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12/25 21:20:41 ID : 4Grfe0twIIN 0
대졸 후에 알바랑 자격증 따면서 2년 공시 하다가 시간 허비하고, 그 뒤에 직장 제대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간 이식 후 6년간 면역억제제 먹으면서 정기적으로 병원 다니던 아버지가 서울에서 유명한 대형 병원에서도 원인을 모르는 흑색종 비스무리한 덩어리가 온몸에 퍼졌고, 코에는 핏덩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귀에는 진물이 주기적으로 물이 차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 밥을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거나, 밥을 넘기면 헛구역질을 하는 증상, 양쪽 뒤꿈치는 큰 물집으로 파여서 걷는데도 어려움이 생기고, COPD 천식이 걸려서 호흡 발작이 일어나는 등 여러 질병에 걸리게 되어서 간병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치료가 그러하듯, 일단 여러가지 주사와 냉동 치료 등을 하기도 하였지만, 별로 큰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일단 원인조차 잘 모르는 이 질병으로 인하여 어느 순간 열심히 해보자는 의사도 힘들었는지, 휠체어를 끌고 우리가 진찰 받으러 들어왔을 때, 대놓고 한숨 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치료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간 이식을 했던 사람에게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말라는 것은 결국 죽으라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간 이식 외과와 상의를 해보라고 하였고, 간 이식 한 병원은 다니던 피부과와 같은 병원이었기에 간 이식 외과에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면역억제제 부작용은 아니라는 말씀을 하셔서 우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다. 그사이 운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기 호흡 하는 것이 25프로 미만이라 전신 마취가 불가능하여(기관지가 좁아서 구멍 뚫는거 아닌 이상 삽관도 힘듬) 못한다고 하던 양쪽 뒤꿈치 허벅지 피부 이식 수술은 부분 마취로 성공은 했지만, 호흡기 문제로 병동으로 입원한 사이에 수술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더 이상 있을 수가 없어 성형외과 병동으로 옮겨야 되는 실정이었지만, 자리가 없어서 사정을 해보았지만, 결국 2차, 3차 병원으로 내보내지게 되었다. 지방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내려와 드레싱을 받고, 그러면서 치료는 하였지만, 호흡 문제로 인하여 잠시 일어나기만 해도 호흡 발작을 일으켜서 걷지 못하게 되는 것은 같았고, 무엇보다 자가 호흡이 18프로 미만으로 되어서 산소호흡기 없이는 다닐 수도 없게 되는 상태가 되었다. 당연히 원래 수술 받았던 간 이식 병원과 피부과는 다닐 수 없게 되었고 (3시간을 넘게 가야함.) 결국 지방에 있는 대학 병원을 다니게 되었으며, 호흡 발작 증상이 심해질 때마다 입 퇴원을 반복하면서 간병을 하게 되었다. 대학 병원에서 의사가 왜 이제 왔냐면서 지역 통틀어서 환자 분이 제일 최악의 상태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린 이미 그것을 서울에서도 들은 내용이었기에 그저 한숨만이 나왔다. 그렇게 졸레어라는 주사도 주기적으로 맞고 심한 경우 응급실을 오전에 가서 오후에 퇴원하고 저녁에 같은 증상으로 응급실에 또 가게 되는 등, 수 년 간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러는 사이에 외조부의 천식 증상, 외조모의 뇌졸중, 장 관련 증상으로 인하여 간병을 하였다. (주말에는 어머니, 평일에는 내가 돌아가면서 병원에서 간병함.) 간병인을 쓰기에는 집이 매우 가난하였기 때문에 돈이 없다는 슬픔이 여기서 하나 느껴졌고, 다행히 입원비랑 약값, 헤파빅 등은 약값이 들지 않아서 괜찮았지만, 졸레어라는 약물이 비 보험 처리가 될 경우, 가격이 상당히 발생하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굉장히 돈 때문에 무능함이 느껴져서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정말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가진 우울증이 이 때 쯤 심해졌던 것 같다.) 몇 년 간 간병으로 여러 병원에 있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겪었고, 로비에 있는 트리를 보면서 간병하는 아버지, 외조부, 외조모의 건강을 빌었고, 다음 해 크리스 마스는 다들 건강해져서 집에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빌었다. 소원을 들으신 것인지 외조부, 외조모는 증상이 완화되셔서 퇴원 후, 요양원에 입소하시게 되었고, 아버지 한 분 만 간병을 하게 되었다. 잠시 증상이 좋아졌을 때는 잠깐 일도 할 수 있었지만 (외조부, 외조모가 계시는 요양원에서 일을 배웠다.) 결국은 아버지의 증상이 심화되어(시도 때도 없는 호흡발작, 밥을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픈 증상이나 밥을 먹을 때마다 헛 구역질을 하는 증상 등) 결국 일을 그만두고 내려와서 다시 간병을 하게 되었다. 증상이 있던 몇년 전부터, 이비인후과, 정신과, 심장 내과 등등 진짜 안 다녀본 병원이 없었고(원인을 찾지 못함), 호흡 발작으로 인해 대학 병원은 입 퇴원을 계속 반복하였다. 그렇게 거의 3년을 넘게 가족들 간병을 하다가 작년 11월에 외조부가 요양병원에서 가셨고, 올해 7월에는 아버지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서 따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혼자 있을 때마다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아직도 나한테 우울증이 심하다는 거는 나머지 가족들은 잘 모른다.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 것 일수도) 근데 직업 특성상 정신과를 다닐 수도 없기 때문에 혼자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다. (종교적으로 버티지 않았다면 나도 손을 긋거나 목 메달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매우 겁쟁이라 딱히 그러고 싶지 않다.) 처음으로 느끼는 크리스마스인데 참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정말 감정이 복잡하다.
2 이름없음 2021/12/27 01:52:14 ID : bzU2Ntiqo3O 0
아이고...뭐라 해줄 말이 없네...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3 이름없음 2021/12/28 02:23:29 ID : Pbck8kk2ts3 0
힘들겠다..... 힘내라는 말밖에 해줄게 없네ㅠㅠ
4 이름없음 2022/09/20 16:51:55 ID : z84K7Bvvjy4 0
지금은 조금이라도 괜찮을까 스레주가 건강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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