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8/15 12:27:53 ID : wsqknu4Lasp 2
난 비정형 우울증을 앓고 있어. 지금은 약을 먹고 많이 회복됐지만 사실 어제부터 다시 위기가 오고 있어. 내가 생각하기로는 7년동안 나 스스로 원인도 모른 채 스스로를 방치해 뒀던 것 같아. 그냥 내 이야기를 쓰고 싶어. 이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왜냐하면 내 7년의 기억들은 순서도 뒤죽박죽에다 망상과 환각으로 뒤덮이기도 한, 별로 좋지 못한 추억이거든. 이제 내 이야기를 시작할게.
2 이름없음 2019/08/15 12:30:28 ID : NAmHu61xxA6 0
웅 천천히 해조
3 이름없음 2019/08/15 12:31:44 ID : wsqknu4Lasp 0
우리 아빠는, 분노조절장애가 있으셨던 것 같아. 말하다보면 늘 언성이 높아지고 욕을 하셨어. 덕분에 나는 내 잘못이 아닐때도 그 분노를 다 견뎌내야만 했지. 원인도 알 수 없는 그 분노를 말이야. 7살때,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욕을 먹은 적이 있어. 너무 억울해서 목이 메이더라고. 하지만 눈물을 흘리면 더 혼나고 맞을까봐 참았어. 그때부터 망상을 시작했던 것 같아. 난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어서 꾹 참는 그 감정을 나쁜 물고기가 목에서 튀어나오려는 걸로 생각했어. 그때부터 조금씩 보였어. 정확히는 느낌을 받았어. 나쁜 물고기가 내 목 안에서 부유한다는 느낌을.
4 이름없음 2019/08/15 12:32:11 ID : Le47Aqp9ctt 0
ㅂㄱㅇㅅ
5 이름없음 2019/08/15 12:35:19 ID : wsqknu4Lasp 0
비정형 우울증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잠을 많이 잔다는거야. 너무나도 과하게. 이것 때문에 고등학교 생활에 문제가 많았어. 나는 수업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잘 수 밖에 없었어. 왜냐면 집 안에선 물건을 집어던지고 싸우고 있는데다, 가장 친한 친구는 나에게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었거든. 현실은 너무나도 비참했고, 나는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멀쩡한 사고로 다닐 수가 없었어. 나는 잠을 억지로 잤고, 몸은 점점 말라갔어. 173cm에 45kg까지 말라봤으니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겠지...
6 이름없음 2019/08/15 12:40:32 ID : wsqknu4Lasp 0
어느 날, 무슨 사건이 있었는진 몰라도 난 완전히 미쳐버렸어. 무슨 사건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 뇌가 억지로 떠올리지 못하게 막아버린 기분이였어. 이제 더는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누가 제발 나 대신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울면서 머리를 감싸 쥐었던 것같아. 그리고 진짜 내 안에서 누군가가 나타났어. 이름은 빛나였고, 모든 일에 웃음을 터트리는 활발한 여자애였어. (나는 남자거든.) 빛나는 내 몸을 빌려서 자기 멋대로 집안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어. 빛나가 있는 동안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나는 미친듯이 웃었어. 나는 괴이한 행동을 시작했어. 그 당시의 나는 논리적으로 집 안을 정리했는데, 지금 정신차린 후 다시 보면 의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물병을 올려놓고 그 위에 컵을 올려놓는 다는지, 신발장 위에 가글통을, 화장실에 책 찢어놓은 것을 뿌려놓고 다녔어. 그 당시엔 그게 맞는거였어. 그래야만 했어.
7 이름없음 2019/08/15 12:40:48 ID : Rvdu8mK7s9z 0
헉.. 보고있어!!
8 이름없음 2019/08/15 12:44:59 ID : wsqknu4Lasp 0
자아를 하나 만들고 나니까, 두번째는 더 쉽더라고. 나는 더 많은 자아를 만들기 시작했어. 나 대신 살아줄 자아를 말이야. 나와는 달리 늘 웃고 다니는 빛나, 나와는 달리 명석하고 공부를 잘하는 현민이, 나를 위로해 줄 아주머니, 나 대신 욕해줄 어떤 아저씨, 그리고 내 가장 밑의 분노가 담긴 누군가, 그리고 시체처럼 누워서 중얼거리는 내가 있었어. 나는 관전자처럼 모든 상황을 지켜봤어. 솔직히 재미있었어. 그리고 편했어. 내가 움직이지 않는다는게, 더 이상 무언가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너무 편했어. 그들이 무슨 미친 짓을 해도 내 책임이 아니야. 그들이 무슨 일을 해도 내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혼나는 건 내가 아니야. 나쁜 건 내가 아니야... 어쩌면 난 책임을 전가할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였을지도 몰라.
9 이름없음 2019/08/15 12:50:11 ID : wsqknu4Lasp 0
나는 예전에 미친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소꿉친구(지금은 멀어졌지만)의 집 앞 전봇대엔 어떤 미친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허공에 대고 중얼거린다던가. 욕을 한다던가 그러시더라고. 그 당시엔 당연히 이해를 못했지. 근데 한번 미쳐보니까 이해가 가더라고. 그 행동은 너무 괴로워서 감정을 내뱉는 것 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너무 괴로운 것 뿐이야. 이제 내 얘기로 돌아와서, 내 자아들은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았어. 서로 튀어나와서 한마디씩 하는데 (물론 나도 말했어) 말을 해석하자면 이래. 나 : 진짜 죽어버리고 싶어 빛나 :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현민 : 가족은 이해해주지 않고 친구들은 모두 등을 돌렸어 이제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야 아주머니 : 괜찮아. 괜찮을거야. 나 : 죽여버리고 싶어 빛나 : 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 여기서 제 3자 입장에서 들어본다 생각해보자. 진짜 죽어버리고 싶어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가족은 이해해주지 않고 친구들은 모두 등을 돌렸어 이제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야 괜찮아. 괜찮을거야. 죽여버리고 싶어 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왜? 왜? 왜? 왜? 왜?
10 이름없음 2019/08/15 12:51:11 ID : Co3O5U7vxwt 0
어우 무섭겠다
11 이름없음 2019/08/15 12:55:30 ID : wsqknu4Lasp 0
그렇게 미치고 나니까,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어. 내 방의 벽 안에 어떤 아저씨가 15년 전부터 들어있었고, 천장에는 침을 뚝뚝 떨어트리는 개를 닮은 괴물이 있었어. 그리고 형광등 마다 물이 떨어지고 있었고, 바닥엔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어. 집이 내 맘대로 변하니까 너무 즐거웠어. 모든게 완벽했어. 빛나가 아마 제일 주도권을 잘 잡고 있었던 것 같아. 나는 즐거운 마음에 과도칼을 들고 인형을 찌르기 시작했어. 그리고 배를 갈라서 신에게 바쳤어. (난 크리스천이거든) 고마워. 고마워요! 눈물이 주르륵 났어. 포스트잇을 하트모양으로 여러개 깔고, 그 위에 펜으로 내 사랑하는 가족들의 이름을 적었어. 천국에 갈 수 있게. 그리고 내 이름을 적을 때가 오자 분노가 차올라서 펜을 꺾어버렸어. 난 절대 구원받지 못할거야. 난 절대 구원받지 못할거야. 난 절대 구원받지 못할거야. 내가 적은 글귀였어.
12 이름없음 2019/08/15 12:59:01 ID : wsqknu4Lasp 0
이불로 끈을 만들어서, 목을 매달 준비를 했어. 의자도 준비했고. 그때 전화가 걸려왔어. 엄마였어. 엄마는 내가 미친 걸 모르고 있었어. 아. 이제 기억난다. 미친 이유는 별거 없었어. 헬스장에 가야했는데, 가기 너무 힘들었거든. 난 작은 행동 하나 하기에도 부담이 되고 긴장이 되던 상태라 밖에 가는 건 절대 무리였어. 사람들을 쳐다보는 것도 싫고,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것도 너무 괴로웠어. 엄마는 그때 섣불리 운동을 시킨게 실수였다고 했어. 하여튼 일촉즉발의 현장에서, 전화가 걸려왔어. 하긴. 자살 직전이였으니까.
13 이름없음 2019/08/15 13:00:56 ID : wsqknu4Lasp 0
엄마 : 아들, 잘 지내고 있니? 나 : 하하하. 엄마 : 잘 지내고 있나봐? 엄마 일 끝나고 곧 갈게? 나 : 하하하. 엄마 : 대답을 해야지~? 웃기만 하면 어떡해~? 나 : 하하하. 나 : 하하하. 나 : 하하하. 나 : 하하하. (통화 끊기는 소리)
14 이름없음 2019/08/15 13:04:51 ID : wsqknu4Lasp 0
엄마는 정말로 무서웠다고 해. 엄마는 전화를 황급히 다시 걸었어. 놀란 걸 들키면 더 위험할 수 있으니까, 일부러 침착하게 받았다고 해. 엄마 : 아들~? 지금 뭐 하고 있어? 나 : 엄마, 조용히 해. 나 지금 파티하고 있어. 시끄럽잖아. 엄마 : 파티? 누구랑 하고 있는데? 나 : 여기, 빛나도 있고. 현민이도 있고. 봉팔이 아저씨도 있고. 그 아주머니 있잖아. OOO시장에서 야채 팔던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도 있어. 그리고 우리 집 벽에 살고 있는 아저씨도 있잖아. 15년전부터 살고 계시던 아저씨. 다같이 있으니까 괜찮아. 엄마도 빨리와. 엄마 : 아빠가 더 빨리 올거야~ 아빠 금방 보낼게~ 엄마는 정말 급하게 아빠한테 전화했다고 해. 그리고 전화를 받은 아빠는 그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오셨어. 엄마가 아빠를 믿을 수 있던 이유는 아빠가 정말 많이 개과천선하셨거든. 옛날에 하던 폭언이나 욕설, 음주, 흡연을 일체 하지 않으셨어. 의지력만으로 이겨내신 거지. 그런데도 내가 받았던 상처는 계속 남아서 없어지지 않아. 아빠에 대한 감정은 많이 복잡해. 하여튼 아빠는 날 구하기 위해 뛰어오셨어.
15 이름없음 2019/08/15 13:09:30 ID : wsqknu4Lasp 0
아빠가 비밀번호를 치고는 들어오시는데, 문이 잠겨있었다고 해. 아빠가 불렀는데, 처음엔 대답을 하지 않아서 정말로 무서웠대. 몇 번 부르니까. 바닥에 지쳐 쓰러져있던 내가 일어나서 대답을 하더란 거야. 아빠 : 아들? 문 좀 열어줘? 아들 : 아빠? 아빠야? 아빠 : 응 아빠야~ 문 좀 열어줘? 아들 : 아빠가 아니라 사자면 어떡해? 요즘 사자가 사람인 척 하는 일이 많단 말이야. 아빠 : 아빠 맞으니까 문 열어~ 아들 : 응 믿고 열게! 그렇게 문을 열었고 아빠는 집안을 보고는 경악했대. 그리고 내 손을 잡고는 오열하면서 기도했어. 우리 아들을 살려달라고. 엄마도 일을 중간에 그만두고 뛰어오시고, 두분 다 이제 사태의 심각성을 아신거지. 두분은 드디어, 내가 몇번이나 부탁했던 정신병원에 날 데려가셨어. 그 동안 부정당했던, 나의 우울증이 드디어 인정받는 순간이였어.
16 이름없음 2019/08/15 13:09:48 ID : wsqknu4Lasp 0
나머지 썰은 조금 있다가 풀게!
17 이름없음 2019/08/15 13:22:28 ID : ktBwK1yJVhB 0
응응 이따가 돌아와줘 기다릴게
18 이름없음 2019/08/15 13:37:46 ID : FhcK5cJXAjj 0
지금은 괜찮아져서 다행이다ㅠㅠ 기다리고 있을게!
19 이름없음 2019/08/15 13:43:52 ID : s03yE5PeLcJ 0
나두 보고있어 !! 천천히 와 ~~
20 이름없음 2019/08/15 13:56:34 ID : 4Za6Y2twMnU 0
헐헐기다리고있어!
21 이름없음 2019/08/15 15:21:33 ID : 1u7feY8kq0p 0
집안이 어땟는데?
22 이름없음 2019/08/15 15:56:07 ID : wla2sqoY1dB 0
헉 레주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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