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2/22 21:42:17 ID : 8mGrgrzak09 0
우리 중학교는 불량하다고 소문이 난 말 그대로 통통 고등학교였는데 나는 거기서 눈치가 없어서, 속내를 너무 쉽게 털어 놔서. 내 웃음보다 다른 사람이 웃는 게 더 좋아서 뭐 기타등등의 이유로 중학교 일학년 초부터 이학년 중반까지 따돌림을 당했어. 음 지금 상태로 그때 당했던 일을 당한다면 그렇게 가슴이 파이고 트라우마가 생기는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때 나에게는 자퇴나 전학까지 고민할 일이었지. 물론 자퇴도 전학도 하지 않고 속울음만 했지만 말이야. 나를 왕따 시켰던 얘, 음 흔한 애였는데.. 그 흔한 애가 새로 사궜던 친구가 바로 오늘 내가 말할 친구야. 내 친구는 고래, 라고 해두자. 흔한 애를 매개체로 나는 고래랑 친해졌어. 심지어 나는 그 둘과 같은 반이 아니었지만, 바다가 너무 좋았거든. 도서관에 콕 박혀 살면서 책을 무더기로 읽거나 시끄러운 아이들을 싫어하거나 혼자 영화를 보거나. 아무튼 책생에서 조용하게 앉아있는 것. 나는 고래가 너무 좋았어. 나는 표정을 잘 못숨겨서, 고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야. 우리는 친해졌어. 나는 옆반, 고래의 반에 가서 바다의 책상 앞에서 매일 고래와 이야기했어. 게임을 하기도 했고. 아무튼 이제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너는 맨날 옆반에 가있었잖아, 말을 들을 정도야. 하긴 사실이니까. 여기까지 내가 아주 인싸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사람들과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야. 심지어 멘탈이 아주 약해. 그때 왕따에 가정 파산에, 내 멘탈은 언제나 찌그러져 있었다 봐야 할거야. 우리 부모님은 2학년때 이혼하셨고 며칠 후에 앞다투어 재혼하셨어. 일일 여속극에 막장으로 나 나올법한 콩가루집안이 우리집안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너무 힘들었어. 눈치없던 난 우리집이 가난하더라도 조금의 분열은 있더라도 화목한 집이라고 생각했거든. 중학교 3학년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엄마와 연락을 피하며 살았고. 1학년 때 힘들었던 친구관계와 가정사정. 그로인해 자존감과 애정결핍이 생겼어. 고래는 툭 던지듯 말하고 했어. 애정결핍같은 단어를 뜬금없이 한번씩 고래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맨날 움찔거리면서 눈의 띄게 굳었어. 고래한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내가 고래를 귀찮게 한 게 아닐까. 일학년 때처럼 혼자 교실에 남겨져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온 신경이 마비되었지. 나는 고래에 질문을 아주 오랬동안 고민했어. 내가 어떻게 받아쳐야 할까. 하지만 나는 고래가 이따끔 하는 말에 대답하지 못했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흘러갔지.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애정결핍에 대해 고민했던 것만이 둥실 동실 떠오르는데 단 한번도 대답하지 못했어. 더 이상 상처받기 싫었지. 중학교의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 잡힐 행동을 하지 말자였어. 결론적으로 눈치를 아주 많이 보게 되었어. 그런 결십을 했을 무렵, 고래와 같은 반이 된거야. 나는 반 아이들과 넓고도 옅은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었고, 고래는 나와 비슷하게 하지만 조금 단호하게 싫어하는 애들을 쳐내고 있었지. 고래와 나는 삼년내내 붙어다녔지. 반의 많은 아이들이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누구에게도 우리 가정사에 대해 말하지 못했어. 고래에게도 마찬가지였지. 쉽사리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던 것은 고래가 나쁘다거나 어려워서가 아니라 멀어보여서 였던 것 같아. 부모님이 이혼했다거나 가정이 파탄난 아이들을 부담스러워 하고 피하던게 과거의 나니까. 나는 겨우 사귄 친구가 그런 나처럼 나를 부담스러워 하고 멀어질까봐. 온갖부담스러워 하며 피했어. 부모님이 이혼하신 아이들은 많고 재혼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이나 많은 거 알아 흔하지만 내 주변에는 없었어. 내 잘못처럼 나는 우리 부모님의 이혼이 부끄러웠어. 특히나 고래에겐 고래는 내게 친구 그 이상이었어. 뭐 연애감정이 아니라. 동경. 고래처럼 되고 싶다. 고래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도 전혀 밉지 않은, 성적도 잘나오고 똑부러지는 성격을 가진. 그런 음 지적인 느낌이라고 봐야 할 거야.나는 고래처럼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었는데, 고래는 내가 책을 아주 좋아하는 책벌레 같은 아이로 알고 있었어. 내가 읽은 책을 고래는 언제나 알고 있었어. 하지만 고래가 무슨 책의 이야기를 하면 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 동경심과 열등감. 정말 고래가 좋다가도 고래보다 못한 내가 고래와 친구가 될 수 있는 건가 의문이 들 정도였지. 고래는 주변 중학교에 다는 애들이 간다는 형제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나는 고래가 다니는 고등학교로부터 두시간은 가야지 도착하는 고등학교에서 새 인맥을 쌓았어. 나는 애들이 하나도 없었는데, 나는 편했어. 고래는 잘 모르겠지만. 고등학교에 가니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고 새 가정에도 나름 적응을했어. 그때 나와 고래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느라 서로의 학교에 붙잡혀서 한번 만나지 못했어. 연락도 하지 않았지. 나는 하루의 몇번은 고래의 생각을 했어. 고래와 놀고 싶다, 고래같은 애들은 역시 이 학교엔 없네. 고래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래가 보고싶어.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고래가 했다면 더 잘했을 텐데, 생각도 하면서 좌절도 자주 했지. 생활 어느 부분에서나 고래가 보이면 웃기도 했어. 고등학교 일학년에 나는 타인을 대하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어. 중학교때처럼 맹목적으로 남을 따르는 게 아니라 사람을 고르자. 내가 좀더 안정될 수 있도록. 고래와 연락을 끊기로 했어. 마침 고래의 생일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였고. 고래는 상일선물과 함께 편지를 써 달라고 했어. 나는 그 편지에 내 속마음을 전부 털어넣었어. 새벽에 썼는데 한글 문서 두장이고 백줄이 조금 안되는 수준이야. 그 편지를 아주 조금 보여줄게 "내가 생각한 게 하나 있는데 한번 생각해봐. 뿌리가 먼저 돋지 않으면 나무의 잎도 피지 않는다. 아 그러니까 잎과 가지가 백번 짤려도 성장점 하나 건드리는 거와 비할 수 없다. 전혀 다르다. 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 알겠니. 그니까 잎은 뿌리같은 것을 이기지 못한다는 거야." 이 부분은 고래와 고래와 나의 중간다리인 내 왕따 주모자.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이었어. 그 흔한 애는 고등학교를 고래와 같이 같고 같은 반이었고 우리는 연락도 잘 하지 않지만 걔랑 고래는 매일 같이 밥를 먹으면서 무언가를 얘기한다는 게. 너무 불안했어. 고래가 밥을 먹는 와중에 내 얘기가 나오면 아닌척 불만을 표시할까봐. 욕을 할까봐. 내가 웃음거리가 되고 내가 소중하다 생각했던 사람이 뒤통수 칠까봐. 음 그 편지는 고래가 가끔 내게 물어봤지만 나는 끝까지 대답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것이었어. 가정사나 나를 왕따시킨 고래의 친구나. 애정결핍이나. 고래에 대한 불만같은 것들. 생일 편지 치고는 많이 공격적이지? 나는 이 편지를 보내고 고래와 더이상 연락을 하지 않을 생각이엇어. 이 편지만 보내고 내가 할 수 잇는 욕이란 불만은 다 적어보내서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 이런 생각이었지. 고래와의 관계는 내 생활 어느 곳에도 관여되어 있지 않으면서 나를 자꾸만 울게하고 우울하게 하고 그러다가 웃게했거든. 보내지 못했어.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가관이더라고. 고래와의 관계를 끊어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개선하지도 못한 상태로 일년을 흘려보냈어. 지금 나는 고삼을 앞두고 있어. 고래는 예전처럼 내게 큰 영향을 주진 못해. 뭐 일년에 두세번 보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지. 그래도 만났을 때 어색하지 않았으니까. 뭐. 며칠 전에야 들었지만 고래는 나와 함께했던 일년이 즐거웠다고 해. 나 역시 즐거웠어. 고래와 재밌게 지낸 중학교 3학년 때가 나쁘지 않았어. 그랬는데 좋지만은 않았지. 억울했어. 애는 아직까지도 마냥 즐거웠다고, 그랬다고 생각하는 건가? 결국 까게 되었지. 그 편지 있잖아. 보내지 못한 편지의 이야기를 은근슬적 말했어. 관심이 없으면 접을 생각이었는데, 큰 반응을 보였어. 한 한시간동안은 보여주네 마네 실랑이를 했던 것 같아. 뭐 결국 첫문단과 마지막 문단만 읽어주는 선에서 합의를 봤어. 내가 읽어주었어 내 얼굴이 토마토같이 빨게져서 터질 것 같는데 꿍얼꿍얼 열심히 읽어주었지. 걔는 편지 내용을 듣고 처음엔 눈을 빛내다가 굳었어. 갑자기 어색한 분위기가 된거야. 나는 그런 분위기를 무마하려 헛웃음을 지었지만 수용없었지. 헤어질 때쯤엔 고래가 울었어. 나는 왜 우는지 몰라 계속 왜 우냐고 물어보기만 하다 입을 닥쳤고. 고래는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니 생각이 엉켜서 말할 수 없다고만 했어. 그러다가 헤어졌어. 고래에게는 다른 답장이 없어. 그 편지를 일년전에 보냇어야 했던 걸까? 이제 정말 인연을 끊을 때가 된 것 같지. 근데 너무 답답해. 짜증도 나고. 내가 왜 이러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급하게 써서 오타가 많다.
2 이름없음 2019/02/23 05:04:49 ID : g3WlA0si7an 0
밑에서부터는 어림짐작으로 쓰는거라 많이 틀리겠지만 스레주가 흔한 애한테 당한 일을 읽어줬다는 가정하에 쓸게. 만약 읽어준 내용이 이게 아니라면 내용을 정말 조금만 더 정확하게 알려주면 나 말고도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이 조언해줄거야. 널 왕따시킨 그 흔한 애가 고등학교에서 고래랑 친하기도 하고 급식도 같이 먹었다면서. 그럼 고래한테는 흔한 애도 친한 친구고 비록 고등학교는 달라도 위에서 삼년 내내 같이 다니고 가끔 만나기도 했다는 스레주도 친한 친구잖아. 근데 자신의 친한 친구인 흔한 애가 자신의 또 다른 친한 친구인 스레주를 왕따시켰다는 말을 들었다면 얼마나 충격적일까? 일단 친한 친구인 스레주에게 정말 미안하겠지. 중학교때 같이 다녔는데도 그걸 알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 친한 친구를 뒤에서 몰래 왕따 시킨 흔한 애를 향한 배신감과 분노 등 여러 감정이 뒤섞였고 결과는 사과와 눈물이었겠지. 만약 고래에게 스레주가 정말로 소중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 상황에서 스레주한테 미안하다고 했을까? 스레주가 가정사, 대인관계로 힘들어 하는건 알아. 그래서 자신과 비교되어 보이는 고래에게도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거고 근데 스레주가 그렇게 느낀다고 해서 고래의 생일날 고래에 대한 불만과 스레주의 가정사, 대인 관계가 적힌 편지를 주고 고래와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는다면 너를 소중한 친구로 생각하는 고래가 어떨지는 생각해봤어? 물론 편지는 극히 일부만 읽어줬지만 그 일부를 들은 고래는 어떤 반응을 보였어? 스레주가 힘든 과거를 겪었고 그것 때문에 고통 받고있다는건 충분히 알겠어. 하지만 고래와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내는건 스레주한테도 고래한테도 좋은 방법은 아닐거야. 스레주가 아직은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고 그걸 드러내는게 정말 고통스럽잖아. 고래만 괜찮다면 그 사실을 고래에게 살짝만이라도 이야기해봐. 카톡이든 문자든 간에 일단 널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고래도 스레주가 어떤 상태인지 알면 훨씬 괜찮다고 생각해. 또 스레주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나중에라도 괜찮지만 빠른 시일 내에 한 번 쯤은 대화가 필요하긴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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