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3/04 21:55:35 ID : UY4E02slBby 0
누가 들어줘도 안 들어줘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얘기할래. 나는 올해 중학생되는 여자야. 내가 5학년 때 쯤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나는 아빠 쪽에 있었어. 그러다 엄마가 애인이 생기셨고, 아무래도 엄하신 친아빠보단 그래도 다정한 그 분이 엄마랑 있는게 더 행복해 보이셨어. 그래서 난 엄마쪽에 자주 갔지. 그분은 분리불안장애가 조금 있는 (내 동생과 동갑인) 여자아이와, 나와 같은 학년이지만 나보다 한 살 많은 남자아이가 있었어. 심지어는 이혼을 이미 두 번 하셨었지. 그래도 괜찮았어. 나는 내 의지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2 이름없음 2019/03/04 21:58:38 ID : UY4E02slBby 0
어느날 엄마가 애인분과 같이 살겠다며 이사를 가셨고, 나랑 내 동생은 엄마를 따라갔어. 물론 거기엔 그분의 아이들도 있었지. 나는 여동생을 정말정말 좋아해. 내 동생은 남동생이라 어느정도 환상이 있었고, 나랑 한 살 차이 나는 사촌 여동생은 잘 보지도 못했으니까. 그래서 그분의 딸, (h라고 할게.) h에게 정말 잘해줬어.
3 이름없음 2019/03/04 22:01:55 ID : UY4E02slBby 0
하지만 내 동생이나 그 분의 아들 (n이라고 할게) n은 매번 둘이 붙어먹어서 유치하게 성별 편 가르기를 하기 쉽상이었고, 나는 나대로 걔네 둘 말리느라 지쳐서 h한테 가끔 모질게 굴었던 것 같아. 우리 엄마는 h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러면 안되는 거지만 감싸주는 일이 적었고, 나는 나 지키고 h 지키고 힘들었어. 하지만 아직도 확신할 수 있어. 내가 h를 아무리 미워했대도 거기서 h를 진심으로 가족처럼 대한건 나뿐일거라고.
4 이름없음 2019/03/04 22:02:40 ID : wHBe7ze6jjv 0
이제 중학생 되는거면 너무 너무 너무 어린 나이인데 벌써 이런 생각 한다는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도 초등학교시절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맞벌이를 해야하는데, 나때문에 그러지도 못했거든. 그래서 가정형편은 형편대로 안좋아지고 부모님 사이도 너무 안좋아지고 집안이 무너져내리는 걸 보며 내 존재가 정말 짐뿐이라고 느꼈었어. 그때의 기억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어. 스레주 보니까 어렸을적 내가 생각나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위로해주고 싶어 진심으로
5 이름없음 2019/03/04 22:04:55 ID : UY4E02slBby 0
엄마는 h를 별로 안 좋아했다고 앞서 말했잖아. 그게 조금씩 그분의 눈에 보이니까 그분은 나나 내 동생에게만 뭐든 싸구려를 주거나 돈 쓰기를 아까워 하셨어. 나는 그럴수록 중간에 끼여있는 h가 안쓰러워서 h를 감싸줬고.
6 이름없음 2019/03/04 22:07:33 ID : UY4E02slBby 0
읽어줘서 고마워. 거기에 정성들인 글까지 써주니까 진짜 감동 받는단게 뭔지 알 것 같아. 네 위로는 정말 고맙게 받을게.
7 이름없음 2019/03/04 22:10:05 ID : UY4E02slBby 0
어느날은 결국 일이 터졌어. 그분이 술을 드시곤 아이들 (그 땐 되게 큰 이층 침대가 있어서 다같이 한 방에서 잤어.) 이 있는 방 문을 쾅 차고 들어오시는거야. 나는 솔직히 그 때 잠이 올락말락 하는 상태였어서 그냥 눈 감고 있었고. 그런데 그분께서 하시는 말이, 자는 척 하지 말라거나, 자는 척 하는 거 다 안다거나. 아무튼 뭐 그냥 다 욕이었어. 그 때는 하나하나 다 꽂혔던 것 같은데 지금은 생각이 안 나네. 그 때는 엄마가 말려주셔서 그냥 넘겼어. 녹음도 못했고.
8 이름없음 2019/03/04 22:12:10 ID : UY4E02slBby 0
사실 그분께서 술을 드시면 잘 욱 하시거든. 그냥 그런줄 알았지. 많이 힘드신가보다 했고. 그런데 다음날 새벽에 또 그런 일이 일어났어. 이번엔 그분이 내 동생에게 나 처럼 되지 말라는 둥, 너는 저런 거 처럼 살지 말고 제대로 살아라. 같은 말을 하셨어. 대략 두시간 정도 같은 말만 하셨으니까 기억에 남아. 그 날도 그냥 넘겼어. 다음부턴 안 그러실거라 했거든.
9 이름없음 2019/03/04 22:15:01 ID : UY4E02slBby 0
그런 날이 반복되니까 중간에서 말리시던 엄마가 좀 힘들어지셨나봐. 나도 알아, 중간에서 말리고 있으면 고래 싸움에 끼어든 새우가 되는 느낌이 뭔지 처절하게 알게 되거든. 아무튼. 그 날은 다같이 기분이나 풀자고 노래방에 가자 하셨고, 나야 당연히 좋아서 가서 노래 불렀지. 애들방 엄마랑 그분 방 따로 나눠서 부르니까 난 노래를 더 여러가지 부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내 손을 잡더니 막 달리시는거야. 너희 언니 보러가자 하면서. 우리 언니는 아빠랑 살았거든 자취하기 전까진. (지금은 성인이라 자취했어.)
10 이름없음 2019/03/04 22:16:55 ID : UY4E02slBby 0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날은 아빠 집에 아빠가 계셨고, (그 당시 아빠도 애인이 계셔서 주말마다 종종 만나러 가시곤 했어.) 나는 엄마를 타일러서 또 그분 화내실라 하고 다시 돌아가고 있었어. 돌아가던 길에 그 분이랑 애들이 함께 오는것을 마주쳤는데 그분이 화를 내시더라.
11 이름없음 2019/03/04 22:20:21 ID : UY4E02slBby 0
나보고 왜 안 말렸냐고. 엄마 데리고 어딜 도망가려 했냐고. 그분은 주변에 있던 물건, 휴대폰, 신발. 그 분은 나한테 자기 주변에 있던 물건을 일부러 내 주변에 빗맞춰 던지셨어. 잡혀가고 싶지는 않았나봐. 그걸 본 엄마가 그 분을 말리자 그분은 엄마를 때리셨고, 엄마는 술을 마셔 힘이 빠진 그분은 거뜬히 이길 수 있으셔서, 똑같이 그분을 때리셨어. 그런데도 그분은 입만 산건지 뭔지 나한테 꺼지라는 둥 말을 하시더라.
12 이름없음 2019/03/04 22:22:41 ID : UY4E02slBby 0
당시에 나는 여렸나봐. 사실 5학년이면 여릴만 했네. 그냥 막 울면서 나갈게요 나갈게요 거리면서 빌빌 기었어. 진짜 기었단건 아니고, 겁먹어서 떨었지. 그리곤 곧장 집으로 갔어. 짐을 챙기고, 당장 나왔어. 그런데 내가 갈 곳이 어디 있겠어. 매번 집에서 도망나오면 가던 곳, 언니가 새벽에 알바하던 편의점. 거기로 갔어. 언니라면 이해해줄테니까.
13 이름없음 2019/03/04 22:26:16 ID : UY4E02slBby 0
그 편의점에서 밤을 샜어. 그 때가 방학이어서 다행이었던거야. 그 후에는 언니랑 아빠집에 갔어. 아빠한테는 그냥 당분간 여기서 지낼거란 말만 하고 거기서 지냈어. 며칠이 지나서야 엄마한테 연락이 왔어. 어디있냐는 연락. 나는 아빠 집에 있다고 말했고, 엄마는 짐을 가지고 나오래. 평소에도 아빠한테 말 없이 자주 왔다갔다 하는지라 별 상관 안 쓸거라 생각하고 나갔어. 그리곤 엄마랑 나랑 내 동생 세 명만 모텔에 가서 잠시 지냈어.
14 이름없음 2019/03/04 22:28:36 ID : UY4E02slBby 0
어느날은 엄마한테 연락이 왔다더라? 그분이 엄마가 없으면 죽을거래. 그렇게 협박을 했대. 나는 그 때 그것때문에 내 쪽에 뭐가 빠르게 날아오면 좀 과민 반응 했었거든. 지금은 안 그러는데, 그 때 당시에는 좀 그랬지. 학교 운동장에 있는 계단에 앉아 있으면 축구공이 자주 날라오는데, 평소라면 맞아도 아 아프네 하고 말던 애가 머리 감싸고 벌벌 떨기만 했다고 그 때 내 친구들이 그러던데, 지금은 아니니까 난 잘 모르겠더라.
15 이름없음 2019/03/04 22:30:25 ID : UY4E02slBby 0
그래, 사실 그때는 그게 트라우마란 생각은 없었고. 단지 짜증이 나서 그냥 죽든 말든 이라는 마인드 였어. 그래도 엄마한테 그냥 죽이란 말은 못해서, 엄마가 가도 되냐는 말을 했을 때, 엄마 마음대로 해. 라는 말 밖에 못했어.
16 이름없음 2019/03/04 22:32:29 ID : UY4E02slBby 0
엄마는 그대로 그분한테 가버렸어. 나랑 내 동생만 같은 방에 남겨두고. 그때는 일부러 다른 생각만 했었던 것 같아. 좋은 생각이랑 좋은 생각만. 그렇게 해야 버틸 수 있었나봐. 엄마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고 나한테 권유했어. 사실 말이 권유지, 그건 강요였어. 엄마는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제발 좀 들어가래. 그래서 들어갔어. 사과는 못 받았어. 그냥 앞으로 안 그럴게. 응? 알겠지? 하는 소리만 들었어.
17 이름없음 2019/03/04 22:35:37 ID : UY4E02slBby 0
여기서 좀 중략할게. 나는 집이 환멸나서 수시로 아빠 집에 가거나, 언니 편의점에서 밤을 샜어. 그 때마다 엄마는 내게 경찰에 신고 하겠다는 말로 내가 어디있는지 억지로 알아내셨고, 그 때마다 내게 상처를 준 그분은 사과 한마디 없었어.
18 이름없음 2019/03/04 22:38:50 ID : UY4E02slBby 0
난 그분이 사과 한마디 없으시니까 헷갈리기 시작했어. 사실 h도 내 도움이 필요 없었고, 내 동생도 나같은 누나 필요 없었고, 엄마한테는 걸림돌에다가, 그분의 사랑의 방해자. 그 정도가 아닌가. 그냥 모두를 불행하게만 만드는 것 같아서. 그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나봐. 다시 원래 이야기를 하자면, 그분은 엄마한테 집착하고 나와 내 동생을 버리라고 했고, 엄마가 n을 친자식만큼은 아니더라도 참 아끼시는걸 알아서 h를 h의 엄마한테 (h의 엄마는 h를 엄청 학대했었어.) 보내버리겠다는 둥 그런 말을 했어.
19 이름없음 2019/03/04 22:40:37 ID : UY4E02slBby 0
엄마도 힘드셨나봐. 결국 새 집을 구했어. 나는 이제 거기서 행복할줄 알았어. 하지만 원룸이었던 새 집에는 n이 들락날락 거렸고, 가난함까지 겹쳐서 조금 힘들었어. 물론 좋았지. 그분 얼굴 안 본다니까.
20 이름없음 2019/03/04 22:42:35 ID : UY4E02slBby 0
근데 그대로 행복했으면 혼자 묻었겠지. 아니면 친구한테 상담이나 받았겠지. 엄마는 술에 취한 그분을 우리 새 집에 데려왔어. 그 때부터 그분은 우리 집에 번번히 찾아왔어. 나는 그 때마다 얼굴도 보기 싫어서 집을 뛰쳐나가고. 와중에 화보다 무섭단 생각이 덜컥 나더라. 갈 곳은 또 언니가 알바하던 편의점. 낮에는 아빠 집.
21 이름없음 2019/03/04 22:46:03 ID : UY4E02slBby 0
그리 살다가 결국 두분은 헤어지셨어. 허무했어. 매번 내 의사를 중요시 한다는 둥 결국 여기까지 끌고 올거면서 그런 얘기는 왜 하셨던걸까 싶어서. 나는 그래도 만족했어. 진짜 그 얼굴 안 볼거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뭐... 그분은 엄마한테 자주 연락했어. 그것도 대낮부터 술에 잔뜩 취해서. 나는 이렇게 힘들게 사는데 너네는 맛있는거 쳐먹고 있냐는 얘기가 대부분. 우리집도 진짜 가난하게 사는데 자꾸 헛소리를 하니까 화가 나지. 근데 화를 풀 데가 없잖아. 난 내 몸에 화풀이를 일삼았어.
22 이름없음 2019/03/04 22:48:48 ID : UY4E02slBby 0
그 때 버틸 수 있었던건 오직 친구들 뿐이었어. 진짜 그뿐이었어. 그걸 매번 받아주는 엄마도 미웠고, 그분은 말할 것도 없었고.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다 외면하고 사는 동생에게마저 원망이라는 감정을 가졌어. 그 때는 그랬어. 친구들이 전부였어. 나는 하다하다 진짜 미치겠어서 한동안 아빠 집에서 생활했어. 그마저도 얼마 못가서 쫒겨났지만. 이유는 아직도 몰라.
23 이름없음 2019/03/04 22:52:23 ID : UY4E02slBby 0
그 뒤로 나름 순탄하게 살았던 것 같아. 어느날 그분이 우리집에 온걸 본것만 빼면. 엄마가 웬 일로 집에 오기 전에 연락 좀 해달라길래 전화를 했고, 갔더니 계단에 떡하니 있더라. 눈을 마주친 시간은 1초도 안됐는데 그걸 못 견다겠더라. 집에 돌아가니까 온 몸의 힘이 다 풀렸어. 겨우 정신차리고 엄마한테 따졌지. 저 인간이 왜 여기 있냐고. 엄마는 내가 온다면서 빨리 보내려 했는데 그분이 안 나가신거래. 나는 시발 잠깐 눈 마주친걸로 사후세계는 거뜬히 마주하고 온 것 같았는데.
24 이름없음 2019/03/04 22:56:11 ID : UY4E02slBby 0
그 뒤로는 자잘자잘한 얘기 밖에 없어. 조금만 말해주자면 엄마가 나한테 자꾸 그 사람 얘기를 꺼냈다는거? 방식은 매번 달라. 그 인간이 너한테 미안하다더라 부터 시작해서 이번에 연락하더라 하더니 내가 바로 좀 화가난 눈빛을 하니까 너한테 사과까지 했는데 왜 그러냐더라. 좆깐다 진짜 존나 어이 없었어 나는 이제 그 새끼 때문에 쌍커풀 있고 덩치 좀 큰 남자 쳐다보면 속에서 거지같은게 몰려 나오는데. 사과는 개뿔이 직접 와서 하라고 그래. ... 물론 이걸 직접 말할 순 없겠지. 그냥 그렇게 생각만 했어.
25 이름없음 2019/03/04 22:59:23 ID : UY4E02slBby 0
나는 사실 흔히 말하는 아싸야. 내 친구들이 장난식으로 자기 아싸라고 말할 때 마다 웃어주지만 그렇다고 마냥 웃으면서 그래 너 아싸야 라고 할 수 없어. 왜냐면 난 진짜니까. 6학년이 되서는 친구도 없이 혼자 있었어. 취미가 안 맞으니까. 사실 5학년 때 애들은 나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해 주는데, 굳이 나를 좆찐따라 생각하고 내 5학년 친구들한테 찾아가서 말하는 사람들이랑 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 아 아니다 그냥 내가 아싸라서 못 논거겠지.
26 이름없음 2019/03/04 23:01:13 ID : UY4E02slBby 0
6학년 내내. 수학여행때도 겉돌고. 기억에 남는 얘기가 몇 개 있거든. 하나는 내 어릴적 왕따 주동자 관련 이야기랑, 고백 사건이랑, 뭐 아무튼 생각나면 적겠지.
27 이름없음 2019/03/04 23:04:33 ID : UY4E02slBby 0
난 2학년 때의 나를 괴롭히면서 겉으론 친구라고 온갖 가식떨던 걔랑 6학년 때 같은 반이 됐어. 난 걔를 피했고, 걔는 나랑 친구랍시고 노는 척 했던 기억만 남은건지 괴롭힌건 내가 아니라 다른애다~ 같은 말이나 해댔어. 그래도 나는 걔랑 친해질 생각이 없었고. 그러다 반 애들이 물어봤어. 왜 그리 주동자 (m이라고 부를게) 를 싫어하냐고. 나는 그냥 다 말해줬어. 내가 창피해할게 아니니까.
28 이름없음 2019/03/04 23:06:43 ID : UY4E02slBby 0
그런데 걔네들이 오지랖도 참 넓어서 친히 m에게 사과를 하라고 말했나봐. 걔는 나는 괴롭힌적 없어를 또 시전했고 나는 아싸니까 결국 애들은 걔 말을 믿었어. 그래놓고는 내 앞에서 그러더라. 아... 난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런 적 없는데...ㅎㅎ 그래도 내가 사과할게 미안ㅎㅎ. 이러길래 그냥 사과 안 받았어. 아주 지랄을 떤다 싶기만 했거든.
29 이름없음 2019/03/04 23:08:43 ID : UY4E02slBby 0
체육시간이었어. 나랑 어떤 애 (c라 부를게.) 가 함께 배드민턴을 연습하고 있는데 m이 오더라. c랑 같이 하고 싶다고. 그래서 나는 c는 지금 나랑 하고 있으니까 다른 애랑 하라고 말했지. 근데 m은 꿋꿋히 내 말 다 무시하고 c한테 얘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아 좀 가라고. 하는 식으로 말하니까 걔가 시비거냐는 얘기를 해서 시비건적 없다 말하고, 대충 그렇게 말싸움 했어.
30 이름없음 2019/03/04 23:10:26 ID : UY4E02slBby 0
그러더니 m이 갑자기 나한테 시비 거냐는 얘기는 묻지도 않았는데 왜 했녜. 나는 진짜 내가 그 때 정신 분열증이 와서 환청을 듣나 했어. 또 말싸움. 걔가 자꾸 그런 적 없다 그러고, 기억이 안 난다고 그러니까 그 때 좀 심하게 말했지. 구 정치인 이름을 들먹인거야.
31 이름없음 2019/03/04 23:13:35 ID : UY4E02slBby 0
그러다 그 얘기 때문에 몸싸움으로 번졌고, 체육 선생님한테 엄청 혼났어. 그 뒤로는 수업 못 받고 담임 선생님이랑 m이랑 셋이서 상담하고. 말이 상담이지 그냥 대충 대화. 그것도 엄청 어정쩡한. 그러고 끝났어. 나는 진짜 화를 삭히지 않으면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생각했고, 그대로 화장실로 가서 내 몸에 화를 풀었어. 그 때는 아프지도 않더라. 나중에 같은 반 어떤 애가 날 찾으러 와서 다시 반으로 들어갔어. 근데 하필 m이랑 나랑 짝이었거든.
32 이름없음 2019/03/04 23:15:24 ID : UY4E02slBby 0
내가 교탁 기준 오른쪽, m이 왼쪽. 나는 오른손 잡이니까 팔을 내리면 손목이 보이잖아. 그 때는 여름이었고. m은 그 자리에서 큰 소리로 말했어. 쌤 얘 자해했어요! 하고. 나는 그 때 너무 서러워서 울었던 것 같아. 6학년이 되고 처음으로, 소리내서. 내가 내 몸에 하겠다는데 다들 무슨 상관인건지. 내가 지 얼굴에 들이민 것도 아닌데.
33 이름없음 2019/03/04 23:17:39 ID : UY4E02slBby 0
다행히 그 날은 금요일, 우리 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고. 나는 그 뒤로 걔를 아예 상종 안했어. 사실 우리 반 애들은 전부 다. 얼굴 보기가 껄끄러웠거든. 아무튼. 그 주동자랑의 얘긴 끝이고. 친구 관계에 대해 적고 싶어 졌어.
34 이름없음 2019/03/04 23:21:16 ID : UY4E02slBby 0
사실 내 친구들은 전부 관종같아. 매번 자기가 우울증이란 말 아니면 그런 비슷한 말 달고 사는 애 한 명, 맹장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맹장이 아프단 말이나 그런 비슷한 말 하는 애 한 명. 나는 사실 감정 기복이 꽤 심해서 다 털어놓으면 좀 나쁜 사람 취급 받거든. 때로는 얘네들이 너무 싫고, 때로는 너무 고마워. 이건 내가 내 친구들이 싫을 때의 얘기. 단순히 내 성격이 나빠서 그런걸수도 있으니 내 시점에서만 보고 이러는건 안 좋은거지만... 그래도 이런데 아니면 어디 털어놓겠어.
35 이름없음 2019/03/04 23:23:52 ID : UY4E02slBby 0
위에 우울증 친구는 s, 아픈 친구는 y. 그리고 우등생 친구는 b. 그리고 나까지 합해서 네 명이서 자주 놀았어. 그런데 때때로 애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면서 네 명이서 다같이 이야기 하곤 했어. 하지만 b가 가면 다 달라졌어. 다같이 b를 깠어. 내게 b는 그래도 좀 소중한 친구였는데.
36 이름없음 2019/03/04 23:25:40 ID : UY4E02slBby 0
내가 b랑 친하게 지내면 친하게 지낼수록 이상하게도 s와 y의 사이는 더 돈독해지고, 나를 둘 사이에 끼워서 b를 배척하려 들었어. 그럴 때 생각했어. 얘네들도 싫고, 애들 사이에 끼어서 이렇게 우유부단한 채로 있는 나도 싫다고.
37 이름없음 2019/03/04 23:28:08 ID : UY4E02slBby 0
때로는 생각했어. 사실 나만 없으면 다들 원하는 친구 다시 사귀거나 관계 유지하면서 잘 살아가지 않을까. 내가 중간에서 괜히 아등바등 관계 유지하려 드니까 이렇게 된건 아닐까. 그래서 내 친구들은 다 나랑 있을 때 불행한건 아닐까. 어느정도는 맞는 것 같다고 아직까지 생각 중.
38 이름없음 2019/03/04 23:30:22 ID : UY4E02slBby 0
그리고 y는 며칠전에 이사 갔어. 저 멀리로. 차타고 6시간 거리까지. 물론 차가 안 막혀야 6시간. 8시간도 걸리더라. 아무리 그래도 좀 친하다 생각했는데 그냥 떠나더라. 말 좀 일찍 해주지. 난 그렇게 친구를 멀리 보내줬어. sns가 끊기면 그걸로 y랑은 끝이라는 생각에 참 막막하더라.
39 이름없음 2019/03/04 23:31:35 ID : UY4E02slBby 0
y가 이사를 간건 2019년도의 일. 저걸 시작으로 올해의 이야기를 적을게.
40 이름없음 2019/03/04 23:33:55 ID : UY4E02slBby 0
나는 요즘 동생이랑 정말 자주 싸워. 엄청. 아니 사실 싸우는건 아니고 동생이 시비를 거는거라 생각하는데. 솔직히 생리 하는데 배 발로 차는건 좀 너무했잖아. 아무튼. 허구한 날 장난만 쳐도 심하게 틱틱거리고. 감정 상할 말들만 하고. 그 날도 그랬어. 그날은 이상하게 넘어가면 좋았을 것에도 기분이 나쁘더라.
41 이름없음 2019/03/04 23:36:41 ID : UY4E02slBby 0
기분이 나쁜 상태였는데 그날따라 엄마는 온갖 심부름을 나한테 시켰고, 내 동생은 평소에 많이 했다면서 놀기만 하더라. 사실 그렇지도 않은데. 아무튼 결국 그게 터진거지. 꽤 늦은 시간에 엄마는 술에 취한 채로 자려던 나를 일으켜 심부름을 시켰어. 그 때는 잠에 취해 그것마저도 짜증났고, 좀 짜증 섞인 태도로 심부름을 하자 엄마는 화가 나셨어. 나보고 나가라고 하시는거야.
42 이름없음 2019/03/04 23:38:30 ID : UY4E02slBby 0
난 집밖으로 쫒겨나는게 너무 싫거든. 몇 번이아 당해봤는데 아직도. 배터리도 얼마 없는 폰이나 쥐고, 큰 기모 후드티에 여름 긴바지에다가 물놀이 할 때 계곡에서 신는 그런 샌달 신고 밖으로 나왔어. 그리곤 한참을 걸었어. 그러다 버스정류장 옆에 추위 피하는 쉼터? 그런 작은 천막을 발견해서 거기로 들어갔어. 너무 추웠거든.
43 이름없음 2019/03/04 23:40:53 ID : UY4E02slBby 0
몇시간 거기서 버티다가, 더이상 여기 있다간 얼어 죽겠다 싶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휴대폰을 빌려 아빠한테 연락했어. 나는 그대로 아빠 집으로 가서 며칠간 생활했어. 그게 중학교 올라가기 전 방학동안의 얘기.
44 이름없음 2019/03/04 23:42:53 ID : UY4E02slBby 0
방학이 끝나기 하루 전. 아빠가 나한테 학교는 엄마쪽에서 다니랬어. 난 무섭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어. 벌써 몇 번이나 쫒겨나는지 가늠도 안됐거든. 그래서 알겠다고 했고, 오늘 학교 다녀왔어. 입학식은 혼자였어. 별 상관은 안했지만.
45 이름없음 2019/03/04 23:44:53 ID : UY4E02slBby 0
엄마는 이사 했거든. 내 짐이 좀 많아서 아빠가 데려다 주는데 거기 현관 비밀번호를 모르는거야. 동생은 안 알려줬고. 거기서 동생한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 10번 모두. 엄마는 통화중이고. 결국 아빠가 일단 돌아가재서 집에 갔어. 그제서야 전화 오더라. 동생이었어.
46 이름없음 2019/03/04 23:45:31 ID : 7s645dRzU3T 0
지금 이야기는 어제 일인거야?
47 이름없음 2019/03/04 23:46:30 ID : UY4E02slBby 0
무슨 일 아냐고 엄청 짜증내더라. 그래도 꽤 오랜만인데. 동생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물어보자 대충 얼버무리는 발음으로 말해서 제대로 못 들었고. 좀 있다가 엄마한테 전화와서 받으니까 왜 자기한테는 전회 안 했녜. 전화하느라 못 받은 거면서. 동생은 동생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짜증내고. 결국 내일 가기로 했고.
48 이름없음 2019/03/04 23:47:03 ID : UY4E02slBby 0
들어줘서 고마워. 오늘 이야기야.
49 이름없음 2019/03/04 23:47:42 ID : 7s645dRzU3T 0
진짜 상처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새학기는 괜찮아?
50 이름없음 2019/03/04 23:50:07 ID : UY4E02slBby 0
아빠 쪽에 와서 가만히 폰이나 하려니까 아빠 애인이 오더라. 자주 오니까 신경은 안 썼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싸늘해서 몰래 엿들으니까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더라고. 상의도 없이 날 집에 들인 것 때문에. 어차피 내일 갈텐데. 며칠 안된 시간이었는데 많이 불편했나봐 내가. 애인분은 그대로 집에 가셨어. 다 나 때문에 불행한 것 같단 생각이 또 들었어.
51 이름없음 2019/03/04 23:51:03 ID : UY4E02slBby 0
다행히도 같은 반에 b가 있어서 새학기는 괜찮은 것 같아. 고마워.
52 이름없음 2019/03/04 23:51:20 ID : UY4E02slBby 0
여기까지가 지금까지의 얘기. 들어줬다면 다들 고마워.
53 이름없음 2019/03/04 23:53:29 ID : 7s645dRzU3T 0
그나마 다행이네. 그리고 쭉 읽어보니까 어른들의 잘못이지 스레주 잘못은 아니야. 쉽지는 않겠지만 원인이 다 본인에게 있다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새학기 힘내고 잘 자.
54 이름없음 2019/03/04 23:56:07 ID : UY4E02slBby 0
말 예쁘게 해주니까 어쩐지 힘이 나는 것 같아. 내 시점에서 봐서 그런걸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고마워. 늦은 시간인데도 정말 너무... 고마워. 예쁜 말 들었는데 해줄 수 있는 답이 고맙단 말 밖에 없네. 너도 잘 자고, 꿈 같은건 기억 못할만큼 푹 자기를. 😌
55 이름없음 2019/03/04 23:56:19 ID : cE78647Bze2 0
어른들 문제에 아이들이 희생되는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ㅠ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엄마나 동생은 스레주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어 아가족과의 충돌이 예상되면 스레주가 그걸 회피하는 습성이 있는 것 같은데 아마 그게 원인일거야 한 번쯤 정면 돌파해서 이 구역의 ㅁㅊㄴ이 누군지를 보여줄 필요도 있어!
56 이름없음 2019/03/05 10:36:56 ID : 1binRu2oHzU 0
이야기 다 읽어봤어. 가족 친구에 얽힌 문제들이 스레주를 많이 힘들게 하고 맘 아프게 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 엄마나 동생 그리고 다른 어른들도 각자의 힘듬이 있었겠지만 너는 그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네. 그래도 나는 스레주의 마음이 쓰러지지 않고 기쁜 나날들을 보냈으면 좋겠어. 앞으로. 그리고 또 엄마나 동생 그리고 아빠의 마음도 조금씩 바뀌어서 서로서로가 만족할만한 날이 오기를 바라. 이제 중학생이라고 했는데 힘내서 화이팅 하자. 하고 싶은 거 있다면 해보고 b라는 친구랑도 잘 지내면서 즐겁게 지내기를 응원할게.. 아 그리고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일이라는 게 원래 사람 맘대로 잘 안되는 경우가 많잖아. 각자 마음대로 일이 잘 안 되는 가운데 스레주가 가족으로 그 옆에 있었던 것 뿐인데 일어난 일의 결과만 가지고 스스로를 자책하진 마... 또 시간이 지나면 반대로 나와 주변의 일들이 좋게 좋게 되는 날도 오더라 그러니 스레주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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