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8/28 04:42:50 ID : pWjeNupPjy4 0
그래서 너도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널 세 번이다 다시 만났다
2 이름없음 2021/08/28 04:51:38 ID : pWjeNupPjy4 0
처음 만났던 건 열아홉 봄이 끝나갈 때 내가 열 다섯에 이 동네로 이사와서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친구들을 만들고 익숙해져갈때 열 여덟의 니가 전학을 왔어 난 널 모르고 있다 열 아홉 3학년이 되고서야 널 알았지
3 이름없음 2021/08/28 04:58:33 ID : pWjeNupPjy4 0
내가 친해진지 얼마되지않았던 친구랑 넌 사귀고있었는데 어느순간 헤어졌고 서로 번호를 주고받았었던 우리는 당시에 유행이었던 모바일게임을 하트를 보내면서 첫 카톡을 했지 하루에 몇번씩 주고받으면서 까칠해보이는 첫인상과 다르게 생각보다 다정했어
4 이름없음 2021/08/28 05:02:28 ID : pWjeNupPjy4 0
그렇게 봄방학이 지나고 벚꽃이 만개하는 개학까지 연락만 주고받다 꽃을 보고싶었던 나는 꽃구경은 했냐고 꽃구경 하러가고싶다고 했지 너는 장난스럽게 벚꽃은 지는 걸 봐야한다며 비가 오는지도 모르고 주말에 보러가지않겠냐고 했어
5 이름없음 2021/08/28 05:06:11 ID : pWjeNupPjy4 0
둘이서만 보는 건 처음이라 엄청 떨렸던 기억이 나 밥도 먹었지 심지어 난 그때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어 너랑 마주앉아있던 그 긴장되고 설레던 기분밖에 기억이 나질 않아
6 이름없음 2021/08/28 05:11:45 ID : pWjeNupPjy4 0
밥을 먹고 꽃을 보러 각자 우산을 쓰고 목적지까지 천천히 얘기하면서 걸어갔지 목적지에 도착하니 정말 막상 벚꽃이 비에 날리고있었고 꽃잎이 나무보다 바닥에 더 많았어 그러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내 우산이 뒤집어지고 부러졌어 그리고 우산을 같이 썼지 그때 그 날씨, 기분,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게 6년 전 일인데말이야
7 이름없음 2021/08/28 05:26:06 ID : pWjeNupPjy4 0
제대로 처음 해보는 연애라 서툴러서 우리는 참 많이 싸웠어 너는 표현을 하는 법을 몰라서 나는 배려하며 말 하는 법을 몰라서 싸우다 비가 왔는데 화가 나서 그냥 가버리는 나를 붙잡기도 했지 화해하고 또 싸우고 반복해도 지치는 것도 없이 마냥 좋았던거같아 그러다 내가 너에게 말실수를 했고 그걸로 연락을 한동안 하지않다가 서로 가지고있던 물건을 주는 걸 빌미로 만났고 그 날 헤어졌어
8 이름없음 2021/08/28 05:29:00 ID : pWjeNupPjy4 0
내 기억엔 이렇게 헤어졌던 게 맞는거같은데 넌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헤어질때가 가을이 시작되고 겨울을 맞이하기 전이었어 겨울의 12월에 있을 서로의 생일도 크리스마스도 한 해의 마지막 날도 기대하고있던 나였는데 쌀쌀함을 지나 추워지는 날씨에 많이 외롭고 힘들었어 아이유 첫 이별 그날 밤 그 노래를 밤새 들면서 울었던 여러 날이 기억이 나
9 이름없음 2021/08/28 05:29:50 ID : pWjeNupPjy4 0
그렇게 내 고등학교 3학년은 너로 가득이었어 너를 알아가느라 너를 좋아하느라 너를 통해서 사랑이란 걸 알아가느라 그리고 너를 잊느라
10 이름없음 2021/08/28 05:33:58 ID : pWjeNupPjy4 0
겨울방학이 지나고 봄방학쯔음 되니까 졸업하면 널 다시 못본다는 게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더라 그런데도 어린 자존심에 먼저 연락도 하고싶지않았고 예쁘게 보이고싶은 마음에 졸업식 때 한껏 꾸미고 너랑 마지막 인사만 하고싶었어 졸업 축하한다고 강당에서 옆줄 앞쪽을 너를 졸업식 내내 훔쳐다보는데 너는 한번을 안 돌아봤지 그리고 그 날 결국 마지막 인사는 못 했어 그리고 서로 다른 대학을 가서 소식도 듣지 못 했고 바쁘게 사느라 잊는가 했지 잊어가는가 했어
11 이름없음 2021/08/28 05:36:37 ID : pWjeNupPjy4 0
근데 처음 느껴보는 만취감에 니 얼굴이 아른아른거리고 술을 먹으면 먹을수록 그게 점점 심해졌어 니가 사는 동네를 지나가는 버스를 굳이 항상 타면서 널 생각했고 그렇게 2년을 보냈어 그동안 나는 휴학을 했고 알바를 하다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
12 이름없음 2021/08/28 05:42:05 ID : pWjeNupPjy4 0
첫 직장이란 걸 가져보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느라 너를 또 그렇게 잊어가는가 했어 그 땐 새로운 남자도 만났었거든 열 아홉에 만났던 니 사진을 스물 둘이 될때까지 못 지우고 있다가 그 사람 만나면서 처음 지웠어 근데 생각은 또 나더라 난 분명 그 사람을 안 좋아했던 게 아니었는데.
13 이름없음 2021/08/28 05:48:30 ID : pWjeNupPjy4 0
그래서 종종 너한테 페메로 연락도 했었지 잘 지내냐고. 나중에 듣기론 너는 그 때 여자친구가 있었어서 기분이 좋진않았다 했지. 종종 했던 그 연락이 여러번이었는데 그 중에 여자친구가 없던 때였는지 너를 볼 수 있었던 날이 있었어 밤에 동네에서 봤었는데 그때 너 엄청 취해있어서 나는 내심 좋았어 너는 니 마음을 편안하게 털어놓는 아이가 아니라서 조금이라도 나한테 할 말이 있을까 해서 근데 생각보다 너무 취해있어서 너 정신차리게 한다고 물 사다주고 한다고 정신이 없언던거같아 그 날 별 일이 없었던걸로 기억하는거보면
14 이름없음 2021/08/28 05:57:29 ID : pWjeNupPjy4 0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나니 좀 살거같았던 나는 그 날 이후로 이젠 좀 털어낼수 있으려나 해서 새로운 남자를 만났어 그 사람이랑 연애를 하면서 널 잊어갈 때쯤 내가 일하는 곳에 같은 건물 흡옅실에서 널 마주쳤어 심장이 발 끝까지 덜컹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어 근데 그렇게 너무 놀라는 와중에도 너한테 꼭 말은 걸어야겠다싶어서 아는 척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카톡을 몇번 주고받았어 그것도 아마 내가 먼저 했을거야 같이 점심이라도 시간 맞춰서 먹고싶었는데 운명이 아니었는지 더 이상 마주치는 일이 없었고 카톡도 자연스럽게 끝났어 출근길에 같이 타는 지하철에서 몰래 훔쳐보는 일은 끝나지않았었지만.
15 이름없음 2021/08/28 06:00:07 ID : pWjeNupPjy4 0
한동안 널 그렇게 몰래몰래 보다 너는 내 시야에서 없어졌고 나는 하고있던 연애를 하다 삐걱거리는 틈에 그 사람과 헤어졌어 니가 입대를 한다는 소식도 들었었고. 아마 내가 연락을 또 먼저 했었을거야
16 이름없음 2021/08/28 06:06:14 ID : pWjeNupPjy4 0
입대 하기 전에 한 연락이라 그랬는지 흔쾌히 연락을 받아줬고 술자리까지 하게되었지 난 그날 내 생애 최고 비싼 원피스를 입고 널 만나러 갔어 너는 머리도 깎았는데 말이야 우리는 둘이서 처음 하는 술자리라 어색했어 짠을 치는 잔을 든 손이 둘 다 떨렸었지 그 떨리는 손을 보고 알았어 아 얘도 날 완전히 잊지못했구나 어쩌면 나랑 같은 마음이겠구나 그래서 그동안 너한테 연락할때 마음이 그랬다 나는 널 완전히 잊지 못한채로 또 다른 연애란걸 해봤다 근데 그래도 널 못잊겠더라 라며 털어놨어 하지만 너는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나한테 어떤 선택지도 줄 수 없었어
17 이름없음 2021/08/28 06:08:54 ID : pWjeNupPjy4 0
심지어 나는 헤어진 그 사람한테 연락이 오고있는 상황이었어 근데도 널 보고있는 내 마음이 너한테 갔었어 그래서 나는 부담스러워하지않게끔 기다리겠다 그러니 잘 다녀와라라고 말하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어
18 이름없음 2021/08/28 06:11:01 ID : pWjeNupPjy4 0
널 그렇게 보내고 나는 한동안 멍하니 지내다 그렇게 자신있게 기다리겠다 말을 해놓고선 새로운 사랑을 또 했어 그리고 니가 전역할 때가 다 되어서야 또 그 사랑이 끝나고 간사하게 너한테 연락했어
19 이름없음 2021/08/28 06:14:29 ID : pWjeNupPjy4 0
너도 알고있었음에도 날 받아줬고 전역 전 휴가를 나와서 또 재회했지 우린 그때는 한겨울인데도 춥다고 생각이 별로 안들었던 날들이 많았어 열심히 사지방에서 연락해주는 모습이, 전과 다르게 표현을 마음껏 하는 모습이 보상받는 기분같아서 너무너무 행복했어 참 웃기지 너는 훈련하는 동안 나는 두 사람씩이나 만나고 헤어졌으면서 보상받는 기분이라니
20 이름없음 2021/08/28 06:18:43 ID : pWjeNupPjy4 0
기다리겠다 말해놓고서 다른 남자를 만나 사랑도 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그땐 내가 너한테 적극적이지 못했어 그와 반대로 너는 고등학생때와는 비교도 되지않을만큼 예쁘고 사랑스러운 생각과 행동과 말들이 많았어 그렇게 나는 의도한것이기도 하고 의도한것이 아니기도 한 곰신을 딱 일주일 하고 니가 전역을 했어 전역을 하자마자 다른 지역에 가서 널 바로 보진못했지만 너를 다시 만나 연애를 할 생각에 엄청 들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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