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0/04 19:02:55 ID : u7htba3DvzO 0
심심해서 평소에 하던 커뮤니티 공포 게시글을 읽다가, 왠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글을 찾게 되어서 옛날 기억을 떠올리게 되어서 적어본다. 그때 당시에 그 사건은 대박이라 생각이 되어서, 부모님이고 친구고 다 말하고 다닐 생각이었는데 어째선지 기억이 안 나게 되었었고, 오늘에서야 기억나게 되었다. 뭔가 묶은 기분이라, 나 혼자 토해내듯이 하고 갈테니까 아무나 읽고 믿든지 말든지 해줘.
2 이름없음 2018/10/04 19:04:24 ID : u7htba3DvzO 0
일단 그 커뮤니티 공포글은 [2ch]다른세계.. 이런 글이었고, 관심이 생겨, 다른 글들 앞에서 2ch가 붙는 것을 보아 커뮤니티 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검색하다가 스레드 라는 것이고, 한국에도 스레딕이 있다는 글을 보고 깔게 되었다. 스레드라는거, 진짜 간편하긴 하네.
3 이름없음 2018/10/04 19:06:36 ID : u7htba3DvzO 0
아니, 주제는 이게 아니고 어쨌든. 난 현재에 대구~경북에 살지만 어릴적엔 충청남도에 살았다. 정확한 지명이라 한다면 찾아보니까 신양면 이라는 곳이네. 어릴땐 죽장마을로 불렀었다.
4 이름없음 2018/10/04 19:08:51 ID : u7htba3DvzO 0
현재는 고등학생의 나이고, 그 때는 학교 입학하기 전 까지만 조부모가 있던 그 곳에 살았었다. 나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뛰어놀고 그러는 것을 좋아했고, 아무래도 시골이 시골이다 보니 공터나 풀숲에서 놀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곤충을 채집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 로 자리잡아 가고있었고, 나는 남들과 달리 체형이 조금 뚱뚱한 편이었어서, 가만히 앉아서 풀에 있는 곤충을 잡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5 이름없음 2018/10/04 19:12:05 ID : u7htba3DvzO 0
당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른 시골과 다름없이 '금기'가 하나 있었다. 논이 모여있는 강? 논지기? 가 있었는데, 그 쪽 옆에 허름한 빨간 벽돌집 옆으로 난 샛길이 있었는데 옛날 부모님 시대때부터 이 쪽으로 간 애들이 실종이 됐었다나봐. 그래서 절대 그 쪽으로는 가지 말라고 으름장을 단단히 놓았지.
6 이름없음 2018/10/04 19:13:09 ID : u7htba3DvzO 0
아까전에 스트릿뷰로 찾아보려 하니, 비슷한 길은 보여도 사라졌는지 폐쇄됐는지 정확히 그 길은 찾기 어려웠었다.
7 이름없음 2018/10/04 19:15:19 ID : gkk4NAo7tdu 0
괴담판에 가면 더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을거 같다.
8 이름없음 2018/10/04 19:16:35 ID : u7htba3DvzO 0
어쨌든, 그 당시에 어울려 지내던 근처 집에 살던 아이들 3명 정도가 있었는데, 얘네들은 진짜 곤충충이었다. 곤충을 정말 좋아해. 당시의 나처럼. 딴 무리애들이 그 샛길을 반도 안 가놓고 갔다왔다고 대장으로 추앙받고 그러는 것을 보고 우린 기가 막혔었다. 요즘으로 따지면 걔네들은 곤충은 잘 안잡고 그런 식으로 노는 일진? 무리였고, 우린 그냥 곤충이나 잡는 소심한 범생이 무리? 같은거였다.
9 이름없음 2018/10/04 19:17:10 ID : u7htba3DvzO 0
그런거냐, 근데 내가 경험한 게 괴담같지도 않고 거의 처음이다 보니 마땅히 적을 곳을 못찾겠더라.
10 이름없음 2018/10/04 19:19:10 ID : u7htba3DvzO 0
걔네들이 진짜 위험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지금은 알지만 당시 부모님들은 왜 그 길로 가지 말라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시지 않았었다. 당연히 우리 사이에는 "외눈박이 도깨비가 산다" "귀신이 잡아간다" 등 시덥잖은 얘기가 돌았고, 가보지도 않은 것 같은 초등학생 형들이 "가면 유희왕카드 잔뜩 들어있는 상자가 있더라" 이런 같잖은 경험담만 늘어놓았었다.
11 이름없음 2018/10/04 19:19:53 ID : u7htba3DvzO 0
어쨌건 걔네들이 위험한게, 자신들의 무리에 들어오려면 그 길을 갔다와서 육안으로 보이는 길의 끝에있는 나무를 손 대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정말 아이러니했었지.
12 이름없음 2018/10/04 19:20:23 ID : u7htba3DvzO 0
그건 그렇고, 모든 일의 시초는 오밤중에 일어났다.
13 이름없음 2018/10/04 19:25:44 ID : txXy41Co47x 0
마을에 한 아이가 사라졌다는 소리가 퍼졌고, 그 아이의 부모님과 친분이 있던 부모들은 한 밤중에 자다말고 깨서 뛰쳐나갔다. 마을 대부분의 어른들이 새벽에 찾게 되었고, 철물점 아저씨나 여러 사람들이 투박한 랜턴을 부모님들께 쥐어주던 기억이 난다. 우린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 쪼리나 샌달을 끄질고 나와서 애들끼리 무슨 일이냐고 서로 졸린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하였다. 물론 자주 만나던 우리 무리애들끼리 만났었다.
14 이름없음 2018/10/04 19:27:27 ID : txXy41Co47x 0
밤은 위험하니까, 의 이유 등으로 밤에는 한 번도 본적이 없던지라 우리들은 우리들 끼리 신나서 어른들이 혼미한 상태에 랜턴이나 불빛앞에 떨어지는 벌레들을 주우러 간 기억이 난다. 아, 그리고 그 사라진 아이말인데 당시에 관심도 없었고 지금 부모님께 물어봐도 기억 안나신다고 하더라.
15 이름없음 2018/10/04 19:29:47 ID : txXy41Co47x 0
어쨌거나 희미한 기억 상으로는 당연히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흐리멍텅 하지만, 애들끼리 이리저리 곤충을 잡다가 나 혼자 꽤나 멀리 갔었던거 같다. 오 밤중이라 시야파악이 잘 될리도 만무하고, 그래서 아마 내 기억상 그 샛길의 가까이 갔던거 같다. 무언가의 부름을 받았는지도 모르는 일이지 ㅋㅋ
16 이름없음 2018/10/04 19:37:01 ID : txXy41Co47x 0
암순응? 이 적응 돼서 그럼지는 몰라도 랜턴 없이도 곤충들을 잘 잡았던거 같다. 물론 불빛 아래에는 잘보였지. 어쨌거나 그러다 우리 중에서는 보물로 불리는 거대 왕사마귀가 보였다. 정말 럭키였지. 그걸 잡고 허리를 계속 숙이고 있었는지 나는 일어나서 허리를 두드렸던거같다. 그러면서 뒤를 돌아봤는데, 그 빨간벽돌집이 얼핏 보였다.
17 이름없음 2018/10/04 19:38:19 ID : txXy41Co47x 0
물론 난 속으로 정말 크게 ㅈ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가 그 샛길이라는 것을 인지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었다.
18 이름없음 2018/10/04 19:40:43 ID : txXy41Co47x 0
운동가야해서 잠시있다 돌아올게. 왠지 갑자기 기억이 떠오른거라 지금 다 적고ㅅㅍ은데.. 근데 이거 익명맞지? 왠지 위험한 경험같아서 그런다.
19 이름없음 2018/10/04 20:51:14 ID : O4Mja1hglxD 0
돌아왔어. 아무도 안 보는거 같지만 나혼자 여기 적어두고 고해성사? 같은거 하는거니까 그냥 볼사람은 재밌게 보든지 알아서 해. 임금님귀 당나귀귀 이런건가
20 이름없음 2018/10/04 20:52:38 ID : O4Mja1hglxD 0
운동하면서 계속 기억하려고 애쓰려했으니까 최대한 기억나는대로 적어볼게.
21 이름없음 2018/10/04 20:52:44 ID : A42E3xwsoY6 0
보고있어!
22 이름없음 2018/10/04 21:11:06 ID : u7htba3DvzO 0
샛길얘기까지 했는데, 어린나이에 막무가내로 ㅈ된걸 경험하고, 순간 패닉이 되어서 몸이 정지해버렸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는데, 고요한 풀벌레 소리마저 들리지 않았고, 아까보던 사마귀를 힐끗 밑으로 쳐다보니 어디갔는지 잡은 벌레도 전부 사라진 후였다. 이건 내가 모르고 흘렸겠거니 생각하고, 가만히 정적을 읽고있었다 해야하나. 그렇게 가만히 서있었다. 왠지 달리거나 하면 무언가가 쫓아올것만 같았기에. 누군가 제발 돌아다니는 어른이 와줬으면 하고 생각했다.
23 이름없음 2018/10/04 21:16:26 ID : u7htba3DvzO 0
지금도 무서운걸 경험하면 오줌이 마려워지면서 제자리에 정지해있는데, 아마 이 버릇이 저 때 생긴것 같다. 어쨌거나, 마음으론 아마 진짜 몇 시간은 지난 기분이었다. 그랬을거다. 기억상으로. 근데 느낀게 그렇지 실제는 몇 분 지났겠지. 이 부분은 각색일수도 있는데, 마음속에서 소리가 우러져? 나왔다. "@@아 더들어와(@@은 내이름)" 사라진 그 아이인듯 했다. 난 모르는 목소리였지만,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했고 난 어린마음에 대답? 을 했을거다 아마. 그러고는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이 아이를 찾으면 영웅이된다는 히어로심에 얼어붙은 발을 떼서 샛길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 일진들도 안 들어가고 절대 금기시 되는 숲속으로 통하는 샛길을 담담히 걸었던 것이다. 그 때는 무슨 강심장이었는지 모르지만, 아마 마을 아이가 저기있는 것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검증? 되었는 느낌으로 갔었지 싶다. 하도 오래됐지만 기억날건 명확하게 기억이 나고 세세한건 기억이 잘 안 난다.
24 이름없음 2018/10/04 21:19:05 ID : u7htba3DvzO 0
숲 속으로 들어가는 샛길의 과정과 모습은 완전히 기억속에서 지워져있다. 대충 그 때 환경을 고려해보면, 풀들이 옆으로 자라있고 양 옆으로 울창한 나무가 뻗어있던 오르막에 새벽의 푸르스름한 분위기가 내려져있던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얼마나 올라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내 발은 어느새 공터에 멈춰져 있었던 듯 하다.
25 이름없음 2018/10/04 21:20:42 ID : u7htba3DvzO 0
가는 도중의 기억은 없지만, 그 공터의 모습은 확실하게 기억을 한다. 컨테이너? 건물? 을 놓은 듯한 자국과 그 테두리로 난 잡초들, 그리고 되게 위화감이 드는 전봇대? 송신탑? 이 서있었던것 같다. 그 기둥은 원형의 공터 맨 오른쪽 변두리에 서있고, 그리고 건물을 논 듯한 자국은 중간에 있었다.
26 이름없음 2018/10/04 21:22:46 ID : u7htba3DvzO 0
그리고 그 뒤로는 오르막길을 더 올라가는 길이 있었는데 어쩐지 그 길조차도, 아니, 그냥 과정의 길은 전부 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 아마 내 기억상으로 추측하고 지도를 보니까 그 이어져있는 길 너머로는 등산로랑 합류되지 싶다. 무언가 이 샛길의 정체를 알아낸 것에 미묘한 흥분이 있었지만, 무언가 이 별거없고 대단한 것이 없는 풍경에 실망을 동시에 했다. 그리고, 공터의 왼쪽 상단 구석에 그 문제의 문이 있었다.
27 이름없음 2018/10/04 21:24:45 ID : u7htba3DvzO 0
일단 그 전봇대가 매우 위화감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보는 가로등이나 전봇대가 아니라 무언가 되게 최신식으로 지어진 듯한 그런 세련된? 느낌이 들었으며, 무엇보다 전깃줄이 달려있지도 않은데 이상한게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기억이 흐릿해서 과장되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내 기억상으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기억에 잘 남는게 그 전봇대의 내 키만한 높이에 무슨 포트구멍? 딱 보아도 무언가를 꽂는 구멍이 축구공만한 크기로 세 개 나란히 뚫려있었던 기억이 난다.
28 이름없음 2018/10/04 21:27:37 ID : u7htba3DvzO 0
일단 그 문제의 문은 지붕이 낡고 썩은 슬레이트 지붕이 비스듬하게 놓여있었고, 문은 다 녹슨 철문이었다. 진짜 거대하게 두꺼워보이는 철문. 겉을 두르고 있는 벽은 하얀 콘크리트 인데, 담장넝쿨이 몇 개 자라고 있었다. 이 시점부터 기억이 아주 머리가 아플정도로 확연하게 난다. 무언가 강렬한 기운을 받았는 듯. 어린 마음에 무서웠지만 그 아이를 찾자는 변명거리로 저길 호기심과 함께 뒤져보기로 했다. 참고로 그 문은 진짜 푸셋간? 해우소? 처럼 생겼지만 안을 볼수없도록 창문이나 구멍도 없는 구조. 그리고 정말 작았다. 문만 거대하고 컸다.
29 이름없음 2018/10/04 21:30:21 ID : u7htba3DvzO 0
그냥 구석에 자그마하게 처박혀 있었지만, 무언가 이상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하지만 기억상으로 막상 다가가니까 들어갈 구멍도 안 보이고, 주위가 온통 어두운 숲이어서 금방 빨리 뒤지고 돌아가야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되돌릴수 없는 곳을 와버렸다는 생각과 함께 맞물려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그 작은 해우소? 를 샅샅이 살폈다.
30 이름없음 2018/10/04 21:31:04 ID : KY5TRu9BAnW 0
계속해조
31 이름없음 2018/10/04 21:33:26 ID : u7htba3DvzO 0
시야에서 안 보이는 그 해우소의 뒷편에는 가스통? 같은것이 몇개 놓여져 있었다. 다 써서 녹슬었는듯한. 그걸 밟고 더러운 슬레이트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만큼 해우소 자체가 작았다. 하지만 그만큼 나도 작았기에 기어서 겨우 올라간 기억이 난다. 근데 지금 기억 난 건데, 아마 그때나 아님 그 이전이나 아님 그날 오전에라던가 비가 내렸었던 것 같다. 슬레이트 지붕 위가 물이 고여 있었는데, 마을아이가 사라진 당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던것은 확실하다. 어쨌건 그 위에 아주 작은 열쇠가 물에 고여 녹슨 것을 발견했다. 당시에 득템!! 이라며 녹슨 열쇠를 더러운 고인 물에서 집어들었는데, 녹슬고 낡았지만 쓸수는 있을것 같았다.
32 이름없음 2018/10/04 21:35:11 ID : u7htba3DvzO 0
그러고 해우소 지붕에서 신나하며 열쇠를 집어들었는데, 그 후에 갑자기 정적이 찾아왔다. 지금 말로 표현하면 갑분싸였다. 진짜 한 순간에 정적이 흘렀고, 나는 왠지 무서워져 또 사고가 정지해서 가만히 우두커니 서있게 되는 꼴이었다.
33 이름없음 2018/10/04 21:38:16 ID : u7htba3DvzO 0
하지만 그땐 생각의외로 발이 잘 움직여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갈 생각이 없이 뭔가 이때가 타이밍이다 하고 무작정 달려서 왔던 길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34 이름없음 2018/10/04 21:40:25 ID : u7htba3DvzO 0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되게 많이들었다. 뭔가 저 문을 열고싶은 욕구와 그냥 이대로 달려갈 욕구가 서로 충돌해 그때만큼 고민이 되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식은땀이 흘렀고, 이 정적 이 어둠속에서 계속 있다가는 부모님도 걱정할테고 나도 무서워져, 정상적인 사고없이 내린 결단은 열쇠로 저 문을 열어보고 만약 열쇠가 안먹히면, 그냥 그대로 버리고 냅다 튀는 결론이 내려졌다. 에라모르겠다 하고 다시 해우소로 뛰어갔다. 뭐, 정상적인 사고라 해도 7살이었지만 말이다.
35 이름없음 2018/10/04 21:43:37 ID : u7htba3DvzO 0
돌아가서 해우소의 거대한 녹슨 문 앞에 서니까, 나 자신이 위축되고 뭔가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오기인진 모르겠지만, 어린 생각에 그냥 부딪혔던 기억이 난다. 이미 그 아이를 찾겠다는 생각은 변명으로만 남은지 오래였다. 열쇠넣을 구멍을 찾는데, 아무래도 처음보는 잠금형태였다. 막대 걸쇠가 걸려있는건 일반적이었지만, 자물쇠가 달린 게 아니라, 걸쇠 자체에 열쇠구멍이 나있었다. 그냥 거기에 무작정 집어넣고 돌리니까 안 돌아가서, 거꾸로 인가 싶어서 거꾸로 넣고 힘껏 돌렸더니 기세좋게 문 걸쇠에서 쇠가 맞부딪히는 철컹 거리는 소리가 났다.
36 이름없음 2018/10/04 21:48:12 ID : u7htba3DvzO 0
저렇게 세세하게 기억이 남아서 나도 이상하긴 하다. 어쨌거나 계속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다음 부터 어떻게 여는지 몰라 당황했다. 일단 열쇠는 열었는데, 손잡이도 없고 무슨 방법으로 열지 전혀 예상이 안 가는 문이었다. 그렇게 녹슬고 젖은 걸쇠를 만지작 거렸는데, 손이 더러워져서 기분이 되게 상했던 기억이 난다. 계속 걸쇠를 더듬거리다 보니 끝에 튀어나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부분을 만지작거리다 꾹 눌러보니까 철컹!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자동으로 반쯤 열렸다. 그 열리는 소리는 진짜 공포스러워 아직도 기억에 박혀있다. 이 이야기의 기억이 나기 전에도 그 소리는 항상 기억나왔는데, 이 이야기를 적다보니 저 문을 여는 소리였단게 기억났다. 무슨 기억의 조각도 아니고 이거..
37 이름없음 2018/10/04 21:51:19 ID : u7htba3DvzO 0
서론이 진짜 귀찮도록 길었는데, 하도 기억이 난게 신이나서 엄청 세세하게 기록해두려 한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어쨌거나, 문을 더 힘껏 밀어서 완전히 다 열었다. 안에는 되게 어두컴컴했고, 지하로 내려가는 사다리와 함께 아주작은 정사각형의 갱도가 나있었다. 그리고 안에는 벌레도 무엇도 없이 사다리, 구멍, 흙만 있지 되게 깔끔했다. 그리고 겁나 어두웠었다.
38 이름없음 2018/10/04 21:53:53 ID : u7htba3DvzO 0
이상한 그 특유의 지하실 냄새가 진동했고, 나는 이것까진 무리다 싶어서 진짜 가려는 찰나, 그 목소리를 아직 잊지 못한다. 그 구멍 안에서 "야! 야! 들어와! 여기 아늑해!" 라고 아까 들렸던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틀림없이 그 아이겠거니 생각했다. 왜 거기있으며, 어떻게 문이 잠겼는데 거기 있으며 아까 샛길에선 어떻게 목소리를 전달했는지 의문 투성이었지만 그때는 매우 어려서 그냥 이녀석을 데리고 영웅행세 할 생각과 이녀석이 안전하다는 것으로 내 안전도 입증이 될 것 같아서 냅다 사다리를 내려갔다. 어둠에 더 오래 남는건 싫어서, 그 녀석과 함께 있으려고 정말 잽싸게 사다리를 내려갔다.
39 이름없음 2018/10/04 21:59:27 ID : u7htba3DvzO 0
내려가니 시멘트로 대충 칠한듯한 아주 좁은 통로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뒤에는 어둠으로 끝없이 이어져있는 흙갱도가 있었다. 뒤의 흙갱도는 무서워서 죽어도 들어가기가 싫어서, 그냥 앞의 그나마 비교적 푸르스름하게 육안으로는 보이는 좁은 시멘트 통로를 따라 들어갔다. 통로는 성인 남성 한 명이 꽉 낄만큼의 길이었고. 따라서 가다보니 되게 어색하게 통로넓이보다 큰 넓이의 노랑색? 원모양의 구조물이 있었고, 그 뒤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듯한 철조망으로 된 통로가 나왔다. 원모양의 구조물을 경계로 길이 나뉘어 져있는 듯 했는데, 도대체 이 노랑색 동그란 구조물은 왜 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그냥 아주 밋밋한 철근으로 된 0로 생긴 모양의 구멍이었을 뿐이다. 그 뒤로 펼쳐진 철조망 길은 허공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좌우상하 전부 철조망이 쳐져있었는데 흙도, 벽도 없이 끝 없는 허공의 어둠만 있었다. 이때 되게 충격받고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진짜 머리가 아플정도로 기억이 세세하게 난다.
40 이름없음 2018/10/04 22:01:27 ID : u7htba3DvzO 0
한 치 앞이 안 나오는 좁은 철조망 길을 쿵쿵쿵 소리를 울리면서 뛰어가니, 눈 앞에 또 평범한 사다리가 나왔다. 위를 확인하니 되게 눈부신 파란 하늘이 있었다. 근데 어쩐지 밑에 이 어두운 통로까진 빛이 오지 않는 듯 하였다.
41 이름없음 2018/10/04 22:04:20 ID : u7htba3DvzO 0
잽싸게 사다리를 올라가보니, 바람 소리도 나며 되게 상쾌한 기분이 드는 지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뒤돌아보니 사다리는 맨홀 구멍속으로 나있는 듯 하였으며, 안이 씨거멓게 보이지 않았다. 내가 저 통로를 어찌 왔나 싶었다. 그러고 나오니까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저 안에 그렇게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닐텐데, 밤에서 낮으로 갑자기 나와있었다.
42 이름없음 2018/10/04 22:05:57 ID : u7htba3DvzO 0
뭔가 되게 큰일이 난 느낌이 들어서, 잽싸게 주위를 둘러봤는데 역시 숲으로 둘러쌓인 공터였다. 그런데 전봇대도 건물을 논 흔적도 없었고, 길은 앞으로 마을로 직선으로 바로 뻗어있었다. 나는 그저 지하 갱도를 통해 다른 위치의 출구로 나온줄로만 알았다.
43 이름없음 2018/10/04 22:07:40 ID : u7htba3DvzO 0
이 이상현상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얼른 부모님께 돌아가야 화를 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잽싸게 마을로 뛰어갔다. 근데 되게 이상했다. 어쩐지 숨이 차오르지 않았다. 더 신나게 뛰었다. 진짜 체력이 무한정이 된 기분이 들었다.
44 이름없음 2018/10/04 22:10:17 ID : u7htba3DvzO 0
아직 그때만큼 신나게 뛴 적이 없을 것이다. 은근 멀 것 같던 마을엔 순식간에 도착했고, 근처 주택가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근데 분명 우리마을이고, 느낌은 우리 마을인데 모양과 집이 전부 다 달랐다. 심지어 사람 한 명 돌아다니지 않았으며 벌레하나 보이지 않았다. 오직 바람이 풀을 가르는 소리만 이따금씩 들려왔고, 모든 것은 정상이고 깨끗했는데 집들의 위치가 다 달랐으며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지붕의 색깔이라던가.
45 이름없음 2018/10/04 22:11:27 ID : u7htba3DvzO 0
그건데 갑자기 논 밭에서 멍멍이가 하나 깡총깡총 뛰어왔다. 당황한 마음에 주저앉았는데, 멍멍이는 상관 없다는 듯이 다가와서 꼬리를 흔들며 발을 계속 핥았다. 되게 쌔까맣고 귀여운 새끼 멍멍이였는데, 이 녀석 외에는 생물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46 이름없음 2018/10/04 22:12:46 ID : u7htba3DvzO 0
멍멍이는 내 뒤를 계속 쫓아왔고, 느낌상 사람을 몇십년 동안 안 만나고 혼자 있는듯한 그런 외로운 느낌이 들어 동정심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는 멍멍이와 함께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위치는 달랐고 모양도 살짝 달랐지만, 내 집으로 추정되는 건물에 다다랐다.
47 이름없음 2018/10/04 22:17:17 ID : u7htba3DvzO 0
기분이 되게 묘하고 이상했는데, 멍멍이가 쑤욱 하고 내 집 현관문을 그냥 통과해버렸다. 아니, 멍멍아, 그건 내집이긴 한데 그 이전에 일단 벽을 통과하는거야???? 라고 어리둥절 해 있는데, 멍멍이가 다시 벽을 통과하면서 나오더니, 뭔갈 물어왔다. 그때의 내가 당시에 입고있던 반팔티였다. 멍멍이가 물고온 티셔츠를 뺏어들어 확인했는데, 영락없는 내 티셔츠 였다. 근데 사이즈라던가 제조지 같은 상표는 전부 ???로 돼있었다. 그러고보니 느낌탓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마을에는 처녀곱창 집 등등(기억이 이거밖에 안 나..) 간판이있는 음식점이 있었는데, 하나도 못 봤다.
48 이름없음 2018/10/04 22:17:42 ID : u7htba3DvzO 0
그건 그렇고, 난 멍멍이 처럼 벽이나 물체를 통과 못 하고 부딪혔다. 되게 당황했지. 도대체 뭐야, 이 댕댕이
49 이름없음 2018/10/04 22:24:14 ID : u7htba3DvzO 0
사람이 너무 없어서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계속 뛰어다녔다. 사람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마을 밖을 도로로 벗어나게 됐고, 계속 달렸다. 주차된 차도 없었으며 다니는 차도, 비행기도, 새도 없었다. 오직 지치지않는 나와 댕댕이만 있었다. 되게 오래 달렸는데, 똑같은 풍경이 반복되더니 이내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도대체 뭐지이거???? 하면서 울먹이면서 땅에 주저앉았었다.
50 이름없음 2018/10/04 22:25:32 ID : u7htba3DvzO 0
한동안 그러고 있으니까, 진짜, 진짜 심장이 떨어지는 경험은 여전히 그때가 처음이었을것이다. 웬 정장입은 아저씨가 갑자기 나타나 내 앞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51 이름없음 2018/10/04 22:27:06 ID : q0lg4Zii8kp 0
6.25 때 파놓은 굴인가 싶었는데...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곳이었나
52 이름없음 2018/10/04 22:28:37 ID : u7htba3DvzO 0
친숙하게 생긴 정장 아저씨는 나를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고, 갑자기 옆에 얼굴전체를 가리는 마스크를 쓴 의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나 태블릿? 에 뭔가를 기입하고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태블릿이었던 것 같아서 말하는거다. 자세하게 묘사하자면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아마 백색의 네모난 모니터가 공중에 떠있고 의사로 보이는 사람은 파랑색의 반투명한 유리를 공중에서 타자질 중이었다.) 이게 갑자기 뭔 일인가 해서 두려움에 떨고있을 무렵, 갑자기 어떤 마을에서 몇 번 본 것 같던 아이 한 명이 불쑥 논밭에서 튀어나와 달려갔다. 줄곧 숨어있던 것 같았다.
53 이름없음 2018/10/04 22:33:01 ID : u7htba3DvzO 0
갑자기 무표정이었던 정장 아저씨의 표정이 일순간에 일그러지더니, "케라!!!!케라!!!" 라고 외친 기억이 난다. 고함소리가 너무 커서 진짜 마을 전체를 쩌렁쩌렁 울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억이 희미하지만 아마 catch? 였을수도 있다. 물론 다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러더니 의사 들의 손이 빨라졌고, 하늘에서 아주작은 헬리콥터가 빠른 속도로 그 아이의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지금보면 그게 드론이었을 수도 있고. 뭐 아무래도 지금의 드론과는 차이가 좀 있지만. 말 그대로 아주 작은 미니어처 헬기 같았다. 그 순간, 멍멍이가 의사의 팔을 물었고, 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니나다를까 헬기가 땅바닥에 곤두박질 되어 추락했다. 이상황이 전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다리가 절로 움직이게 되어 그냥 눈도 감고 무작정 아까 그 무한체력을 믿고 계속 뛰었다.
54 이름없음 2018/10/04 22:35:08 ID : u7htba3DvzO 0
진짜 입술을 꽉 깨물고 달렸는데, 아까 그 처음의 숲 길이 보이자 잠시 뒤를 돌아봤는데 댕댕이는 열심히 쫓아오고, 그 사람들은 멀리서 그 장소 그대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정장 아저씨는 화난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었으며, 마스크를 쓴 의사들은 서로 격렬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뭐야.. 라고 생각하며 그냥 빨리 이 이상한 곳을 벗어나자는 생각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 급하게 사다리를 내려갔다.
55 이름없음 2018/10/04 22:36:22 ID : u7htba3DvzO 0
지하갱도로 들어가 멍멍이를 품에 안고 무작정 뛰었는데, 지하갱도에 들어온 순간부터 눈 앞이 흐려지고 다리에 힘이 점점 풀리더니, 이내 나가는 사다리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희미하게 눈이 감기면서 멍멍이는 계속 짖고있던 것 밖에 기억이 안난다. 이게 나의 명확한 '그' 기억의 마지막 기억장면이다..
56 이름없음 2018/10/04 22:37:40 ID : u7htba3DvzO 0
잠을 푹자고 일어나니, 읍내의 병원이었고 간호사가 들어와서 보더니 급하게 연락을 했다. 마을 사람들 몇 명과 함께 부모님이 울먹이며 들어오셨고, 웬 정장입은 깔끔한 아저씨들도 보였다.
57 이름없음 2018/10/04 22:40:38 ID : u7htba3DvzO 0
난 보고 순간 흠칫하였지만, 그 이상한 아저씨와 달리 되게 인간다우셔서 긴장이 풀리자 눈물이 그대로 흘렀고, 엄마를 부르면서 안긴 기억이있다. 나는 병원 침대에 앉아서 정장입은 아저씨들의 질문에 대답을 했고, 그건 여전히 지금조차도 기억이 아예 안 난다. 나는 퇴원을 한 뒤 부모님께 들은 바로는, 찾고있던 아이가 그 샛길에서 쓰러져 있어서 곤충잡던 내 친구들이 발견하고 어른들을 끌고 와서 그 아이를 업어가다, 샛길 더 안쪽에서 개가 짖는소리를 듣고 열린 해우소 안에있던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 뒤로 경찰이 몇 번 더 조사를 벌인 뒤, 그 샛길은 시청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인해 완전히 폐쇄되었다.
58 이름없음 2018/10/04 22:44:22 ID : u7htba3DvzO 0
뭐, 지금도 가서 찾을려면 찾을래야 찾을수 있겠지만, 가고싶지는 않다. 지금은 돌아가신 당시의 늙으신 마을 할아버지들이 나에게 "경험한건 잊고,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가거라. 때론,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지만 그 모든 경우의 수를신경쓰면 때로는 피곤해진단다. 열심히 착실하게 살렴." 이런 말을 했었다. 이 말은 내 인생의 모토이자 명언으로 쭉 남아있다. 난 이 경험을 지금 갑자기 기억 난 이상, 다신 잊지 않을 것이고 난 이 것을 나의 추억으로만 생각할 예정이다. 아, 그리고 그 실종되었다가 샛길에서 발견 된 아이말인데 들리는 소문에 의해서 정신병원에 갔디던데, 어디까지나 ~그렇다 카더라 일 뿐이다. 물론 이번 일은 다시는 마을 사람들 입에 오르는 일이 없었으며, 아주 작은 헤프닝으로 끝나는 일로 되었다. 물론 나에게는 아니지만 말이다.
59 이름없음 2018/10/04 22:45:32 ID : u7htba3DvzO 0
지금까지의 나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고맙고, 맹세컨데 이야기는 진짜진짜 실화다. 내가 강요할 필요도 없고, 그냥 속풀이 해보고 싶었다. 세상에는 이런일 저런일이 있단 것을 명심하고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착실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아, 그리고 그 댕댕이 말인데 이상하게 나이를 먹지 않는다.
60 이름없음 2018/10/04 22:47:31 ID : u7htba3DvzO 0
진짜 ㅋㅋㅋ 너무 귀엽고 신기하지만 난 이미 여러가지를 경험 했기에 별로 크게 신경이 가진 않는다. 내 고향 할머니집에 아직 있고, 추석때나 명절에 늘 올라가서 자라지 않는 댕댕이랑 놀다오곤 한다. 아직. 이 녀석은 대체 내가 죽으면 어디로 갈까..
61 이름없음 2018/10/04 22:56:48 ID : u7htba3DvzO 0
뒤엔 사촌동생인데 방금 톡으로 받았다
뒤엔 사촌동생인데 방금 톡으로 받았다
62 이름없음 2018/10/04 23:02:12 ID : u7htba3DvzO 0
그리고 티셔츠의 행방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추측하는 바로는 산에 있으려나..
63 이름없음 2018/10/05 14:03:17 ID : A42E3xwsoY6 0
우와 완전 시공의 아저씨같은 이야기다... 그나저나 강아지 너무 귀엽다 ㅠㅠㅠ 나이를 안먹는다는 것도 신기하고.. 스레주 죽으면 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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