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3/13 23:04:13 ID : 2Gnu3DtjvCk 0
내 인생 대충 풀어볼게. 현재 나이 20대 후반이고 대졸. 지금 직업은 공무원 합격 후 발령 대기 중 일단 어릴 때 우리집 가난했어. 집도 없어서 할머니 댁에 얹혀살았는데 친척들이 눈치 엄청 주고 엄마만 없으면 언니랑 나랑 부려먹고 욕하고 그랬다. 그리고 맨날 반찬은 김치에 맨밥이었는데 너무 밥 먹기가 싫어서 일부러 김치 엄청 큰 거 하나 먹고 매워서 밥 먹게 만드는 그런 방법으로 밥 먹곤 했어. 그러다가 중학생이 되고 초딩때랑 다르게 등수가 나오니까 좀 자극 받아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 잘한 것 까지는 아니고 그냥 반에서 5등 정도였어. 그러니까 왠지 나도 삶에 희망이 생기고 엄마도 너무 자랑스러워 해주시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어. 학원도 하나도 못다녔지만.. 고딩때 진짜 거의 하루에 16시간 씩 공부해서 서울에 나름 명문대로 진학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름대면 사람들이 오~하는 정도. 그렇다고 스카이 같은 곳은 아니었고... 아무튼 대학생 때는 진짜 엄청 재밌게 다녔어. 남친도 생기고 동아리도 다니고. 스트레스 받게 하는 친척도 없었으니까. (집이 원래 지방. 서울로 대학오면서 자취함) 그러다가 취업 시즌이 왔고 대기업으로 가려다가 서류 탈락 몇 번 하니까 엄청 쫄아서 다른 길 모색했다. 그러다가 찾은게 전문자격사 였어. 말하자면 변호사 회계사 관세사 노무사 같은 거 암튼 위 중 1개 자격증 시험 준비를 했고 2년 동안 진짜 몸 겁나 뚱뚱해지고 친구도 하나도 안 만나서 다 떨어져나가고 피부도 거지 되고 체력도 너무 딸려서 밖에 나가면 하루에 4시간도 돌아다니기 힘든 체력 될 정도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그 자격증 땄다. 취업하기 전까지는 여기저기서 이제 인생 폈구나 니 인생 탄탄 대로구나 이런 얘기만 들으면서 신나게 놀고 다녔다. 근데 막상 취업해보니까 이 업계가 진짜 쉬발인거야. 새벽까지 야근하는데 야근 수당도 없고 체계도 하나도 없으면서 고급 인력이니까 이정도는 알아서 해 이런식으로 말하는 데 수습이라고 월급 개 짰어. 어느정도냐면 한달에 100에서 200사이였다. 주변에 친구들 둘러보면 나보다 공부 더 안했던 친구들도 대기업 공기업 들어가서 나보다 훨씬 나은 대접 받고 지내는데 나는 ㅅㅂ 복지도 거지같은데 맨날 여기서 많이 배워서 나가서 차려~여기서 하는 건 고생도 아냐~ 이딴 소리 듣고 사니까 진짜 빡쳐서 대표랑 한 판 거하게 뜨고 회사 나갔다. 그 뒤에 공기업 기웃, 대기업 기웃 하는 짓을 6개월 간 해보다가 면접에서 탈락 몇 번 해보니까 멘탈 완전 나가고 기운도 빠져서 그냥 9급 공무원 준비했다. 다행히 내 그 쓸데 없는 자격증이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 5%였다. 남들은 7급 하라고 하는데 나는 너무 지쳐서 7급 공부를 할 자신이 없는 거임. 그래서 그냥 9급 했다. 근데 그 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 때였다. 내가 왜 그렇게 쓸데 없는 자격증을 공부해서 지금 또 이렇게 도서관에 처박혀서 거지같이 살아야 하는지 왜 나는 20대 후반인데 돈도 못벌고 이러고 있는지 내가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닌데 인생 엿같아 ㅅㅄㅂ 맨날 이 생각하고 살았음. 공부 하고 있으면 눈물이 뚝뚝 떨어져서 책 다 젖을 정도로. 그리고 내가 또 열받았던 건 공부하면서 그 2년간 내 몸도 엄청 상하고 체력도 거지 됐는데 그래 그런 것 쯤이야 아직 20대니까 시간 지나면 회복되고 괜찮겠지만... 공부하기 전에 애인이 있었거든 근데 공부하면서 시간도 없고 소원해져서 헤어졌어. 근데 그 자격증 합격하고 나서 당당해진 모습으로 걔 한 번 보고 싶어서 연락해서 만났는데 걔는 나 따위는 다 잊고 새로운 애인이랑 하하호호. 또 좋은 데 취업해서 내년에 결혼할 까 생각중이라고 하더라고. 그 때 뭔가 깨달음이 왔어. 뭘 깨달았냐면... 내가 그 시험을 위해서 엄청난 걸 버렸었구나. 내가 30년 가까이 살면서 사랑했던 사람이 걔 한 명이었는데 그런 사람을 포기하면서까지 내가 그 시험을 준비했는데... 근데 결국 나는 다시 제자리...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너무너무 우울했어. 나만 인생 헛 산것 같고 인생 리셋하고 싶고. 왜살지? 그냥 죽어버리자 다 편하게.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 거야. 근데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내가 그렇게 죽을 정도로 인생이 비참한 건 아닌데. 물론 지금 몸은 도서관에 있고 매일 공부에 치여 살고 있긴 하지만 5% 가산점도 남보다 엄청 유리한 거고 아예 공무원 합격이 불가능 한 것도 아니었고 정 안되면 다시 법인 다니는 방법도 있는데 나 왜이러지? 그러면서 하루에 살아가야 할 아주 사소한 이유를 찾았어 예를 들면 오늘 먹은 떡볶이가 맛있었는데 죽으면 이것도 못 먹으니까. 등등.. 근데도 숨쉬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왜 살지? 이 생각이 들고 다른 생각 하려고 해도 왜살지왜살지왜살지? 진짜 이렇게 머리가 도배되는 느낌.... 지금은 그래도 9급이라도 합격해서 전보다는 훨씬 낫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하니 왜 살지? 왜 살까?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줘 이랬다... 사실 발령일이 가까워 오니까 이런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아.. 내가 전에 다닌 회사 진짜 거지같았고 거기에서 상처 많이 받고 나는 정말 사회생활 못할 사람인가 모든 일이 자신없다 막 이랬었거든 그리고 꼰대라고 해야 되나 말 안통하는 직장 상사. 특히 40-50대 남자 상사...무서워. 상대하기가. 전에 회사 대표가 그 나잇대였는데 아....생각도 하기 싫다. 아 글고 전 회사 실장이 대표 마누라였거든 그 미친년은 나에 대해서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 퍼트리고 점심 때 밥먹을 때마다 업무가지고 타박주고 으으으으 아줌마 년들 회사에서 말 만들어내는 것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두렵고... 아...무섭다.....그래도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돈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는 한번 하고 죽자 이 심정이긴 한데... 으 회사 다닐 때 그 우울감 지옥같은 심정 퇴근길에 흘리던 눈물... 결론은 다시 되돌이표.. 나... 왜 살지...?
2 이름없음 2019/08/18 00:19:29 ID : vu4MjcsqmNy 0
지금은 어떻게 지내?
3 이름없음 2019/08/18 14:47:16 ID : y2IFfPfO06Z 0
아.. 왜 이렇게 공감되지.......... 난 공기업 다니다가 결국 사직원 내고 나온 케이스 내가 다니던 곳은 여초 조직이었는데 어째 점점 본업무 외적인 걸 일과시간에 더 많이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더라ㅋ 그런 건 둘 째 치더라도 사람들 파벌에, 말 한마디에도 서로 예민하고.. 내가 조직에 적응을 잘 못 한건지는 몰라도, 일도 벅찬데 사람 대하는 거까지 힘드니까 스트레스 너무 쌓여서 출근해서는 감정 없는 로봇처럼 버티며 지내고 있었는데 연말에 보복성(?) 감사와 자료요청 예고가 와서 자료 준비하느라 하루에 3, 4시간씩 자면서 출퇴근 했던 기억이.. 피크였던 건 마지막 3일 동안은 잠도 안 자고 사무실에서 자료 만들어 냈던.. 그때 멘탈이 너무 나갔던 거 같다.. 이런식으로 살다가는 오래 못살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암튼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냐면 전업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서 살고있어 원래부터 경제적 자유를 위해 예전부터 계획하고 부차적으로 실행해오던 거긴 한데 한참 돈벌고 있을 때 중간에 퇴사하고 나와버려서, 아직 시드머니가 많이 없이 자금을 운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 여유 시간도 많이 있고 부모님은 아직 못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시지만 말이야.. 제일 걱정하시는 건 내가 이런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이룰 수 있겠냐는 그런 걱정.. 부모님은 늘 내가 안정적인 직장을 갖길 원하시나봐 지금은 보험격으로 남는 시간에 공무원 시험 준비나 전문자격사 준비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 근데 수험 과정이 얼마나 자신을 소모시키는 일인 걸 알아서일까, 아직은 선뜻 손이 가질 않네..ㅋ 레주는 그래도 지금 남들이 선망하고 인정해주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잖아 속된 말로 도둑질만 안 하면 평생 고용이 보장되는 직장인데 소소하게라도 여행도 다니고 먹어보고 싶은 거도 먹고 해보고 싶었던 거도 하고 살면 되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보물찾기 하듯 인생의 의미를 찾아 가면 되지 않을까 그냥 마음 가고 생각 나는 대로 적어서 두서는 없지만 여기까지 읽어봐 줬다면 고마워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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