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2/18 17:52:58 ID : p9a9BtgY1eN 1
사실 어쩌면 나는 이 글을 남기지 못했을지도 몰라.
2 이름없음 2019/02/18 17:54:03 ID : p9a9BtgY1eN 0
너네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어. 왜냐하면 나는 엄마가 나를 낙태하려고 했거든. 주변에 반대로 낙태를 하지 못했고, 그렇게 나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태어났어.
3 이름없음 2019/02/18 17:55:05 ID : p9a9BtgY1eN 0
딸이 많은 집이라서 그런가, 엄마는 아들을 원했어. 그래서 나를 가진 거고 또 딸이라는 소리를 듣자 지우려고 하셨어. 태어나서도 엄마는 나를 버리려고 많이 하셨어.
4 이름없음 2019/02/18 17:57:49 ID : p9a9BtgY1eN 0
나는 살고자 해서 발버둥쳤는데 태어나고보니 왜 태어난 건지 모르겠더라. 내 기억 속에는 항상 울고 있는 나밖에 없어. 어릴 때 내 방은 보일러도 안 트는, 입김이 나오는 방이었어. 그런 방에서 나는 늘 구구단을 외웠어. 왜냐하면 엄마는 내가 구구단을 다 외우지 못하면 방에서 못 나오게 했거든.
5 이름없음 2019/02/18 18:00:34 ID : p9a9BtgY1eN 0
언니들이랑 엄마는 거실에 앉아서 티비를 봤으면서. 솔직히 조금 원망스러웠어. 같은 딸인데 왜 나만 미워하는지 몰랐거든. 그 이유는 단순하더라. 내가 ‘막내’였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이제 내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하고, 결국은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나는 우울증에 걸렸어. 밝았던 나는 점점 어두운 아이가 되었고, 내 감정을 숨기기 급급했어.
6 이름없음 2019/02/18 18:03:14 ID : p9a9BtgY1eN 0
그러다가 오늘은 용기를 조금 내서 엄마한테 화를 조금 냈어. 근데 괜히 그랬나 봐. 나한테 돌아온 건 욕과 폭력뿐이더라. 조금은 화도 나고 비참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이게 나더라. 그냥 이게 나야. 항상 모든 일은 내가 하고, 모든 욕도 다 내가 먹고.
7 이름없음 2019/02/18 18:05:16 ID : p9a9BtgY1eN 0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서워서 포기하게 돼. 그냥 내 이야기를 누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거 같아서 끄적여 봐. 이렇게 보니까 내 삶 진짜 보잘 거 없다.
8 이름없음 2019/02/20 05:49:46 ID : O01hbveNvBc 0
진짜 뭐라고 해야할지모르겠어... 괜히 내가 한말로 상황이 더 나빠질까봐 그치만 죽지는마 일단 살아야 하지않을까 힘내 이 말밖엔 해줄말이 없어
9 이름없음 2019/02/20 07:31:34 ID : JVanvg0nCo2 0
스레주, 내가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어떤 말을 해줘도 스레주의 기분을 나아지게 하진 못할 것 같아. 스레주 마음 속에 남겨진 깊은 상처는 내가 한 그 어떤 말로도 아마 위로가 되진 않을 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해주고 싶은 말은... 스레주의 꿈을 찾으란 거야. 스레주의 어머니가 낙태하고 싶어했지만 어쨌거나 스레주는 태어났어. 태어난 걸 축하해. 어머니가 많이 학대하고, 아프게 했지만 그런 말들은 듣지마. 스레주의 어머니는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모든 걸 스레주 가슴 속에 새기지 마. 의미 없는 말들이야. 스레주가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버텨내줘. 버텨내서 어른이 되자마자 집을 나와. 어머니에게서 멀어지는게 스레주에겐 가장 우선인 것 같아. 그 사이에 알바를 할 수 있으면 해서 돈을 어머니 몰래 모아둬. 그리고 공부를 하고 싶다면 대학교를 가고, 그게 아니라 다른 일, 미용이든 음악이든, 하고 싶은 걸 해봤으면 좋겠어. 그러면서 스레주의 인생의 의미를 찾는거야. 어머니가 스레주에게 해주진 못했지만 스레주 자신을 위해서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여행을 가도 좋고, 커피만드는 걸 배워서 바리스타가 되고 좋고... 무엇이 됐든, 스레주만의 의미가 있는 일을 찾아봐서 그걸 했으면 좋겠어. 그럼 스레주도 어느 순간 행복을 찾지 않을까? 물론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게 가장 큰 일이긴 하겠지만 다른 것보다 집에서 나오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스레주도 소중한 존재야. 그 사실을 언제나 잊지 말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언제나 응원하고 있을게. 또 힘들어진다면 스레딕에 글을 남겨도 괜찮아. 또 수 많은 위로들을 들으며 스스로를 잘 토닥여줘. 스레주도 존재해야 해서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마. 우리 또 보자. 그 땐 좋은 소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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