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5hy3PeK0q2 2021/01/21 16:34:17 ID : O66pe6mE3A5 0
한창 바쁠 고3. 원래 어릴적부터 잡다한 지식이 많았고, 뭐든지 잘 찾았다. 요즘 그렇게 얻은 정보력으로 남들 계획 세워주고 꿈 찾아주는 기분인데...
2 이름없음 2021/01/21 16:35:17 ID : wJO2nyJTXy1 0
ㅂㄱㅇㅇ
3 ◆o5hy3PeK0q2 2021/01/21 16:35:17 ID : O66pe6mE3A5 0
내 절친. 원래 꿈이 육군 장교였다. 그런데 애가 잠시 미쳐서 게임을 오질나게 하더니, 성적 파탄. 갈 수 있는 대학이 사라지자, 자기합리화하며 부사관을 한댄다. 대학 안 가고. 언제는 대학 가서 대학 라이프 즐기고 싶다더니...
4 ◆o5hy3PeK0q2 2021/01/21 16:36:22 ID : O66pe6mE3A5 0
그러한 결정을 내리고 나서 얘가 점점 이상해졌다. 공부는 완전 손을 놔버리고, 게임에만 매진... 2년 동안 함께한 친구 입장에서, 삘이 왔지. 말로는 원해서 내린 결정이라지만, 아니구나. 현실과 타협한거구나.
5 ◆o5hy3PeK0q2 2021/01/21 16:37:20 ID : O66pe6mE3A5 0
그렇게 어느날 자습시간에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너 대학 안 갈래?" 못 간댄다. 부사관 할 거랜다. 그래서 왜 못 가냐며 성적을 물었다. 답해주더라. 약간 답 없긴 했다.
6 ◆o5hy3PeK0q2 2021/01/21 16:38:42 ID : O66pe6mE3A5 0
하지만 이럴 때 잡다한 재주 쓰는거지 안 그래...? 쨌든 1시간 얘를 둥가둥가 하며 기분 풀어주면서 현실적으로 조언도 해주고 했다. 사실 말이 1시간이지 30분도 안 돼서 대학 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자기도 자기 고집 조온나게 센 거 아는데, 뭔가 내 얘기는 듣게 된다더라.
7 ◆o5hy3PeK0q2 2021/01/21 16:39:46 ID : O66pe6mE3A5 0
결국 그날 학교 끝나고 그 성적에 다른 거 준비해서 갈 수 있는 대학 찾아주고, 얘가 쳐야 할 수능 과목 알려주고, 각 과목 커리를 짜줬다. 아마 좀 낮은 국립대 정도는 갈 것 같다. 그래도 대학 못 가는 것 보단 낫지 않냐?
8 ◆o5hy3PeK0q2 2021/01/21 16:40:09 ID : O66pe6mE3A5 0
그리고 그 담에 밥 얻어 먹었음^^ 물론 바로 카페 가서 내가 쏘고 갚았지만...
9 ◆o5hy3PeK0q2 2021/01/21 16:41:18 ID : O66pe6mE3A5 0
그 다음은 같이 다니는 남자애다. 얘는 가정 형편이 좋지가 않았다. 사실 관심 없어서 몰랐는데, 다른 애한테 자기는 대학 갈 형편이 안 되어서 반강제적으로 진로를 정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더라. 근데 그 진로, 아무리 봐도 안 어울린다.
10 ◆o5hy3PeK0q2 2021/01/21 16:42:50 ID : O66pe6mE3A5 0
결국 얘랑도 카톡을 하다가 은근 물어봤지. "다른 거 하고 싶은 건 없니?" 딱히 생각을 안 해봤댄다. 자기는 그냥저냥 적성에도 맞을 것 같고 효도해야 한댄다. 그때 느낌이 왔지. '아 얘 별로 하기 싫구나. 결국 안정성, 효도를 목표로 본인과 맞고 말고는 외면하고 있구나.'
11 ◆o5hy3PeK0q2 2021/01/21 16:44:26 ID : O66pe6mE3A5 0
그렇게 나는 이 친구에게 다른 길을 추천해준다. 대학을 가는 건 아니지만 평소 이 친구와 더 잘 맞는 분야로. 어차피 적성에 맞을 지 아닐지도 아리까리하고 효도가 목표라면 그것 말고 ~를 준비해보는 건 어떻겠냐, 찾아보니 너도 충분히 가능하다 했다. 이 친구는 수긍이 참 빠르다. 내 말이 맞단다. 준비해야겠단다. 어떻게 하냐고 물어본다.
12 ◆o5hy3PeK0q2 2021/01/21 16:46:07 ID : O66pe6mE3A5 0
그래서 또 친구의 스펙을 물었다. 얘 스펙 맞춰서 방법 알려주려고. 사실 내가 독서실에서 좀 졸다가 얘 톡 온 걸 못 보고 늦게 답 해서 이 내용은 현재진행형. 아 그렇다고 난 불가능한 걸 제시하지 않는다. 딱 보고 상대랑 맞을 것 같은 것, 상대가 충분히 가능하면서도 본인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제시한다.
13 ◆o5hy3PeK0q2 2021/01/21 16:47:39 ID : O66pe6mE3A5 0
이 전에는 목표와 그 외의 어딘가에서 방황하던 친구를 정신차리게 했었지...그게 1년 전 쯤인데 그 친구 지금은 방황하지 않고 본인 목표에만 딱 집중하면서 잘 하고 있다.
14 ◆o5hy3PeK0q2 2021/01/21 16:48:34 ID : O66pe6mE3A5 0
그 외에도 평소에 애들 이것저것 들어주며 각자 뭐가 필요한지 지금 뭘 해야하는지 말해주고 계획 세워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내 주위에는 대학 갈 애들 뿐만이 아니라 여러 유형의 아이들이 많아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15 ◆o5hy3PeK0q2 2021/01/21 16:49:33 ID : O66pe6mE3A5 0
독서실에서 공부하다말고 친구 꿈 찾아주고 앉아있다가 졸아버린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면서도 어이없고 웃겨서 써 본 글이다 ㅋㅋㅋㅋㅋ 이런다고 내 인생에 도움 될까 싶긴 한데 정보가 없어서 생각조차를 못 해보는 애들 길 찾아주면 은근 보람은 있다.
16 ◆o5hy3PeK0q2 2021/01/21 16:50:54 ID : O66pe6mE3A5 0
이런 내 행동이 시간낭비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사실 시간 낭비인가 고민하고 있긴 함. 나 할거나 잘해야지...
17 ◆o5hy3PeK0q2 2021/01/21 16:52:57 ID : fXzeY9Bs2oG 0
아 나 고등학교 교사하려다가 주위 사람들이 너무 말려서 오늘부로 교사 때려칠랬는데 이런 거 보면 교사랑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글 존나 의식의 흐름대로 가네...
18 ◆o5hy3PeK0q2 2021/01/21 17:01:38 ID : rs5QmrdRwsq 0
아 과외 가는 중인데 개춥다. 생각해보면 난 그게 좋은 것 같다. 꿈이나 목표를 찾고나서 생기를 찾고 열정 가득해지는 모습들? 되게 보기 좋다. 어쨌든 개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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