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응

고마워 혼자서 앓기는 너무 답답하고 말하자니 말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어

이제까지 마음 다 해서 좋아했던 사람이 세 명 있었어 그냥 지나가는 호감이 아니라 너무너무 좋아서 힘들어서 매일같이 울면서 지켜보기만 했다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은 내가 중학교 다닐 때였을 거야 지금 생각하면 이때 제일 순수하게 조용히 좋아했던 것 같아 너무 어려서 첫사랑이라 하긴 좀 오그라들지만

처음엔 너무 싫었어 전학갔던 학교였는데 맨날 놀리기나 하고 나만 지나가면 장난치고 매번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게 싫었어 수치스러웠고

첫사랑을 음.. 초롱이라고 부를게 너무 이상한가..? 근데 눈빛이 진짜 초롱초롱해 눈빛에 반했거든

전학간지 반년 쯤 지났나? 어느 순간부턴진 모르겠는데 그쯤부터 같이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아 놀리는 건 여전했지만

싫진 않았어 장난치다가도 뭔가에 집중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날 놀릴때 내가 곤란해 하면 하지 말라고 막아주는 모습 선뜻 도와주는 게 좋았어

그게 좋아하는 건지 뭔지도 사실 잘 모르긴 했지 너무 어렸을 때니까

그런 거 있잖아 친구로서 좋은것보다는 뭔가 낯간지럽고 그런 느낌같은?

여담인데 최근에 동창회를 가지면서 안 얘기지만 그때 내가 그 오빠 좋아하고 있던 거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더라 ㅋㅋㅋㅋ 감정 숨기는 거 제일 못해서

아무튼 복도에서 지나칠때마다 괜히 거울 보고 머리 만지고 피하고 눈 마주치면 숙이고 지나가곤 했어

언젠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베베 꼬면서 지나가는데 나한테 초롱이가 이렇게 말했어 넌 왜 걸어다니면서 머리 만지냐? 하고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 ㅋㅋㅋ 꼴에 주변 의식하고 다니다가 걸리고.. 그때 제일 친했던 언니에게 처음으로 다 말하면서 자랑했다 초롱이 오빠가 나한테 신경 많이 써주는 거같다고

근데 언니 표정이 점점 굳어가더라고.. 어릴 때부터 눈치가 빠른 편이었고 촉도 좋았어 설마 언니도 초롱이 오빠 좋아하는 건가? 생각하면서도 평소에 둘이 말하는 모습을 본적 없어서 아니겠지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