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8/22 04:34:56 ID : bcoFjz9he3U 0
나는 노래를 정말 좋아해. 부르는 건 더 좋아해. 항상 나 혼자서 부르면서 놀곤 그랬지. 그런데 늘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가 무대 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면서 흥얼거리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많든 적든 다른 이 앞에서 다른 이를 향해 또는 내가 노래부르는 것을 들어주는 이를 위해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내가 무대를 즐기면 다른 누군가가 나를 보면서 내가 꾸미는 무대를 즐겨준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벅찰까. 상상만 했었는데 너무 행복하더라. 그리고 부럽더라. 현실이 아니었으니까. 아직까지는.
2 이름없음 2019/08/22 04:38:50 ID : bcoFjz9he3U 0
중학교때 축제에 오를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고민이 너무 많아서 결국 한 번을 무대에 못 오르고 졸업을 했어. 그러다가 기회가 찾아왔어. 고등학교 축제였지. 정말 고민과 고민을 거쳐서 축제에 나가기로 결정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친구에게 조차도, 같이 학교를 다니는 언니에게 조차도. 그렇게 학교 강당에서 오디션을 보고 나왔어. 남이 나를 지켜보는 자리에, 그것도 나를 심사하는 자리에서 부르려니까 엄청 떨리더라. 결과는 합격이었어.
3 이름없음 2019/08/22 04:43:05 ID : bcoFjz9he3U 0
합격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 내가 남에게 처음 인정을 받은 순간이었으니까. 허술한 자리였지만 나름 내 노래가 내 목소리가 듣기가 좋았다는 거잖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몸이 떨릴정도로 좋았어. 처음 느껴보는 희열이었던 것 같아. 축제날이 올 때까지 나날이 긴장은 커져갔지. 그렇게 축제 당일날이 되었어.
4 이름없음 2019/08/22 04:46:24 ID : bcoFjz9he3U 0
그런데 내가 본 오디션은 좀 독특한 프로그램이었어. 복면가왕 패러디였는데, 말 그대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거였어. 나는 정말 설마설마 했다. 마지막에 얼굴 공개해야 되는 건가?! 이러면서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나. 그렇게 내가 노래부를 차례가 왔어. 가면을 쓰고 무대 위로 올라 갔지. 온 몸에는 검은색 옷으로 둘려져서는 어떻게든 내 정체를 감추겠다는 그런...주최자들의 의지가 보였달까..
5 이름없음 2019/08/22 04:51:28 ID : bcoFjz9he3U 0
발까지 가려서 어기적어기적 무대 위로 걸어 나갔어. 내가 생각 해도 꽤 웃긴 폼새였어. 살짝 넘어질뻔 했거든. 애들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 때 실감이 났어. 아, 나 지금 노래하러 나왔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어. 손이 덜덜 떨렸는데 역광때문에 잘 안 보였을테니까 약간은 다행이었을라나. 전주가 흘러나오고 심호흡을 했어. 그리고 가면의 뚫린 눈을 통해 나를 쳐다보고 있을 전교생을 눈에 담았어. 아니 근데 안 보이더라. 너무 어두워서 사람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정말 어두웠어. 거기서 조금 당황했지. ㄴ..나 여기서 노래 부르면 되는거지??이러면서 약간 헷갈리더라 ㅋㅋㅋㅋㅋ
6 이름없음 2019/08/22 04:56:02 ID : bcoFjz9he3U 0
전주가 끝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내 목소리가 강당을 온통 채웠어. 정말 생경한 경험이었어. 신기했고. 나 혼자 내 방에서 노래방에서 흥얼거릴 때와는 천차만별이었어. 나 혼자가 아니었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봐주고 있었어. 그렇게 노래를 끝내고 마이크를 잡은 손을 내리고 곡이 완전히 끝나기를 기다렸어. 정말 긴장되는 건 그 때 였어. 이 곡이 완전히 끝나면 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나 잘한거겠지. 약간의 환호는 해주지 않을까. 무서웠어. 그래도 기대는 해보기로 했어. 불렀을 때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까.
7 이름없음 2019/08/22 05:03:07 ID : bcoFjz9he3U 0
노래 mr이 완전히 끝났어. 그런데 정말 예상 밖의 반응이 나왔어. 끝나자마자 엄청난 환호가 들려왔어. 그 어둠을 뚫고 내 살갗에 닿아오는 그 환호성에 소름이 돋았어. 아. 나 생각보다 잘 해냈나 보다. 그 때서야 가면 뒤로 웃을 수 있었어. 짧은 인터뷰를 끝내고 무대 뒤로 돌아왔어. 나와 같이 복면가왕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나를 반겨줬어. 정말 잘 불렀다고. 그 때 확신이 들더라. 나 이 무대 성공적이었나봐. 웃음이 멈추질 않았어.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뒤로하고 다른 참가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아까 내가 꾸몄던 무대를 회상했어. 가면이 너무 불편해서 고음이 잘 올라가지 못 했던게 무척 아쉬웠었다던가, 조금 허둥대던 내 모습이 얼마나 웃겼을까 생각하면서 키득거리기도 하고 회상하고 또 회상했어. 행복했어.
8 이름없음 2019/08/22 05:06:36 ID : bcoFjz9he3U 0
드디어 모든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다 같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가서 일렬로 섰어. 그 때부터 약간 불안하더라. 이거 완전 설마가 사람을 잡더라고. 차례대로 가면을 벗으래. 아..아닝;;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이런 생각을 하고 혼자 쩔쩔맸어. 내가 4번째 순서였어. 내 앞사람들이 한 명씩 가면을 벗기 시작했어. 관객들의 반응이 영 시원찮았어. 그냥 오오~이러고 말고 별다른 반응이 없는게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어. 나도 저렇게 시큰둥하게 보면 어떡하지..무섭더라고. 아나 진짜 이럴 줄이야..
9 이름없음 2019/08/22 05:08:48 ID : bcoFjz9he3U 0
3번째 사람이 가면을 벗었고 드디어 내가 가면을 벗을 차례가 왔어. 너무 떨려서 가면을 벗는데 약간 주춤거렸어. 불을 약간 켜서 그런지 관객들은 잘 보였어. 애들 표정은 물론 잘 보였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게 느껴졌어. 내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애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그리고 나는 어렵게 가면을 벗어냈어.
10 이름없음 2019/08/22 05:11:36 ID : bcoFjz9he3U 0
엄청난 환호가 내 같은 학년들 사이에서 새어나왔어. 쟤가 쟤였다니!! 딱 이런 느낌이었어. 애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어. 물론 나는 엄청 당황했고. 이렇게 놀라워 할 줄이야. 부끄러워지잖아 ㅎㅎㅎㅎㅎㅎㅎ 응 매우 기분이 좋았어. 신났던 것 같아 ,.
11 이름없음 2019/08/22 05:16:23 ID : bcoFjz9he3U 0
그렇게 나는 그 후로 애들 사이에서 관심아닌 관심을 받았어. 노래를 시켜보기도 하더라. 부담스러워서 도망치긴 했지만. 무대가 끝나고 나서 부스돌아다니면서 애들이 나한테 엄청 칭찬해줬어. 사실 우리학교가 축제가 재미없다고 소문이 났었거든. 그래서 나도 걱정이 많았고 애들 반응도 그렇게 시큰둥했었던 거지. 그래서 친구들은 별 기대 안하고 무대를 봤었대. 내 앞에서 부르던 사람들이 잘 못 불러서 재미없다고 생각했다고 해. 그런데 내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니까 애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한 거지. 쟤 뭐야? 뭐야 잘 불러! 이런 반응이었대ㅋㅋㅋㅋㅋㅋ 내 자랑하는 것 같아서 별로 얘기는 안 하고 싶었는데 애들이 딱 다 저렇게 얘기를 해오길래... 그래서 도대체 누굴까 궁금했대
12 이름없음 2019/08/22 05:21:51 ID : bcoFjz9he3U 0
그런데 사실 그 정체가 나였다니 배신감이 들었다고 하더라ㅋㅋㅋㅋㅋㅋ완전 웃겼엌ㅋㅋ 그 후로 난 무대의 재미를 알아버려서 다음 축제에도 나갈 생각을 했어. 그렇게 2학년이 되었어. 그런데 우리 학교는 버스킹 프로그램을 한단 말이야. 나가면 문화상품권 준다길래 나갈까해서 나갔어. 다시 애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싶어서 나간거지만ㅋㅎㅎ 엄청 오랜만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려니 또 떨리더라. 마이크를 잡아들고 애들이 둘러싼 원형 안으로 들어갔어. 엄청 환호해 주더라. 고마웠어 되게. 버스킹이라서 그런지 애들이 되게 가까웠어. 약간 부담ㅋㅋㅋ이었지만 자신감을 얻었으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이번에는 약간 잔잔한 노래를 불렀지.
13 이름없음 2019/08/22 05:25:36 ID : bcoFjz9he3U 0
잔잔한 노래여서 애들이 안 좋아해주면 어떡하지 걱정이 됐지만 그런건 금방 잊어버리고 노래 부르는데에만 집중했어. 내가 생각해도 나 약간 잘 부른거 같아!라과 생각하고 부르면서 감았던 눈을 떴어. 애들이 진짜 엄청 환호해주는거 있지...되려 내가 감동 받았어. 이렇게 좋아해주면 내가 축제에서 안 부를 수가 없잖아...이 자식들...사랑해... 이러면서 뿌듯함 표정을 짓고 나왔어. 친구들이 나한테 달려왔어. 그때 너무 행복했어. 잘 불렀대. 정말 잘 불렀대. 너무 좋았어.
14 이름없음 2019/08/22 05:28:27 ID : bcoFjz9he3U 0
노래 부르는게 더욱 더 시간이 갈 수록 좋아졌어. 그렇게 축제날이 가까워졌어. 나는 다시 오디션을 봤어. 복면가왕 프로그램은 폐지되어가지구 그냥 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오디션을 봤어. 아니 그런데 이게 복면가왕이랑 다르게 비밀 유지가 아니다 보니까 오디션도 참가하는 애들 다 모아놓고 한 명씩 보는 거야. 오디션 순서를 뽑기로 뽑았는데 근데 웃긴게 내가 1번을 뽑아가지고.....부담감을 가지고 불렀다...후딱 부르고 도망쳐 나왔어ㅋㅋㅋㅋㅋㅋ
15 이름없음 2019/08/22 05:34:09 ID : bcoFjz9he3U 0
오디션 합격했대. 아싸. 이러면서 애들한테 자랑했어. 애들이 더 좋아해주는 거 있지. 나만 보겠다나 뭐라낳ㅎㅎㅎㅎ쑥스럽게 증맗ㅎㅎㅎㅎ 그렇게 또 축제날이 왔어. 이번에는 되게 긴장이 되더라. 연습도 잘 못했어서 실수하면 어떡하지 당황해서 완곡도 못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많이 했어. 약간 의기 소침해져서 내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렸어. 드디어 내 순서가 왔고 나는 천천히 무대 위로 올라갔어. 내 모습이 보이자 애들이 진짜 엄청 환호를 해주는 거야. 거기서 너무 고맙고 감동받고 자신감 왕장 받아서 원래 이러면 안 되지만 자만심을 가지기로 했어. 이번 판은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억지스러운 착각을 했어. 일부러 그런거지만 그래도 약간 자신감이 생긱긴 하더라.
16 이름없음 2019/08/22 05:37:44 ID : bcoFjz9he3U 0
그렇게 노래를 불렀어. 감정 조절도 나름 잘 해낸것 같았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잘 소화해 낸것같아서 완곡을 하고 나서 진짜 신난 상태였어. 노래가 완전히 끝나자 저번에는 들어본 적 없는 박수소리와 환호소리가 섞인 그 웅장한 소리에 정말 헉소리가 날 정도였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나다ㅇㅇ 완전 진짜 그냥 나 완전 주인공스러웠나봐....끝까지 컨셉유지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나 레전드 좀 찍었던 것 같았어. 노래가 너무 좋았어. 내가 행복하고 저 사람들도 좋아해주는게 나는 정말 노래가 너무 좋았어.
17 이름없음 2019/08/22 05:45:51 ID : bcoFjz9he3U 0
무대를 내려오고 진짜 완전 영화 주인공처럼 저기서 나를 향해 달려오는 작년 담임선생님을 향해서 나도 달려가서 와락 끌어안았다........ㅋㅋㅋㅋ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몰랑 그런거! 나 지금 엄청 행복해! 이러면서 내 자리로 돌아갔어. 어쩌다가 제일 맨 뒤에 앉게 됐는데 애들한테 둘러쌓여서 폭풍칭찬을 받는데 너무 기분이 좋은거 있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한 순간이었고 절대 잊지 못할 하루야. 그렇게 다른 사람들 무대가 끝나고 갑자기 순위를 부르는거야. 나는 정말 이게 순위를 매기고 상금을 주는 지 몰랐어. 상금이 있었다니! 복면가왕은 그런거 없었거든. 그래서 엄청 기대했지. 그런데 내 이름을 안 부르는 거야. 뭐징..문화상품권 오천원만이라도 줭...이러고 있는데 그 때 내 이름을 불렀어. 전교생이 또 엄청 환호를 내질렀어. 내가 최우수상이었거든. 너무 놀랬어. 정말 너무 놀랬어. 그 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어. 허둥지둥 무대로 달려가서 상금을 받고 간단하게 소감을 말하고 내려왔어. 그 때까지도 엄ㅊ어 얼떨떨했어. 내가...?내가 진짜로...?
18 이름없음 2019/08/22 05:53:21 ID : bcoFjz9he3U 0
정말 그 날은 나를 위한 하루였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었어. 방구석에서 혼자 흥얼거리던 내 목소리를 모두가 좋아해주면서 이렇게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게 정말 아직까지 영화같이 느껴져. 물론 이게 정말 오디션현장이 아니었지만 나는 무척 행복했다는 건 분명했어. 그리고 더 좋은 소식은 썸남이 생겼다는거??ㅎㅎㅎ 이 날 노래를 부르고 내려와서 맨 뒤의 내 자리로 돌아가 앉아서 친구들 속에 파뭍혀서 칭찬 감옥에 갇혀있었을때 자꾸 눈이 마주쳤어. 그 애랑. 걔는 사실 내가 그 전부터 좋아하던 애였는데. 무대 올라가기 전에 남자애들 무리한테 잘 하고 오라는 응원을 받고 있을때 그 속에서 걔도 나한테 응원을 해줬는데. 어쩌다가 손을 맞잡았거든? 그런데 놓지 않고 계속 잡은 상태로 흔들었어. 진짜 좋았는데...휴우ㅎㅎㅎㅎㅎ
19 이름없음 2019/08/22 05:57:16 ID : bcoFjz9he3U 0
그런데 내 자리에 앉고 나서 계속 시서이 느껴지는 거야. 나는 내가 잘못알고 있는 줄알고 그냥 계속 앞을 보고 있었지. 내가 눈이 안 좋은 것도 있었거든. 괜히 나 혼자 오해한거면 어떡해 . 창피하잖아.... 그러다가 강당에 잠깐 불이 켜진 상태에서 주위를 둘러 보다가 걔랑 딱 눈이 마주쳤는데, 이거 아무리 봐도 내가 자기를 볼때까지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것 같은거 있지...심쿵 그때 눈 마주치자마자 걔가 입모양으로 '잘 했어'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 때가 노래 자랑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른 프로그램도 하고 해서 시간이 엄청 지나있던 시점이었는데. 그거 말하려고 계속 나를 기다렸다는 거지...진짜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니.(심각) 기분이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았어.
20 이름없음 2019/08/22 05:58:41 ID : bcoFjz9he3U 0
그거 하나 겨우 말하고 나서야 걔가 빙긋 웃고 그제서야 앞을보더라. 진짜좋았어...
21 이름없음 2019/08/22 05:59:27 ID : bcoFjz9he3U 0
아 학교 갈 시간이 됐네 사실 아무도 안 봐도 상관없어서 쓴거긴 하지만 혹시라도 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나중에 다시 와서 이어서 쓸게 빠이
22 이름없음 2019/08/22 08:51:17 ID : wK40smMlCpa 0
ㅂㄱㅇㅇ
23 이름없음 2019/08/22 19:18:37 ID : uk8qmE07byH 0
누가 재능이 없댔는데? 그런 말 들었다고 포기하고 싶음 걍 포기하는 게 나아. 악착같이 노력하는 애들은 그런 말 듣고 열받아서 더 노력하지 보통. 결과가 되든 안되든 하는데까진 해봐. 근데 그 말 듣고 포기하고 싶다느니 어쨌다느니 하소연하고픔 그냥 다른 진로 빨리 잡아
24 이름없음 2019/08/23 01:08:39 ID : bcoFjz9he3U 0
안녕. 돌아왔어.
25 이름없음 2019/08/23 01:09:46 ID : bcoFjz9he3U 0
충고해줘서 고마워. 듣고 싶었던 말인거 같아. 처음에 봤을때 아팠는데 계속 읽어보니 위로가 되더라. 정말 고마워.
26 이름없음 2019/08/23 01:13:57 ID : bcoFjz9he3U 0
나한테 재능이 없다고 말한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야. 우리 가족은 내가 현실을 보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해. 근데 그건 아니거든. 힘든 현실은 누구에게나 버거우니까 도망치고 싶은건 당연해. 나 또한 그렇고. 그런데 나는 현실에 존재하니까 그럴 수 없는게 또 당연해서 현실을 일부러 잊으려고 한 적은 정말 맹세코 없어. 내가 그냥 원했던건 좋아하는 일임과 동시에 소중한 일이니까 내가 그에 상응하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결국에는 무너지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고. 할 만큼 해봐서 정말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이야.
27 이름없음 2019/08/23 01:19:27 ID : bcoFjz9he3U 0
그런 말 들었다고 포기하고 싶진 않지. 정말 오기가 생기더라고. 그런데 아무런 지원, 작은 도움조차도 줄 수 없다는 말에 거기서 무너졌던 것 같아. 내가 원하는 걸 하는 대신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편에 서주지 않겠다는 말이었어. 모두 나의 책임인 거라고. 그게 너무 아팠던것 같아. 그때에는. 맞아. 지금의 나는 포기했어. 저번에는 대학 원서도 6개 중에서 실용음악 한 곳만 넣어봐도 되냐고 살짝 물어봤는데 완전 거절 당했거든. 엄마가 아빠 요즘 힘드니까 그런 얘기 조차 꺼내지도 말래. 전처럼 어린 마음에 울컥하는게 느껴졌지만 나이를 조금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 자리에서 나왔어.
28 이름없음 2019/08/23 01:22:57 ID : bcoFjz9he3U 0
그런데 당신들이 모르는게 있어. 내가 계속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던건 아니거든. 많이 생각했어. 그래서 생각한게 일단 대학을 갈거야. 무슨 과든 무슨 학교든 상관없어. 내 밴드를 만들거야. 그리고 아주 높은 곳까지 올려놓고 말거야. 치기어린 생각같지만 나한테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
29 이름없음 2019/08/23 01:25:01 ID : bcoFjz9he3U 0
내 작은 복수야. 웃기지만 조금은 유치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나는. 나도 일단 숨은 쉬고 봐야지. 당신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고 싶어. 아, 당신들은 우리 가족을 말하는 거니까 크게 신경 안써도 돼.
30 이름없음 2019/08/23 01:27:30 ID : bcoFjz9he3U 0
아 좀 후련하다. 진짜 완전 혼잣말 대잔치 였는데 설마 이걸 보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조금 창피해지네 이 길고 재미없는 이야길 끝까지 읽느라 고생해줘서 고맙고 이 스레를 끝으로 다신 글이 올라오진 않을거야. 어...음...어떻게 끝낼까. 모두 잘 살자, 꼭. 그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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