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5/22 00:54:28 ID : xSLhxSHDvwl 0
제목 그대로, 전 남친을 잊지 못한 내 친구를 좋아하고 있는 레즈야. 신세 한탄 좀 하러 왔어. 만약이라도 네가 이걸 읽게 된다면, 비밀번호에 네 생일을 한 번 쳐 봐.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야. 먼저 내 짝녀를 조금 자랑하자면 첫번째로 정말정말 예뻐. 이목구비 뚜렷하고 냉미녀? 스타일인데 웃어도 귀엽고 울어도 귀여워. 성격도 착해. 무리에서 약간 겉돈다 싶으면 챙겨주고 뒤쳐진다 싶으면 손 잡아주고 아프다거나 힘들다 하면 옆에 있어주고. 걔 때문에 나도 점점 성격이 바뀌어가는 느낌이야 ㅋㅋㅋ. 그리고 노래도 잘하는데 목소리에 녹아 완전.
2 이름없음 2019/05/22 00:59:18 ID : xSLhxSHDvwl 0
그런 짝녀가 대략 7년동안 사귀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던 남자애가 있었어. 애가 찌질한 구석도 있고 눈치가 없지만 짝녀는 뭐에 반했는지 헤어져도 다시 좋아하게 되고, 썸 타기를 반복했어. 그런데 내가 얘네한테 조금 죄책감? 자책? 을 느끼는데 따지고보면 헤어진 게 나 때문일 수도 있거든. 그때는 얘를 좋아한다는 자각이 없었을 때지만 사귀는 걸 전부터 끝까지 봐 온 나로서는 얘가 너무 아깝고 불쌍한거야. 그래서 진짜 솔직하게 몇 가지만 말해줬지. 너가 여기서 참아봤자 쟤는 나중에 똑같이 반복할 거다, 연락도 잘 안되고 싸우기만 하는데 이건 친구보다 못한 관계다, 진짜 미안하지만 너가 너무 불쌍하다 등 어쩌구저쩌구.. 솔직히 후회하고 있어 애초에 제 3자가 남들 연애에 감놔라 배놔라 고나리질 한 것도 웃기고 그걸 듣고 고민하다가 결국 걔네는 헤어졌으니까.
3 이름없음 2019/05/22 01:01:24 ID : xSLhxSHDvwl 0
여기서 끝난다면 못 잊을 만도 하겠지 몇 년을 봐오고 계속 연애상대였는데. 하지만 그 남자애는 더 찌질한 짓을 했어. 헤어지자마자 여자애들한테 차였다고 연락을 싹 다 돌리고 왜 헤어졌는지도 모르겠다 라고 말하면서 학교에서는 여자친구 같은 얘기가 나올 때마다 고개숙이고 입 내밀고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다니는거야. 그걸 보는 걔 주위 애들이 나랑 얘 보고 그 남자애 좀 불쌍하다, 어쩌다 하니 열이 받지. 그러다 참지 못한 짝녀가 SNS에 신데렐라냐면서 저격글을 올렸어. 그걸 본 남자애와 걔 친구들도 또 저격글을 올렸지. 걔네는 패드립이랑 욕설도 섞어 올려서 사태가 심각해졌어. 그러다 짝녀 언니랑 아는 오빠가 사과하라고 해서 강제적으로 해결이 됐는데, 그 남자애가 사과하면서 "근데 내가 언제 불쌍한 척 했어?" 라면서 일을 또 흐지부지 만드는거야.
4 이름없음 2019/05/22 01:02:44 ID : xSLhxSHDvwl 0
대강 넘기고 마무리가 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자 내가 짝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자꾸 생각나고, 연락하고 싶고, 다른 애들이랑 더 재밌게 놀거나 하면 괜히 기분 나쁘고, 더 잘 해주고 싶고. 그러다보니 결론이 난 얘를 좋아한다가 돼버린거야. 짝사랑은 문제가 없는데 정작 문제는 짝녀가 내게 자꾸 그 남자애 얘기를 한단 말이지. "아, ㅇㅇ 보고싶다. 레주야 ㅇㅇ 보고싶어." 하면서 걔랑 사귈 때 찍은 사진들을 어디선가 저장해와서는 자꾸 티를 내는거야. 아직 좋아하고 못 잊었다는 거를.. 옆에서 보는 나는 찢어질 것만 같은데.
5 이름없음 2019/05/22 01:03:20 ID : sjbg0q0oL9h 0
ㅂㄱㅇㅇ 근데 저 남자애 진짜 별로다 세상에
6 이름없음 2019/05/22 01:05:37 ID : xSLhxSHDvwl 0
맞아 쓰면서 새삼 느끼는데 짝녀는 걜 왜 좋아할까 아직까지도..
7 이름없음 2019/05/22 01:08:44 ID : xSLhxSHDvwl 0
그 남자애와는 별개로 짝녀를 좋아하게 되면서 느낀 건데, 진짜 남자들이 안 좋아할 수가 없겠더라. 얼굴 예쁘지, 성격 좋지, 연락도 잘 받아주고 (쓸데없이..) 그래서 그런지 뭔 온갖 남자애들이 얘를 가만두지를 않아. 어떤 애는 지나가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누구는 볼을 건들고 누구는 종이쪼가리 던지면서 장난치고. 나한테 쪼르르 와서 투덜대고 짜증내는거 받아주는 입장에서는 귀여워서 좋긴 한데, 엄연한 경쟁자(?)로서 정말 불쾌한 거 있지 ㅡㅡ.
8 이름없음 2019/05/22 01:12:31 ID : xSLhxSHDvwl 0
그리고 헤테로인 여자애를 좋아하는 거 진짜 힘들긴 하더라. 다른 사람들이 헤녀우정을 왜 그렇게 한탄하는지 이제야 이해하게 됐어. 아무리 호감표시를 하고 티를 낸다 해도 난 그 아이에게 진짜 편하고 좋은 친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되더라고. 우정이 깊어지면 깊어졌지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어 보이진 않더라. 헤테로처럼 보여도 퀴어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진 않을까 했지만 짝녀의 상황을 보면 그것도 삐빅 막혔지.. 얘랑 뭐 연애를 하고 꽁냥꽁냥을 바라던 건 아니지만 마음의 상처가 생기긴 생기네 참..
9 이름없음 2019/05/22 21:00:35 ID : xSLhxSHDvwl 0
하하 오늘도 넌 내게 그 남자애 이야기를 하는구나. 보고싶다고 징징거리면서도 짜증난다고 내게 털어놓는구나. 널 좋아하는 나에게 말이야. 아주 쌍으로 난리를 쳐요 아주. 한 놈은 스토리에 우울하다 어쩌다, 하나는 지 좋아하는 애한테 와서 그 놈 보고싶다 어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웃음밖에 안나와. 근데 말이야, 내가 나도 보고싶은 사람 있어 하니까 왜 너라고 확신했어, 떨렸잖아 ㅋㅋㅋ.당연하다는 듯이 나지? 나네~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잖아 내가. 바로 옆에서 널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데 넌 오죽하겟어. 그래도 이제 좀 잊어줘. 이 상황이 정말 마음에 안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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