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7/13 21:40:46 ID : aoL86Y1gY4H 0
다들 짝녀든 전여친이든 현여친이든 평생 못 잊을 일 있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평생 못 잊을 일을 만들어준 상대는 쉽게 잊히지도 않잖아. 난 살면서 한 번도 평생 동안 못 잊고 기억할 것 같은 일은 딱히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집을 안 좋아하는데 학원도 다니는 게 없어서 알바 없는 날에는 항상 방과후에 남아서 2시간이나 3시간 정도 공부하거나 그냥 교실 구경하고 정리하고, 복도도 막 뛰어다녀 봤거든ㅋㅋㅋㅋㅋ 야자 없는 날에는 2,3학년 선배들 복도도 걸어보고 그랬다ㅋㅋㅋㅋ 고등학교 입학 하자마자 반해서 좋아하던 같은 반 여자애 책상 위에 포스트잇 붙이고 내가 그때 그 애랑 짝 한 번 됐을 때부터 옆에서 그린 게 고양이랑 토끼 그림이었거든 그래서 맨날 그려다 붙였지 근데 6월 말, 7월 초부터 장마 시작하니까 진짜 느닷없이 왔다가 그치고 또 두서 없이 비 오더라. 나는 우산 챙겨가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딱히 없고 하루 날씨도 챙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심지어 비가 오는 걸 알아도 귀찮아서 안 챙길 때도 많았어서;;; 다들 집 가서 아무도 없는데 비 오는 날에는 산 쪽에 있는 학교라 길 미끄러워서 뛰지도 못하고 비 맞으면서 집 걸어가고 그랬어 버스는 내가 다 젖어서 민폐 같아서...어차피 젖은 거 더 걷자는 생각으로 가깝지도 않은 집을 걸어갔다ㅋㅋㅋㅋ 그날도 평소처럼 남았다가 집 가려는데 아깐 분명 맑았는데 또 비 오고 있었어 그 날은 진짜 너무 힘들었어서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비오는 구름만 쳐다보는데 갑자기 체육관 쪽에서 누가 내 이름 부르더라 고개 돌리니까 짝녀가 우산 들고 웃으면서 오는데 그때 진짜 심장 너무 크게 뛰어서 빗소리 보다 커서 쟤한테 다 들리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었어 걔 항상 자기 나름대로 루틴도 있고 공부도 열심히 하던 애라 아슬아슬하게 저녁 챙겨먹고 학원도 빠듯하게 다니던 거 다 아는데 그런 애가 학교 남아서 할 것도 없는거 다 아는데 남아있으니까 이상해서 왜 아직 집 안 갔어? 물어보니까 나 비 올 때마다 우산 안 챙겨오는 거 봤다면서 오늘도 안 챙겨왔을 것 같아서 기다렸다는 거야 어차피 나 야자하는 것도 아닌데 부르면 되지 않았냐 차라리 교실 와 있지 체육관 추운데 왜 거기 있었냐고 하니까 너 집 들어가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고, 오늘따라 더 피곤해 보여서 혼자 있게 뒀다는데 솔직히 거의 3개월 가까이 혼자 좋아하던 거에 많이 지쳤었고 그 애 아니더라도 다른 것에도 여러모로 힘들고 피곤했어서 좋아하는 거 관둘까 한참 생각하던 때였거든 근데 거기서 걔가 나에 대해서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말해버리니까 관두긴 무슨 지쳐서 0.1 사라진 마음 다시 100으로 꾹꾹 채워놓더라 결국 못 참고 울었는데 걔는 놀라지도 않고 그냥 내 머리 쓰다듬는데 그게 너무 사람 이상하게 만들어서 계속 울었어 그만 울라고 말리지도 않고 30분 동안 울었던 것 같은데 그 30분 내내 계속 옆에 있었어 그러다 나 좀 진정 되니까 집 가자고 하더라 걔 우산 같이 쓰고 버스정류장까지 내려가서 버스 기다리는데 걔가 집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하는데 평소에 걔랑 내가 연락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거든, 애초에 그렇게 친한지 아닌지도 가늠 못 했어 내가 걔한테 잘하고 뭘 챙겨주고 학원 시간 맞춰서 보러가도 학교에서는 같은 반이지만 다른 무리고, 애초에 나는 친하다 싶은 친구도 없었고, 닮은 점도 겹치는 관심사도 아무것도 없어서 깨어있는 시간도 자는 시간도 달라서, 연락 시간이 항상 안 맞았으니까 내가 연락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당연히 된다고 웃으면서 자기가 바빠서 못 봐도 하고싶은 말 있으면 남겨놓으라고 또 울 것 같았는데 마침 버스 와서 타고 나는 집 가고 걔는 1시간이나 늦은 학원 겨우 버스 타고 가고 이 날 이후로 사귀게 됐는데 난 얘랑 헤어지거나 싸우더라도 평생 그 날만 기억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2 이름없음 2023/07/13 21:43:47 ID : aoL86Y1gY4H 0
나 우산 안 챙겨오는 거나 집 들어가기 싫어하는 건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는데 몇 번 교실에 두고 간 것들 챙기러 올 때마다 내가 교실에 있었다고 그래서 집 일부러 늦게 가는구나 싶었대 그리고 걔는 내가 자기 챙겨주는 거 자기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을 때 좋아하나 생각했는데 내가 자기 앞에서 하는 행동 보고 이정도면 썸이다 싶었다더라 그래서 자기는 계속 나 쳐다봤는데 나는 자기 안 쳐다보길래 썸 아니구나 생각해서 접으려고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저 일 있었던 거
3 이름없음 2023/07/13 21:48:19 ID : aoL86Y1gY4H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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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없음 2023/07/14 00:51:18 ID : s1ioY8qlzXs 0
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전여친이랑 헤어지던 날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아 딱 이맘때였고 그래서 비가 조금씩 오던 날이었어 헤어지기로 얘기 끝내고 집 가려고 같이 지하철 기다리는데 그 친구가 아무 말 없이 내 어깨 잡고 돌려서 안아줬어 그 전까지는 실감도 안 나고 헤어진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는데 안기자마자 이제 진짜 끝이구나.. 다시는 볼 일이 없겠구나 싶어서 갑자기 눈물이 났어 내가 우는 거 눈치채자마자 내 허리가 부서질 정도로 꽈악 안는데 살면서 그렇게 마음이 아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심장이 찢어진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그 때 처음으로 이해했어 아직도 가끔씩 보고 싶은데 연락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사실은 못 참고 연락할까 봐 번호도 지운 지 오래지만 외우려고 한 적 없는데도 외워진 그 친구 번호가 기억에서 지워지질 않아 내가 지치게 한 거 알아서, 사귈 때 내가 얼마나 미성숙하게 굴었는지 이제야 깨달아서 미안하고 부끄럽기만 해 헤어지고 하루하루가 너무 벅찼는데, 아무 데도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찾아보다 스레딕도 처음 시작했었고 아직도 그 친구 생각이 날 때마다 들어오게 돼 주기적으로 많이 그리워지는데 시간 지나면 또 괜찮아질 날이 오겠지 그냥 잘 지냈으면 좋겠어
5 이름없음 2023/07/15 20:45:56 ID : aoL86Y1gY4H 0
와...그건 진짜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되게 애틋해
6 이름없음 2023/07/15 22:16:42 ID : 3SE8qja2so1 0
같이 한강 데이트 하고 집 가려고 역 가는 길에 영화처럼 눈이 내림 그리고 그 애랑 손 잡고 산책로 걷던 거 집 근처라서 헤어지고 난 뒤에도 친구들이랑 가끔 걷는데 그때만큼의 느낌은 없더라
7 이름없음 2023/07/15 22:19:11 ID : 3SE8qja2so1 0
그리고 이건 짝녀 얘긴데 5월?인가 하늘 파랗고 맑은 날 체육시간에 나 보면서 환하게 웃을 때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이랑 보조개랑 다 너무 예뻤어 그날부터 좋아하는 거 인정함
8 이름없음 2023/07/16 03:16:02 ID : cr9io585Xuq 0
너무 영화같다... 왜 헤어진거야?
9 이름없음 2023/07/16 10:21:49 ID : s1ioY8qlzXs 0
스레주 얘기하는거면 아직 사귀고 있다는데?
10 이름없음 2023/07/16 13:02:58 ID : aoL86Y1gY4H 0
나?? 난 아직 만나고 있어
11 이름없음 2023/07/16 22:00:43 ID : xSHBbClDz82 0
난... 아는언니 전여친이랑 사귈뻔했는데 걔가사실 그언니한테 가스라이팅도하고 바람도펴서 헤어진건데 내친구때문이라고 나한테 욕했던거... 그래놓고 주변 이쪽애들한데 나 아는언니가 가스라이팅했다고 헛소문내고다닌거... 너무충격이였어 고1때였는데 뭔이런 쓰레기가 다있나 싶었음...
12 이름없음 2023/07/17 00:59:35 ID : 0mldvii5SIJ 0
짝녀가 갑자기 내손잡았을때 진짜 개설렜음 손잡은게 처음이였어서,,
13 이름없음 2023/07/25 16:58:30 ID : aoL86Y1gY4H 0
다들 손 잡거나 스킨십 하는거에서 되게 설렜다고 얘기하네 근데 손 잡는 것만큼 설레는 건 또 없는 것 같애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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