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봤더니 비밀~~이러는데 (9)
2.꼬시는 법 (1)
3.좋아하는데 지금 만나는 건 바보같은 짓일까... (13)
4.첫 연애 이야기 (50)
5.헤어졌다 (3)
6.펑 (6)
7.왜 힘들지 (2)
8.썸남 정체 알아버림 인생 ㅆㅂ.. (2)
9.1살차이 소개 받아도 될까? (4)
10.남친 향수 선물 (5)
11.게임에서 이성 만난 사람 있어..?? (14)
12.짝남 공장 (5)
13.전남친이 나한테 미련이 있는 걸까? (5)
14.전전남친 저주하고 다음날 몸살 걸림 (47)
15.애인이 아픈거 말 안하는거 (3)
16.말 어케걸지... (4)
17.고백했다 차임 (17)
18.700일 되기 며칠 전에 헤어졌는데 어떡하나요 (5)
19.썸남 개싯팔 넘 삐진다 (10)
20.보고싶어 (50)
1
이름없음
2022/11/04 00:32:48
ID : hzbxDxV9a5P
1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다지 아름다운 마무리는 되지 못했어.
황당했지.
하지만 그래도 첫 연애였고 진심이었으니까,
삘 온 김에 조금 써볼까 한다.
읽어준다면 고맙고 레스 달아준다면 더더욱 고맙고.
(보고있어 이런거 달아주면 진짜 고마울듯...ㅋㅋ)
2
이름없음
2022/11/04 00:36:07
ID : hzbxDxV9a5P
0
나이 스물 중반이 되도록 연애 한번을 못했어.
자기관리의 문제도 있었고
센스의 문제도 있었지.
이렇다하고 내세울만한 배경도 없었는데
운이 좋았던건지 의지가 통했던건지,
군대 제대하고 학교 간판을 바꾸는데 성공해서
그동안 낮았던 자존감도 다시 올라가고
진짜 꿈만 같았던 시기를 보내게 돼.
3
이름없음
2022/11/04 00:38:44
ID : hzbxDxV9a5P
0
운동 열심히 해서 살도 많이 빼고,
주변 조언으로 인스타를 처음 시작했어.
그리고 sns에서 올해부터 oo대 이런 글을 올려서
입학 전에 친목을 다지는 분위기가 좀 있었는데,
보통은 오프에서 따로 얼굴 익히지 않는 이상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았어.
연락이 안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데 딱 한 명,
연락이 이어지는 사람이 생겼어.
4
이름없음
2022/11/04 00:40:56
ID : mnA7zcGtwGk
0
ㅂㄱㅇㅇ
5
이름없음
2022/11/04 00:44:59
ID : wK0q41u3xxB
0
ㅂㄱㅇㅇ
6
이름없음
2022/11/04 00:45:31
ID : hzbxDxV9a5P
0
이것저것 물어보고,
또 인생 짬이라고 해야할까,
나이도 있고 경험도 있다보니
기브앤테이크라고 했을때 도와줄 수 있는게 많았어.
학원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이래뵈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부촌에서
과외로 학생 가르쳐본 사람이라.
마침 신입생 대상으로 영어 심화 강의 들을사람 지원받길래
그친구한테 할거냐고 물어봤더니 고민을 하더라고.
이성으로써의 관심이고 뭐고,
사정상 이래저래 무리에 끼는게 좀 힘들수도 있을것 같아서
일단 무조건 접점이 많은 사람 만들자라는 마음으로
필요하면 내가 도와줄테니까 함께 해보자고 열심히 꼬셨지(ㅋㅋ)
7
이름없음
2022/11/04 00:49:37
ID : hzbxDxV9a5P
0
그친구(앞으로 K라고 할게)가 결국 설득에 넘어가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하게되고
연락할 거리가 떨어진 와중에
지원했다고 먼저 연락이 오더라.
나는 대학생활도 한번 겪었고
단체생활도 해봤지만 K는 완전 새내기 그 자체라,
불안해하는 모습도 좀 있었는데
그런부분에서 조언을 해주다보니 나를 좀 좋게 봐주는거 같더라.
8
이름없음
2022/11/04 00:52:04
ID : hzbxDxV9a5P
0
지인의 조언에 따라서 인스타를 시작했는데
마침 호텔 학회에서 알바를 할 일이 생겨서,
깔끔하게 차려입고 머리도 새로 하고
근처 백화점도 가서 사진도 많이 찍은걸 올렸지.
꼭 K가 아니더라도 인스타에 올려놔서
이미지 부분에서 나쁠건 없다고 생각해서 미리 준비를 해뒀지.
K가 어떤사람인지 궁금해서 인스타 교환하자고 용기를 내봤더니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이후로 랜선 썸이 시작됐어 ㅋㅋㅋㅋ
9
이름없음
2022/11/04 00:55:40
ID : hzbxDxV9a5P
0
좀 두서없지만, 가까운 외국 대학에 합격해서
간판을 바꿔달게 된 거였거든. 그러니 국경을 넘은 랜선 썸이 된거지 ㅋㅋ
인스타 교환하자마자 얼굴 봤더니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거야 ㅋㅋ
K가 자기 스토리 봤냐길래
(당시 셀카가 올라와있었음)
봤다 너 귀엽다고 해줬더니 나보고
어른스럽다 인생 즐겁게 살거같다
어떻게 마음까지 잘생겼냐고 하더라고 ㅋㅋㅋ
이쯤에서 분위기가 좋다는걸 느꼈고
매일같이 연락을 이어나가게 돼,
서로 애칭 비스무리한것도 정해버리고 ㅋㅋ
10
이름없음
2022/11/04 01:00:23
ID : hzbxDxV9a5P
0
K는 나보다 많이 어려서일까,
별로 가식도 없고 순수한 느낌이더라.
MBTI가 ENFP라 그런지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그다음 이야기가 술술 이어지는게,
이런게 썸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먼저 연락 안오는날에는 내가 연락했고
인스타에서 어느덧 라인으로 넘어가게 돼.
11
이름없음
2022/11/04 01:05:20
ID : hzbxDxV9a5P
0
그때는 참 장기적인 안목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이미 여기까지 온 사람 놓칠수 없겠다는 생각에
온갖 플러팅을 다 하게 되더라.
따로 둘만의 시간을 보내자 등등 ㅋㅋ
그러다가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뭐든 새로울테니 자기한테 물어보라
빨리 여기 왔으면 좋겠다 이런 말에 또 설레고 ㅋㅋㅋ
내가 어떤 인스타 스토리/글을 올리던 항상 좋아요 눌러주고
가끔 자기가 관심있는 내용이면 먼저 연락도 오고.
합격발표날부터 연락 시작했는데 장장 3개월을
거의 하루도 안 빼놓고 연락을 주고받게 돼.
그중 8할은 내가 먼저 연락한거같지만 ㅋㅋ
12
이름없음
2022/11/04 01:09:45
ID : hzbxDxV9a5P
0
나도 어느덧 비자를 받고 출국 날짜가 다가오고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심했어서 동아리활동 이런것도
제약이 많았는데, 졸지에 같은 동아리를 들어가게 돼.
격리기간이 있었는데 그때 한시간 정도 통화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K가 슬슬 자야할거같다고 하길래
목소리 깔고 잘자. 좋은 꿈 꿔 이랬더니
웃음소리가 들리는데 느낌이 딱 설렌거같더라고 ㅋㅋ
그날 분위기를 몰아서 데이트 일정까지 잡아버리고
내가 구글 지도 열심히 뒤져서 선택지 3개쯤 찾아뒀던 걸로
기억해. 뭐 먹고 싶냐했더니
"레주랑 먹는거라면 뭐든 맛있을거같아! 그러니까
난 뭐든 좋아!" 이러길래 고백도 생각해보게 됐지.
13
이름없음
2022/11/04 01:12:13
ID : hzbxDxV9a5P
0
절묘하게도, 내가 들은 첫 수업이
K와 같이 듣는 그 영어 심화 수업이었어.
그날 저녁에 밥 같이먹기로 했고.
먼저 다가오더니 잘 부탁한다고 하는데
이미 콤깍지가 씌일대로 씌여서 수수한 그 모습도
예뻐보이더라.
하필 원래 가기로 한 가게가 갑자기 휴무가 떠서
좀더 멀리있는 플랜 b로 가게되고,
파스타랑 피자 파는 곳이었는데 가보니까
분위기가 생각보다 너무 아름답더라고.
14
이름없음
2022/11/04 01:18:31
ID : hzbxDxV9a5P
0
마스크 벗는거 부끄럽다고 하는 K의 모습까지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
참고로 식당 선택은 대 성공이었어.
코스요리 시켰는데 진짜 맛있더라.
그날 이야기를 나누는데 고등학교 시절 내내 좋아하다가
차인 사람이 있다는데, 아직 포기를 못 한 것 같더라고.
심지어 사는곳도 가까워서 아 이거 이대로 끝나나 싶어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지.
한국에는 소개팅이라는 문화가 있다.
남자는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오늘 즐거웠으니 밥을 사겠다고 한다
여자는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으면 다음에 자기가 사겠다고 하면 되고
마음에 안들었으면 더치페이 하자고 하면 된다
이런거 알려주면서
"그럼, 오늘은 즐거웠으니 내가 살게" 이러면서 계산서 집어드니까
K가 계산서를 갑자기 붙잡더니
"그래도...레주한테 얻어먹는건 미안하잖아..."
이러면서 잠시 고민을 하더라고.
그러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오늘 내가 살게! 다음에는 레주가 사주는거다?" 이러더라고 ㅋㅋㅋ
15
이름없음
2022/11/04 01:22:37
ID : hzbxDxV9a5P
0
이미 마음속은 꽃이 만발했고
둘이 가까이서 걷는데 심장이 터질것 같더라.
공원에서 이야기하는게 원래 계획이었던데다가
벤치에서 고백할 계획까지 미리 짜왔기 때문에
벤치에서 살짝 서로 기댄 느낌으로,
"나랑 있어보니까 어때?"라고 물어봤지
16
이름없음
2022/11/04 01:24:53
ID : hzbxDxV9a5P
0
"진심으로 즐거웠어"가 K의 대답이었어.
이때부터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나는
"나는, 네가 더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대학 오면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잖아?
새로운 날들, 함께 추억으로 칠해나가자"
17
이름없음
2022/11/04 01:28:50
ID : hzbxDxV9a5P
0
무슨 애니에서 나올거같은 오글거리는 멘트인데
지금 생각하면 저걸 무슨 생각으로 말했는지 싶다....
그랬더니 K가
"이거 고백이지....?"이러더니
얼굴을 막 감싸면서
진짜 미안한데 자기 마음 정리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줄수 있냐고 하더라.
당연히(이때는 콩깍지의 절정이었으니)
알았다고 했고 다소 어색한 나날들을 보내게 돼.
그러다가 같이 듣는 수업에서 우연히
다른 여자애랑 단둘이 조별과제를 하게 됐는데
이게 바로 옆에 앉아서 거의 얼굴 맞대고 하다보니
K가 질투가 났는지 바로 연락와서
자기랑 밥먹자고 하더라고 ㅋㅋ
18
이름없음
2022/11/04 01:33:20
ID : hzbxDxV9a5P
0
끝까지 질투났다는 말은 안 하는데
귀엽더라고 ㅋㅋㅋ
그러고 일주일쯤 지났을까,
마침 지역에서 주말에 오랜만에 축제가 있다는거야.
당시 K는 금요일에 늦게까지 알바를 하고 있었고
하루는 알바 끝났다는 연락이 자정 다 되어서 오길래
늦었으니까 데리러 가겠다고 했지.
그날 축제 같이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알았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내가 오늘 고생했다고 하트모양 곤약젤리를 줬더니
헤어지기 직전에 K가
"이 하트모양은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네?ㅋㅋ" 이러더니
웃으면서
"레주, 나도 너 좋아해" 이러더라고 ㅋㅋ
19
이름없음
2022/11/04 01:36:42
ID : hzbxDxV9a5P
0
첫 데이트가 축제였는데
사람은 진짜 너무 많았지만 꿈만 같더라.
처음 손도 잡아보고, K가 먼저 팔짱도 끼더라고.
사람이 진짜 너무 많았는데 너무 늦게 도착해서
불꽃놀이도 제대로 못보고
밥도 축제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먹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더라.
20
이름없음
2022/11/04 01:40:42
ID : hzbxDxV9a5P
0
그날도 공원 벤치에 앉아서
K는 내 어깨에 기대고 이야기하다가,
슬슬 집에 가야할 시간이라 일어났는데
K가 갑자기 나보고 뒤돌아 서보라고 하더라고.
뒤돌아 섰더니 K가 뒤에서 꽉 하고 안아줬어.
그러면서 엄청 부끄러워하는데
나도 꽉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했어.
21
이름없음
2022/11/04 01:45:42
ID : hzbxDxV9a5P
0
그래, 연애에 목말랐던 나머지
불타오르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로 K와 나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버렸어.
같이 밥먹자고 했던 약속을, 친구 혼밥하게 두기 미안하다고
전날에 깨길래 뭐라했더니 싸움으로 번지더라고.
그러더니 그냥
자기 너무 힘들다 그냥 친구로 지내는게 낫지 않냐길래
어르고 달래는데
자기 알바도 그렇고 매일이 너무 힘들어서
마음에 여유가 없고 나한테 자꾸 신경질적이게 된다면서
알바는 너무 힘들어서 조만간 관둘거다
조금만 기다려줄수 있는거를
왜 자기 상황은 이해 안 해주냐고 우는데
얘가 오죽하면 이럴까 싶어서 많이 위로해주고
다시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얘기하라고 했지.
잘 생각해보면 이때 벌써 내탓+회피형 기질이 보였는데
얘도 타지생활 처음 하는거라 힘들겠지 싶어서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지.
22
이름없음
2022/11/04 01:50:50
ID : hzbxDxV9a5P
0
당시 나도 자격증을 준비하느라
사실 그다지 여유가 있는 시기는 아니었어.
그러다보니 사귄지 한 달이 지났고
첫 기념일 비슷하게 지내볼까 얘기가 나왔고,
K가 약속 깬거는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하길래
내 마음도 다시 풀어졌지.
사귄지 딱 30일이 되는 날
우리는 번화가를 함께 걸으며 쇼핑을 했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꽃다발과 편지를 건넸어.
진짜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행복해하면서
친구들이랑 부모님한테 자랑할거라고 하고
인스타에 올리고 난리가 났더라고 ㅋㅋㅋ
23
이름없음
2022/11/04 01:52:41
ID : hzbxDxV9a5P
0
그날도 어두워지고 나서
벤치에서 손잡고 이야기하는데
내 어깨에 기대도 되냐고 하더니
눈을 감고 한참을 기대고 있더라.
그때는 정말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24
이름없음
2022/11/04 01:56:36
ID : hzbxDxV9a5P
0
K는 기념일 선물 좀 기다리라고 하더니,
나 인명구조 자격증 따느라 바닷가에서
엄청 구르고 온 날에 불러내더니
조그만 상자를 줬는데
안에는 직접 만든 치즈케이크가 들어있었어.
내가 치즈케이크 좋아한다고 지나가듯이 말했는데
그걸 또 기억하고 있었더라고.
위에다가는 초콜릿으로 1 month 라고 썼고
편지가 두 장 정도 있었는데
꽃다발 모양에 안에는 꽃잎을 직접 따서 붙였더라고.
서툰 한글로 한 장은 "사랑해"
또 한 장은 "싫어하지 않아" 였어.
25
이름없음
2022/11/04 02:00:04
ID : hzbxDxV9a5P
0
태어나서 20몇년간 받아본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감동적인 선물이었고
치즈케이크도 진짜 엄청 맛있었어.
이렇게 사이가 깊어지면 좋은데 우리는
또 싸우게 됐어.
케이크 줄 때도 뭔가 표정이 안 좋았는데
사실 뭔가 먹을거를 만들어줄거라는게 대강 예상이 되어서
기숙사 공용 공간에서 같이 먹으면서
데이트할 샘각이었거든.
근데 그날 자기 바쁘다고 했었나 여튼
케이크랑 편지만 받고 끝났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더니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더라.
26
이름없음
2022/11/04 02:02:14
ID : hzbxDxV9a5P
0
어이가 없었고,
나도 연애 처음이라 솔직히
뇌절을 한 부분들이 꽤 있었기에
미안하다고 매달렸어(돌아보면 이게 실책이었지)
그래도 시작과 끝은 만나서 이야기하는거라고
겨우 불러내서 계속 만나고싶다고 이야기했더니
또 어찌어찌 이어가게 됐어.
27
이름없음
2022/11/04 02:04:40
ID : hzbxDxV9a5P
0
글이 좀 두서없지만,
K는 마음에 상처가 있었어.
나름 학창시절 내내 좋아했던 사람한테 거절당하면서
살 빼라 너 살쪘다 이런 소리 듣고
심한 말 많이 들은거 같더라고.
또 말 못할 집안 사정 같은게 있었던건지
사람을 잘 못 믿고 자존감도 많이 낮더라.
진짜 자기같은 여자친구도 괜찮냐고
마음에 안들면 버려도 된다길래
절대 그럴일 없다고 안심시켜줬던거 생각나네....
28
이름없음
2022/11/04 02:06:48
ID : hzbxDxV9a5P
0
나는 군대에 있으면서 나름 돈도 열심히 모았고
심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기에,
그리고 내가 더 나이가 많은지라
어른으로써 K의 상황을 헤아리고 또
곁에 있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
그래도 그렇게 헤어질뻔한 이후로는 확실히 가까워진 느낌이었어.
29
이름없음
2022/11/04 02:08:35
ID : hzbxDxV9a5P
0
같이 술자리도 가지고,
한국요리 먹으러가서 서로 쌈 싸서 입에 넣어주고 ㅋㅋㅋ
친구들이랑 밖에서 밥먹고 집에 가려는데
K가 혼자인 모습이 보이길래
먼저 양해 구하고 얘랑 같이 식당 들어가서
적당히 디저트만 시키고 같이 밥 먹어주고 그랬지.
30
이름없음
2022/11/04 02:11:33
ID : hzbxDxV9a5P
0
마지막 데이트가 되어버린 그날은
아침부터 만나서 같이 과제를 하는 데이트였어.
그러다가 같이 밥먹고(이날도 서로 먹여주고...ㅋㅋ)
밥먹고 나서는 스벅가서 이야기하는데
자기 조용히 할말 있다고 메모장에 쓰는데
내용이 상당히 충격이었어.
31
이름없음
2022/11/04 02:16:03
ID : hzbxDxV9a5P
0
그 힘들다는 알바를 했던 시절에
환영회랍시고 술 엄청 먹이고
사실상 ㅅㅊㅎ 피해를 당했더라고.
그래서 자기가 더 방어적으로 나왔던거같다고
미안하다고 하길래
일단 니 잘못 하나도 없고 잊어버리자고
너무 힘들면 상담 받아보자고
나는 언제나 니 편이니까 걱정 말라고 했어.
그 누구에게도 말 못했다고 하는데
얘가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서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
그리고 그날 우리는 좀더 가까워진걸 느꼈어.
기말고사 공부를 슬슬 시작해야 할 기간이라,
한동안 못볼거같다고 했더니 날 안아주면서
자기는 중간에 너무 보고싶을거같다고 하길래
그럼 가끔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하고 헤어졌어.
32
이름없음
2022/11/04 02:18:26
ID : hzbxDxV9a5P
0
그날로부터 3일쯤 지나고
도서관에 갔는데 K가 엎드려서 자고 있길래
캔커피 하나 뽑아서 머리맡에 놔줬어.
진짜 고맙다면서 혹시 일요일에 만날수 있냐고 하길래
같이 밥이나 먹지 싶어서 메뉴 구상하고 그랬지.
그런데 그 다음날 쎄한 광경을 목격했어.
33
이름없음
2022/11/04 02:20:05
ID : hzbxDxV9a5P
0
밤에 우연히 마주쳤는데
혼자가 아니라 자전거 탄 남자랑 같이 있는거야.
그날 연락도 안 보고 있었고.
남자는 이내 사라지길래
저사람 누구냐고 하니까
학생회 선배라고, 학생회 모임이 있었는데
집 가는 방향이 같았던거 뿐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쎄한거야.
34
이름없음
2022/11/04 02:20:53
ID : hzbxDxV9a5P
0
다음날 아침에 연락해서
슬쩍 물어보면서
어제는 솔직히 오해할만한 상황이었다고 했더니
갑자기....
그사람 좋아졌다고 말하면 어떻게 할거냐는 거야
35
이름없음
2022/11/04 02:20:54
ID : mnA7zcGtwGk
0
보고잇음
36
이름없음
2022/11/04 02:25:44
ID : hzbxDxV9a5P
0
농담으로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더니
농담 아니라고, 진짜라고...
자기는 고백을 할거니까 헤어져 달라고 하는데
이게 너무 갑작스러우니까
말 그대로 뇌정지가 오더라.
이대로 가면 내가 더 괴로울거라면서 막 합리화를 하는데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해서 겨우 만났는데
K왈
"레주는 나한테 솔직하지만 나는 레주에게
말 하지 않았던 것들도 많이 있어" 라면서
그사람은 솔직히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랑은 잘 맞는거같다고 쉽게 포기 못할거같다는거야.
이미 푹 빠졌구나 싶어서
편지 다시 다 가져가라고 했어.
실망했다고. 이런거 남겨둔들 더 힘들거같다고 하면서.
그러면서도, 우리 그만 만나자는 말을 하는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어.
37
이름없음
2022/11/04 02:29:07
ID : hzbxDxV9a5P
0
너무 갑작스러웠고,
또 사실 K가 남자 관련해서는 적어도
자기 말로는 철저한 편이었어.
이런저런 활동 해도 자기는 남자랑은
가급적 안 엮이려고 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만나서 헤어지자고 한 날, K가 늦게 나왔는데
훌쩍거리는거 보니까 한참을 울다 나온것 같더라고.
난 그때까지만 해도 K의 말을 믿었던 만큼
쉽게 놓아지지게 않아서,
다음날 붙잡았지.
38
이름없음
2022/11/04 02:34:26
ID : hzbxDxV9a5P
0
같이 밥먹자고 했더니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그래도 그동안의 연애를 돌아볼수 있지 않느냐
서로 안 맞다고 생각한 부분도 맞춰가면 된다
이런식으로 설득하니 결국 알았다고 하더라고.
근데 만나서 한 첫 마디가
자기는 그 선배 포기 못하겠다 였어.
나는 사실상 K가 양다리를 걸쳤다라는 느낌이 왔던지라
너 바람핀거다
애초에 남자친구 두고 다른 남자랑 단둘이 만나는게 말이 되냐
(연애 극 초기에 이걸 바람으로 정했어)
그랬더니 단둘이 만난건 아니라고 극구 부정하더라.
밥먹으러 가서도 내가 화가 너무 나서
너는 날 사람으로 대우 안 하는거같다
어지간하면 이해하려 하는데 점점 선을 넘는다 이랬더니
무슨 죄 지은 사람처럼 아무말도 못하더라고.
그러면서 반박이라고 하는게
별 시덥잖은거 꼬투리잡고(주장에 근거나 증거가 없음)
어떻게해야 헤어져줄거냐는 소리나 하더라.
39
이름없음
2022/11/04 02:36:09
ID : hzbxDxV9a5P
0
바보같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였을까
나는 그래도 설득하고 매달리게 되더라.
근데 애초에 안 맞으면 헤어지면 그만
뭐하러 서로 맞춰가냐
후회는 할지도 안할지도 모르니 미리 대비할 필요는 없다
(이게 뭔 개소리야 진짜)
책임이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싫어하는 K에게는 말이 안 통했지.
40
이름없음
2022/11/04 02:39:24
ID : hzbxDxV9a5P
0
애초에, 일요일에 만나자고 했던게
헤어지자고 말할 생각이었다고 하더라고.
걔 제안대로라면 그날 원래 내 방에서 자고갈 분위기였어서
얘가 그만큼 기준이 무너진 사람이었나 싶더라고.
그리고 대망의 클라이맥스.
나는 멘탈이 무너진채로 방에 들어왔는데
알림이 띨롱 울리더니
"사실 아까 밥먹을때 선배한테 라인으로 고백받았어.
지금까지 고마웠고 미안해"
41
이름없음
2022/11/04 02:39:38
ID : mnA7zcGtwGk
0
헤어질때헤어지더라도 사과는 처음부터 했어야지... 어쨌든 자기가 다른남자 만난거고 환승이별 선언한건데 되게 당당하네
42
이름없음
2022/11/04 02:42:43
ID : hzbxDxV9a5P
0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멘탈에,
분명히 화가 나야하는데
화가 안나고 그냥 이렇게 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더라.
지금 생각하면 추하지만
그냥 그때 생각나는 모든 말을,
모든 진심을 담아서 마지막으로 보내고 끝냈어.
진심으로 좋아했고 이렇게 끝나는게 너무 슬프다고.
와중에 착한척은 하고싶었는조
마지막까지 제멋대로 굴고 상처줘서 미안하다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기도 안 차지만)
43
이름없음
2022/11/04 02:45:25
ID : hzbxDxV9a5P
0
그날 이후로 며칠간은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나마 이성은 좀 남아있어서 시험은 겨우 밤샘 공부해서
꾸역꾸역 봐서 턱걸이 느낌으로 넘어갔어.
헤어지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분명, 100일땐 뭐할까
종감하고 방학하면 수족관 데이트하자
기숙사 사실상 비니까
내 방 놀러와서 하루종일 영화보고 밥해먹고 놀자
이런 계획을 논했던 사이였는데
한순간에 배신당하고 다 없던 일이 되었으니까.
44
이름없음
2022/11/04 02:47:44
ID : hzbxDxV9a5P
0
술 잘 못하는 체질인데도 술 안 먹으면
잠을 못자겠더라
하루는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혼자 종일 울면서 술 먹다가
다음날 일어났는데 심장이 막 아프길래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그나마 술은 좀 줄였어
45
이름없음
2022/11/04 02:51:29
ID : hzbxDxV9a5P
0
진짜 어이없는건
지가 인스타 맞팔 끊고 자기꺼 비공개로 돌려놓고선
내가 스토리 올리면 염탐하러 오더라.
다행히 헤어지고 3주쯤 지나서
대학생들 참가하는 행사에서 나한테 연락처 달라고
한 사람이 생겨
그사람이랑 연락하고 밥먹고 그러면서
조금씩 잊게 되더라.
이사람도 이런저런 이유때문에 연애까지는
가지 못하고 흐지부지됐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잡을수 있었고
모든 sns를 차단하게 됐어
46
이름없음
2022/11/04 02:58:19
ID : hzbxDxV9a5P
0
헤어진지 4개월 가까이 되어가는 지금
K와 함께했던 추억은 분명히 행복하지만
사람 자체에는 분노밖에 안 남더라.
헤어지고 두달쯤 지나서
K와 새 남친의 데이트를 우연히 목격한 이후로는
더더욱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모습 보니
진심으로 삶을 그만두고 싶어지더라)
동아리는 K가 유령회원 되어서 얼굴 안 비추고
나는 허전한 마음 달래려고 운동하고
기타 독학으로 시작해서 그래도 뭐가 남긴 남았으니...
겹지인인 여자애들 꽤 있는데 인스타 양쪽 다 맞팔인 애들 몇명은
이제 같이 안다니는거보면 눈치까고 손절친거같기도 하고
아직도 가끔씩은 함께했던 추억이 생각나고
마음이 좀 쓰릴때도 있지만
47
이름없음
2022/11/04 03:01:25
ID : hzbxDxV9a5P
0
추억이 아름다운건 어쩔수 없는 일이고
그때 서로 행복했던것만은 진심이라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바람기는 기질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는 일어났을 일이라고 생각해.
나랑 썸탈때도 랜선 썸인데 온갖 여지를 줬듯이
그 남자에게도 나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언제든 넘어올 여자로 여지를 주지 않았을까.
어른으로써, 상처받은 사람을
함부로 내칠 수 없다는 책임감을 가졌는데
(나마저 이사람 내치면 그건
이사람의 낮은 자존감에 확인사살을 하는 격이니까)
애초에 책임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했던 K에게는
이런 결연한 마음도. 별로 의미가 없었던 것 같아.
48
이름없음
2022/11/04 03:08:53
ID : hzbxDxV9a5P
0
내면의 성숙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동으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그동안의 경험과 행동들을 성찰하고
객관적인 해석을 할 수 있을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스스로의 감정조차 잘 모르는 사람과는
애초에 무리였지 싶다.
어쩌면 내가 또래에 비해서
지나치게 진지한 마인드를 가지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49
이름없음
2022/11/04 03:16:33
ID : hzbxDxV9a5P
0
어차피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나중에 소주한병 놓고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기말고사 직전에 헤어져야만 했냐고.
안 맞는 부분들이 많아서, 언젠가 헤어진다면
가치관 차이일거라는 각오 정도는 해놓고 있었는데,
환승으로 가더라도 한 1~2주만 참아주지.
최소한 마음을 정리할 시간은 주지.
이런 이유 때문에 아마 싫은 감정은 계속 가지고 갈 것 같다.
50
이름없음
2022/11/04 03:18:23
ID : hzbxDxV9a5P
0
애초에 K는 나를 별로 안 좋아했던걸 넘어서
만만한 호구로 봤던 것 같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많이 아팠던건 그만큼 진심이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막장 드라마같은 첫 연애썰을 마친다.
쓰면서 울컥하기도 했는데 다 쓰고 나니까
그래도 마음이 후련하네.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준 레더들 모두 고맙다.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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