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2/15 21:48:32 ID : bu7fhwLfeZe 0
나 올해로 19살인 여고생이야 이야기 시작하기전에... 좀 길어질 것 같아. 그래도 읽어주면 고마울거야. 너무 힘든데 말할 사람이 없어가지고ㅠ 우선.. 16살때 난 아무생각 없었는데 (내가 레즈인지 바이인지 헤테로인지 아무생각이 없었다는 말이야. 연애에 정말 관심 1도 없었음.) 내가 좋다고 고백한 친구가 있엇어. 나중에 밀어냇어. 근데 걔도 포기를 안했고 나도 제대로 선을 못 그어줬어(이건내잘못이라고생각해). 그 상태로 같은 고닥교에 왔고 내가 밀어내려고 갖은 애를 썼는데.. 이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나중에는 결국 걔랑 사귀게 됐어. 그런데 문제는 내가.. 좋아한다는 감정을 정말.. 정말 하나도 몰랐고 걔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그걸로 고민도 참 많이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어. 내가 성격자체가 오글거리는 거 싫어하고 낯간지러운 말 못듣는 성격이기도 하고... 하는것도 거북해해서.. 거기다가 내가 자존감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낮아서 누가 나한테 주는 온전한 사랑과 응원,칭찬들을 받기가 너무 거북하고 부담스러웠어. (참고로 말하는건데 나 약한 우울증이 있었어 구여친은 이걸 몰랏어. 알게되면 날 싫어할 것 같아서 제대로 말을 안했거든.) 그런 말을 하는게 잘못된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점점 얘를 대하는게 힘들어지고 얘가 주는 사랑이 나한테는 너무 과분하다 라는 생각이 든 순간 그때부터는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어.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내가 주는 사랑보다야 얘가 나한테 주는 사랑이 더 클테니까 난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거 같아. 그래서 얘도 나때문에 힘들어할텐데 차라리 날 싫어하게 해서 헤어지는 게 얘한테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거야. 한번 그런생각이 드니까 걷잡을 수가 없더라. 욕해도 좋아. 나도 이게 나쁜 일인거 알고 상대방 마음에 대못 박는 짓이라는 거 알아. 내가 잘한게 하나도 없다는 것도. 부러 모진 말하고 밀어내고.. 이거 성공했어. 나중에 그러더라. 너랑 사귀는 게 참 힘들었다고. 나혼자 좋아하는 거 같아서 불안했다고. 그 말 듣고나서 제대로 알았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깜깜한 곳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고 정말 말 그대로 아득했어. 그때 또다른 종류의 죄책감이 생기더라고.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하는.. 이거 알고나서, 그러니까...헤어지고 나서 너무너무 힘들었어. 학교에서도 2~3주 ? 거의한달정도 밥 안먹고, 넋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만 있고.. 친구가 내가 너무 밥을 안 먹어서 화를 낼 정도로. 툭하면 울고 새벽에 죄책감때문에 잠못자다가 겨우겨우 잠들고 울다가 잠들고.. 이때 집안일도 겹쳐서 진짜 너무 힘든거야 이때를 기점으로 우울증이 쪼금 더 심해지지않았나 싶어. 그래도 구여친 원망은 정말이지 조금도 안해. 이건 정말 진심이야. 내가 선택한 방법이었고 걔도 무척 힘들었을테고 내가 한 일에 대한 죄책감이었으니까 오롯이 내탓이잖아. 저때는 도저히 공부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눈을 뜨나 눈을 감으나 걔 생각 뿐이었으니까. 너무너무 무기력하고 슬퍼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상위 30등안팎을 왓다갓다 했는데 가고싶었던 대학을 수시로 가기를 포기해야할 정도로 성적이 뚝뚝 떨어졌고 하루하루를 죄책감에 매여서 살았어. 내가 왜그랬을까 그러지말았어야했는데..하면서. 너무너무 미안해하면서. 사실은..진지하게 자살도 생각했었어. 너무 힘들었거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더라 애초에 같은학교이기도하고... 멘탈이 갈리다 못해서 가루가 되었고 그 가루된 멘탈 자꾸 흘러내리는 거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면서, 작년을 다 보내버렸어. 되돌아보면 정말 한게 아무것도 없더라. 멘탈이 나가니까 체력도 나가고, 체력이 나가니까 면역력이 나가. 2년내내 감기한번 걸려본 일 없던 내가 독감에 걸려서 열이 펄펄나고, 없던 생리통도 생겨서 생리통때문에 방바닥을 기어다니다시피한적도 있어. 안 쓰러진 게 용할 정도로..날 아는 사람들이 다 나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 가끔씩 이만큼 힘들었으면 됐지 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어. 그럴때마다 내가 너무 싫더라. 고통의 잣대는 객관적일 수 없고, 내가 이렇게 힘들었다고 해도 걔가 나보다 더 힘들었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상한 의무감.. 내가 행복해서는 안되고 잘되어서는 안된다는 스스로 만든 그 이상한 의무감 때문에 더 힘들어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 아직도 죄책감에서 매여있긴하지만.. 그래도 이제, 1년하고도 4개월이 지나가고 있고, 걔도 자기 꿈 차차 이뤄가는 거 같고 행복해보여서 안심이 돼. 나같은 거 완전히 잊고 다른 좋은 사람만났으면 싶고...잘됐으면 좋겠어. 항상 응원하고있고. 문제는 나야. 나도 이제 그만 괴롭고..행복하고 싶어. 2학년 말 성적 가까스로 끌어올려서 예전성적만큼은 아니더라도 평균등급 2가까이 올렷고... 좋아하는 사람(뼈테로인거같음 근데..)이 생긴 것 같기도해. ..근데 내가 행복해져도 되는 건지, 이제 안 힘들어해도 정말 되는건지 잘 .. 모르겠어. 내가 정말 죄책감을 안가져도 되는걸까 이제..??? 아참참..읽어줘서 고마워. 여기 처음써봐서 .. 이렇게 적는게 맞는건지 모르겟다.
2 이름없음 2020/02/15 21:54:00 ID : i2pSK6rtbfS 0
레주가 잘한 건 아니지만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마음 아프다ㅠㅠㅠ 고등학생이면 한참 어린 나이니까 당연히 실수할 수도 있고 그런거야 니가 행복한 거에 죄책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3 이름없음 2020/02/16 16:29:59 ID : a3wnyMrwNy2 0
레주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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