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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금 질문도 해도 돼..? (3)
8.애인 자랑 글 (38)
9.무성애자 여성인데 자꾸 이상한 여자애들이 얽힌다 (14)
10.다들 아웃팅 당하면 어떻게 해? (8)
11.혹시 동성애를 가지고 응원할게 라는 말 (12)
12.내가 계속 여자만 만나다 보니까 이제 남자를 못 만나겠어 (2)
13.호모섹슈얼 바이로맨틱 (4)
14.좋아한다는 감정은 뭘까? (3)
15.내가 성소수자다 라는 뜻의 꽃말 혹은 꽃이나 반지 끼우는 위치가 있을까? (4)
16.모두에게 다정한 건 결국 아무도 곁에 두지 않고 있단 뜻이니까 (9)
17.끝나버린 이야기 (1)
18.판 잘못찾아왔어! (6)
19.펑 (1)
20.얘 날 좋아하는걸까 뭘까 (21)
1
이름없음
2018/09/30 00:00:59
ID : nV860pWlA43
0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대입 준비생이야. 최저등급 맞추기 위해 공부 중이고.그러다가 만나게 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여자야.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차마 모르던 사실이었어서 너무 무섭기도하고 슬프기도 해. 왜냐면 그 친구는 아무리 머리가 짧고 옷을 중성적으로 입는다 한들 결국 이성애자니까.
그 친구는 머리가 짧아. 염색한 갈색 머리가 정말 잘 어울리고, 한쪽 귀에는 늘 링귀걸이를 하고 있어. 웃을 때에는 히히히 하고 낮게, 그리고 장난꾸러기처럼 웃던가 하이톤으로 아하하 하고 웃는데, 두 개 모두 적당히 처신할 때 쓰는 웃음이고, 정말 즐거울 때는 끅끅대면서 약간 삼키듯이 웃어. 웃음소리가 정말 특이해서 대부분 웃는 소리로도 그 아이인 걸 알더라.
2
이름없음
2018/09/30 00:08:45
ID : nV860pWlA43
0
그리고 그 친구는 눈 아래에 점이 있어. 눈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잊혀지지 않는 그런 점이지. 눈도 정말 예쁘고, 코도.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고운 얼굴이야. 피부도 하얗고 좋고, 나쁜 곳 하나 없는 예쁜 얼굴. 하지만 얼굴은 부수적이 될 정도로 그 애는 참 매력적이야.
그 아이는 참 다정해. 그 아이 때문에 내가 다니는 학원의 사람들이 누군가 지나갈 때 문을 잡아주기 시작했어. 참 젠틀하게 행동하는데, 약간 턴을 하면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굉장히 무기력한데 발걸음만 찹찹거릴 때가 있는데, 정말 미친듯이 귀여워. 사랑해주고 싶을 정도로.
그 아이는 디폴트 무표정이야. 하지만 말을 거는 순간 그게 깨지는데... 정말 볼 때마다 기뻐. 특히 안경을 벗고 있을 때 나른하게 처다보며 웃어주는 모습은, 외형적으로도 가히 최고라고 칭할 수 있을 것 같아. 항상 졸려보이는데, 잠이 좀 부족한 것 같아.
그리고 이 친구는 사람에게 별 관심이 없어. 조교님들에게 과자나 주전부리등을 나눠주는 것 빼고는 남에게 말을 거는 일이 없어. 저번에 옆자리 애한테 초콜릿 하나를 나눠주는 걸 봤었는데... 부럽더라... 주워먹는 걸 보면 취향이 확실한 것 같아. 초콜릿 과자, 혹은 올리브영에서 파는 간식들을 많이 먹어. 한 번은 큰 초콜릿을 사와서 거의 초콜릿 파티를 한 적도 있을 정도야. 그때 그 애가 떼어줬던 초콜릿 맛까지 기억해. 나한테 맛있냐고 물어봤던 그 목소리까지.
3
이름없음
2018/09/30 00:16:25
ID : nV860pWlA43
0
분명히 학원 내에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는 밖에서 밥 먹는 날에만 같이 먹고, 집만 같이 가는 것 같아.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 학원에서 밥을 먹는 날에는 종종 혼자 나가서 뭔가 먹을 걸 사오곤 하는데, 사오는 게 또 특이해서 웃음이 나. 이건 그 아이라는 게 너무 많이 티가 날 것 같아서 말 못하겠지만 볼 때마다 웃겨서 죽을 것 같아. 어쩜 그렇게 안 어울리는 걸 먹는 건지.
그리고 셔츠류를 좋아해. 올해 여름에 본 반팔 셔츠만 다섯 개 정도 될 거야. 오늘 입고 온 검정 셔츠만큼 잘 어울리는 건 뜸하긴 하다만... 워낙 키에 비해 골격이 큼직큼직한 편이라 시원시원하게 잘 어울려. 딱 보면 아무리 아무리 작아도 165는 넘을 것 같은데 옆에 서보니 나보다 조금 크더라고. 비율이 좋은 거겠지.
그리고 입이 조금 거친 것 같아. 학원 밖에서 담배피고 있을 때 종종 그쪽에서 그 친구가 전화를 하는데, 학원에서랑 목소리부터가 다르더라. 뭐 이건 상관 없어. 그냥 되게 반전있는 아이구나 싶었어. 그리고 담배피는 걸 되게 부러워하더라. 자기는 용기가 없대. 그래서 내가 나는 머리 자를 용기가 없다고 했더니, 술김에 자르라는 조언을 해줬었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저런 뉘앙스였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었지. 그 애도 웃었었어. 낮고 부드럽게.
4
이름없음
2018/09/30 00:22:22
ID : nV860pWlA43
0
갑자기 궁금해진다. 그 아이는 자기가 그렇게 매력적이라는 걸 알까? 아마 알겠지. 불행 중 다행인 건 그 애가 더이상 연애에 흥미가 없다는 거야. 저번에 친구한테 그러더라고. 너는 남자같은 거에 시간 훔쳐먹지 말고 오롯 자신을 위해 쓰라고. 항상 위를 바라보는 그 아이의 마인드가 참 잘 나타나는 말이어서 깊게 기억하고 있어.
그 아이는 항상 위를 바라보고 있어. 야망도 크고, 꿈도 큰 사람인 것 같아. 말한 적은 없지만 행동에서부터 느껴져. 그리고 그 발목을 잡고 있는 게 몸같아. 학원 선생님이 물어보시더라고. 몸이 원래 그렇게 약하냐고.
그렇게 마른 체구는 아닌데, 꽤 약한 것 같아. 이정도면 많이 나아진 거라며 웃던데... 대체 얼마나 약했던 걸까.
5
이름없음
2018/09/30 00:26:52
ID : nV860pWlA43
0
모두에게 다정한 사람.
그 애에 대한 평이야. 무뚝뚝한 것 같으면서도 결국 다정한 사람. 하지만 확신하건데 그 애는 정말로 무뚝뚝으로는 탑을 먹을 사람일 거야.
사실 궁금하긴 하다. 그 애가 평상시에 짓고 있는 그 차가운 표정의 의미가. 그 모두에게 향하는 정말 냉랭하고 차가운 눈빛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때만 삼켜지는 이유가.
6
이름없음
2018/09/30 00:30:46
ID : nV860pWlA43
0
대학교에서 컴퓨터 쪽을 전공하다 왔다는데, 상상하니까 너무 섹시할 것 같다. 그 애가 코딩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정말 어울리는 것 같아. 정작 본인은 자신의 어렸을 때 꿈을 버리게 되었다면서 자조적으로 웃긴 했지만.
그 애는 뭘 좋아할까? 저번에 에이비씨 초콜릿을 책상에 놔뒀었는데, 의외로 맛있게 먹더라. 콜라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특이한 걸 좋아하는 건 확실한 것 같아.
스키니를 불편해하고, 남에게 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하고. 정리하다보니 그래도 아는 게 참 많다. 기뻐. 그 애는 내 이름 하나 아니 하다못해 얼굴은 기억을 할까.
7
이름없음
2018/09/30 00:38:12
ID : nV860pWlA43
0
맞아 사실 조금 취한 것 같아. 오늘 그 애가 했던 말이 조금 아프더라고.
연애 얘기가 나왔었는데, 자기는 누가 자기 좋아하는 게 싫대.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그냥 싫대. 평생 짝사랑만 하고 싶다고, 남이라고 누가 자기 좋아하는 거 좋아하는 건 아닐테지만, 그래서 참 모순적인 말이지만... 어쨌든 그렇대. 왜냐고 묻고 싶었는데, 아 모르겠다. 빨리 내일이 와서 다시 너를 보고 싶어.
8
이름없음
2018/09/30 00:40:47
ID : nV860pWlA43
0
보고 싶어. 여성을 좋아한 게 네가 처음인 건 아니지만 너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특별해.
9
이름없음
2018/09/30 01:47:00
ID : 8i1cslu1fO0
0
조금 벗어난 얘기지만 모두에게 친절해서 헷갈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 똑같은 관계로 생각하는 건 아냐. 전 애인한테 얘기했어야 하는건데...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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