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7/29 20:21:20 ID : MoY1eGk5Qlc 0
보지 않아도 쓸게요 형 여자친구 이름은 가명입니다
2 이름없음 2021/07/29 20:24:00 ID : MoY1eGk5Qlc 0
유희빈. 친형은 저보다 두 살이 많았습니다. 이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어 보이진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노력을 해 봐도 따라잡을 수 없는 세월이지요. 시간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3 이름없음 2021/07/29 20:25:10 ID : BglxwmsjdyN 0
ㅂㄱㅇㅇ
4 이름없음 2021/07/29 20:26:42 ID : MoY1eGk5Qlc 0
제가 막 세상을 마주해 눈도 못 뜨고 울 때 형은 말을 하며 두 발로 뛰어다녔고, 제가 막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즈음에 형은 중학생이었습니다
5 이름없음 2021/07/29 20:28:29 ID : MoY1eGk5Qlc 0
그러다 제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형은 학교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고, 마침내 제가 슬슬 대학 입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할 즘에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6 이름없음 2021/07/29 20:29:42 ID : MoY1eGk5Qlc 0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형은 여전히 같은 나이입니다.
7 이름없음 2021/07/29 20:30:29 ID : MoY1eGk5Qlc 0
어릴적부터 여자 이름 같니, 기생의 이름이니 하며 놀림을 받던 형에겐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8 이름없음 2021/07/29 20:32:50 ID : MoY1eGk5Qlc 0
천 운. 형과는 동갑이었고, 둘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9 이름없음 2021/07/29 20:34:58 ID : MoY1eGk5Qlc 0
처음 운을 소개받던 날이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절로 뺨이 붉어지는 강한 햇빛과 살이 곧장 타버릴것만 같은 햇살이 내리쬐던 날. 동네엔 여과없이 폭염주의보가 내렸고 선생님들은 우리를 일찍이 집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10 이름없음 2021/07/29 20:36:17 ID : MoY1eGk5Qlc 0
평소보다 한참이나 빠른 시간이었어요. 얼른 집에 가서 형과 팥빙수나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재촉하며 쏜살같이 목적지로 향하였죠
11 이름없음 2021/07/29 22:28:09 ID : MoY1eGk5Qlc 0
빠르게 현관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선 신발장 앞엔 웬 낯선 신발이 한 켤레 놓여있었습니다. 아빠가 잠시 들리셨나, 하는 생각도 잠시. 우당탕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이 방 안에서 나왔습니다.
12 이름없음 2021/07/29 22:37:22 ID : MoY1eGk5Qlc 0
"제이 일찍 왔네?" "응. 오늘 폭염주의보 떴잖아. 형도 그래서 온 거 아니었어?" "어 그치. 어쩐지 엄청 덥더라. 형이 에어컨 켜 놨어."
13 이름없음 2021/07/29 22:39:29 ID : MoY1eGk5Qlc 0
둘도 학교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여즉 교복 차림이었거든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단추는 하나씩 삐툴게 끼워져 있었고, 머리는 부스스했습니다
14 이름없음 2021/07/29 22:43:15 ID : MoY1eGk5Qlc 0
세상에, 이 땀 좀 봐 하며 제 가방을 가져가 정리해주던 형의 볼도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형의 모습이 낯설어 고개를 돌렸지만 아직 형의 방 앞에서 절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모습도 다를 게 없어서 전 다시 땅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어요
15 이름없음 2021/07/29 22:44:51 ID : MoY1eGk5Qlc 0
가방을 받아 제 방으로 가져가는 형. 그리고 여전히 저에게로 끈질기게 따라붙는 시선을 느꼈습니다. 형 말대로 에어컨은 켜져있었습니다. 그 덕에 확실히 집 안은 시원했죠
16 이름없음 2021/07/29 22:47:09 ID : MoY1eGk5Qlc 0
유난히 빨간 둘의 얼굴이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형은 방에서 나와 거실 탁자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고 멀뚱히 서있는 저를 부르더군요
17 이름없음 2021/07/29 22:47:42 ID : MoY1eGk5Qlc 0
제이야, 하는 소리에 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8 이름없음 2021/07/29 22:49:17 ID : MoY1eGk5Qlc 0
"운아 너도 이리와봐." 형이 그녀마저 부르자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습니다. 전 형의 앞자리에 앉았고 형의 옆자리는 그녀의 몫이었지요
19 이름없음 2021/07/29 22:49:48 ID : MoY1eGk5Qlc 0
"제이야. 형 여자친구야."
20 이름없음 2021/07/29 22:50:24 ID : MoY1eGk5Qlc 0
"응." "이름은 천 운 외자고, 형이랑 동갑."
21 이름없음 2021/07/29 22:51:11 ID : MoY1eGk5Qlc 0
"안녕." 꽤 낮은 그녀의 목소리에 절로 시선이 돌아갔습니다. 안녕하세요 답하는 목소리는 제가 들어도 건조했습니다
22 이름없음 2021/07/29 22:52:18 ID : MoY1eGk5Qlc 0
마주친 눈에 귀 끝이 홧홧하게 달아올랐습니다. 힐끗 그쪽을 쳐다본 그녀는 또다시 제 시선을 물어 놓아주지 않았고 전 겨우 형에게로 시선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23 이름없음 2021/07/29 22:53:35 ID : MoY1eGk5Qlc 0
잠시 더 저에게로 머물다 형에게로 돌아가는 시선. 바라본 형의 얼굴엔 미세하게 웃음기가 서려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굳었어 제이야. 운이 무서워?"
24 이름없음 2021/07/29 22:54:40 ID : MoY1eGk5Qlc 0
"아니, 그런게 아니라." "존댓말 안 써도 돼. 형 여자친구인데. 편하게 대해!" "그래. 너 원하는대로 불러줘." "...응."
25 이름없음 2021/07/29 22:56:09 ID : MoY1eGk5Qlc 0
운은 그날 저녁 늦게까지 저희 집에 머물다 기어이 밥을 얻어먹고 어둑해진 후에야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녀의 집 앞까지 동행하다 돌아온 형은 저에게로 달려와 신이 난 강아지처럼 말을 쏘아댔습니다. "제이야,"
26 이름없음 2021/07/29 22:58:10 ID : MoY1eGk5Qlc 0
"운이 어때?" "어떻긴 뭐가 어때." "완전 예쁘지?" "응." "ㅋㅋ그럴줄 알았어. 우리 학교에서 가장 착하고 가장 예쁜 천사가 내게로 왔다!"
27 이름없음 2021/07/29 23:00:37 ID : MoY1eGk5Qlc 0
형은 말하다 저 혼자 더 흥분했는지 제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저도 그런 형을 바라보다 화장실로 향했고요.
28 이름없음 2021/07/29 23:02:07 ID : MoY1eGk5Qlc 0
천 운. 마주친 눈동자가 깊었습니다. 느리게 내뱉는 목소리가 썩 듣기 좋았습니다.
29 이름없음 2021/07/29 23:03:10 ID : MoY1eGk5Qlc 0
어쩌면 처음부터였을것입니다. 운과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열여섯. 인정할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의 첫 여자친구는 제 첫사랑이었습니다
30 이름없음 2021/07/29 23:03:22 ID : MoY1eGk5Qlc 0
빌어먹게도
31 이름없음 2021/07/31 19:11:45 ID : biqknyMry5d 0
ㅂㄱㅇㅇ
32 이름없음 2021/08/01 18:47:35 ID : MoY1eGk5Qlc 0
그 날 이후 유희빈 유제이 천운. 저희 셋은 무섭도록 붙어다녔습니다. 형은 둘만의 시간에 계속 저와 함께하고 싶어했고, 운도 불만 하나 없어보였습니다.
33 이름없음 2021/08/01 18:50:26 ID : MoY1eGk5Qlc 0
둘의 사이를 방해한다는 생각도 문득 들어 전 몇번이고 완강히 거절을 표했지만, 형은 제 생각보다 고집이 세었고, 운은 뚝심이 있었습니다
34 이름없음 2021/08/01 18:51:06 ID : MoY1eGk5Qlc 0
저 혼자는 도저히 그 두 사람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35 이름없음 2021/08/01 18:53:48 ID : MoY1eGk5Qlc 0
형은 제가 본 남자들 중 가장 여자같았습니다. 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화창한 햇빛 아래서 십자수를 뜨는 것을 좋아했고 때론 양말을 이용해 저에게 인형을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36 이름없음 2021/08/01 18:54:42 ID : MoY1eGk5Qlc 0
사람을 매우 좋아했고 항상 활기찼으며 매사 긍정적이고 어딜가든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 그런 형을 보면 여름이 떠올랐어요
37 이름없음 2021/08/01 18:57:10 ID : MoY1eGk5Qlc 0
그런 반면, 천운은 매우 조용했습니다. 형이 아닌 이들에겐 조금의 관심도 없었고 불필요한 말을 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곁에 사람을 많이 두지도, 모든 이들에게 호의적이지도 않았죠
38 이름없음 2021/08/01 18:57:25 ID : MoY1eGk5Qlc 0
운은 겨울을 닮았습니다
39 이름없음 2021/08/01 18:58:33 ID : MoY1eGk5Qlc 0
정반대의 두 사람은 함께 있을 때 그 누구보다 잘 어울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매 밤 속이 울었습니다. 전 겨울이 좋았거든요
40 이름없음 2021/08/01 18:59:24 ID : MoY1eGk5Qlc 0
두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저를 매우 살뜰히 챙겨주었습니다. 정확히는 형이 그랬습니다.
41 이름없음 2021/08/01 19:01:36 ID : MoY1eGk5Qlc 0
내신을 신경쓰랴 정시를 신경쓰랴 학업에 찌들어있던 저를 둘이 돌아가며 맛있는 걸 먹이고, 비타민을 챙겨주고, 때론 좋아하던 뮤지션의 앨범을 사다주기도 했습니다. 운의 차에 탄 채로 잠에 든 저를 위해 집 주변을 한시간이나 맴돈 적도 있었고요
42 이름없음 2021/08/01 19:02:03 ID : k6ZbjvyNBBw 0
나는 가을을 좋아해
43 이름없음 2021/08/01 19:07:02 ID : MoY1eGk5Qlc 0
우왕 저도 겨울 다음으로는 가을이 조야요
44 이름없음 2021/08/01 19:08:26 ID : MoY1eGk5Qlc 0
그 시절 저는 운을 향한 마음을 정리한것도, 제 마음을 인정받은 적도 없었지만 그저 제가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이 행복하다는 걸 보고, 내가 그 둘의 일부이구나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45 이름없음 2021/08/01 19:09:05 ID : MoY1eGk5Qlc 0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도 그럴것이라 생각했습니다
46 이름없음 2022/03/02 01:26:47 ID : yGk4E3yFhbB 0
헐 레주… 나 왜 이거 이제본걸까… 다음내용 너무 궁금해 ㅠㅠㅠ 돌아온다면 다음내용 꼭 써줬으면 좋겠다 ㅠㅠ
47 이름없음 2022/03/02 20:04:53 ID : u8pe41yMqi5 0
ㅋㅋ까먹고있었다 고마워
48 이름없음 2022/03/02 20:07:19 ID : u8pe41yMqi5 0
그러나 제 착각이었어요
49 이름없음 2022/03/02 20:11:15 ID : u8pe41yMqi5 0
고등학교 2학년. 하교 후 평소와 같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날씨도 점점 더워져가고 있었지요. 무더위 사이를 겨우 빠져나와 들어간 집에는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어느새 성인이 돼버린 형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그리 늦지는 않았었으니까요
50 이름없음 2022/03/02 20:12:57 ID : u8pe41yMqi5 0
땀이 묻어난 교복을 벗고, 곧바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찝찝한 것을 굉장히 싫어하였기 때문에 전 몇 분도 되지 않아 샤워를 끝내고 나왔습니다.
51 이름없음 2022/03/02 20:15:16 ID : u8pe41yMqi5 0
티비를 틀고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형한테 연락이라도 해볼까 싶어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그렇게 생각하며 형을 반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52 이름없음 2022/03/02 20:15:58 ID : u8pe41yMqi5 0
그러나 문이 열리고 얼굴을 내민 것은 형이 아닌 운이었습니다
53 이름없음 2022/03/02 20:16:38 ID : u8pe41yMqi5 0
"누나?" "......" "형 아직 안 들어왔어. 늦는다고는 안했는데, 약속이 있나봐."
54 이름없음 2022/03/02 20:17:30 ID : u8pe41yMqi5 0
운의 얼굴이 굳어있었습니다. 무서운 표정을 한 누나는 곧장 앞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제 방으로요.
55 이름없음 2022/03/02 20:18:50 ID : u8pe41yMqi5 0
몇 년 동안 이 집을 제 맘대로 드나들면서도, 철칙처럼 저의 방으로만은 발걸음을 하지 않았던 그녀가 아무 설명 없이 직행한 것입니다. 당연히 저는 놀라 운을 따라갔어요
56 이름없음 2022/03/02 20:20:06 ID : u8pe41yMqi5 0
운은 방 한 구석에 대충 놓여있던 제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죄다 꺼냈습니다. 거꾸로 들어 마구 털다가 걸려서 나오지 않자 손을 집어넣었죠
57 이름없음 2022/03/02 20:21:38 ID : u8pe41yMqi5 0
마침내 가방이 텅 비자 이번에는 옷장을 열었습니다.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양말. 제 옷가지들을 가방 안으로 쑤셔 넣는 손이 거침없더라고요
58 이름없음 2022/03/02 20:22:43 ID : u8pe41yMqi5 0
결국 그녀가 제 속옷이 들어있던 칸을 열었을 때 전 그제서야 손을 잡아챌 수 있었습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59 이름없음 2022/03/02 20:24:14 ID : u8pe41yMqi5 0
왜 이러냐고 묻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는 그녀를 보니 자꾸만 무서운 생각이 났어요. 불안감에 배까지 간지러워 오더군요. 운이 고개를 돌려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60 이름없음 2022/03/02 20:24:46 ID : u8pe41yMqi5 0
수천번은 봐 왔던 눈동자가 평소보다 어두워보였습니다
61 이름없음 2022/03/02 20:25:27 ID : u8pe41yMqi5 0
"누나 미쳤어? 왜 이러는지 말을 해." "유제이." "왜." "옷 입어."
62 이름없음 2022/03/03 01:11:05 ID : yGk4E3yFhbB 0
헉 와줬구나 레주 ㅠㅠ 알람뜨자마자 놀랐어 !! 그 다음이야기도 궁금하네ㅠㅠ 시간될때 다음내용 풀어줘 !!
63 이름없음 2022/03/24 02:37:36 ID : yGk4E3yFhbB 0
레주 요즘 바쁜거야?? ㅠㅠ 다음이야기도 기다리구 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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