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1/09 00:43:57 ID : O7eZg6qp9cl 0
제목 그대로 대학교를 9년째 다니고 있는 스레주야 뭐 엄밀히 말하자면 중간중간 다른 일도 많았고 실제로 대학에만 9년째 붙어있던건 아니긴 하지만 아직도 졸업은 못한게 사실이니 그런걸로 치자고 고민상담판으로 가는게 맞나? 내가 고민상담 받자고 쓰는게 아니니까 잡담판이 맞겠지
2 이름없음 2023/01/09 00:45:27 ID : O7eZg6qp9cl 0
이 스레드를 작성하는 이유는 자아성찰의 의미도 있고 흑역사 기록용도 있고 혹시라도 나랑 상황이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참고하라는 의미도 있고 나중에 스스로 이 스레드를 보면서 "그땐 그랬지 하핫" 하며 웃어넘기려는 목적도 있다
3 이름없음 2023/01/09 00:46:24 ID : O7eZg6qp9cl 0
익명 커뮤니티이면서 비교적 활발하지 않은 스레딕에 올리는것도 그 때문ㅋㅋ 자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4 이름없음 2023/01/09 00:47:26 ID : O7eZg6qp9cl 0
우선 나이부터 밝히고 시작할까 올해로 25살인 레주야 내가 벌써 반오십이라니 매우 슬프다
5 이름없음 2023/01/09 00:48:49 ID : O7eZg6qp9cl 0
대학을 9년을 다녔으면 28~29살이어야되는거 아니야? 할수있는데 나는 조금 특이한 길을 걸어왔어 15살 중학교 2학년때 아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썩었어! 모 야메룽다! 하면서 박차고 나왔지 그렇게 자퇴하고 검정고시와 토플 공부를 하면서 미국 대학으로 유학갈 준비를 시작했어
6 이름없음 2023/01/09 00:52:54 ID : O7eZg6qp9cl 0
그러곤 고작 1년반만에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연속으로 클리어하고 토플 109점까지 따내는 위업을 달성했지(110점 못넘긴거 아직도 아쉬움) 초등학교때부터 해서 항상 성적은 중상위권을 겨우 유지했고 별로 공부에 열의도 없던 내가 그렇게까지 할수있던 이유는 아마 자퇴까지 한 마당에 이게 아니면 인생 끝이라는 생각과, 내 유일한 특기인 영어로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집착이 어니었을까 1살때 아버지 유학가는거 따라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9년동안 살다 온 덕분에 다른건 잼병이어도 영어는 자신이 있었거든
7 이름없음 2023/01/09 00:55:06 ID : O7eZg6qp9cl 0
그러곤 바로 미국의 꽤나 순위가 높은 대학에 지원해 합격했고 16살이 된 해의 가을에 미국으로 건너갈 준비를 했어(미국은 1년의 시작이 가을학기) 여기까진 아주 탄탄대로였지 말도 안되는 어린나이에 월반입학을 해 그대로 엘리트 길을 걸을줄 알았어 나도 부모님도
8 이름없음 2023/01/09 00:57:01 ID : O7eZg6qp9cl 0
근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 진짜 상위 0.0000001%의 미친 천재가 아니고서야 16살이라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송이가 대학교 레벨의 수업을 들으며 이해하고, 자기 스케쥴을 직접 관리하며 공부하고, 거기다 자취생활까지 문제없이 할수있을까?
9 이름없음 2023/01/09 00:59:13 ID : O7eZg6qp9cl 0
학기 초반에는 수업도 얼추 이해하면서 과제도 나쁘지는 않은 수준으로 해냈고, 생활도 어떻게든 얼렁뚱땅 해갔지 근데 교양수업으로 신청한 사회학 수업이 문제였어 그놈의 사회학 유독 그 수업만 도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제대로 이해도 안갔고, 교재를 암만 읽어도 잘 모르겠고, 그러다보니 과제에도 손이 안가고 수업도 안가게 되더라
10 이름없음 2023/01/09 01:02:31 ID : O7eZg6qp9cl 0
그때는 어리고 대학 시스템도 잘몰라서 수업 하나를 성적 기록에 남기지 않으면서 학기도중에 그만둘수있다는 사실을 아예 몰랐어 그렇게 수업 하나를 망치고 있다는 죄책감? 자책감?을 끌어안고 학기 중반까지 가다보니 슬슬 힘에 부치더라 그 망할놈의 사회학이 도화선이 되서 점점 다른 수업도 빠지기 시작하고 하나둘 과제도 빼먹기 시작하고 그러다보니 점점 우울해지면서 컵라면이랑 과자를 방에 쌓아놓고 학교식당도 안가게 되고 히키코모리가 되갔어
11 이름없음 2023/01/09 01:04:20 ID : O7eZg6qp9cl 0
정말 사람 망가지는거 한순간이더라; 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애니를 보거나, 소설을 읽거나, 그냥 유튜브 서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렇게 그 학기가 끝났고 나는 너무나 두려운 마음에 일단 부모님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상담을 했어
12 이름없음 2023/01/09 01:07:00 ID : O7eZg6qp9cl 0
엄마는 그렇게 어린나이에 그럴줄 알았다며 한탄하시고 아빠는 왜 진작에 말을 안하고 학기가 다 끝나고서야 말하는거냐며 불같이 화를 내더라 나중에 안거지만 학기 전체를 도중에 그만두는 시스템도 있더라고, 학기 경과일수에 따라 돌려주는 등록금이 %로 깍여나가는 식으로 그렇게 긴 얘기를 부모님이랑 했고,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기회를 한번 더 주셨어 다음학기는 일찍일찍 자기들이랑 솔직하게 상담을 하면서 잘해보라고 하셨지
13 이름없음 2023/01/09 01:09:17 ID : O7eZg6qp9cl 0
그렇게 나는 기숙사생들이 전부 미국에 있는 자기 본가로 돌아가 덩그러니 나 혼자 있는 기숙사에서 겨울방학을 보내게 됐고, 거기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비틀어버린 사건이 일어나게 돼
14 이름없음 2023/01/09 01:14:19 ID : O7eZg6qp9cl 0
그 시점까지의 나는 게임이라면 콘솔파였고, 그마저도 중독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었어 컴퓨터 게임은 잠깐 해본 크레이지아케이드랑 가끔씩 땡길때만 하던 osu 정도가 전부였지 그러던 내가 아는 형에게 영업당해 롤을 시작하면서 폭주하기 시작했어
15 이름없음 2023/01/09 01:15:20 ID : O7eZg6qp9cl 0
처음에는 컴퓨터 게임이라는 플랫폼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것도 있고, 롤도 처음하는 사람이 하기엔 다소 입문장벽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이게 그렇게 재밌다고?" 하면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지
16 이름없음 2023/01/09 01:17:26 ID : O7eZg6qp9cl 0
근데 어느정도 시스템이랑 아이템에 익숙해지고 처음으로 봇전을 벗어나서 일반전에서 사람들이랑 부대껴본 순간 엄청난 쇼크가 왔어 그동안 콘솔로 혼자 놀거나, 해봐야 동생들이랑 마리오나 하던 내가 5대5 팀게임에서 온갖 심리전과 컨트롤 싸움이 난무하는걸 처음 경험한거니 굉장한 충격이자 재미로 다가왔던거지
17 이름없음 2023/01/09 01:18:44 ID : O7eZg6qp9cl 0
그후로 롤에 미친듯이 몰두했고, 그다음 학기? 알게 뭐야 처음부터 망한 학기였다ㅋㅋㅋ 여전히 히키코모리였고, 하루종일 게임만 해대면서 수업도 안가, 과제도 안해, 방정리야 당연히 안하니 돼지우리였고 진짜 게임중독 폐인 그자체였지
18 이름없음 2023/01/09 01:20:31 ID : O7eZg6qp9cl 0
그러면서 부모님한테는 계속 거짓말로 모면하다가 어느 순간 부모님이 눈치를 까고 정황적 증거와 심증을 모아다가 나를 심문하기 시작했어 그게 아마 학기 중반쯤이었을거야 부모님은 바로 심각성을 알아차리고선 한국에서 미국까지 곧바로 달려오셨어
19 이름없음 2023/01/09 01:21:49 ID : O7eZg6qp9cl 0
그 와중 나는 부모님이 온다는걸 알고서도 그 당일까지도 밤샘게임을 달리고 낮에는 쳐자느라 부모님이 내 방문앞까지 와서 미친듯이 노크를 해도 못듣고 쭉 자는 기행을 벌였어 지금 생각하면 참 미친놈이었다 싶다
20 이름없음 2023/01/09 01:30:41 ID : O7eZg6qp9cl 0
부모님은 내가 벌여논 참상을 보고 그 당시 폐인같이 지내느라 몸무게가 못해도 15키로는 빠진 나를 보면서 굉장히 절망하셨어 공부야 당연히 못했고 게임하느라 굶는건 다반사에 먹어도 컵라면이나 과자라 영양이 굉장히 치우쳤고 운동도 전혀 안해서 근육이 빠진거다보니 정말 굉장한 몰골이었을것같아 그리고 아빠한테 내 인생 처음으로 싸대기를 맞았어 어릴때 뭉둥이로 엉덩이 맞은적은 있어도 싸대기를 때린적은 한번도 없었거든 (참고로 안경 쓴 사람은 싸대기 맞으면 굉장한 느낌으로 안경이 날아가더라ㅋㅋㅋ) 여하튼 그러고 그 당시 부모님이 묵던 모텔이 3층이었는데 거기 베란다에서 날 떨어뜨려 죽이겠다며(진심으로 그러려는듯이 베란다문 열고 온힘을 다해 날 밀더라) 살해협박도 하고 여하튼 앞으로 살면서도 도저히 못잊을만한 일이 벌어졌어
21 이름없음 2023/01/09 01:33:17 ID : O7eZg6qp9cl 0
그러고서 그 학기는 당연히 중도포기했고 엄마아빠는 날 한국으로 데리고 돌아가셨어 그후로 몇년간 엄마는 날 괴물 취급하며 내가 왜 이런 새끼를 낳았지 같은 소리를 간혹 하셨고 아빠는 목숨걸고 나를 대학에 복귀시켜서 잘하게 만드려고 혈안이 돼있는것같았어
22 이름없음 2023/01/09 01:35:58 ID : O7eZg6qp9cl 0
여기까지만 해도 굉장히 스펙타클한데 이 이후도 만만치 않거든ㅋㅋㅋ 아직 적을만한거의 절반도 적지 못했어 일단 지금은 교회를 갔다와야하기에 나중에 다시 이어서 써볼게 궁금한 점이나 비슷한 상황이라 본인 신세한탄도 할겸 조언도 받고싶은 사람 있다면 부담없이 레스 달아줘 그냥 갱신 레스만 달아줘도 매우 감사 옛날에 스레딕 할때도 느꼇지만 아무 레스 없이 나혼자 떠든다는 느낌이면 생각보다 지치거든 이거
23 이름없음 2023/01/09 02:42:23 ID : peY1eE9s8rt 0
보고있었는데 뭔가 이야기를 끊는 것 같아서 말 못했어 암튼.. ㅂㄱㅇㅇ
24 이름없음 2023/01/09 12:26:47 ID : vu1fXtg5dSM 0
ㅂㄱㅇㅇ...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나이에 맞는 학교 가라고 한 거였구나
25 이름없음 2023/01/09 13:52:22 ID : hbCi1eLe41y 0
➖ 삭제된 레스입니다
26 이름없음 2023/01/09 14:49:58 ID : vcr85Pa5O5R 0
ㅂㄱㅇㅇ
27 이름없음 2023/01/09 14:53:03 ID : bg1woE7e1xz 0
와 나는 휴학 3년 때려서 대학 7년 다녔는데... 난 아무 일 없었지만 스레주 인생은 굉장히 스펙타클하군
28 이름없음 2023/01/09 14:54:38 ID : q1CnQq1Co7x 0
아이구야...ㅂ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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