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2.나 지금 엄청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2)
3.너는 계속해서 내 어깨를 축축하게 감싸겠지 (8)
4.헤어졌어 푸념좀 하고 갈게 (5)
5.여자한테 너무많이 데여서 누굴만나기가 쉽지않아. (3)
6.학원 강사님 좋아하게됐다 어떻게 친해지냐 (6)
7.술 취해서...........비번은 1234 (7)
8.나 진짜 말수가 적은데 (3)
9.남친바지에 생리가 샜어.. (8)
10.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전남친 저격한것처럼 됬는데 어떻게 해야돼? (8)
11.술 취해서... (1)
12.30cm 키 차이 어때? (22)
13.남자들아 158여자 어때 (4)
14.고딩시절 첫 연애 (76)
15.한명씩 설레는 썰 풀고가자 ! (23)
16.본인이 세컨드였던 사람있어..? (4)
17.썸남이랑 너무 어색해서 말을 못하겠어ㅠㅠ (14)
18.여친이 외국사람인데 (4)
19.남친이 싫은건 아닌데 좋은지도 모르겠어 (5)
20.혼혈인 남자친구 (질문 받음) (7)
그 곳으로 도망간건 20살이었어. 난 재수생이었고 미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학원에서 지독한 왕따를 당했거든. 도망칠 수 밖에 없었어. 먹는 족족 토하는 날 엄마가 살리려 강제로 보내다시피 했으니까. 그 곳은 내가 간 날부터 장마가 시작된듯 했어. 축축하고, 후덥지근하고, 네온사인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 내가 살던 지역에선 볼 수 없는 높은 건물들과 어려운 길들이 무섭고도 좋았던거 같아. 어쨌건 그 곳에선 날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테니까. 나는 이러나 저러나 재수생이었으니까 학원을 다녀야했고 짐도 풀기 전에 이곳저곳으로 상담을 다녀야했어. 그리고 결국 결정한 곳에서 너를 만나게 됐지.
사실 그 학원은 학원이라기엔 조금 부족해보였어. 독학재수학원이랍시고 선생님이 상주해 계시지만 학생들이 나가건, 졸건 상관하지 않았거든. 오히려 내겐 감사한 일이었지만. 소규모라고 하기도 벅찬 아주 작은 그 학원은 타지역에서, 그것도 아주 멀리서 온 내게 첫날부터 큰 관심을 쏟았어. 특히 20살인데다가 얼마없는 여자였으니 얼마나 반가웠겠어. 나는 그 관심들이 낯설고 달콤했어. 마른 땅의 단비 같았지. 그게 독인줄도 모르고.
첫날부터 나보다 한 살 많은 삼수생이 내 번호를 따갔고,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줄도 모른채 그곳 사람들의 호의에 벅차서 행복에 겨워하고 있었어. 게다가 내 방 사람들 거의 모두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오빠들이었고 나름 호감형 얼굴에 학원에 흔하지 않게 꾸미고 다녔던 나는 생각보다 눈에 띄는 존재였나봐. 정말 나는 그때 정말정말 행복했어. 내가 죽어서 천국을 가게된다면 그때 그 곳으로 다시 보내달라고 할 정도로.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엄청난 호의들. 그래서 난 너는 보이지도 않았어. 그 작은 학원에서 너라는 존재를 알게된건 보름이 지난 후였지.
너랑 처음 말은 하게된건 우리가 같은 시기에 배탈이 났을 때였어. 사실 그 전까지는 네 얼굴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거든. 20살의 나는 그렇게 행복했으면서 속으로는 불안에 떨었어. 이 호의들이 언제까지 갈까. 나는 그냥 미움받는게 존재일까. 나는 왜 미움을 받을까. 그 애들은 왜 나를 그렇게까지 싫어했을까. 내가 윤리와 사상이라는 사탐과목을 선택한 이유는 그거였어. 내 삶에서 어떤 이유가 있어야 버틸것 같았거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어. 그애들이 나보고 죽으라고 하던 그 순간과 목을 매달려 가방끈을 계단에 묶던 그 순간이 자꾸 꿈에 나타났으니까. 네게 관심이 갈리가 없지. 너와 대화를 튼 이유는 정말 간단했어. "점심 때 죽먹을거야?"
너는 뭐랄까, 아주 조용하고 무심하게 대답을 했던거 같아. 사실 너랑 처음 밥을 먹었던 순간이 기억이 잘 안나. 말 그대로 우리는 아파서 어쩔 수 없이 밥을 같이 먹어야하는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너는 참 말이 없는 아이더라. 조용히 듣는게 특화되어 있는 사람들 있잖아. 내가 이야기하면 가만가만 끄덕이기만 하는 바람에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 계속 쫑알거렸던건 나였어. 나도 그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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