 커피가 나오기 전에 독서실에서 짐을 챙겨 다시 카페로 와야 했어.
3 이름없음 2020/10/27 23:51:06 ID : xxu2oE1cmnz 0
그래서 나는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어. 독서실에 도착해서는 짐을 최대한 빨리 챙기고 엘리베이터에서는 머리를 단정하게 묶었다. 그게 더 나아 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겨우 카페에 도착했는데 그 사람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더라. 가슴 쿵쿵거려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 하다가 결국 봤는데 정말 닮은 다른 사람이더라고. 오늘 이 일이 있고 나서 갑자기 이 선배가 생각나 스레를 세워 본다. 있었던 일화나 풀어 볼까 싶어서.
4 이름없음 2020/10/27 23:53:14 ID : TWmHCpbu4K3 0
보고있어! 나도 동아리선배 좋아했었는데 옛날생각난다ㅎ
5 이름없음 2020/10/27 23:56:06 ID : xxu2oE1cmnz 0
동아리 선배 좋아하는 건 다들 꼭 한 번씩 해 보는 것 같네! 선배는 말이 없었어. 그냥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동기들이랑만 종종 얘기하지 후배들이랑은 아예 말을 안 섞었어. 못 섞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 보통 부실에 오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하더라. 사실 처음 입학할 때는 처음 사귄 여자친구랑 연애를 하느라 너무 들떠 있었어서 아예 눈에 안 들어왔어.
6 이름없음 2020/10/27 23:58:15 ID : xxu2oE1cmnz 0
그냥 이런 선배가 있구나. 이 정도였고 솔직히 말하면 얼굴 몇 번 보고 난 뒤에 내 이상형이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냥 그게 다였던 것 같아. 정말 아무 감정 없었거든.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고. 그러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조금은 자유롭게 주위를 둘러볼 수 있게 됐어. 그때 선배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더라.
7 이름없음 2020/10/30 13:52:31 ID : xxu2oE1cmnz 0
그냥 무작정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조금씩 말을 걸어 보기 시작했어. 선배가 하도 조용하고 무뚝뚝해 보이니까 다른 동기들은 아예 인사도 안 하더라고. 선배가 약간 맹한 스타일이라 인사해도 못 보고 지나가거나 잘 못 받아 주는 경우가 많았대. 나는 원래 선배들한테 인사도 편하게 하고 성격 자체가 밝아서 그냥 자연스럽게 보일 때마다 인사했어. 선배도 다른 애들 인사는 몰라도 내 인사는 꼭꼭 받아 주고 손까지 흔들어 줬어. 별 거 아닌데 심장 와그작와그작 하는 거 보고 내가 생각보다 선배한테 깊게 빠졌구나 생각했었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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