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0/28 10:25:01 ID : a3yHA42L89u 0
아까 식탁에 앉아서 엄마한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어. '저 여자 안 좋아해요. 남자 좋아해요.' 이렇게. 이 이야기를 하려고 뜸을 15분 동안 들였어. 엄마는 인생 살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이라고, 뭘 말하던지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씀하셨어. 나는 그래도 겁이 나서 엄마한테 '저 안 버리실거죠?' 하고 물어보기도 했어. 커밍아웃하자마자 엄마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기도 했어. 언제부터 그랬냐, 왜 그렇게 생각하냐 물으셔서 하나하나 대답해드렸지. 여기까진 그래도 혹시 인정받는게 아닐까, 묘한 안도감에 빠졌어.
2 이름없음 2018/10/28 10:27:29 ID : V866i9AnRBb 0
잘되길 빌게
3 이름없음 2018/10/28 10:27:38 ID : a3yHA42L89u 0
근데 아니더라. 엄마가 그건 죄악이래.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아름다운 거고, 서로를 닮은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게 순리래. 동성애는 어쩌면 신이 내린 벌이래. 평소에는 신 같은 거 믿지도 않던 엄마가 이러시니까, 많이 놀라셨나보다 싶더라. 그러더니 나보고 평범하게 살 수는 없냐고 하시더라. 그리고 한참을 머리를 부여잡으시더니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안방으로 들어가셨어. 어쩌면 지금 울고 계실지도 모르지.
4 이름없음 2018/10/28 10:31:44 ID : a3yHA42L89u 0
사실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냐. 우리 집이 엄청 부자여서 잘 사는 건 아니지만, 빚도 없고 부모님이 싸우는 일도 없고, 부족한 건 없이 살았거든. 근데 아들이 갑자기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니까 얼마나 놀라셨겠어. 귀한 아들이 사회에 나가서 무시 받으면서 사는건 아닐지, 비난 받고, 혐오 받으면서 고통스럽게 살게 되는 건 아닐지 많은 걱정이 드셨을거야. 말하기 전에 눈물도 흘렸어, 너무 무섭고 떨려서. 이제 엄마가 나를 어떻게 볼지 너무 걱정이 돼서. 잠시 뒤에 얼굴을 마주하면 엄마가 날 어떻게 대할지, 무섭고 두려워.
5 이름없음 2018/10/28 10:44:28 ID : 1wmoK0ts646 0
힘들었겠다 엄청 용기냈을텐데 꼭 부모님이랑 잘 해결되길 빌게
6 이름없음 2018/10/28 10:46:23 ID : 88knCqjiknv 0
고생 많았네 혹시 힘들지라도 너는 누굴 좋아한다고 해도 그냥 너인거고 너 자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너 스스로를 인정한 용기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7 이름없음 2018/10/28 12:22:22 ID : 1BcLats4JPd 0
하..힘내. 너의 존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8 이름없음 2018/10/28 12:26:01 ID : u66nU0q3TVb 0
스레주 힘내
9 이름없음 2018/10/28 12:36:14 ID : RyNs8ry44Y7 0
엄마께서는 어떤 이유든지 자신이 낳으신 아들이니깐 너가 떳떳하게 살수있도록 언제든지 응원해주실거야 스레주야 힘내
10 이름없음 2018/10/28 12:41:17 ID : a3yHA42L89u 0
다들 위로해줘서 정말 고마워! 방금 점심 먹고 왔어! 엄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 불러서 회사 잠깐 다녀오신 아빠랑 셋이서 밥 먹었어. 내가 지금 왼손 중지가 골절이라 약간 불편한게 많은데 엄마가 깻잎김치 양념도 덜어내서 얹어주시고 고등어도 발라주시고.. 이거 좋은 징조일까? 엄마가 나를 이해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걸까..? 여튼 좀 안심됐어..
11 이름없음 2018/10/28 12:49:21 ID : bfQlctxU7wH 0
당황스러워서 그러신 걸거야! 지금 부모님 세대에는 동성애가 죄악이라는 인식이 더 많았으니까 받아들이기도 힘드실테고. 그렇지만 언젠가는 이해해주실거라고 생각해.. 힘내 스레주. 진짜 용기있다.
12 이름없음 2018/10/28 12:50:44 ID : 1Cjdu3u3xA3 0
용기있다 잘 되길 빌게ㅜㅜㅡ
13 이름없음 2018/10/28 14:57:09 ID : bikmnzSJO8q 0
잘될거야 스레주 기운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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