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1/25 06:20:49 ID : V9hfe5cFa1b 0
그야 자랑은 아니고. 처음에 어릴때 초4땐가? 시험이 다가오는데 공부를 아예 안해가서 치팅 페이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때 뭔 생각이 있겠어....ㅋㅋ.... 그냥 큼지막한 A4 용지에 모르는거 단어 짧게 써놓고 책상에 넣어놨다가 쌤한테 안 들키게 뭐 하고 했는데 그때 안 들킨 그 기분이 너무 짜릿하고 유용한거야. 그래서 그때부터 좀 준비가 안된 시험이 있으면 치팅 페이퍼를 만들기 시작했어. 좀 지나선 치팅 페이퍼를 쓸일 없이 완벽하게 준비된 시험이어도 치팅 페이퍼를 만들기 시작했어. 음 이유는... 긴장되니까? 모르는게 나오면 어쩌지? 못풀면 어쩌지? 그러다보니까 대비 잘한 시험에도 꼭 치팅페이퍼를 만들어갔어. 물론 대신 그땐 안 썼지. 나도 들킬 위험도 있으니 자주는 못 꺼내고 웬만해선 내 힘으로 풀어보다가 도저히 안되겠으면 슬쩍 보고... 뭐 그 문제에 관한게 페이퍼에 없으면 망하는 거고.... 처음엔 양심의 가책을 막 느끼다가 좀 지나선 그런것도 없어진것 같아. 왜 그 머냐 내가 들은 말은 아니지만, 너가 그렇게 비겁한 수로 시험을 잘보면, 열심히 공부한 애들한테 미안하지 않냐. 열심히 공부하고도 너가 비겁한 수를 써서 등수가 떨어지거나 한 친구도 있을텐데. 뭐 이런 류의 말이었는데 음... 쓰레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전혀 안 미안했어. 예를들면 수학이라 치면 내 치팅페이퍼는 공식 한두개 정도 적어가는 거였거든. 물론 비겁한 수였다는점은 변함없지만. 여튼 내가 치팅 페이퍼 덕에 점수가 오르진 않았다는 거야. 75점 짜리를 77점 정도로 만들어줄순 있어도 80점 까지 갈 수준은 아니었던거지. 애초에 웬만해선 안 꺼내보려고 나도 노력했고, 봐봤자 수학 공식 한두개, 과학 단어 몇개 정도였으니까. 이걸로 다른 애 등수가 내려가지도 않거니와 내 성적이 오르지도 않았거든. 나는 그 이 밑으로만 안내려가면 상관없다는 기준점은 있었지만 딱히 공부에 욕심이 있지는 않아. 90점? 받으면 당연히 좋지. 하지만 70점 밑으로만 안내려가면 돼. 난 대충 이런 마인드였거든. 그래서 내 치팅페이퍼는 잘보기 위해서가 아닌 망하지 않기 위한 도구가 되었어. 그렇다보니 다른 애들에게 미안하지도, 양심에 가책이 느껴지지도 않더라. 물론 양심의 가책을 충분히 느꼈어야 할 일이지만... 내가 잔머리는 잘 돌아가서 내 치팅 패이퍼를 숨기는 방법은 점점 영악하게 발전(?)해갔어. 단 한번도 들킨적이 없었지. 근데 한번은 되게 큰 시험이 있었는데, 진짜 준비 열심히 했다. 이번엔 치팅 안하고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했어. 근데 너무 불안한거야. 얼마나 불안했냐면(내가 긴장을 되게 잘해) 손이 덜덜 떨려서 글씨가 제대로 안 써지는거야;; 전날인데... 그래서 이 상태면 뭣도 안되겠다 싶어서 치팅 페이퍼를 만들었어. 이번엔 사이즈 크게 지금까지 배웠던, 사용했던 수학 공식을 모조리 썼지. 진짜 신기하게 바로 안정이 되더라?
2 이름없음 2019/01/25 06:23:09 ID : V9hfe5cFa1b 0
그래사 시험을 보는데 이럴수가, 다 아는 문제인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물롬 좀 긴가민가한건 있었는데 다 알겠더라고. 근데 다 풀고 시간이 좀 남았는데 갑자기 불안해진거야. 내가 공식을 제대로 쓴건가?하고. 결국 난 내가 써온 공식들을 몰래 확인하고 내가 쓴게 맞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집으로 갔어. 나중에 시험지를 돌려받았는데... 응 잘봤어. 정말 잘봤어. 내가 이 시험은 진짜 공부 열심히 했거든. 진짜 열심히. 근데 문득 내가 몰래 공식 확인하고 한게 생각나더라? 물론 처음에 내 힘으로 다 풀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지막 확인은 치팅페이퍼를 사용해서 했지... 그렇게 생각하니 김이 팍 세더라..
3 이름없음 2019/01/25 06:24:17 ID : V9hfe5cFa1b 0
진짜 말로 할수 없을 정도로 허무해져서 역대급으로 시험을 잘 봤는데도 별로 기쁘지가 않더라. 지금까지는 시험을 그렇게 잘봤다,고 할만한게 없었거든. 그냥 평균, 그 정도여서 아마 양심의 가책도 못 느꼈었겠지... 근데 막상 시험을 잘보고 나니까 진짜 엄청 허무했어.
4 이름없음 2019/01/25 06:26:52 ID : V9hfe5cFa1b 0
간단하게 치팅 페이퍼를 안 만들어가면 되지만. 위에서 서술했듯이 내가 진짜 긴장을 잘해. 성적 욕심도 없는데 왜 긴장하는지는 모르겠어. 그냥 시험칠때 그 특유의 분위기?가 무서운것 같아 나는. 그래서 난 모든 시험에 치팅페이퍼를 만들어가. 하지만 웬만해선 내가 내 힘으로 풀고 싶다는 묘한 고집도 있어서 90% 이상은 치팅 페이퍼를 안쓰고 가지고만 있어. 물론 안써도 가지고 있는것 자체로 큰일나지 알아... 근데 진짜 자꾸 의존성이 높아져서 큰일이더라...ㅋㅋ.... 치팅 페이퍼가 없으면 막 손이 떨리고 심장박동수가 막 올라가서 얼굴도 뜨거워지는데 치팅 페이퍼만 있으면, 시험중에 단 한번도 만지지 않아도 이상하게 안정이 되더라고... 긴장도 안되고.
5 이름없음 2019/01/25 06:30:47 ID : V9hfe5cFa1b 0
그래서 요즘은 대충 종이에 막 뭐 적어놓은 다음에 내가 시험중에 못 열도록 아예 접어서 테이프로 붙여놨어. 응..;; 치팅페이퍼의 의미가 아예 없지. 근데 안 만들어가자니 미친듯이 긴장되고.... 그렇다고 만들어가자니 자꾸 보게 되고... 그래서 결국 내린 결론이 그거얔ㅋㅋㅋㅋ 뭐 어쩌자는건 아니고 오늘 시험봐서 생각나서 써봤어 ㅋㅋㅋ
6 이름없음 2019/01/25 06:31:48 ID : V9hfe5cFa1b 0
친구들한테 안 들키고 치팅하는 법 알려준적도 있는데.. 다들 혀를 내두르며 "미친년"이라고 밖에 안함.... 치팅 페이퍼 만드는거 보면 머리도 좋은거 같은데 그냥 그럴바엔 공부를 하래...ㅋㅋ.....
7 이름없음 2019/01/25 14:30:36 ID : Za003AY1ck6 0
옛날일은 어쩔수 없으니.. 지금 만드는걸 치팅페이퍼가 아니라 부적이라고 생각해.. 당연히 안봐야 하는게 맞지만 혹시라도 못보게 꼭꼭 숨겨놓고. 손이 덜덜 떨릴정도면 어쩔수없는거같다 ㅠㅠ 하지만 혹시라도 걸리게 된다면 업보라고 생각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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