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4/08 21:25:31 ID : 07dSGq42JPb 0
안녕,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서 눈팅만 하고 안하던 스레를 켜본다. 사실 좀 고민이 있어 내가 인간관계가 안좋다고 해야할지 낯가림이 엄청 심하다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 들어주고 조언해 줄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해. 판에다 올리면 편파적인 댓글들이 많이 달릴것 같아서 나는 어릴때도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였어. 본래 기질이 그런건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그렇게 된건지는 나도 잘 몰라. 사실 내가 상처 받을까봐 사람을 피하거든 10살때 정말 친했던 아이가 내 앞에서 대놓고 내 욕을 한거야. 이름을 바꿔서 부른 채로. 이때까지만 해도 얘가 내 욕을 한줄도 몰랐어. 얘도 한 며칠 하다가 불편했던건지 미안했던건지 화장실 같이 가자면서 나한테 그 OO이가 너라고 얘길 한거지. 그때 사실 충격도 너무 컸고 상처도 많이 받았었어. 그땐 어린 마음에 "괜찮아 다시 친하게 잘 지내보자" 라고 했었던 기억이 나. 그러고 나서 엄마가 초등학교 4학년 첫학기가 되서 전학을 시켜버린거야. 내 첫 짝궁이 있었어. 얘가 나한테 정말 잘해줬었거든. 근데 얘가 대뜸 나한테 우리반 애들중에 누굴 좋이하냐고 비밀 지켜줄테니 말하라고 한거야. 그래서 말 해줬지. 그리고 몇시간도 안돼서 걔가 소문을 쫙 퍼트리고 있더라. 그래서 나 그뒤로 그 남자애랑 대화 안했어. 이렇게 뒤통수 맞은 일이 초등학교 저학년때 생겼어. 그 후로 난 사람 못 믿게 됐고 다짜고짜 의심부터 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사람들한테 다가가지 않게 됐어. 17살 때 까지 외로움을 좀 많이 타긴 했어. 그 이후론 혼자 있는게 편하더라고 내가 중학교 가서 게임에 빠지게 된 이유도 외로움을 많이 타서, 익명성 보장이 되니까 모르는 사람한테 이런 대화 저런 대화 막 걸기 쉽더라고. 그렇게 대학생이 되서 까지도 게임에 빠지게 되었고 현재도 혼자 있는게 제일 편하고 누가 나 쉬는데 안불러냈음 좋겠고 전화 오는 것도 짜증나서 일부러 전화 안받은적도 많아. 부모님 전화도 안받고 안걸은 적이 정말 많아. 이건 내가 불효 하는거까 잘못된게 맞지.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난 결혼을 한 상태야. 남편 모임에 자주 따라가는 편이야. 남편은 나를 꼭 데리고 다니려 하고 나는 가고 싶을때 가고 안가고 싶을땐 안가는 편이야. 오늘도 모임이 있었어. 사람들이랑 친해지려고 이런말 저런말 했는데 그사람은 "아", "아 네" 이 반응 뿐이였어. 계속 말을 걸려고 시도 했지만 계속 저 반응이라 더 말 걸었다간 친한척 하는게 되버리고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할 것 같은 반응이였어. 그래서 더 말 못걸고 그냥 밖으로 나갔거든. 그냥 그때 솔직한 내 심정은 소외된 기분, 나를 싫어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 나도 정말 내 나름의 용기를 내고 다가간건데 상대방 반응은 그냥 시원찮고 뭔가 빨리 대화를 끝내고 싶어하는 눈치같더라. 그래서 더 다가가봐야 무의미 하겠구나 싶어서 다가가지 않게 된거야. 남편은 나를 챙기기 힘들대. 본인이 왜 나를 챙겨야 하냐고 항상 뭐라 그래. 난 챙김받는거 챙겨주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래서 앞으로 모임 나갈때 나 데려가지 말라고 했어. 그리고 남편은 나한테 사교성이 없다고 그래. 나도 알아, 사교성 없는거 근데 나 회사에서 사람들이랑 다 같이 장난치고 수다도 잘 떨거든. 어른들 마음은 이해하기 쉬운데 젊은 사람들 마음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라. 내 나이가 20대 후반인데 ... 난 친해지면 말 많아지는 스타일이라서 그 전에는 곁을 주지 않아. 앞에서 말했듯이 내 뒤통수 후려 친 그 아이 때문에 반은 트라우마 상태야. 그냥 자동적으로 사람을 피하게 되는 ..? 사실 나도 내가 조울증같다는 생각도 들어. 네이버 보면 자가진단 할수 있는게 있는데 그거 해보면 항상 최대 수치로 나오더라 .. 내가 극복할 의지가 없으면 병원도 약도 다 쓸모가 없어지니까 일부러 찾아가진 않았어. 나는 솔직히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랑 꼭 그렇게 친해져야만 하는게 아니라 마음이 맞고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친해지는거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내 남편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더라. 나는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하고 친해지겠다는데, 그게 겉도는 친함이 아니라 깊은 친함이길 원해서 사람 간 보는 것도 맞는거 같아.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도, 나랑 죽이 잘 맞는 사람도 물론 없겠지. 다 서로 알아가면서 친해지는거니까. 난 아무나랑 이렇게 저렇게 친해지고 싶지가 않다는거야. 대화 몇번 해봤는데 "어? 이사람 괜찮네? 내가 마음을 열어도 될까?" 싶은 사람한테만 마음을 주는건데 .. 그래서 이게 지금 내가 잘못하고 있는거고 남편이 하는 말이 맞는건지 난 솔직히 잘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어 ?
2 이름없음 2020/04/08 21:29:52 ID : HzO02oFdxxv 0
진민영-내향인입니다 책 읽어보길 바래 얇아서 1시간이면 읽움. 사회가 강요하는 외향성에 갇혀서 내향인들이 자신이 잘못된 거인줄 아는 경우가 많은데 스레주가 딱 그런거같다는 생각이 드네
3 이름없음 2020/04/08 21:43:01 ID : 07dSGq42JPb 0
책 추천 고마워, 찾아서 읽어 볼게. 결론은 내가 잘못된 부분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야?
4 이름없음 2020/04/08 21:48:05 ID : HzO02oFdxxv 0
조울증같으면 병원은 가봤음 하는데 회사에서 문제없이 잘 지내고 처음보는 사람들 사이, 낯선 공간에서 힘들어하는건 잘못된게 아니라 충분히 있을수 있는일이지 회사 사람들이랑도 처음엔 어렵고 어색하지 않았어? 근데 점점 적응 되고 오래 지내고 하니 친해질수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데 단면적인 부분만 내가 보고 판단할수 있는거는 딱 이정도네 나랑 비슷한 성향인거 같아서~ 나도 오래 본 사람들, 매일 보는 사람들이랑 문제없이 멀쩡히 지내는데 새로운 만남, 다수와의 만남은 극도로 꺼리고 힘들어하거덩
5 이름없음 2020/04/08 21:56:51 ID : 07dSGq42JPb 0
맞아, 어떻게 알았어?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게 너무 힘들어.. 신입사원 들어왔을때도 "이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나랑 잘 맞을까?" 그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나도 내가 밝아지고 아무하고 스스럼 없이 잘 지내고 싶은데 마음같지 않아
6 이름없음 2020/04/08 22:04:35 ID : HzO02oFdxxv 0
밝아지고 아무하고나 스스럼없이 잘 지내고 싶다고 스스로를 안 옭아매는게 행복해지더라고ㅋㅋ 난... 신입사원 들어와도.. 체육관에 새로운 회원이 들어와도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안 들어 그사람이 먼저 다가와주는데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면 모를까ㅋㅋ 스레주 타인 신경 안쓰고 편하게 있고 싶은데 너무 '두루두루 잘 지내고 다 친해야하고 밝아야하고' 이거에 초점을 두는거 아녀?ㅋㅋ 꼭 안그래도 돼... 처음부터 낯선 사람이랑 스스럼없이 지내고 친해지는 사람 흔치않지 전혀 문제가 아님
7 이름없음 2020/04/08 22:38:37 ID : 07dSGq42JPb 0
아, 그런거구나.. 난 틀을 짜놓고 그 정해진 틀 안에서 살 궁리만 하고 있었던것 같아. 누군가가 나한테 이렇게 얘기해준게 처음이거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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