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13 14:45:26 ID : tutusmGoNtc 0
스레주는 아침에 일어날때 항상 기분좋게 일어났던 사람이야. 엄청 일찍 깨우거나 시험 날이면 기분이 안좋긴하지만 뭐, 대부분 활기차게 잘 일어나. 그런데 이런 내가 울면서 일어난거 있지? 악몽을 꿔도 발작하면서 일어나지 운적은 한번도 없는데 말야. 레스주들도 꿔본적 있어? 괜히 답답하고 미안하고 다시 보고싶고 그리워서 계속 계속 생각나는 그런 꿈. 나는 그 사람이 현실에선 나와 인연이 없길 바라. 그냥 꿈에서라도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오래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 나 같은건 기억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였으면 음, 더 바랄게 없겠어.
2 이름없음 2020/03/13 14:48:17 ID : tutusmGoNtc 0
내 꿈에서 나는 섬에 있는 학교를 다녀 당연히 주변은 모두 바다고 내륙과도 많이 떨어져 있는 편이야. 육지로 나갈 때는 배를 타고 나가야해서 대부분 학교에서 기숙을 해.
3 이름없음 2020/03/13 14:49:49 ID : tutusmGoNtc 0
원래 추운 지방인데 계절도 겨울이라 더 추운 곳이야. 심지어 바다에 살얼음이 껴서 파도가 칠 때면 얼음끼리 사락사락 부딪히는 소리가 나.
4 이름없음 2020/03/13 14:50:57 ID : tutusmGoNtc 0
꿈에서의 그날도 되게 추운 날 중 어느 날이였고 함박눈에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서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배도 모두 막혀버린 날이였어.
5 이름없음 2020/03/13 14:52:04 ID : tutusmGoNtc 0
평소처럼 학교 수업을 끝내고 청소시간이 되어 모두 청소구역으로 흩어졌고 나도 내 청소구역으로 갔어
6 이름없음 2020/03/13 14:53:23 ID : tutusmGoNtc 0
내 구역은 교장실. 교장실로 가기 전에 창밖을 보니 밖은 먹구름이 잔뜩 껴있고 눈보라에 날린 눈이 창틀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있었어. 되게 걱정됬던거 같아. 이유는 모르지만 나는 그날 꼭 육지로 나가야 했거든
7 이름없음 2020/03/13 14:54:52 ID : tutusmGoNtc 0
이런 날에 배를 못 띄우겠지, 하며 청소하러 갔어. 교장실은 회색인 바깥과 달리 장작이 따뜻한 주황 빛을 내며 타고있었어
8 이름없음 2020/03/13 14:56:49 ID : tutusmGoNtc 0
교장선생님은 하얀 수염을 가진, 푸근하고 포동하신 스타일이였어. 첫 인상은 아, 산타 할아버지인가? 싶을정도로 친숙한 스타일
9 이름없음 2020/03/13 14:58:15 ID : tutusmGoNtc 0
게다가 교장실 벽면이 책꽂이로 장식되어 있는데 책이 꽃아져있는게 아니라, 사탕바구니, 토끼모양 초코, 오르골 등등 선물처럼 포장된게 장식되있는 그런 책꽂이였어.
10 이름없음 2020/03/13 14:59:12 ID : tutusmGoNtc 0
수다를 떨면서 청소를 하는데 배를 띄워도 되는지 직접 물어보면 혼날거같은거야
11 이름없음 2020/03/13 14:59:48 ID : tutusmGoNtc 0
같이 청소하던 친구랑 자연스레 말을 주고받는척 하며 은근 배를 띄워도 되는지 애둘러 물어봤어
12 이름없음 2020/03/13 15:00:52 ID : tutusmGoNtc 0
교장쌤은 선장 선생님들(배 운전하시는 분들)이 안태워주실거같다고 말씀하셨고 직접 운전해서 나가는건 신경 안쓴다는 투로 말했어
13 이름없음 2020/03/13 15:01:15 ID : tutusmGoNtc 0
물론 무슨일이 생기던 학생 책임이라고도 했고
14 이름없음 2020/03/13 15:02:44 ID : tutusmGoNtc 0
일말의 희망이 생긴 나는 그럼 내가 배 운전해서 나가면 되겠네
15 이름없음 2020/03/13 15:20:10 ID : tutusmGoNtc 0
누굴 태우고 가는것도 아니니까 무슨일이 생기더라도 내 스스로 책임 질수 있다고 생각했어. 배가 침몰한다해도 나 혼자 죽으면 되니까. 그만큼 꼭 육지로 나가야했던거 같아.
16 이름없음 2020/03/13 15:22:24 ID : tutusmGoNtc 0
아무튼 청소가 끝나고 선착장으로 가려는데 친구가 진짜 나갈거냐고 물었어
17 이름없음 2020/03/13 15:23:36 ID : tutusmGoNtc 0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고 하고 재빨리 배가 묶인 곳으로 가서 배 하나를 골라 탔어 낡고 작은 배는 나 혼자 타기 충분해보였고 배를 조정하러 조타실로 들어가려는데
18 이름없음 2020/03/13 15:24:21 ID : tutusmGoNtc 0
열쇠가 없는거야. 조타실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열쇠는 선장 선생님들에게 있었어.
19 이름없음 2020/03/13 15:26:54 ID : tutusmGoNtc 0
다시 배에서 내려 선생님들이 열쇠를 보관하는 건물로 들어가서 열쇠 하나를 가지고 나오는데 두근두근 하는거야 들키면 어쩌지, 하고. 다행히 아무도 없었어. 열쇠로 조타실 문을 열고 막 시동을 켰는데 느낌이 이상했어
20 이름없음 2020/03/13 15:27:57 ID : tutusmGoNtc 0
엔진이 잘 안돌아 가는지 탈탈탈 거렸지만 급한 마음에 그냥 배를 끌고 나갔어.
21 이름없음 2020/03/13 15:28:45 ID : tutusmGoNtc 0
몇분 지나지않아 후회했지 배는 앞으로 못가고 위 아래로 왕복만 했고 열쇠까지 훔쳐온 나는 그걸 다시 곱게 돌려주러 가야만 했어.
22 이름없음 2020/03/13 15:30:40 ID : tutusmGoNtc 0
지친 몸과 마음으로 교실문을 열자 아까 그 친구가 뭐야 안갔어? 아까 ㅇㅇ이가 ( 그 남자애) 너 찾길래 선착장 갔다고 했는데? 하더라고 순간 어?ㅈ됬다. 싶었어
23 이름없음 2020/03/13 15:31:22 ID : tutusmGoNtc 0
아무래도 걔랑 나랑 엇갈린거같았고 그 남자애는 내가 배를 띄운줄로 알고 있을 테니까
24 이름없음 2020/03/13 15:31:44 ID : mJV82oJQnDw 0
ㅂㄱㅇㅇ
25 이름없음 2020/03/13 15:31:45 ID : tutusmGoNtc 0
나를 말리려고 저도 겨울바다에 배를 몰았겠지
26 이름없음 2020/03/13 15:32:26 ID : tutusmGoNtc 0
허겁지겁 다시 바다로 나갔는데 내가 몰았던 배가 아니라 더 큰 배가 파도에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거야
27 이름없음 2020/03/13 15:34:28 ID : tutusmGoNtc 0
근데 나도 선착장에 있었는데 그 남자애를 왜 보지 못했지? 엔진소리라도 들렸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 아마 뺨따구를 후려치는 겨울바람과 눈보라에 소리가 묻혔겠지만 그래도 자책이 되더라고
28 이름없음 2020/03/13 15:35:30 ID : tutusmGoNtc 0
파도에 휩싸이는 배를 향해서 고래고래 소리질렀어 ㅇㅇ아 나 여기있으니까 그만 돌아오라고 위험하다고
29 이름없음 2020/03/13 15:35:48 ID : tutusmGoNtc 0
꿈에서는 이름이 기억났는데 지금은 안나네
30 이름없음 2020/03/13 15:36:54 ID : tutusmGoNtc 0
아무튼 배 갑판 위로 그 애의 실루엣이 보이고 바람때문에 배에 매달린 ㅇㅇ이가 떨어질것처럼 펄럭였지만 ㅇㅇ이도 나를 발견 했는지 손을 흔들어 보이더라고
31 이름없음 2020/03/13 15:39:16 ID : tutusmGoNtc 0
배를 더이상 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에 묶여 있을 순 없으니 배가 가라앉기전에 탈출하려던 남자애는 바다로 뛰어들었고
32 이름없음 2020/03/13 15:39:26 ID : tutusmGoNtc 0
몇분간 보이지 않았어
33 이름없음 2020/03/13 15:41:23 ID : tutusmGoNtc 0
처음엔 파도가 높은탓에 보이지않을거라고 파도를 탓했고
34 이름없음 2020/03/13 15:41:38 ID : tutusmGoNtc 0
다음엔 눈보라를 탓했지만
35 이름없음 2020/03/13 15:42:14 ID : tutusmGoNtc 0
시간이 지날수록 탓할 핑계거리도 사라져갔고
36 이름없음 2020/03/13 15:42:32 ID : tutusmGoNtc 0
몆십분이 흐른 후엔 탓 할게 나밖엔 없었어
37 이름없음 2020/03/13 15:43:18 ID : tutusmGoNtc 0
자기딴엔 나를 구하려 저도 배를 띄운것일텐데 나는 이렇게 안전한곳에 있고 걔는 바다에 있으니까
38 이름없음 2020/03/13 15:44:08 ID : tutusmGoNtc 0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고 초조해하고 있는 사이 ㅇㅇ이는 눈 쌓인 해변에 잘 도착했어.
39 이름없음 2020/03/13 15:45:00 ID : tutusmGoNtc 0
비록 온기가 없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잘 도착해준게 고맙고 내가 이렇게 만든거같아 미안하더라고
40 이름없음 2020/03/13 15:46:02 ID : tutusmGoNtc 0
너무 미안하고 좋아하는데 말 못한게 미안해서 거의 죽은 사람을 붙잡고 엉엉 울며불며 좋아한다고 미안하다고 보고싶다고 한참을 말했던거같아.
41 이름없음 2020/03/13 15:46:33 ID : tutusmGoNtc 0
나는 걔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42 이름없음 2020/03/13 15:46:50 ID : tutusmGoNtc 0
눈 감은 채로 짧게 나도. 하고 정말 가버리더라
43 이름없음 2020/03/13 15:47:31 ID : tutusmGoNtc 0
걔가 나도.하고 정말 숨이 멎는 순간에 잠이 딱 깼는데
44 이름없음 2020/03/13 15:47:59 ID : tutusmGoNtc 0
나 정말 울고있었어
45 이름없음 2020/03/13 15:48:28 ID : tutusmGoNtc 0
그냥, 오늘이 가기전에 적어놔야할거같아서 주절주절 적어봤어
46 이름없음 2020/03/13 15:49:38 ID : tutusmGoNtc 0
보는사람이 없는거같지만 말야ㅎㅎ 혹시 레스주들도 이런 꿈 꾼적이 있을까? 있다면 무슨 꿈이였는지 말해주면 좋겠어. 조금 궁금해지네.
47 이름없음 2020/05/01 17:20:32 ID : ZcrgjeFjvA4 0
너무 슬프다.. 가끔 그런 게 다른 세계의 나한테도 정말 있는 일일까 하고 착각도 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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