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동성애자라서 너무 서러워 (8)
2.10년 짝사랑 성공한썰 (40)
3.이거 무슨 사이같아? (3)
4.외로운데 연애 할 자신이 없다ㅜ (8)
5.너네 좋아하는 사람한테 (8)
6.. (6)
7.전여친 (1)
8.그 사람이 후회했으면 좋겠는 심리 (9)
9.우울하다. (2)
10.... 레즈 게이라고 해도 생각하는건 다 똑같은거 아니야? (8)
11.망한 짝사랑 하소연이라도 해보는 스레 (12)
12.이거 여친한테 기분 나빠해도 되는 걸까 (7)
13.이거 무슨 심리..? (9)
14.헤테로 애인한테 커밍아웃 (3)
15.연애 얘기는 아니긴 한데 (4)
16.펑 (9)
17.자만추 하는법 (1)
18.나 어떻게 해야해? (19)
19.이쪽 인스타 하는 법 좀 ㅠㅠ (4)
20.내일 전여친 만나러가는데 (3)
1
몬순
2022/01/30 14:17:13
ID : ipcL83A7By0
8
음.. 좀 길거야 그냥 심심해서 적어봄.
첨 글써본다 ㅎㅎ
내 첫사랑 얘긴데, 중학교때 아는사람 소개로 학원에서 처음 만났어
난 첨에 딱 보자마자 그사람 뒤에서 후광 같은걸 봤고 각인되다 싶이 좋아지게된듯
당시 나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있던 때고 어렴풋이 내가 바이가 아닐까 생각했었어
내 첫사랑은 이성애자였고 고등학생이었어.
학교도 다르고 같이 아는 친구도 한 두명 정도고 같은 학원 다니는거 외엔 접점이 하나도 없었거든
그래서 첨엔 친해지기가 힘들었어. 내가 그냥 무작정 들이대고 본듯.
학원 끝나고 집 가는 방향도 정반대고 통금 있어서 바로 집 가야했는데
매일같이 밥먹고 지하철역으로 같이 가다 내려서 다시 돌아오고 했음
그때는 지금처럼 무제한 데이터 이런거도 없어서 통화료 오버되는데도 새벽까지 통화하고 문자하고 그랬어
그사람이 좋아한다고 한 영화나 책 드라마 다 찾아보고
그냥 뭐라도 공통점 만들려고 한듯.
2
이름없음
2022/01/30 14:35:34
ID : rula5VcE1bi
0
오오오
3
몬순
2022/01/30 14:38:46
ID : ipcL83A7By0
0
처음엔 그사람도 날 그냥 아는 동생 정도로 두는듯 했어
근데 내가 조금씩 노력해서 걷다가 손닿으면 가끔 손도잡고
학원가는날이 휴일이어서 며칠 못보다 만나면 반갑다고 안기도 하고
서로 비밀 얘기도 하고 '너랑 있으면 편해서 좋아' 라는 소리도 들을정도가 됐어
그러다 학원에서 말고도 같이 있고싶어서 공부 가르쳐달란 핑계로 집에서 같이 공부하게됐음
나는 그때 공부랑 담 쌓은 상태라 책이 눈에 들어올리는 없었고
가르쳐주겠다고 온 입장에서 그게 안보일리가 없었겠지
그래서 그사람이 그때 딱 펼쳐져있는 페이지에 있는 문제 다 풀어서 맞추면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고 했어
지금 생각해봐도 태어나서 그렇게 집중해본적이 없는데 한 시간이나 걸리긴 했지만 결국 다 맞췄어
그 사람이 집중하면 잘 하지 않냐면서 '무슨소원빌건데?' 라고했어
원래는 주말에 영화나보러가자고 하려고했는데
그순간에 뭔 정신이었는지 그사람 얼굴 쳐다보다가
키스하고싶다도 아니고 '아랫입술 깨물어 보고싶어' 라고했어
지금 쓰면서도 이불킥 날리고싶다..
그사람은 처음에 듣고 좀 당황하더니 '그게소원이야?' 라고했어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어
그래서 괜히 말했다고 생각하고 농담이라고 하려했는데
그사람이 '그래' 라고 했어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지만 이게 내 첫키스썰이야..
깨물기만 한다고 해놓고 분위기때문에 정신차리니까 키스중이더라..
4
이름없음
2022/01/30 14:41:37
ID : grtcoJVak1f
0
와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몬순
2022/01/30 14:47:27
ID : ipcL83A7By0
0
**너무 오래전이라서 중간중간 이것저것 추가할수도있어 생각하느라 쓰는데 좀 시간걸릴수도있구
그 뒤로 학원 화장실이라던가 우리집이라던가
사람이 안볼거같은데 같이 있게되면 거의 매일 키스한듯
달력에 서로 '처음' 이런식으로 적어두고 웃기도하고
그사람은 나랑 키스하기 전 까지만 해도 키스가 더럽다고 생각했대
위생적이지 않다고 왜 하는거지? 했다고 ㅋㅋ
근데 거의 매일같이 보고
문자로 보고싶다거나 사랑한다거나 누가보면 사귀는 사이였는데
아직까지 먼저 서로 사귀자거나 우리 관계를 딱 정해놓지 못한 상태로 한 달 정도가 흘렀어
6
몬순
2022/01/30 14:52:46
ID : ipcL83A7By0
0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사이 아닌데 키스하는건 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먼저 고백하기로했어
우리 학원 빈 강의실중에 벽 하나가 통유리여서 6시-7시 정도 사이에 노을 지는게 보이는 방이 있었어
그래서 그 방 구석에 나란히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하고 가끔 눈 마주치면 웃다가 노을이 거의 다 질때쯤에 내가
'이제 우리 사귈까?' 라고 했어
근데 그사람이 조용해지면서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더라고
나는 당연히 그러자고 할줄 알았는데.
7
이름없음
2022/01/30 15:00:45
ID : rula5VcE1bi
0
허어
8
몬순
2022/01/30 15:01:42
ID : ipcL83A7By0
0
그래서 좀 초조해져서 무슨생각하냐고 물었어
그랬더니 한참을 아무말 없더니 잘 모르겠대.
우리가 어떤 사이인건지, 이게 맞는건지
내가 좋기는 하지만 이게 친구 이상의 감정인지 혼란스럽다고
이쯤 얘기하고있는데 밖에서 누가 방에 들어오려고 하는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같이 나와서 수업을 들으러갔어
당연히 집중도 안되고 고백을 괜히 했나 내가 너무 욕심부린건가 생각하다보니 수업이 끝났어
그사람도 집중 못한거 같더라고
집에가서 연락하자고 하고 집에오는데 그냥 들어가기가 싫어서 한참을 걷다가
들어가서 그당시에 하던 채팅을 켰어 네*트온 같은거 (미안..나 넘 옛날사람이니 근데 그 채팅프로그램은 더 오래됐어..ㅎ)
들어가니까 왜 이제오냐고 걱정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좀 걷다가 들어왔다고
이런 저런 잡담 나누다가 그사람이 먼저 얘기를 꺼냈어
9
몬순
2022/01/30 15:05:40
ID : ipcL83A7By0
0
'아까 내가 그렇게 말해서 실망했어?'
그래서 내가 아무말 없으니까
자기는 원래 같은 성별끼리 이러는거 안좋게 보던 사람중 하나고
아직 생각 정리가 다 안됐는데 덥썩 그러자고 할수가 없대
그래서 우리 관계를 친구----우리----연인 정도라고 생각하자고, 그 중간 어딘가의 관계가 되었어.
근데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다음날쯤 만나서 영화보고 나오다
판매대같은데서 팔던 반지 사서 나눠끼고 중간반지 라고 정했던듯 ㅋㅋ
이런 관계가 맘엔 안들었지만 나는 이 관계에서 당연한 을이니까 그냥 이대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10
몬순
2022/01/30 15:08:22
ID : ipcL83A7By0
0
중간이란 관계에서 그래도 꽤 많은걸 했어
주말이면 연인처럼 같이 영화보러가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 집에 놀러가서 같이 자기도 하고
질투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러면서.
하도 붙어다녀서 주위에서 오해를 사기도하고
오죽했으면 그사람 부모님이 '제발 대학가서 만나면 안되겠니..?' 하실 정도였으니까 ㅋㅋ
11
몬순
2022/01/30 15:10:52
ID : ipcL83A7By0
0
아 내가 이사람 어디가 맘에 들었나를 말을 안했네
키는 나보다 좀 작은편에 긴 생머리였고
공부도 잘하는데 운동도 만능이었어
가끔 노래듣다 막춤추는거도 멋있어보이고
친구도 많고 어딜가나 항상 리더 하고 있고
목소리도 좋고 다른사람이 봤을때 와 이쁘다 이건아닌데 매력있게 생긴?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그냥 딱 첫사랑 재질인듯
12
몬순
2022/01/30 15:15:37
ID : ipcL83A7By0
0
여튼 이런 중간이란 관계로 반년정도가 지났어
해가 바껴서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그사람은 대학 갈 준비를 할때가 됐지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선지 그냥 내가 점점 싫어진건지
어느날부터 매일같이하던 통화가 짧아지고 문자가 줄더니
내가 더이상 외면할 수 없을정도로 그사람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됐어
내가 서운한 티를 내면 자기 바쁜거 안보이냐고 화를 내기도 했고
평소라면 나랑 보냈을 주말을 친구들이랑 보내기 시작했어
13
몬순
2022/01/30 15:22:42
ID : ipcL83A7By0
0
**생각보다 길어지네 아직 반도 안썼는데 큰일;
그 사람을 첨 만난지 1년정도 됐을때 그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가게됐다는 얘기를 들었어
당연히 자주 만나러 갈 거리는 아니었고 나는 아직도 고등학교가 3년이나 남은 상태였지
나는 슬슬 불안해 지기 시작했어
이 관계도 곧 끝일거 같단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근데 또 이런 예감은 틀리지 않지
결국 그사람은 타지역으로 이사를 갔고
바빠서 연락을 못할거지만 메일을 보내놓으면 읽기는 할거라고 했어
나는 그 말을 믿고 매일같이 메일을 보냈지
그냥 하루 있었던 일부터 시작해서 학원 선생님들이 보고싶어한단 얘기나
같이있었으면 했을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들
아무 연락이 없는지 한 달 정도가 지났어
14
몬순
2022/01/30 15:34:09
ID : ipcL83A7By0
0
어느날 학교끝나고 집에와서 여느때와 같이 메일을 열었는데
익숙한 메일주소로 이메일이 와있었어
답장이 온줄알고 신나서 열었는데
이사간곳에서 적응하는게 너무 바쁘고
수업 진도도 따라가는게 벅차고
지금은 공부말고 다른건 신경쓸 여유가 없다고
그리고 이제 내가 싫어졌으니 이런 관계도 그만 하고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면 그냥 아는 동생정도로는 남아있어도 된다는 그런 메일
사실 그 메일을 받고나서 반년 정도는 내 인생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내가 뭘 하고 살았는지 기억이 잘 안나
뭐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근데 그냥 아마 살면서 제일 힘들었던 때가 아닌가 싶어
정말 믿었던 사람한테 버림받은 기분으로 살았으니까
15
몬순
2022/01/30 15:40:30
ID : ipcL83A7By0
0
**ㅎㅎ 넘 길어서 재미가 없으려나 '짝사랑 성공한썰 푼다고 하고 왤케 우울한 내용이지..?' 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시작이야
그 후로는 같이 아는 친구통해서 소식 듣기도 하고
그사람 생일이면 내가 먼저 연락해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기도 했어
특별한 날이거나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니면 할 얘기가 없어져서 오래 연락을 안하기도 했어
그러다 그사람은 대학생이 됐고
그 뒤론 정말 가끔 그사람이 사는 지역 갔을때
내가 먼저 연락해서 밥 정도만 먹었어
나도 늦게 정신차려서 대학을 가게됐고
그 후로도 다른 사람도 만나보고
내 인생 살거 살면서 잊어야지 했는데
그게 잘 안됐어
16
몬순
2022/01/30 15:46:59
ID : ipcL83A7By0
0
짝사랑을 시작한지 10년째 되던 해였어
이제 나는 대학도 졸업하고
그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소식을 못들은지도 한참되고
따로 연락을 해봐야겠단 생각도 안하고
그냥 항상 하는 습관처럼 그리워만 하고 있었어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이 연애중이라는 거여서 더 안찾아보기도 했고.
술마시면 무슨 레파토리처럼 나와서
내 주위사람들은 이 얘기를 다 알정도야 ㅋㅋ
누구는 너무 어릴때 있었던걸 첫사랑으로 포장하는거 아니냐고 하고
10년이나 됐으면 이제 포기하고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라고도 하고
뭐 그렇게 물 흐르듯이 살다가
코로나 덕에 일하던 회사가 재택으로 바뀌면서
그사람이 사는 지역에 좀 길게 갈 수 있게 됐어
친한 친구들은 그냥 이번기회에 가서 술마시고 얘기좀 해보고
뭐라도 해보던 아님 그냥 꺠끗하게 포기하던 하라고 했어
17
이름없음
2022/01/30 15:51:20
ID : q7BAi9zdRDA
0
ㅂㄱㅇㅇ
18
몬순
2022/01/30 15:53:34
ID : ipcL83A7By0
0
거의 4년만에 연락하는거라 너무 떨려서
친구랑 술을 거하게 마시고 집에 가는 버스안에서 카톡을 남겼어
'안녕 나 ㅇㅇ. 오랜만에 여기 왔는데 시간나면 한번 보자'
밤늦게여서 그런가 그다음날 아침에서나 답이왔어
'오랜만이네 ㅋㅋ 시간나면 함 보면 좋은데 이번달은 내가 하루도 빠짐없이 바쁘네'
그래서 난 어차피 길게 있을거라 시간나면 연락 달라고 했고
그사람은 알겠다고 했어.
며칠쯤 뒤에 그달 마지막주 금요일에 시간이 날거같다고해서 약속을 잡았어
그사람은 평일에 일을해서 퇴근하고 만나는거라 그 근처에서 만나기로하고
정신없는 한달이 지났음
19
몬순
2022/01/30 15:59:32
ID : ipcL83A7By0
0
만나기로한날 진짜 나 잘 꾸미지도 않는데
아침부터 머리하고 옷 뭐입고갈지 하루 종일 고민하다
퇴근시간 생각을 못해서 약속시간에 10분정도 늦게됐어
그사람은 먼저 도착했다고 카톡이왔고
버스가 중간차선? 에서 날 내려주고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어
평소에 안경쓰는데 잘보이겠다고 벗고와서 앞도 잘 안보이는데
건너편에 흰색 패딩입은 사람이 서있더라고
근데 멀리서 실눈뜨고 봐도 그사람이더라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바로 알아보는게 신기했어
너무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서 길건너는데 발이랑 손이랑 같이 나간기분
20
몬순
2022/01/30 16:07:32
ID : ipcL83A7By0
0
만나서 오랜만이다 하고 밥먹기로 한 식당에 들어갔어
저녁시간인데도 사람도 많이없고 시끄럽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에
내일 주말이니까 술 많이 마실 수 있다고 신나하는 그사람을 보면서
모든게 비현실 적으로 느껴졌어
그래서 맥주에 고량주를 말아마시고 ㅋㅋ
서로 가드가 좀 풀린 상태로 근황 얘기도 하고
잘 지냈냐 부터 시작해서 그냥 아무말이나 다 한거같아
어디서 살고 뭐하고 살고 부모님은 잘계시냐 등등
날 보고 '많이 변했네' 라고 했어
술이 꽤 들어가고 집에가기 아쉽다고 생각하는데
코인노래방이나 가자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
근데 그사람이 예약하는 노래가
앤마리 2002, 숀 way back home 이런 노래였어
근데 일하느라 피곤했는지
나란히 앉아있는데 잠이 들었더라구
21
몬순
2022/01/30 16:10:57
ID : ipcL83A7By0
0
나는 둘다 잘 모르는 노래였는데
대충 들어봤어서 그냥 그사람 잠든모습 한번 봤다가
화면에 뜨는 가사 보고 대충부르는데 뭔가 가사가 내 얘기같더라고
그래서 웃기다 생각하고 그 다음 노래들은 예약취소하고
그사람 자는거 보다가 시간되서 깨워서 나왔어
막차가 거의 끊길때가 됐기도 했고 피곤해보여서 내가 데려다 준다하고 택시를 잡아탔어.
택시타서 그사람 집에 도착했는데 그냥 가기 또 아쉬워서 ㅋㅋ
자고가도 되냐고 했고 그사람은 날 한번 쳐다보더니 그러라고했어
22
몬순
2022/01/30 16:17:05
ID : ipcL83A7By0
0
그사람 집에 도착했는데도 꿈같아서
꿈이라면 깨지 말아라 하고 그사람이 준 옷으로 갈아입고 바닥에 앉았어
아까까지만 해도 피곤해보이던 사람이 술이 깼는지
아이스크림 먹자고해서 그걸로 해장하면서 또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같이 사진도 찍고 나는 그냥 방 구경하고
그사람은 침대 나는 그 밑에 이불깔고 누워서 불을 껐는데
그사람은 눕자마자 바로 잠들고
나는 속으로 잘자라고 말하고
왜 어둠속에서 가만히 있으면 눈이 적응해서 앞 보이잖아
그냥 살짝 보이는 그사람 옆모습 보다 잠이 들었어
23
몬순
2022/01/30 16:27:04
ID : ipcL83A7By0
0
그다음날 아침에 깼을땐 그사람은 일어나서 티비 보고 있었고
나는 세수하고 나와서 어색한 상태로 옆에 앉아서 같이 티비를 봤어
술이 깨니까 좀 어색하긴 하더라
그래서 밥 시켜서 먹고 티비보고 같이 게임도 하고
진짜 별거없는데 약간 기분이 몽글몽글하고
그냥 이사람이랑 같이있는게 너무 행복하고
저녁까지 같이있다가 슬슬 가야할거같아서 택시를 불렀는데
그사람이 '택시번호 보내고 조심히가' 라고 했어.
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 다음주에 같이 아는 친구 만나기로해서 한번 더볼까 하는마음에
같이볼래? 라고 약속을 또 잡았고 그사람은 그러자고했어
집가는 도중에도 카톡했고 나한테 아까 추천한 드라마 뭐냐고 묻기도하고
나는 응답하라 88? 거기서 선우랑 보라 얘기가 약간 나같아서
그거 추천한거긴 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까 봤더라고ㅋㅋ
그뒤로 다시만나기로 약속한 주말이 되기전에도
간간히 카톡이 먼저 오기도하고 (그 전엔 선톡x)
밖에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으라고 하기도하고
4년전에만 해도 항상 내가 먼저 톡하고 내가 연락안하면 연락 안오고 그랬어서
뭐지? 하는 마음이긴 했어
24
몬순
2022/01/30 16:36:54
ID : ipcL83A7By0
0
친구랑 셋이 보기로 한게 토요일이었는데
목요일 밤에 내가 술마시다가 갑자기 용기가나서?
금요일에 퇴근하고 저녁먹자고 연락을했어
이정도면 거의 뭐 술 없으면 암것도 못하네 나 ㅎㅎ..
근데 흔쾌히 그러라고해서
좀더 용기내서 토요일 약속장소가 그사람 집이랑 가까우니까
하루 더 자고 같이 가도되냐고 물어봤어
그사람은 '아니 몇번을 잘라그래 ㅋㅋㅋ' 하고 막 웃다가
'그래 간만에 봤으면 2박은 해줘야지' 하고 그러라고했어
그때가 그사람 생일 지나고 얼마 안됐을땐데
그사람이 게임 좋아해서 생일선물로 게임 관련된거만 받았다고
'다른거도 받고싶었는데 ㅋㅋ' 했던걸 기억해서 선물을 이것저것 샀어
그래서 금요일에 그사람 퇴근할때 맞춰서 회사근처에서 밥을 먹었어
근데 밥이 너무 맛이없어서 대충먹고 2차로 근처 술집을 갔어
거기서 선물 주니까 이런거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하면서도 좋아하더라고
근데 거기서 또 취한거야 그사람이
그래서 몸도 잘 못가누고 나는 한번 가본 집 겨우 기억해내서
택시타고 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뭔 마법도 아니고 집에만 도착하면 술이 깨네
그래서 또 정신차려서 옷갈아입고 자려고 누웠는데
이사람이 침대에 걸터앉아서 자꾸 내이름을 부르는거야
'ㅇㅇ야 자? 침대에서 잘래? 자나보네 잘자' 이런식으로 계속 그랬어
나는 이게 취해서 그런건지 아닌지 모르니까
그냥 가만히 누워있는데 잠이들었더라고
그래서 잠도 다 깨고 그래서 그냥 그사람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자는거 보다 늦게나 잠들었어
25
몬순
2022/01/30 16:42:18
ID : ipcL83A7By0
0
아침에 깻는데 전날 술을 너무 마셨는지 머리가 깨질거같은거야 아침약속인데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약속을 나중으로 미루고
다시 누우려고 하는데 땅에서 자니까 허리가 너무아파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사람 누워있던 침대로 올라갔어
그래서 취기 때문에 그런거처럼 팔을 그사람 허리위에 어색하게 올리고
가만히 눈감고 있는데 그사람이 내 팔을 잡아 끌어서 자기 품안에 날 안는거야
그상태로 얼어서 가만히 있는데 영화 특수효과음처럼 어디서 심장박동 소리가 엄청 빠르게 나서
당연히 나인줄 알고 진정하려고 하는데 내가 아니라 그사람이더라고
그래서 안긴 상태로 혼란스러워하다 다시 잠들었어
26
몬순
2022/01/30 16:47:12
ID : ipcL83A7By0
0
숙취에 쩔은 상태로 친구랑 약속을 겨우 가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는 먼저가고 그사람이랑 집에갈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사람이 좋아하는 영화가 그때 딱 개봉해서 나한테 '영화보고갈래?' 하는거야
근데 그러다가 '아니다 너 피곤해보이니까 집가라' 이래서 괜찮다고 하는데 버스 태워서 그냥 집에왔어
근데 집왔는데 '하루종일 너랑 있다가 너 가니까 집이 허전하네' 이런식으로 카톡이왔어
난 또 혼란스러워서 뭐지 진짜 내가 또 혼자 깊게생각 하는건가 아무 의미 없는데
이런식으로 혼란스러워했어
그 뒤로도 그사람한텐 계속 연락이 왔고
가끔 통화나 영상통화도 하고
10년전처럼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어
27
몬순
2022/01/30 16:52:18
ID : ipcL83A7By0
0
시간이 좀 지나서 내가 다시 나 일하던 곳으로 가게됐고
그사람은 많이 아쉬워했어
그래서 돌아가기 전날 저녁에 내가 그사람 회사쪽에 가서
카톡을 보냈는데 하필 그날 일찍 퇴근했다더라고
근데 얼마 안왔으니까 다시 돌아가면 된다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고
뭔가 둘다 아쉬운 상황에 내가 빨리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돼서
그사람 집에가는 버스가 5분뒤 하고 20분 뒤가 있었는데
내가 맘이 급해서 5분뒤꺼 타고 가라고 했어 난 택시타고 가봐야한다고
그래서 버스정류장에서 인사를 하고 택시잡으러 가려는데 그사람이 먼저 안아주면서 잘가라고했어
28
몬순
2022/01/30 17:00:23
ID : ipcL83A7By0
0
**아 이제부터 얘기를 더 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요약해서 말할게
여튼 나는 결국 나 일하던 곳으로 돌아왔고 (5시간정도거리)
연락을 꾸준히 한지 한달 정도 됐을때야
그냥 나는 그동안 뭘 어떻게 더 해보겠다 욕심 안부리고
그냥 이정도도 괜찮다 생각했어 연락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이사람은 참고로 싫은건 절대 안하는 사람이야
근데 계속 연락받아주고 먼저 연락한다는건 싫지 않다는게 되겠지?
연락한지 한달째 됐을때 그냥 갑자기 그사람이 연락이 좀 뜸해졌어
근데 바쁘거나 그렇다기보단 일부러 좀 늦게 연락하고 하는 그런느낌
그래서 갑자기 왜그럴까 내가 뭐 실수했나 했는데
그사람이 연말이라 송년회를 갔는데 밤새 술을 마신다더니 새벽 6시쯤에 엄청 뜬금없는 사진을 보낸거야
내가 음 사과를 좋아한다고 치자 그러면 뜬금없이 사과 머리끈이나 사과 그려진 사진을 보낸다던가 그런거
근데 뭐 다른말도 없고 그냥 딱 그 사진만
29
몬순
2022/01/30 17:08:06
ID : ipcL83A7By0
0
그래서 술취해서 잘못보낸건가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그다음날 일어나서 카톡을 하는데 이사람이 원래는 말투가 무뚝뚝? 하거든
근데 그날따라 좀 스윗하다고 해야할까 보통때랑 다르게 대화내용이 엄청 달달한거야
내가 너무 멀리있어서 슬프다던가 같이있고싶다던가
나도 그날 송년회겸 친구 생일이어서 그날 밤에 밖에나갔는데
좀 힘든일이있어서 친구랑 대판 싸우고 기분 안좋은채로 집에왔는데
내가 밤에 울면서 전화걸었는데 다들어주고 위로해줬어
그러고 그다음날 일어나서 주말이라 간만에 카톡을 길게하는데
뭐 연락이안된 4년동안은 뭘했냐부터 그동안 만난 사람은 있었냐 등등
갑자기 나에대해 물어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누구만났고 얼마나만났고 그런 얘기들을 하다가
내가 만난 사람들중에 많이 좋아한 사람 있었냐고 물어봐서
내가 없다고 했어 나 좋다고 하는 사람을 만나는거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거같다고 얘기했고
그타이밍에 맞춰서 '그래서 내가 널 아직도 좋아하는거같다' 이런식으로 말했더니 갑자기 통화를 걸었어
30
몬순
2022/01/30 17:15:40
ID : ipcL83A7By0
0
근데 진짜 진지하게 자기는 우리가 만나려면 거쳐야하는 산이 너무 많다고
미래도 걱정되고 지금 우리 상황도 그렇고 우리가 동성이라는거도 그렇고
걱정이 많이 된다는 식으로 엄청 돌려서 말을 하는거야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좀 정신이 나가서 내가 지금 제대로 듣고있는건가 했고
그리고 그사람은 내가 자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건지도 알고싶고
자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할거같다고
그래서 나는 진짜 너무 오랫동안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거라고
내 마음은 걱정할게 없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다행이라고 했어
그리고 영상통화로 전환한다음에 서로 그냥 얼굴보면서 엄청 웃고
나는 막 진짜 좋아 죽겠는데도 엄청 혼란스러웠어 한 3일전만해도 이런 달달함이 없었거든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렇게 거의 6시간동안 미래얘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고
내가 진짜 너무 고맙다고 이제서야 라도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뭐 그런식으로 카톡을 길게 보냈어
그랬더니 자기가 너무 재고 따져서 미안하다고
덕분에 덜 혼란스럽고 이제 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고
10년전에 자기가 그런건 진짜 나빴고 그랬는데도 좋아해줘서 고맙다고
잘못한만큼 더 잘해줄수 있다고 했어
31
몬순
2022/01/30 17:18:06
ID : ipcL83A7By0
0
진짜 저 카톡 받고 육성으로 소리질렀어 너무 기분좋아서
살다가 제일 행복했던 순간 고르라면 주저없이 저때 고를거야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소리지르면서 울다가 웃다가
진짜 정신도없고 그때 컨디션도 안좋았는데 그거도 다 잊을정도로
지난 10년간의 고생 뭐 그런거도 생각나면서 별의 별 생각이 다들고
일단 여기까지가 내 시점에서의 얘기
32
이름없음
2022/01/30 17:24:50
ID : a3vclijjBxQ
0
와 대박 재밌다 보고있어!!
33
몬순
2022/01/30 17:34:34
ID : ipcL83A7By0
0
**이제 저사람, 현 내 애인 시점에서의 얘기를 해줄게
현시점에서 거의 1N년 전이야
그때 만났을땐 날 향한 감정이 사랑이란걸 몰랐대 어리기도 했고 처음이기도 했고
그냥 같이있어서 좋고 다른 누구보다 빨리 친해진만큼 빨리 멀어진거같다고
지난 10몇년동안 많은걸 잊고 살았지만 우리가 처음 키스한날은 항상 기억했대
그때도 지금처럼 혼란스러웠지만 그냥 좋다는 이유로 다른건 외면했었다고
그때 보낸 마지막 이메일은 뭘 어떻게 커버하려해도 용서받지 못할짓이라고
그래서 그냥 날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대 근데 기억을 지우고 지워도 계속 내가 눈앞에 나타났고
아무렇지 않은듯 연락하는 날 보면서 얘도 이제 괜찮은건가? 생각했대 그게 아니었다는걸 이제 알지만
사회생활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은 대화속에서야 과거에 대한 생각을 할 기회가 생겼대
돌이켜보니 내가 그사람 첫사랑이었다고.
처음과 관련된 모든 대화에서 항상 내가 생각났다고 그때마다 '어렸네' 하고 자기합리화를 시켰대
4년만에 나한테 오랜만에 연락이왔을때 '아 몇년이 지났는데 또왔네' 라고 생각했대
나는 그사람에겐 첫사랑과 동시에 지우고싶던 과거였으니까
나를 4년만에만났는데 어색하지않고 너무 좋았대 재밌고 편하고..
그 다음날 날 집에 보내고 집에 돌아가서 항상 하듯 게임을 하는데 재미가 없었대
기분도 이상하고 현타도 오고 양심통인가 생각했대
그 다음주에 다시만나서 그사람이 취하게 많이 마신날도
나랑 하던 대화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자기를 향한 내 마음이 그대로라는걸 느꼈고
자기만 도망치려 하고있었단걸 알았대
그다음날 잠에서 깼는데 마지막엔 취해서 기억도 없고
일어나니까 옆엔 또 내가 있고
전날 한 대화 되새기면서 말실수한거 없었나 과거얘기를 꺼낸건 아닌가 걱정하는데
끊긴 기억들 중간중간 자기를 보던 내 눈빛이나 내가 내뱉은 말 (이건 나도 사실 취해서 기억이안나는데 뭐 보고싶었다 이런거였는듯)
이런거때문에 심장이뛰었대
내가 품에 안겨서 잘때 두근거리는거 감추려고 표정은 태연하게 노력했는데 조절이안되서
순간 자기가 미친줄 알았대 ㅋㅋ 왜 이런거에 떨리는건가 해서
그러다 친구랑만난날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지는데 너무 헤어지기가 싫었대
이게 마지막인것도 싫고 영화보자고 했다가 또 너무 들이대는거같기도하고
막상 영화보고 집에 늦게가면 또 뭔가 쓸쓸해질거같고 해서 그냥 보냈대
그래서 그다음날 내가 회사근처라고했을때 이미 한참전에 퇴근해서 집앞까지 왔는데
나 보러 다시 돌아온거였다고
마지막에 그 카페에서 커피마시고 얘기하다 버스가 5분 또는 20분이었을때
내가 당연히 20분뒤꺼 타고가라고 할줄알았는데 5분꺼 타라고해서 순간 서운했대
그래서 '아 왜 이게 서운하지?' 라는생각을하다가
'내가 얘를 좋아하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대
거기서부터가 확실한 시작이었다고
34
몬순
2022/01/30 17:39:03
ID : ipcL83A7By0
0
그런 생각들이 대화를 하면 할수록 커졌고
애써 부정하려고해도 맘이 갈피를 못잡았고
부정할수록 보고싶고 연락하고싶었대
'난 얘한테 그럴 자격이없다' 생각하면서도
계속 연락받아주는 나를 붙잡아두고싶었대 이기적이게도
그래서 내가 그 뒤에 항상 내가 갑자기 왜 좋아졌지? 아무것도 한게없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면 아직도 모르겠대 왜그랬는지
이사람은 이제 우리의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됐어.
**아 간만에 초반 연애편지 보면서 쓰니까 귀엽네 ㅋㅋ
여기까지야! 현재 잘 사귀고 있고 싸우기도 많이하고
오래 떨어져 있던만큼 따라잡아야 했던 벽도 많았지만
일단 아직까진 너무 행복하다
다들 기운받아가! 진짜 절대로 안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되더라
진짜 인연이라면 잘 될거야 다들
행복하자
35
이름없음
2022/01/30 20:50:07
ID : 1a009AnTXy4
0
너무너무 축하해 스레주!!! 스레주가 10년 이란 시간 동안 상처 많이 받았을텐데 사랑하는 걸 포기 하지 않았단 게 너무 대단하다… 나도 한 8년 만에 첫사랑과 아주 최근에야 다시 연인관계 (아직 유사… 지만) 를 갖고있어서 너무 신기해 ㅎㅎ 그래서 궁금한건데! 10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 많이 바뀌었을텐데 그런 모습을 보더라도 여전히 좋아한단 생각이 들었어?
36
이름없음
2022/01/30 22:56:43
ID : 8p8002nB89x
0
스레주 진짜 대박이다 둘이 인연인것도 같지만 너도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키면서 기다린 게 대단해.. 스레주 존버 승리에 축배를 들고 행복하길!!
37
이름없음
2022/01/31 00:06:47
ID : xTTSE3xAZh9
0
헐 이거 너무 대박이다 스크랩할게
38
몬순
2022/01/31 05:12:16
ID : ipcL83A7By0
0
떨어져 있었던만큼 많은 대화를 했어. 하루에 영상통화만 12시간씩 하고 그랬던거같아 ㅋㅋ
당연히 긴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서로 많이 변했단걸 깨닳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
서로 그동안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근데 그래도 너무 좋더라
단점이 10이어도 장점이 100000 이니까 뭐가됐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마인드 였던거같아
그리고 일단 내가 너무 좋아해서 ㅋㅋ 다른건 하나도 눈에 안들어오더라고
아직도 콩깍지 씌인거같어..
39
몬순
2022/01/31 05:12:35
ID : ipcL83A7By0
0
고마워!! 너도 행복하길!
40
이름없음
2022/02/01 19:20:39
ID : Gr87fcLgkmq
0
썰 좀 많이 풀어주라ㅜㅜㄹㅇ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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