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RA5aldBe2G 2022/01/22 06:30:47 ID : Pa1dxxvijdy 1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할지 난감하긴 한데 그냥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려구 (몇 레스 안 되는데 디지게 길다......)
2 이름없음 2022/01/22 06:33:47 ID : f81dBcE4IL9 0
어떤 점이 속상해? 그 사람을 잃어서? 추억 때문에 아쉬워서? 아니면 그 사람을 잘못봤던 네가 싫어서?
3 이름없음 2022/01/22 18:39:41 ID : Pa1dxxvijdy 0
구체적으로 말하면 엄청 복합적인 감정이야. 큰 흐름만 보자면 극대노 -> 안타까움 -> 질투, 자격지심 -> 분노 -> 상실감, 비참함 -> 현타 -> 후회 -> 배신감, 무력감 정도? 근데 이게 맥락을 알아야 하는데... 일단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쭉 적어 볼게.
4 ◆dRA5aldBe2G 2022/01/22 19:10:45 ID : Pa1dxxvijdy 0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정말 크게 상처를 줬어. 일단 이 사람을 a라고 할게. 나는 이 일의 심각성을 a에게 설명해 납득시키려 했고, 그 무례를 조장한 사람들과 a가 결별하기를 바랐어. a 주변 사람들이 질이 나빴거든. 그래서 나에게 무례를 저지르도록 a를 꼬드긴 b가 a랑 찢어져서 힘들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b가 a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마음대로 하려 드는 게 싫었어. b가 a에게 집착한다는 사실에 집중해서... a의 그 자각없음과 닫힌 세계에 크게 분노하고 둘을 떼어놓고 싶었어. 나는 타인의 인간관계에 개입하고 싶다고 생각한 거고... 여기서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내 쪽의 감정이 집착으로 삐끗나기 일보직전이라는 자각이 들었어. 그렇게 좀 감정을 배제한 상태에서 사실들을 쭉 정리해보니까, 이 일련의 사건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한 말이 a도 이상하다 a 정말 잘못이 크다 였는데도... 나는 거기서 a를 이해할 여지를 계속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 하고 있더라고. 감정에 많이 휩쓸린 걸 자각해서 경솔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보류하고 있었는데도, 그 보류의 방향이... 감정에 휩쓸린 상태 자체였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상대의 닫힌 세계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본인이 닫힌 세계를 보고 있었단 사실을 간과한 거지. 감정적으로 정말 내키지 않고 그러기도 싫고 b 잘되는 꼴 보기 싫고 a 좋아해서 a랑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그건 집착이잖아? 관계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끊어낼 수는 없다고 해도... b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a에 대한 확고한 믿음도 스스로에게 좀 반박해봤고. 내가 받아주고 싶다고 한들 그건 진짜 괜찮은 행동은 아니었고, a와 b의 관계는 공고하고, 그 공고한 관계가 깨어지지 않는다고 스트레스 받을 바에야, 그 사람들이 찢어지지 않을 거란 사실을 그냥 인정하려고 했어.
5 ◆dRA5aldBe2G 2022/01/22 19:11:36 ID : Pa1dxxvijdy 0
아놔 길다 이제 시작인디 하소연판으로 옮겨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짐 일단 쭉 쓸게
6 ◆dRA5aldBe2G 2022/01/22 19:28:02 ID : Pa1dxxvijdy 0
그래서 a한테 상황을 설명하고 잘 이야기해서 연을 끊자 하기로 했어. b한테는 연락 할 필요가 없었어. 사실 b랑 나는 친구도 아니었고 연락도 안 했거든. 그래서 난 b와 연관되지 않기 위해 a와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정했어. 그리고 연락을 넣었지. 며칠간 긴 메시지가 오갔어. 여기서 a는, 앞으로 더 나아질 테니 한 번만 믿어주면 안되겠냐고 했어. b에게도 더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겠다고 했고. 나를 많이 좋아해서 연 끊으면 정말 힘들 것 같대. 그런데 이 대화를 하던 도중에... b가 또 비슷한 사고를 쳤지 뭐야. 사실 사고는 계속 쳤지. 그 하나하나가, 주위에 알려지기만 해도 공분을 사 크게 비난받을만한 일이었어. 그냥 내가 넘어가 준 것 뿐이고. 근데 그때 난 불안정한 상태였고, 그대로 패닉이 왔어. b는 나를 존중할 생각이 없는 거야. a는 내가 처음 대화하자고 했을 때 b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에게 이 문제를 말했다고 했거든? 그 무리는 이미 내가 왜 화났는지 알고 있었어. 그리고 b는 눈치가 진짜 빠르단 말이야? 그리고 a는 거짓말을 못해. a는 그 무리에서 내 화제가 나오면 매번 말을 돌렸대. 그럼 b는 나와 a 사이에 문제가 생긴 걸 모르기 어렵지? 그런데... 똑같은 짓을 반복해? 나랑 싸우자는...? 난 b의 그런 행동들을 a가 막을 수도 없고, 이걸 수습할 수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 상식이 있다면 그런 흐름을 조성해선 안 됐고, 그 흐름을 내버려 둬서도 안 됐고, 거기에 동조해서도 안 됐어. 이건 아냐. 이 관계는 내가 감당 못 해. 그 전까지는 무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악의였어. 손절해야해. 그래서 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단절하기 위해서는 일단 a부터 끊어내야 했지. 아니면 a가 그 무리와 손절하거나. 그래서 나는 a에게, a는 b의 악의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혔어. 공존은 무리라고 못박았지. a에겐 나를 고를지 b를 고를지의 상황이 갑자기 닥쳐버린 거야. 그런데 사실 a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어.
7 ◆dRA5aldBe2G 2022/01/22 19:52:45 ID : Pa1dxxvijdy 0
a는 사실 b 무리 사람들과 자신이 안 맞는다는 걸 알아. 그 사람들이 자신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알고. 그 사람들이 무리 밖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구는 것도 알더라. 그런데 a는 친한 사람이 그 무리밖에 없대. 성격상 새로운 사람을 잘 사귀는 것도 하지 못하고. 고립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보였어. 스스로 끊어낸 게 아니라 양자 택일의 기로가 눈 앞까지 들이닥쳐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람들을 끊어낸 거라고 한다면 a는 꽤 오래 상실감에 시달리겠지. 난 내 옆에 남기로 한 a가 외로워하는 건 싫었어. b 무리가 a에게 건강하지 못한 인간관계라고 할지라도 일단 그들도 a를 둘러싼 세상이잖아. 그래서 그 사람들과 당장 연을 끊는 것보단 시간을 들여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주관을 세우고 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연습을 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조언했어. a의 의견은 이랬어. 편할대로 생각을 했을 때는 이 사람들이랑 자기가 어느 정도 친하니까 좀 더 자신의 생각이라던가 쓴소리 같은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어느 한편에 있기는 한데, 일단 그렇게라도 어떻게든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 자체가 나(스레주)한테 또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을 떠 안겨주는 게 되는 것을 안다. 그러니 이별을 받아들이겠다. 그래서 그렇게 결론이 났어. 그리고 내가 한 조언은 이런 느낌. 인간관계에서 꼭 안전망을 만들어라.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끊어낸 다음 혼자가 된다고 한다면 그건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선택이다. 가능하면 내가 안전망이 되어 주고 싶었지만 난 b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제 한계다. 그리니 진짜, 괜찮은 사람을 진짜 제발 꼭! 찾았으면 좋겠다. 이 관계는 위험하다. 과하게 의지하기 쉽고, 수틀렸을 때 고립되기도 너무 쉽다. 그러니 다른 관계를 만들고 넓혀라. 그 사람들에게 너무 의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휩쓸리지 않게 정말 조심해라. 휩쓸렸더라도 빠져나올 구멍이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정말 잘못된 선택 한 번으로 세상이 망하진 않으니, 좀 후회되는 선택을 하더라도 아니면 나중에 가 가지고 돌이켜보고 후회를 할지라도 앞을 보고서 다른 관계들도 더 만들어 나가고 자신이 안전할 수 있고 자신에게 이로울 수 있는 그런 환경을 꼭 조성했으면 한다. a는 날 붙잡긴 했는데, 내가 단호하게 말하니까 알겠다고 했어. 다만 나와 관계를 정리하는 것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 a는 자기 시험 끝날때까지만 기다렸다가 다시 연락해 줄 수 있냐고 했지. 나는 ok 했어.
8 ◆dRA5aldBe2G 2022/01/22 20:22:19 ID : Pa1dxxvijdy 0
그런데 이 일은, a가 b를 너무 믿고 의지해서 벌어진 일이거든? a에게 있어서 b와 나의 발언의 무게가 다른 거야. b는 타고난 리더형이거든 인성이 빻았을지언정(ㅋㅋㅋㅋㅋ) b는 자기 확신이 있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자기가 피력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말하며 사람을 휘어잡을 줄 알아 근제 나는 항상 조심하고 제 말이 맞는지 의심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 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타인에게 의탁하려고 하지. 거기에 타인에게 관대하고 너그럽게 굴기까지 하니까... 그 사람이랑 내가 말을 하면 그 사람의 발언에 사람들이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거야. 나는 지금까지 옳은 방향으로 말하고 옳은 방향으로 행동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유했는데, 이 타고난 기질 차이 때문에 내가 쏟는 에너지에 비해 내 말은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해 내 너그러움과 관용이 내 말의 무게를 가볍게 해 그 사람은 아무런 생각 없이 없는데다 남에게 악의를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 없이 굴며 분별없이 행동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 사람을 믿어 자기의심이 없으니까 자기가 옳다고 믿으며 행동하잖아? 태도가 자신감에 차 있어. b가 그러니까 a도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도 못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휘둘린거야. 그러다가 나한테 상처를 크게 줬지. 그게 너무 화가 났어 b가 부러웠어
9 이름없음 2022/01/22 20:31:34 ID : slyLgoY4IGn 0
과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결과가 중요하지. 이미 끊어졌고 네가 어떤 일을 해서 라도 그건 돌릴 수 없을 거야. 나도 그런 경우가 있었고 나한테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내 손으로 끊게 되었어. 돌릴 수 있을 줄 알았지 나만 잘 한다면 다시 이어질 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 너무나 힘들어서 백일 기도를 했었어. 그러다가 기도가 70일 쯤 될때 깨닫게 되더라. 이젠 되돌릴 수 없고 돌이킬 수 없고 내가 그 사람들을 놓아줘야 하는 거구나 하고. 미련하게 붙잡고 있던 건 나였고. 놓아주고 받아 들여. 어쩔 수 없어.
10 ◆dRA5aldBe2G 2022/01/22 20:34:28 ID : Pa1dxxvijdy 0
물론 b의 행동은 내가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와는 한참 떨어져 있어 그러니까... 난 그 생각없음과 이기적임을 부러워하는 게 아니야 그 기질이 부러운 거지 의견 피력이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은 스텟을 지니고 있다는 게 너무 부러운거야 솔직히 정말 질투나 그 당당함과 카리스마가 부러워 그 강함에 따라오는 신뢰와 존중이 너무 탐나 나는 기질적으로... 의지하거나 기대기 쉬운 사람은 아닌 것 같더라고 내가 말하면 웃기긴 한데 난 똑똑해 그래서 신용은 살 수 있어 다들 내 능력을 높이 사니까 그런데 의지할만한 대상은 아냐 난 섬세하고 유약하거든 그런 부분에서 자격지심이 좀 느껴지더라 하지만 나는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쓰러져서 못 일어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쓰러질지언정 나는 이번에는 일어날 거라고, 일단 슬퍼할 만큼 충분히 슬퍼하고 아쉬워할 만큼 충분히 아쉬워한 다음 깔끔하게 잘라낼거라고. 나는 b가 부러워 열등감이 느껴져 그걸 인정해야 해 아들러 심리학에서 열등감이란 곧 우월에의 추구이며, 그 공격성은 숙달과 완전을 추구하도록 만든다고 해. 나는 이 자리에서 멈춰 있지 않을 거고, 더 나아갈 거고, 이와 비슷한 일이 있을 확률을 줄일 거고, 이번 일로 너무 오래 앓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중에 이 일을 회고할 때 상처받기보다 분노할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넘겼지. 그리고 a의 시험기간이 끝났어.
11 이름없음 2022/01/22 20:40:16 ID : mtxTVanva7h 0
보고있어..ㅜ 뭔가 슬픔 ㅜ
12 ◆dRA5aldBe2G 2022/01/22 20:41:21 ID : Pa1dxxvijdy 0
맞아 그렇지... 화가 나고 억울해도 이미 내 손으로 끝낸 일이니까. 그런데 이 복잡한 마음을 어떻게 하기가 너무 힘들더라.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것조차 힘들어. 이성과 감성이 따로 놀아...
13 ◆dRA5aldBe2G 2022/01/22 20:41:56 ID : Pa1dxxvijdy 0
긴 글인데도 쭉 읽어줘서 고마워... 🥺
14 이름없음 2022/01/22 20:45:06 ID : mtxTVanva7h 0
((그리고 쥼 뜬금없는데..필력 되게 좋은거같아.....ㅎㅎ.. 암튼 보고있어..!
15 ◆dRA5aldBe2G 2022/01/22 20:54:22 ID : Pa1dxxvijdy 0
앗 부끄럽당 높이 평가받을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좋게 봐주는 사람이 있다니 기분이 좋아. ☺ 칭찬도, 레스 남겨준 것도 고마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따땃해졌어.
16 이름없음 2022/01/22 20:59:02 ID : slyLgoY4IGn 0
그러는 과정이니까. 나중엔 받아 들이게 될거야. 종착지가 어디있는지 알고서 달리는거하고 모르고서 달리는거하곤 다르니까.
17 ◆dRA5aldBe2G 2022/01/22 21:06:36 ID : Pa1dxxvijdy 0
사실 a와의 매듭은 정말 좋게 지었어. a는 많이 울었어. 죄책감이 큰 것 같더라. 나를 자꾸 붙잡고 싶어져서 미안하다고도 하길래, 그건 미안할 필요 없는 일이라고 말해 줬어.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 봐야, 이성적인 방향도 도출할 수 있을 테니까, 그 생각을 억지로 끊어내거나 하지 말고 그 감정을 잘 받아들이라고. 해소되지 않으면 오히려 옳은 선택을 했더라도 후회할 수가 있고, 나쁜 선택을 하고서도 합리화하는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다음에 생산적인 방향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좋을 거라고 했어. 그 욕망이 나쁜 건 아니니, 그냥 끊어내지 말고 끝까지 잘 소화시키자고. 천천히 생각해도 좋으니까. 지금 난 전혀 그렇게 못 하고 있지만 말이야. 잘난 듯이 말했지. 지금 생각하니 우습기도 해. a는 나와 함께해온 시간동안 내 행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려 했고, 옳은 길로 나아가고자 노력해왔대. 미흡하더라도 내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내가 베풀어준 배려와 기회를 통해 발전해나갈 거고. 변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한 번 자각했으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고. 그리고 스스로 관계를 끊어낼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의 곁에 남는 것을 선택했으니 이왕이면 가까이서 무례함을 말려보려고 한대. 거리를 두기 전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난 이해했어. 즐거운 시간을 공유한 상대인 a에게 내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듯, a도 비슷한 이유였겠지. 그리고 ‘연을 끊는다’나 ‘거리를 둔다’보다는 ‘다른 친한 사람을 더 만든다’에 먼저 중점을 맞추는 편이 더 쉽고, 순서에도 맞을 거라고 전했어. 이전에 말했듯 a에게는 안전망이 필요하고, 인간관계의 풀이 넓어진다면 소수에게 크게 의존할 이유도 없어질 테니까. 그렇게 좋게 마무리가 되고 조금 지났어.
18 ◆dRA5aldBe2G 2022/01/22 21:12:17 ID : Pa1dxxvijdy 0
고마워. 역시 시간이 약이려나. 아직 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어서 현재를 살아야 하는데, 생각에 자꾸만 잡아먹혀. 그래도 나아갈 방향은 머리로나마 알고 있으니까, 종착지가 좀 먼 것 같지만 잘 추스르고 걸어야지. 아직 많이 힘들지만 언젠간 괜찮아 지려나.
19 ◆dRA5aldBe2G 2022/01/22 21:18:10 ID : Pa1dxxvijdy 0
나는 내게 극심한 분노를 안겨 준 터무니없는 무례를 그냥 덮고 a를 용서하고 b는 넘어가주기로 했지만... 그건 그냥 문제 삼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겠다는 판단 때문이었지 분노가 해소된 것도 감정이 시간에 마모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냅다 이성으로 눌러 놓은 응어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컥울컥 치밀어올랐어. 인지와 수용의 간극은 요원하기만 하고... 차라리 그때 b에게 찾아가서 화를 냈어야 했나? 싶기도 했지만... 아마 그랬으면 a는 b에 의해 고립되었겠지. 이 문제로 서먹해지다 결국 a는 무리에서 낙오되었을 거야. 어쩌면 그 무리 성격상 적극적인 괴롭힘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난 아직 a가 좋으니까, 그럴 순 없었어. 그리고 나는 사람 몰아세우는 걸 싫어해 보복과 응징에 대한 내 감상은 굉장히 부정적이야. 문제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빈약하기 짝이 없으니까. 알량한 해소감? 그딴 걸 위해서 다른 사람(그게 설령 내게 피해를 준 사람일지라도)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어. 사실 이땐 b에게 찾아가 얻을 수 있는 별로 것도 없었거니와(반성 없는 사과? 구구절절한 변명? 아니면 적반하장 정도였겠지),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외려 내가 탈진할 가능성이 높았어. (실제로 생각을 유지하는 것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쓴 나머지… 갑자기 삐딱한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고 내가 품어온 선의에 회의가 들고 내가 추구한 가치에 대한 의문이 잘못 건드린 도미노처럼 와르르 쏟아졌거든.) 그렇다면 차라리 지성인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는 게 낫지 않겠어? 나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도의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다짐했지. 단발적인 카타르시스를 위해 내 감정을 공격적으로 휘두르는 건... 결국 날것의 공격성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무례에 관대한 사람들만이 내 곁에 남는 결과를 부를 거야. b 무리가 그랬듯이. 이 인내가 모여서 내 격이 되고 내 인간관계의 퀄리티가 될 테니까 참았어. 일단 한 번은 문제 해결을 위해 부딪쳐 봤고, 전부 용서하는 건 도저히 내 도량으로 감당이 안 되는 일이지만… 1인분만큼은 용서했고, 앞으로 다시 같은 실수 저지르지 않도록 잘 설명하고 a를 설득했으니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내가 다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였어.
20 ◆dRA5aldBe2G 2022/01/22 21:23:05 ID : Pa1dxxvijdy 0
극대노 -> 안타까움 -> 질투, 자격지심 -> 분노 -> 상실감, 비참함 -> 현타 -> 후회 -> 배신감, 무력감 여기서 이제 분노쯤까지 왔네 나머지는 씻고 와서...
21 이름없음 2022/01/22 22:47:17 ID : k67ArwMkmrb 0
사람이 목숨걸어도 못바꾸는게 2가지인데 1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이고 다른 1개는 후천적으로 생긴 신념이야 이것들이랑 맞지 않게되면 도저히 용납이 안되니까 기를쓰고 설득을 하려고 하게되고 그러다가 인간 관계가 파탄나기도 하지
22 ◆dRA5aldBe2G 2022/01/23 10:06:15 ID : Pa1dxxvijdy 0
기질을 바꾸기 어렵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해. 신념은 형성되는 것이지만, 기질은 어느정도 타고나는 거니까. 그렇지만 신념은 바뀌어. 인간의 발전하는 존재니까. 사람은 누구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물론, 반대로 퇴보할 수도 있지. 인간은 실수하는 존재니까. 결국 이 두 가지 특성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사람은 변화하는 존재라는 거야. 개인의 신념체계 역시 마찬가지지. 살아가며 끊임없이 변화해. 인간은 일생동안 끊임없이 변화를 계속하고, 매 순간 다른 사람이 되지. 과거를 잊거나, 깨달음을 얻어 가며. 하지만 레스주 말대로, 상대의 신념을 고치겠다는 일념 하에 움직인다면 역효과가 날 뿐이겠지. 사람은 바뀔 수는 있지만, 바꾸기는 어려우니까. 능동적인 변화가 아닌 이상에야 강요일 뿐이고. 그래서 난 a에게, 상황에 휩쓸려 무례를 저지르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어. 나는 그 사람이 스스로를 깎아가며 자신을 고치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같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현명한 처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원했어. 그래서 방법론적으로 접근했지. 같은 맥락에서, 나는 내 신념과 기질 역시 고칠 생각이 없어. 물론 b가 부럽고, 나의 자기의심이 불편하지만, b가 가진 당당함이나 자신감은 내가 가질 수 없다는 걸 알아. 내 기질과 맞지 않으니까. 나의 기질적인 특성을 폄하하는 것이 결코 아냐. 사실을 말하는 것 뿐이지. b가 가진 가진 '실속 없는 당당함'이나 '근거 없는 자신감'은 내가 가진 '자기의심'과 상충해. 나는 이 자기의심의 기반인 '신중함'을 고칠 수 없어. 이게 내가 추구하는 가치니까. 이건 이제 기질이 아닌 신념의 문제겠지. 하지만 나는 그 신중함 탓에 언제나 나를 의심하기에 심지가 굳지 못해. 그건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내게 더 무례하게 행동할 빌미가 되어 왔지. 쉽게 말해 만만해보였다는 뜻이야. 이게 불편했어. 나의 기질적인 특성이 너무너무 불편한 거야. 나는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데 너무 소심해. 너무 조심성이 많고 너무 신중해서, 내가 누릴 수 있는 그 존중의 기회를 내가 깎아 먹어. 거기에 상대를 과하게 배려하기까지 하니, 호구 잡히기 딱 좋은 인물상이야. 그래서 내가 생각한 방법은, '스스로를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멋진 논리로 무장한 사람이 되자'야. 내가 조금 더 당당하게 내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이런 식으로 얕잡아 보이는 일은 줄어들겠지. 운 나쁘게 이런 취급을 받는 일이 확률적으로 줄어들도록 더 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이야기야.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와는 조금 달라. 이건 기질의 이야기가 아니라, 스킬의 이야기니까. 내가 a에게 무례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듯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게 함부로 무례하게 굴 수 없는 방법을 알고 싶어. 앞서 말했듯, 방법론적인 이야기지. 나는 다정하고 너그럽고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는 내 모습이 좋아. 그렇지만 그것으로 인해 무시당할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무시당하지 않는 스킬을 가지고 싶어. 그러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쓰고... 와진짜 차라리 기질을 고치고 싶다ㅋㅋㅋ 하지만 그건 내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내가 여기까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까, 그래도 난 여기서 멈춰 있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들더라고. 내가 지금은 뒤쳐졌어도 다음엔 내가 더 앞서 나갈 거야. 이건 이 말해준 것과 일맥상통하네. 난 종착지가 어디인지 알고서 달리고 있어. 난 여기서 더 나아갈 거고, 더 멋진 사람이 될 거고, 앞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을 줄일 거야. 근데 그 방법을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나를 존중할 수 있도록 말할 수 있지? 어떻게 해야 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지? 그게 궁금해. 다른 레더들이 조언을 해 준다면 고마울 것 같아. 그리고 다시 내가 원래 설명하고자 했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23 ◆dRA5aldBe2G 2022/01/23 15:18:25 ID : ttfWry7zgn5 0
난 이 관계에서 모든 걸 잃었어. 나는 a와 쌓은 추억이 많고, 같이 있을 때 행복했어. 나는 앞으로 다른 좋은 추억을 만들 기회가 박탈되었고, 그 행복은 다시 느낄 수 없겠지. 그래서 가끔 생각이 폭주해서 급발진하는 일이 많았어. 대충 어떤 느낌었이냐면... - 화가 가라앉질 않아 - 진짜 사람이어떻게그렇게까지생각이없고 사람을무시할수가있는건지이해할수가없어 - 내가열뻗쳐서 매일새벽까지잠을못잔다고 - 아니...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날 존중하거나배려하겠다는마음이 조금이라도있었으면 이렇게는못하지 - 후유증진짜오래가네.... - 너무억울해 내가뭘잘못했는데 잘못한건저쪽인데 왜내가이렇게속상해야해??? - 나언제까지힘들어야되는데........ - 뭐때문에 서러운지도모르겠고 이제걍생각할힘이없음 - 자고싶은데잠이안오잖아진짜사람미치게만드네 - 언젠간괜찮아질수도있겠지 근데그게지금은아닌 듯 - 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being present... - 정동의 분석을 자제하고 언어적 정제를 그만뒀는데도 매몰적 사고의 비약이 멈추질 않아. 대체 어떻게해야 이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 거임? 해지불가디버프 달고사는기분임 이런 느낌으로... 새벽마다 깨고 악몽까지 꿨어 나 멘탈 진짜 약하거든. 그래서 현실을 다시 정리했어.
24 ◆dRA5aldBe2G 2022/01/23 16:10:21 ID : Pa1dxxvijdy 0
나는 무례로 인해 상처를 받았고, 그 사실은 사라지지 않음. 당시엔 내가 더 상처받기 전에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합리적이었음. 최선의 방어법은 내가 좋아하는 걸 버리는 거였음. 하지만 만약 내가 그때 앞으로의 상처를 감내하기로 결정했다면, 내가 좋아한 걸 끝까지 쥐고 있었을 수도 있었음. 나쁜 선택지밖에 없긴 했지만 결국 판단을 내리고 선택을 한 건 나임. 애초에 선택지가 적었으므로 자책할 생각은 없지만, 그 디메리트를 감수하기로 결정한 게 나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음. 잘못한 건 저쪽인데 왜 내가 이렇게 속상해야 하는가? 간단함. 내 상처를 빌미로 상대를 공격하지 않기로 내가 결정했기 때문임. 나는 내가 좋아한 대상이 구설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을 불문에 붙이기로 했음. 그렇다면 나는 당시의 무례만 기분나빠하면 됨. 나머지는 내 선택에 의한 디메리트였음. 하지만 역시 아직도 인지와 수용의 간극은 요원하기만 함... 이상적 자아의 합리적 판단은 때때로 현실적 자아에게 억울한 선고로 다가오곤 함. 이성이 옳은 방향을 제시해버리면 감정적으로 납득하지 못했더라도 난 그 방향으로 움직였음. 그렇더라도 움직인 건 나임. 이 판단과 선택에서는 내가 주체였음. 그러니 결과도 내 몫임. 현실적 자아가 그것을 진정으로 원했었는가는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당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음. 다만... 문득 떠오르면 야마가 넹글돌뿐임 후회는 없는데 억울하고빡치는건 그대로임 그러다 문득 번아웃이 오면 ......나 고작 이런 문제에 이렇게까지 기력을 쏟은 거야? 좀더...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문제에 에너지를 쏟는 게 맞지 않나? 흥분이 가라앉으면 슬슬 현타가 오는 거지. 언젠가 털고 일어날 상처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생각했던것보다 치명상이었나봐
25 이름없음 2022/01/23 16:25:56 ID : usnSHA5apXB 0
진짜 힘들겠다..ㅠㅠ 아이고....
26 ◆dRA5aldBe2G 2022/01/24 04:23:27 ID : Pa1dxxvijdy 0
맞아... 이성적인 척, 냉정한 척 하며 내 감정에 대해 잘 아는 양 현학적으로 문장을 늘어놨지만... 사실 아직 많이 힘들어. ㅎㅎ...
27 ◆dRA5aldBe2G 2022/01/24 04:25:59 ID : Pa1dxxvijdy 0
나의 배려와 관용이 상황을 좋게 만드는 내면의 가치가 아니라 나를 공격하는 병리적 특성에 불과하며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내게 더 무례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왔다는 걸 안 뒤로 내가 해 온 모든 선한 행동에 회의가 들고 내가 믿어왔던 가치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으며 나의 헛된 자제력에 진지리가 나고 스스로의 조심성을 혐오하게 되었다는 점에 참을 수 없이 죽고싶었어. 친구들에게 했던 카톡을 가져와보자면… - 난지금까짖 잘못살앗어 - 회복탄력성 거지같은 거 알아서 ㅐ가잘못된거란생각은 안하려고했는데 아무래도지금까지잘못산거 같아 - 나의 신중함이 내가추구하는가치라고착각하고있었는데 그건 그냥겁이많은거고 - 나는멍청이아개멍청한인가닐라고 내가똑똑햇으면 이렇게 손해만 보고 살진 않았겠지 - 이건우울같은미적지근한감정이아닌듯.. 적극적인공격셩에가까운것같음 지금내가미워서견딜수가없음 - 내가 피해자일 때도 내가 피해입은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내 스스로를 공격하는 기적의습관 - 이쯤되면 이것도 재능 아님?? 와! 통찰력 대단해! 빨리칭찬해 ...좀 미친놈같지? 가끔 이렇게 정신이 나가.
28 이름없음 2022/01/24 07:35:47 ID : HwtyY9vwoFi 0
스레주! 나도 인간관계 때문에 몇 달 동안 힘들어하는데 오늘도 새벽에 깨서 힘들어하다가 고민상담 게시판을 처음으로 찾게되었어. 그리고 스레주의 글을 보고 정말,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감탄했어..! 상황과 디테일은 다르지만, 나도 신중하고 관용과 배려를 중시하는 기질이고, 내가 싸운 상대와 그쪽 편을 든 겹지인은 b와 같이 당당하고 자기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타인을 평가하고 심지어 자신이 도덕적으로 더 우위에 있다고 여기며 자신이 약자의 위치라는 것과 여러 사연으로 불안을 가졌다고 강조하며 내 관용을 자극하기 까지 하는 사람이야 하하… 갑자기 tmi 가 됐네! 내가 스레주의 글을 읽으며 공감한 부분은, 그런 사람들과 부딪힐 때 마모되는 마음과 자기확신이 흔들리는 게 어떤 건지 알 것 같아서였어. 그리고 스레주에게 감탄한 부분은, 스레주와 b의 기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혹은 할 수 없어서 선택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잘 정제해서 분석하고 있단 거였어! 신중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이런 분석에 확신을 갖기 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 . 그리고 스레주의 글을 보면서 나도 나와 내가 겪은 일에 대해 조금 객관화해서 이해하게되는 느낌도 들어. 스레주가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하는 말들이 근 몇달 내가 헤맨 수 많은 책과 상담의 말들 중 가장 직격으로 다가온단 느낌이 들어. 자기자신이 흔들린다, 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하게 알고 “강한 사람이 되는 건 내가 선택할 일이 아니다. 그 기질의 장점에서 오는 것이 종종 부럽기도 하지만, 단점을 알고 있고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강한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면 강한 신념을 갖고 싶다” (조금 문장은 다르겠지만!) 라고 한 말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 나또한 내 기질을 바꿀 생각은 없어! 이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소 답답해보일지 언정 괴로울정도로 고민하고서야 세워지는 생각이 다 나의 뿌리가 되어줄거란 생각도 있거든.. 스레주가 “논리를 철저히 갖겠다” 고 공부하는 방향으로 방법론을 택한 것도 정말 그럴 것 같아. 흔들리지 않고 살 수는 없겠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스레주가 몇 살인진 모르겠지만!) 대인관계의 파도를 몇 번이고 건넜을 사람들이 점점 알아봐주는 게 신중함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 혹은 그런 사람들과 내 대인관계의 영역을 충분히 만족할만큼 가질 수도 있을 거고! 이건 사실 철저한 논리로 공부해서 나를 지키겠다, 라는 쪽이 너무 어려워서 “나를 이해할 여지를 갖고 대해주는 사람들을 남기고 싶다” 라는 (러프하게 축약했지만..) 내 방법론이 가고싶은 길이기도 하고 ㅎㅎ 아마 스레주도 이걸 생각해서 a와의 관계까지 끊어내는 걸 선택한 거겠지?! 나도 스스로가 이런 사람인 걸 인지하고 적어도 이 기질이 틀린 건 아니라는 사실에는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싶어서 공부하려 하고! (좀 뜬금없는데 혹시.. 찾아보는 책같은 게 있는거니 궁금해) 단발적인 카타르시스를, 상대가 내게 저지른 무례처럼 맞대응 하지 않길 선택한 자신이 가끔 답답하고 억울하기도 한 밤이 종종 있는 것 같아. 맞아. 몇 달이 지나도 그래! 심지어 정말로 사람들이 마이크 센 사람의 말에 귀기울여서 나에 대해 오해할 지도 모르지. 그러면 그때는 그 오해만큼에 대해서 말은 해서 나를 지키되, 공격하지 않고 어떤 품위(…) 를 지키고 싶다는 말 정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 을 사실 찾지않아도, 내가 나를 알아봐주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친하게 지내는 가까운 사람들 만큼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괜찮겠지? 스레주의 고민상담 글인데 내 얘기만 한 것 같아 미안해. 혹시 길고 사담이 긴 것 같으면 삭제할게 정말로! 그렇지만 스레주가 반갑고 또 멋져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 스레주 글만 봐도, 스레주가 주변사람들에게 현명한 사람들로 느껴질게 보여. 그리고, a에 대해 당장 정이 붙어 그리워서 (그리고 야속해서 양가감정이 왔다갔다 들지않니? ㅠㅠ) + 억울해서 힘들겠지만.. 나는 b와 같은 기질을 가진, 어떤 오만함을 품고 타인과 상황을 참 쉽게 재단하고 확신에 차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류의 사람들은 언제나 그 사고에 자신도 노출되어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들의 그런 기질과 사고는, 그때그때 유대관계를 잘 만든 것처럼 보일지라도 굉장히 피로하고 힘든 관계일 거라고 생각해. 그 무리에서 누적된 피로감이 분명 있을 거야 (본문을 보면 a도 그걸 아는 것 같아서 스레주가 답답하면서 동시에 걱정하는 거겠지만.. 그건 a의 선택이기도 하단 거 알지?!.) 그들은 그런 면에서 분명히 좌초될 거야! 다른 집단과 싸워서 망한다 같은 응보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그냥 자기자신도 속이는 그 마음은 얼마나 위험한가 생각해. 나나 스레주가 자기자신조차 의심하고 “내가 피해자가 맞을까?” 하면서 자꾸 자책으로 넘어가기 쉬운 지점은 분명 어느정도 중용을 찾아야겠지만, 적어도 이 신중하고 윤리적인 내면은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에게 조금씩 더 쌓이는 게 있을 거야. 배우려고 하고 반성하니까! (자기자신을 지키기 위해 말과 논리를 준비하는 스레주의 방법 또한 나도 계속 해나갈 것이기도 해ㅎㅎ) 반면, 그들은 내면에서 자기가 맞다는 (혹은 남들보다 옳다는) 오만한 확신을 갖고있고, 그건 그 확신에 동조하는 사람들만 남긴다는 것. 그리고 그 동조는 끈끈해보일지 모르지만, 자기자신이 아닌 타인을 늘 평가하는 시선이 자리잡고 있어서 분명 유약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관계는 그게 아니라는 것. 이런 걸 생각하면 괜찮지않을까. 조만간 내가 다니는 심리상담의 마지막 회기인데, 이런 얘길 쭉 해보고 교수님은 어떤 생각이신지 조언을 듣고 오려 해. 혹시 궁금하면 같이 나눠보고싶네… 네 글에서 희망과 힘을 얻었어. 힘든 밤이겠지만, 극단적인 마음이 헤매는 폭이 조금씩 줄어들고 더 평안해지길 바라!!
29 이름없음 2022/01/25 02:54:49 ID : 08i2pUZio45 0
네 탓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면 좋을 텐데. 나도 너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완전하진 않아도 해결은 했어. 난 불확실함에서 오는 공포나 불안을 아예 배제하고 그냥 내 생각 중에 가장 맞다고 생각되는 것을 틀렸다면 배울 생각으로 말을 했다. 물론 이게 맞나? 내가 틀렸다면? 하는 생각은 자주 하지만, 그렇게 고민한다고 해서 뭔가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나는 부딪히고 깨지면서 내 나름의 정의와 가치관을 쌓고 수정해도 될 정도로 튼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일단 던졌지. 곧게. 쭉 뻗어서. 물론 그것도 물론 나름대로 여과하고 다듬은 말이지만. 대신 그 말을 할 때 무조건 이럴 거라고 확정을 짓지는 않고, 필요하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하는 식으로 첨언을 하는 편이다. 나는 이걸로 꽤 많이 나아졌어. 틀리면 고쳐나갈 수 있는 게 정보고 말이지 않나. 틀리는 것을 막연히 두려워하고만 있어도 난 변하는 게 없었어. 그래서 그냥 던져보기로 했다.
30 이름없음 2022/01/25 03:02:19 ID : 08i2pUZio45 0
너의 관용과 배려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널 공격할 수단이요 네 약점이 되겠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겐 상황을 좋게 바꿀 기회이자 일종의 원동력 같은 게 될 수도 있어. 자신만의 곧은 신념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명확한 사람은 드물지 않나. 그런 신념이나 가치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네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가 되겠지. 난 네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가 심리학에 박식해도 감정을 만드는 호르몬 자체를 의지로 조절할 수는 없으니 감정이 쏟아지는 것도 급발진하는 것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야. 번아웃일 때는 어쩔 수 없다고들 하지만 그 문제는 결코 네게 고작이 아니고, 그걸로 인해 괴로워하는 것 또한 네 탓이 아니야. 조금 더 네게 유해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결국 우리의 삶 내내 곁에 있어주는 건 우리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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