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1/05 16:47:56 ID : pats0785RB8 3
언니를 좋아하는 동안 내 자존감은 바닥이었어요 언니는 끝없이 나를 대동댕이치고, 끌어올리고, 다시 내동댕이쳤어요. 언니는 나를 가르치려 했고 나를 꺾으려 했고 나를 아래로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죠. 그 때 나 또한 남성적인 여자에게 플러팅을 받아 이성적 끌림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에 낯설어서, 무서워서 언니를 좋아하면서도 철벽을 쳐 상처를 줬으니 우리는 둘 다 서로에게 잘못한 거겠죠. 그러니 언니를 이제 사랑하지 않는 만큼 언니를 미워하지 않아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사랑이 아니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주는 흔들다리 감정놀이를 했을 뿐인 것 같네요. 언니는 언니 자신을 보여주기보다는 멋지고 뛰어난 자신을 연기하며 내가 자신을 숭배하고 동경하기를 원했으니 나는 언니 본연을 좋아한 게 아니라 언니가 연기한 멋진 남자인 그 무언가를 좋아했고, 그 가면이 벗겨져 초라한 언니가 보여지는 지금 나는 언니에 대한 연민으로만 가득한 내 감정의 변화를 보고 있어요. 그 어떤 감정의 잔여도 없이 언니를 매일 보는 두 달 남짓의 남은 시간이 무탈하게 흘러가기를 바랄 뿐이예요. 사실은 이제 더 이상은 언니를 보고 싶지 않아요. 안 봐도 될 것 같아요. 언니를 좋아하지 않게 된 지금, 나는 행복해요. 그러니 언니도 행복하기를 오히려 이제 나는 이성적이든, 친구로서든,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나의 존재감이 꽃피도록 해주는 그 천상 여자인 애가 더 좋아요. 나 그 애의 집에서 잤고, 우정스럽고 귀여운 플러팅을 받았어요. 언니에게 플러팅 받을 때면 불행하고 힘들었지만, 이 애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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