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2/27 11:30:58 ID : WmK3PbdzRu8 0
원래는 처음 만난 사람한테도 잘 대해주고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는 편이었는데, 작년에 여러 사건을 겪었더니 사람을 믿는게 무서워졌어. 일단 기억에 남는 사건을 3가지만 적어볼께. 1. 동아리에서 친해진 친구랑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보고서를 따로 나눠서 적기로 했어. 그런데 보고서 제출일이랑 수행평가 제출일이 겹쳐서 시간이 없었어. 빨리 수행평가를 마무리한 뒤 친구한테 보고서 뒷부분을 보내달라고, 내가 작성한 부분과 합쳐서 제출할거라고 말했어. 그런데 제출 시간이 다되도록 보고서를 안보내는거야.. 조금 더 기다려볼까 하다 그냥 소용없을것 같아서 혼자서 보고서를 다 적고 제출했어. 다음날에 친구랑 만나서 왜 안보내줬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는 수행평가가 더 중요해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어. 정말 작성하려는 시도조차 안했더라고. 이 말을 들으니까 잠 줄이고 없는 시간 쪼개서 둘다 작성하고 , 제출 시간 전까지 '그래도 보내주겠지'하고 연락 기다린 일이 허무해졌어. 한번 보고 말 사이면 이해할 수 있는데, 같은 반 친구가 이러니까 조금 당황스러웠지. 이 일 이후로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게됐어.
2 이름없음 2024/02/27 11:41:31 ID : WmK3PbdzRu8 0
2. 전남친이 내가 힘들때 옆에서 지켜주고 도와줬었기 때문에 엄청 신뢰했었어. 또 자기는 예전에 여친이 바람피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아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솔직할거라고 절대 널 배신하지 않을거라고 항상 말했어.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헤어지자는거야.. 톡에 답장을 안하길래 '요즘 톡을 잘 안하네. 시간 있으면 답장 보내줘~'라고 보냈더니, 집착하는 사람이 싫다고 그만 만나자고 하더라 헤어지기 일주일전에도 그런 낌새가 없어서 당혹스럽기도 하고 슬펐어. 사귀기 초반에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그 친구한테 화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거 때문에 지친 거라고 생각했어. 물건을 챙기러 그 친구 집에 방문했을때, 나랑 사귀던 동안 거의 1년 가까이 다른 사람과 바람폈다는걸 알게 됬어.... 사람들이 충격적인 일이 있으면 손이 떨리다고들 하잖아? 직접 겪어보니까 손이 아니고 몸 전체가 떨리더라 슬프거나 화나는 감정은 안들고 그냥 멍해지더라고 혹시 몰라서 그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다 맞다고 하더라..... 이 일이 있고 난뒤 사람이라는 존재가 무서워졌어
3 이름없음 2024/02/27 11:53:44 ID : WmK3PbdzRu8 0
3. 내신도 꽤 잘나오고 모의고사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부모님께 방학동안에는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싶다고 했어. 부모님도 널 믿는다고,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셨어. 방학 시작하고 한달쯤 지났나? 밤에 물마시러 부엌에 갔는데 방 안에서 부모님이 얘기하시는 소리가 들렸어 뭐지 하고 들어봤는데, 얘가 너무 한심하다고 학원을 왜 안가냐고 이상한것만 하더니 ㅂㅅ이 됬네 같은 말이었어 어렸을때부터 언니없이 부모님과 같이 있는 상황에서는, 부모님이 언니 욕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아 언니한테는 내 욕을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었어. 실제로 그러기도 하셨고 그런데, 언니한테 하는 게 아닌 부모님끼리 내 뒷담화를 하는 건 생각보다 충격이더라 다음 날에 학원을 왜 가아하냐고 부모님께 물었더니 자기 말이 맞지 않냐면서 엄청 화내셨어. 그러다가 등짝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기도 했어... ㅎㅎㅎㅎㅎㅎ 이 일마저 겪으니까 세상이 날 억까하는것 같아.
4 이름없음 2024/02/27 11:57:48 ID : WmK3PbdzRu8 0
세가지 일을 겪고 나니까 멘탈이 터져서 왜 사람은 앞뒤가 다르게 행동하는건지 왜 남에게 상처주는지 너무 사람이 경멸스럽고 무서워
5 이름없음 2024/02/27 11:58:32 ID : WmK3PbdzRu8 0
그래도 사회에 나가면 사람들이랑 어울려 살아야할텐데, 어떻게 하면 사람에 대한 공포를 줄일 수 있을까?
6 이름없음 2024/02/27 15:34:48 ID : zWkk2oIFiqo 0
너네 부모님 진짜 너무하신다ㅠㅠ 남만 믿지 말고 네 힘에 의지해. 친구가 수행평가 안 하면 네가 갈구고 전남친이 양다리 걸친 거 폭로하고 부모님 늙으면 용돈 주지 마는거야!
7 이름없음 2024/02/27 16:23:53 ID : 5QoIMo59jwN 0
음... 나도 사람에 대해 기본적으로 믿음이 없긴한데... 인간이라는게 참 간사해. 자기 힘들거나 약자인 상황에선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고 함께하는 사람에게 소중함을 느끼다가도 자신이 유리한 상황이나 더이상 누군가에게 의지를 안해도 충분한 상황에선 쉽게 버려버리려고 하는게 인간 본성이야. 그게 나쁘다라는 판단을 내리기 전에 사회적으로 살아가면서 동시에 사회 구성원끼리의 생존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라 생각해. 그런 간사한 본능에서 같은 핏줄이나 가까운 동료들에게 신뢰를 주고 받는건 사실 무척 어려운거야... 옛날부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왜 있겠어. 나도 솔직하고 거짓말이나 돌려 말하는거 심하게 못해서 엄청 인간관계가 괴로웠거든. 주변 사람을 100% 신뢰하거나 의심할순 없고 그냥 반신반의하는 자세가 제일 좋을거야. 다 믿진 못하고 일단 들어는 보자 같은느낌
8 이름없음 2024/02/27 19:34:34 ID : WmK3PbdzRu8 0
네 말대로 너무 믿지는 말고 절반만 믿는게 사회생활할때 도움 될것 같아. 사실 주변 사람들을 필요 이상으로 믿는 바람에 휩쓸려다닌 적이 많았거든. 너무 적지도 과하지도 않게 중간을 유지해봐야겠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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